제목 : 이유암 영양(식생활) 23-2. “오지 말라고 해도 꼭 올 거예요.”
오늘 점심 식사 지원을 하고 있는데 이유암 님이 오시지 않으셨다.
복지사 님들 말로는 오늘 식사 안 한다고 전해 달라고 하셨단다.
입주자 분들 식사 지원을 어느 정도 마치고, 이유암 님 좋아하시는 과일을 잔뜩 접시에 담아서 가지고 304호로 갔다.
“똑똑, 아저씨, 저 왔어요”
“왜~~ 안 먹는다고 했는데~~”
“그러니까요? 식사를 안 한다고 하셔서 겸사겸사 올라 왔지요?”
“귀찮게 뭐 하러 와요”
“식사 안 하시니까 좋아하는 과일이라도 드시라고 가지고 왔지요?”
“이거 먹고 있는데~~” 자두를 보여 주며 먹고 있다고 하신다.
자세히 살펴보니, 자두 몇 개를 꺼내서 드시고 있었다.
아저씨는 요즘 컨디션이 좋지 않으시다. 자주 식사를 안 하신다고 하시거나 방으로 가져다 달라고 하실 때가 있다.
그러면, 식사 지원이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면 과일을 담아서 가지고 가거나, 간단한 음료수를 한잔 챙겨서 아저씨를 찾아간다.
귀찮은데 뭐 하러 오냐며 성화를 하시지만 직원은 아저씨 말을 곧이곧대로 듣지는 않는다. 그럴 때 마다 찾아가서 아저씨랑 이야기라도 한마디 더 나누려고 노력한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하소연하다 보면 속상한 마음도 조금 귀찮지만 입맛이 없어도 가져다준 정성에라도 한입이라도 드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꼭 찾아간다.
오늘도 아저씨는, “귀찮게 뭐 하러 왔냐고 하신다.”
“그래서 왔지요. 아저씨 좋아하는 과일이라도 드시라구요”
“오지 말라니까, 한 끼 안 먹어도 안 죽어~~” 하신다.
“맞아요. 아저씨~ 안 죽어요. 그런데 드셔야 위장이 움직이고, 위장이 움직여야 소화를 시키려고 모든 기관들이 운동을 해요. 그래야 아저씨가 덜 아프고 움직일 힘이 나지요.”
“알았어요. 담엔 오지 말아요?”
“아뇨~ 아저씨가 오지 말라고 해도 꼭 올 거예요.”
아저씨랑 악의 없는 실랑이를 하고 내려왔다.
저녁 식사 시간에 이유암 아저씨가 내려 오셨다.
“아저씨, 오셨네요. 어서 오세요.”
“안 오면 또 올라오니까 자꾸 귀찮게 하는 것 같아서 왔지~”하신다.
“잘 오셨어요. 아저씨~~”
“알지요~~ 쪼끔씩~~”
“네~ 잘 알지요”
이유암 아저씨의 식사를 챙기며 생각했다. 더 자주 ,이유 없더라도 올라가서
아저씨랑 이야기하고 아저씨가 말하는 귀찮은 심부름도 더 해드려야겠다고 ~~
식사를 하시는 아저씨가 힘들어 하신다.
“아저씨, 힘드시면 천천히 드셔요~~ 남기셔도 되구요.”
“그러게, 병원에서는 안 아프다는데 밥 먹는 게 힘드네~~”
“이제 나이가 드셔서 조금씩 힘드신 것 같아요.”
“그런가 봐~~ 나이를 어쩔 수 없나 봐요~~ 영양사 님은 안 아파요?”
“저도 아파요. 아저씨~~ 저도 나이가 들었나 봐요.”
직원이 아프다는 엄살에 아저씨는 “늙어서 그런다고” 되받아 주며 씩 웃으신다.
2023년 7월 17일 강 병 수
말씀은 그렇게 하시지만 아저씨가 참 고맙게 생각하실거 같습니다. - 다온빌
첫댓글 되도록 직원생각 많이 해주시는거 같아요.제가 도와드릴까요 여쭤보면 굳이 혼자 하시는대 직원편에서 봐주시는거 같습니다
어느땐 매 끼니 챙겨 먹는것이 귀찮을수 있죠. 그러나 여러가지 이유로 드실수 있도록 잘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저씨가 챙겨주시는 직원분께 고마움을 느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