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06. 03.
아침 일찍 숙소를 나섰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다녀오기 위해서다..
그...런...데...
역에 사람이 없다..
전광판도 꺼졌고.. 창구도 닫았다..
파업이란다..-_-
여행중에.. 파업 때문에 파리에서 귀국을 못한다느니 하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여기서.. 내가 당할 줄이야..
국제선까지 파업하는 배짱은 뭔가..
숙소로 돌아왔더니.. 누나들이 아침 한다고 분주하다..
이사람들은 한가하고.. 나만 바쁘게 삽질하는 패턴
체코에서부터 계속되고 있다..-_-
아침 든든하게 먹고.. 다시 서역으로 가보았다..
현석이형이랑 민정누나는 베네치아로..
재희누나, 인창이형, 우택이형은 취리히로.. 떠나기로 했기 때문이다..
역무원을 붙잡고 물어봤더니.. 오늘 기차는 다 취소란다..
바로 어제 예약한 티켓인데.. 한마디도 안해주다니..
매표 창구 직원이 워낙 친절했기 때문에 일부러 그랬다고는 하지 않았지만..
어쨌든.. 짜증난다..
하지만 베네치아행 열차는 서역에서 출발하니.. 그리로 가보란다..
취리히로 갈 사람과 베네치아로 갈 사람으로 나누어서..
슈테판 성당에서 2시에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대중교통도 모두 파업이라.. 대책이 없다..
걸어가면 한시간쯤 걸린단다..
더워 미치겠구만-_-
택시는 20유로를 달란다.. 너무 비싸서 안되겠고..
이런 저런 생각하면서 서성이는데..
누가 아는 체를 한다..
호프브로이에서 만났던 성은 누나랑 희진 누나다..^^
이렇게 다시 만나다니.. 반가웠다..
'까치네'에서 묵었는데.. 별로라서 다른 숙소 찾아가는 중이라고..
골치 아픈 상황인지라.. 인사만 하고 헤어질 수 밖에 없었다..
20유로는 너무 비싸고.. 그냥 걸어갈까 하던 찰나..
현지인이 다가와 말을 건다..
10유로에 자가용으로 서역까지 태워주겠단다..
좋은 조건이었지만.. 꺼림직해서 망설였는데..
때마침 한 교포가 와서.. 도와주었다..
유창한 독일어로 그 현지인과 대화를 나누더니.. 믿어도 되겠단다..
알고보니.. '까치네' 아저씨였음-_-
암튼.. 그렇게 오스트리아인 아저씨의 차를 타게 되었다..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었는데.. 의심할 수 밖에 없는 현실...
서역에서는.. 밤기차는.. 저녁이 되어봐야 안단다..
락커에 짐을 넣고.. 벨베데레 궁전으로 향했다..
#'이지 유럽' 구도로 한 컷..^^
약속 시간이 얼마 안남아서..
궁전 관람은 미루고 슈테판 성당으로 갔다..
#오스트리아의 상징 '슈테판 성당'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다..
여기서 사람들을 어찌 찾나 싶었으나.. 다행히 찾을 수 있었다..^^;
우선 점심부터 먹기로 하고..
'100배 즐기기'에 소개된 중국식 뷔페 식당으로 갔다..
여기 뷔페는 우리랑.. 의미가 다르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원하는 메뉴를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전형적인 뷔페였다..
음료가 2유로나 해서..
가져간 1.5리터 콜라를 몰래 마셨다는-_-;;
최고 인기 메뉴는.. '볶음밥'
하이델베르크에서 먹었던 것과 같은 종류로..
'나시고렝'이라고 한다..
돼지고기와 콩나물 등을 넣어서 간장 소스에 밥을 볶은 것으로..
우리 입맛에 맞다..
한 번 맛들이면.. 중국 레스토랑만 찾아다니게 됨-_-
거기서 누나들을 또 만나게 되어 여유롭게 얘길 나눌 수 있었다..
누나들도 런던의 '해피하우스'에 있었단다..
날짜를 생각해보니..
내가 떠나고 2~3일 후에 누나들이 온 것 같다..
은경이한테 내 얘기도 들었단다..
파리In한 희안한 사람 있었다고..ㅋㅋ
이렇게 자주 만나니.. 아마도 그리스 가면 다시 만나겠다며.. 식당을 나왔다..
오스트리아에서 꼭 해야하는 것은.. 오페라 관람이다..
근데 오페라 극장에 갔더니 오늘은 공연이 없단다..-_-
도대체 되는 일이 없다..
다리가 아파서 더이상 아무 것도 못하겠다..
헝가리 포린트로 환전하고.. 쉬어야지..
슈테판 성당 오른쪽 환전소가 환율이 제일 좋다는 얘기를 들었던 바..
천근만근인 다리를 이끌고.. 다시 성당으로 돌아왔다..
여기저기서 보았던.. 환율보다 확실히 좋았기에..
망설임 없이 20유로를 환전했다..
근데.. 돈이 형편없이 부족한게 아닌가..
영수증을 보니.. 수수료가 5유로다..
정말..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네..
오스트리아 사람들 다 없애버리고 싶었음..ㅡ.ㅡ
쉬어야겠다.. 안정이 필요해..
#짐 캐리를 닮은 첼리스트..^^
#공원에서.. 이쁜 무지개..^^
두어시간쯤 잤을까..
어두워지기 시작하니.. 역으로 돌아가야겠다..^^
#다시 들러본 벨베데레 궁전..
역에 갔더니.. 오늘 야간 열차는 12시를 넘겨 출발한단다..
난.. 헝가리에 들렀다가 내일 베네치아로 가련다..
그동안 정들었던 사람들과 작별하는 날이다..
로마 '외갓집'에서 모이자는 어설픈 약속을 하고... 그들을 보냈다..
아침 5시에.. 헝가리로 가는 첫 열차가 있어서.. 역에서 노숙하기로 했다..
여기 저기 둘러보다가.. 1시쯤 되어 벤치에 누워 눈을 붙였다..
두어시간쯤 잤을까..
일어나보니.. 신발이 없다..
벤치 아래를 들여야봐도 없다..
융프라우 사진에 멋지게 등장하는 파란.. 나이키 운동화..를 도둑 맞았다..
미친 오스트리아... ㅡ.ㅡ
배낭 깊어 넣어두었던 슬리퍼를 꺼내 신고..
경찰서 가서.. 손짓발짓 해가며 도난신고서 작성하고 나니.. 날이 밝아온다..
열차에선 곯아떨어져서 완전 혼수 상태였음-_-
<부다페스트>
어제와서 멋진 야경을 감상했어야 하는데..
'이지 유럽'의 야경 사진이.. 자꾸 밟힌다..
우선 우체국부터 들렀다..
직원놈이.. 외국인이라고 우표값을 높게 부르네..
140X3=720??
따졌더니.. 계산을 잘못했다나..
가난한 나라 인간들이라고 생각하면.. 속편하다.. 체코나 뭐..
맥도날드에 들러.. 콜라 가격부터 확인했다..
내게 제일 와닿는 물가지수-_-
서유럽이랑 비슷하다고들 하지만.. 싸긴 싸다..
우선 국회의사당부터 구경해볼까..
지하철이 정말 깊은 지하에 위치하고 있다..
끝없이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속도는 어찌나 빠른지.. 스릴 만점..^^
#서울 지하철 1호선과 너무 비슷하다..
관광객이 많지 않은 나라라 그런지..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쳐다들 본다..
#국회의사당
#마차시 성당
#마차시 성당은 왕의 대관식이 거행되었던 곳이다..
#어부의 요새..
마차시 성당을 지키기 위해 축조한 성곽으로..
주위에 살던 어부들이 지켰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반가운 한국차..^^
마티즈, 누비라 등등.. 한국차가 무척 많다..
특히 대우가 동유럽에서 성공하긴 성공한 모양이다..
왠지 헝가리에 친근한 느낌이 드는건 나 뿐일까..^^
어제 충전을 못했더니.. 카메라 배터리가 바닥이네..
건전지를 하나 살려고 했더니.. 10유로란다..
영국, 프랑스도 아니고.. 헝가리에서 건전지가 10유로라니..
안사!
#시체니 다리
#왕궁에서..
이젠 카메라가 켜지지도 않는다..
왕궁을 많이 찍진 못해서 아쉽지만..
그래도 한 장 건졌으니 다행이다..^^
부담없이 구경해볼까~
했으나.. 슬리퍼 끈이 끊어졌다..
갈수록 태산이래더니..
맨날로 다녀볼까 했지만.. 발바닥이 익겠다..
왕궁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더니..
모스크바 광장에 'MR. Minute'이라는 수선집이 있다고 가보란다..
땡볕에 달궈진 바닥은.. 도저히 맨발로 다닐 수가 없었다..
끈 떨어진 슬리퍼를.. 발로 밀면서 갔다..
스케이트 타듯이..-_-
사람들이 쳐다보는데.. 지하철에서의 시선과는 사뭇 다르다-_-
밀리오레 같은 복합 의류 상가에 있는 조그만한 수선집이었는데..
주인이 영어를 못했다..
혼자 쏼라쏼라.. 미치겠다-_-
옆에 있던 여학생이.. 또박또박한 영어로 도와주었다..
붙일 수는 있는데.. 신으면 또 떨어질꺼란다..
안신을 꺼라고 전해달라하고.. 환전해왔다..
또.. 못알아먹을 소리를 하는 주인장..
지나가던 남학생이 도와줬다-_-
신으면 떨어질꺼란다..
왜 했던 얘길 또해.. 짜증나 미치겠다..
안신을꺼라고 했더니.. 돌아가야하지 않느냐고 한다..
맨발로 가겠다고.. 지하철만 타면 된다고 했다..
그제서야.. 작업을 시작한다..
슬리퍼 윗부분을 뜯더니..
또 궁시렁거린다..아 정말-_-
안이 젖어서.. 본드를 쓸수가 없단다..
개늠 자식.. 슬리퍼를 공중분해 해놓고.. 가져가라니..ㅠ.ㅠ
이젠 선택의 여지가 없구나.. 살 수 밖에..
신발 가게에 갔더니.. 30~40유로씩들 한다..
으아~~
망설임 끝에... 마지노선을 30유로로 정하고 들어갔다..
싼 것들 중에 한놈으로 마음을 굳혀가던 때.. 3유로 가격표가 보이네..
다시 봤지만.. 30이 아니라.. 3이었다..
말도 못하게 조잡한 샌들이었지만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이제 '시체니 온천'에 들려봐야지..
헝가리는 온천이 유명한데..
우리나라처럼 철철 끓는 물이 아니라..
30~40도 정도의 미지근한 온천이다..
목욕뿐 아니라 1.8m 수영장도 있으니..
수영 좋아하는 사람은 꼭 가봄직 하다..^^
요금은 저렴하면서도 특이한데..
5유로 정도를 내고 들어가서..
1시간 안에 나오면 3유로.. 2시간 안에 나오면 2유로..
3시간 안에 나오면 1유로를 되돌려 받는다..
오랜만에 수영도 하고.. 정말 기분 좋다..
이제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
#가까운 영웅 광장에 들러 사진 한 장~
광장 앞에서.. 역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동양인 한 사람이 보였다..
혹시나해서 말을 걸어보았더니... 한국 사람이었다..
얼마 전에 이민왔는데.. 한국인 여행자는 처음본다며 너무 반가워했다..^^
혹시 다시 헝가리에 오게되면.. 연락해달라며 명함을 하나 줬는데..
어디있으려나..ㅡ.ㅡ
아쉬움을 뒤로하고 헝가리를 떠난다..
파리편 리뉴얼 했어요~
업데이트된 파리..^^ <=클릭
뒤늦은 리플도 환영합니다..^^
http://www.cyworld.com/bestpark
첫댓글 와!!건물들이 정말 운치있는것 같아요^^ 음... 시체니다리?? 왠지모르게 끌리구... 정말이지 오늘사진은 뭐라구 표현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특별한 느낌이 드네요^^ 다음편 기다리겠습니닷!! 그리구 언제나 좋은 여행기 감사드리구요!!
1등이시네요..^^ 이번껀 특히 글이 많아서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ㅋㅋ..재밌게 읽었습니다. 그런날이 있죠....머피의 법칙에서 헤어나기 힘든...ㅋ 신고 잤던 신발 도둑맞은게 젤로 압권이네여 ^^ 전 노숙을 한적이 없어서...혹 담번에 노숙하게되믄..신발조심해야겠어여..히...덕분에 마니 웃었어여.. 담꺼 기대할게여
헝가리는 못 갈꺼 같은데..사진 보니까 참 좋아보이네요~ 물가도 싸고.. 그런데 이번 여행기는 고생을 좀 많이 하신듯~~ 아. 그리고 짐캐리 닮은 사람~~ 바이올린이 아니라 첼로 같은데요?? ^^;;
채널님.. 잼있게 보셨다니 너무 기분 좋아요..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 그런 마인드 좋죠~~^^
나름대로 클래식에 조회가 있는데.. 부끄럽네요.. 지적 감사합니다..ㅋㅋ
저는 6월에 라이프찌히 기차역에서 시간이 안맞아 노숙한 적 있는데요 얼어 죽는 줄 알았습니다. 역시나 노숙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더군요..
와우~ 사진정말 잘찍으셨네요. 저도 여행갈껀데..이렇게 예뿌게 나올까용? 정말 잘읽었습니다.
벨베데레 궁전 넘 이쁘네요!~~ 흐흣 다른 궁전들이랑 쫌 다른느낌이 나는것 같아여~
잠은 제대로 자면서 여행해야죠.. 할짓이 아님..ㅡ.ㅡ;;
사진 많이 찍어보고 가세요.. 카메라 사서 그냥 가시면.. 사진 다 버릴꺼에요..^^
냉면이좋아님.. 올만이네요.. 반가워요..^^
이번 편에서는 넘 고생하신것 같아요~ 혼자있을때 자꾸사건 터지면..정말 눈물나구 속상하구~ 그뒤론 힘내셨으리라 믿고 담 여행기 기대할께요^0^
전 울진 않았구요.. 살인 충동 느낀 정도... 하하 ㅡ.ㅡ;;
신발 도둑맞고 산 신발은 어떤것인지,,다음 사진에 보여주세요,,,,ㅎㅎ 여행기가 참 재밌네요!!
그럴께요.. 기대하세요..ㅋㅋ 감사합니다~
그러게. 혼자 신발 가지고 난리를 쳤네~ 참 짜증났겠군. ^^ 그래도 덕분에 우리가 잼난다.
저두 재미나네요.. 그런일 없었으면.. 여행기 쓸 꺼리도 없었겠죠..^^
ㅋ...성주바보..까치네 묶은게 아니고..파업때매 잠시 쉴까하고 가던 중이었지..나중에 그집사연건들었니?ㅋ 담에 얘기해주께~글구 나도 헝가리 좋았어..기대없이 갔었는데 기억에 남는 나라지~근데 너도 사연이 많구나~
아.. 까치네에서 나온게 아니라.. 가던 중이었구낭..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