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군 문화재 답사[9. 了] - 의성장춘리비로자나석불좌상과 좌권인 비로자나불상
이제 의성의 서남부지역으로 넘어간다. 답사기 첫머리에서도 언급했지만 의성군은 동서로 길고 남북으로 짧은 지역인데 거칠게 말하자면 중앙고속도로를 기준으로 동서로 나뉜다. 동부지역에는 의성읍을 비롯하여 금성면 가음면 춘산면 사곡면 옥산면 점곡면 단촌면 등이 있고, 봉양면과 안평면이 동서 경계부에 있다. 서쪽은 다시 최근에 개통된 당진-영덕간 고속도로를 기준으로 남북으로 나뉘는데 어제 일부 지역을 돌아본 신평면과 이번 답사에서 결국 들르지 못한 안사면 다인면 등이 있다. 남쪽에는 비안면 구천면 안계면 등이 있고 단북면과 단밀면은 이 고속도로 남북에 걸쳐 있다. 아무튼 남은 여정 중에서 먼저 찾은 곳은 비안면 장춘리에 있는 문화재자료 제304호 의성장춘리비로자나석불좌상이다. 이전과 이후에도 찾은 곳이 여럿 더 되지만 그 사이 시간이 많이 흘러 이 불상소개와 좌권인 비로자나불상을 모아보고 의성답사기를 마무리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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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은 장춘리 산16-3번지의 작은 보호각에 모셔져 있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진행하는 것을 기준으로 하자면 직선화된 28번 국도에서 내려오자마자 좌회전하여 토끼굴을 통과하여 마을로 진입하면 된다. 산16-3번지가 28번 국도에 바싹 붙어 있으므로 내비에 따라서는 엉뚱하게 국도 위에서 안내를 멈출 수도 있으므로 마을 입구 도로 지번인 비안면 장춘리 14-2번지를 입력하고 가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주차도 입구 근처에 하는 것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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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민가가 보이는 곳 근처에 주차 후 마을길을 따라 두어 집 정도 지나면 우측에 작은 보호각이 보이고 그 앞에 설명판이 모로 서 있다. 의성장춘리비로자나석불좌상의 전체 높이는 90㎝, 머리 높이는 33㎝, 어깨 너비는 50㎝, 무릎 너비는 116㎝이며, 연화좌대의 총 높이는 8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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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장춘리비로자나석불좌상은 오른손의 검지를 왼손이 감싸 쥐고 있는 이른바 좌권인(左券印)을 하고 있는 비로자나불이다. 좌권인의 수인은 중국 당대와 북송대의 비로자나불상 중에서 간혹 나타난다고 한다. 이 불상에 대한 글을 작성하면서 좌권인을 한 비로자나불상을 찾아보았다. 불화는 제외하고 불상만을 대상으로 하였는데 일단 찾아낸 것만 해도 20구 가까이 된다. 빠진 불상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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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위 장춘리불상에 대한 설명문에는 ‘우리나라도 경주불국사금동비로자나불좌상을 비롯하여 홍천물걸리석조비로자나불좌상, 광주증심사철조비로자나불좌상 등 통일 신라 후기에서 고려 초기에 유행한 비로자나불상에서 그 예를 볼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그 세 불상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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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불국사금동비로자나불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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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물걸리석조비로자나불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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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증심사철조비로자나불좌상]
좌권인의 예는 더 있다. 강릉 굴산사지에 있는 작은 절집 굴산사에 모셔져 있는 불상 중 본존인 석조비로자나불좌상 역시 좌권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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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서림사지석조비로자나불좌상도 여기에 해당하는 것 같다. 문화재청 설명문에는 ‘두 손을 가슴에 모아 오른손으로 왼손 검지를 감싼 형태로 보아 비로자나불을 표현한 것임을 알 수 있다.’고 적고 있는데 파손이 무척 심해 알아보기 어렵다. 다만 현재 남은 오른손의 위치와 왼팔이 꺾이는 각도를 보면 왼손이 오른손보다 위에 올라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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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알려지지 않은 연곡리절터 석조비로자나불좌상 한 구가 큰 바위 위에 좌정하고 있는데, 이 불상 역시 좌권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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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모충동석조비로자나불좌상은 보관을 쓰고 있는 특이한 비로자나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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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청주대학교 박물관 내에 있는 청주용암사석조비로자나불좌상 역시 좌권인을 하고 있다. 손가락의 끝을 잡고 있기에 손가락이 매우 길게 표현된 점이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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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청주시와 통합된 청원군 동화사의 석조비로자나불좌상 역시 좌권인이다. 방문 당시 앞에 탄생불을 세워놓아 옆쪽에서 찍은 사진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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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영탑사 금동비로자나불삼존좌상의 본존 역시 좌권인 불상이다. 이 불상은 대웅전에 있지 않고 요사에 있으므로 스님께 따로 부탁드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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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시에 있는 은진관촉리비로자나석불입상 역시 왼손이 오른손 손가락을 감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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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시의 연산천호리비로자나석불은 공양보살상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 불상 역시 좌권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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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부석사박물관 앞에 있는 석조비로자나불입상도 왼손이 오른손 손가락을 감싸고 있는 형태이다. 고려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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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남장사철조비로자나불좌상도 왼손이 오른손을 감싼 모습이다. 방문 당시 유리에 비쳐 제대로 찍지 못했지만 수인 부분이 잘 보이는 사진이 있어 그 사진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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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청하읍 서정리 금정마을, 서정1리마을회관 앞에 석조비로자나불좌상 한 구가 있다. 잃어버린 불두 대신에 자연석을 올려놓고 있는데 좌권인의 모습이다. 아직 다녀온 일이 없으며 우리 카페의 몇몇 분의 답사기가 보인다.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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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다음카페 옛님의 정취, 선과님]
진주시 고산암석조비로자나불좌상 역시 좌권인인데 문화재청은 버젓이 사진을 올려놓고서도 설명문에는 ‘손은 왼손 검지를 오른손으로 감싸고 있는 모습으로 비로바나불이 일반적으로 취하는 손모양’이라고 잘못 적고 있다. 이 불상은 진주 답사 때 절집을 찾지 못해 직접 배관하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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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문화재청]
밀양 천황사석조비로자나불좌상 역시 좌권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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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범어사 비로전 목조비로자나삼존불좌상 중 본존 역시 좌권인이다. 조선후기 이래 많이 조성되는 목조, 소조불좌상과 불화에서는 지권인 손바닥을 맞댄 상태에서 맨 위 손가락끼리 감싸는 형태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고, 그렇지 않더라도 대부분 오른손이 왼손을 감싸는 모습인 점에 비춰보면 이 불상이 특이한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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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대전리석불입상은 지정명칭에 비로자나가 포함되지 않았지만 비로자나불입상이다. 오른손을 왼손이 감싸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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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문화재청]
해남 은적사철조비로나불좌상 역시 좌권인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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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유형별로 모은다면 각 불상들의 조성연대와 상호간에 주고받은 영향을 정리하고, 경전에서 그 근거를 찾아 의문을 해결해야 정석이겠지만 역불급이니 그저 모아놓은 것으로 만족하고 만다. 빠진 불상은 알려주시길 바라며……
**덧붙임
선과님이 알려주신 불상들을 추가한다. 그 가운데는 나도 직접 뵌 불상들도 적지 않다. 내가 만나지 못했던 불상들의 사진은 선과님의 것이다.
충남 부여 금성산석불좌상은 이름에 비로자나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으므로 떠올리지 못했다. 두 번이나 만난 적이 있음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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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읍내에서 백마강 건너편 기슭에 있는 진변리미륵불도 만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이 불상은 사실 수인이 지권인인지 불분명하지만 일단 포함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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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탑리석조비로자나불좌상이다. 다른 석불과 두 구가 나란히 앉아 잃어버린 香火를 그리워하며 처연히 세월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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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죽고리삼존불상의 주존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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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상동리. 상동리삼층석탑및석불좌상이란 이름으로 강원도문화재자료로 지정되어 있다. 꽤 험한 길을 깊숙하게 들어간 절집 뒤에 있었다. 불두는 결실된 것을 시멘트로 보수하여 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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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대가야박물관. 불상이 여럿 있지만 좌권인 비로자나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했을 리가 없다. 제대로 찍어두지도 않았으니. 왼쪽 불상이 좌권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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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박물관 야외 월파원에는 두 구가 있다. 9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번듯한 비로자나불좌상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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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도 다리도 모두 잃고, 설명판조차 없는-아마도. 기억나지는 않지만- 파불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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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는 아직 친견하지 못한 불상들이다. 출처는 한꺼번에 밝힌다.
[이미지출처: 다음카페 옛님의 정취, 선과님]
금산백암리사지 석불좌상이다. 두 구가 나란히 모셔져 있다. 이렇게 은분을 입힌 석불은 여기 외에 부여 가중리석불입상 정도만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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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비로사 석조비로자나불좌상. 지난 영양답사 때 망설이다 시간부족으로 포기한 곳이어서 더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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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상홍사 석조비로사자나불좌상. 전에 카페에 올리셨음에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나마 백암리, 영양비로사는 기억이라도 나는데. 쥔장님의 가르침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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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설명문 출처: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문화재청]
첫댓글 장춘리 비로자나불 앞의 석탑은 제가 본 것이 마지막이 되었고.
천호리비로자나불은 공양보살상입니다.
목걸이.완천,팔찌가 보이지요?
그런데
좌권인?
예전에
제가 보살상이 지권인 수인을 한 사례를 열거한 글이 있을텐데
찾아 볼게요
아?
왼손이 감싼 작례를 말하나요?
ㅋㅋ
그래도 많을텐데
좌권인이란 게 공식용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장춘리비로자나불좌상에 대한 문화재청 설명문에 언급되기에 찾아보았습니다.
부여 조왕사.금산 백암리 사지. 부여 부산?.밀양 조천리.영양 비로사.합천 상홍사.영천 수성리? 인제 상동리? 청원 탑리사지.합천 죽고리.무등산 증심사.경북대 박물관 야외.고령 대가야박물관 야외.용인 백련사.진주 한산사. ...
감사합니다. 시간 되는 대로 보완하겠습니다^^
알려주신 불상들 추가하였습니다. 제가 친견하지 못한 불상은 쥔장님 사진을 올렸습니다.
밀양조천리는 구기리를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아니었고요, 용인백련사도 아니었습니다. 영천 수성리는 모호하여 제외하였습니다.
증심사와 한산사는 본문이 들어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시니브로 밀양 조천리 억만사 비로자나 삼존
@선과 억만사 법당에 있는 불상이군요. 근대불이라기에 밖에 있는 탑재만 보고 왔습니다.
이렇게 명쾌하게 정리하시다니 대단하십니다.
몇몇 있는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사진과 함께 주요 불상을 모두 보여주시니 덕분에 큰 공부가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알고 있는 몇몇에 검색하여 보충한 것일뿐입니다. 감사합니다^^
자료 모으시느라 .... 고맙습니다.
열공해야 입력이 될동 말똥..... ㅠ.ㅠ
그저 유례를 모았을 뿐이니 공부도 뭣도 아니지요...
참고로 좌권인은 새로운 이론이 있는것을 압니다 어느카페에서 보았는데요 기억이 안나요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접한 자료들에는 별다른 설명이 없네요.
보관을 쓴 비로자나불 처음입니다
영탑사에선 스님이 불상 모르고 없다고 시치미뚝,
의심많은 스님기억이,,,
청주모충동은 지정문화재입니다만 다른 불상과 달리 보관을 쓰고 있으니 존상의 논란이 일법도 합니다. 영탑사는 도난경험이 있어서 꽤 조심하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