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칸 채우기_시작 단계 + Whitehorse. ]_적응中. 생일날 먹는 미역국_!

[nakwangdae]

_적응 中.

한국을 떠나기 전부터 나는 이건 꼭 챙겨가야지 하고 마음먹은 것 중 하나가

바로 ‘미역국‘이었다.

한국을 떠나고 두달후 인 7월에 내 생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말도 안통하고, 친구들이 생길지 안생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생일날 미역국도 얻어 먹지 못한다면

너무나 서러울거란 생각에 직접 끓여 먹는 한이 있더라도 미역국은 꼭 챙겨 먹어야 겠다는 생각에

마트에 가서 인스턴트 미역국을 사서 챙겨온 것이다.

그리고_ 어느덧 캐나다에 도착한지 두달이지나 7월 8일 내 생일날이 왔다.

그동안 친구들도 어느정도 생기고_

한국에서 워킹으로 화이트홀스에 온 사람이 나까지 4명.(모두 깻잎^^)

그중 처음으로 생일을 맞이하는 나였기에_ 어떻게 생일을 지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여기 현지 친구들은 어떻게 생일을 보내는지 한번도 가본적도 없었고_

컬리지에 살고 있는 나는 컬리지의 규칙에 따라 학교 내에서는 술도 마실 수가 없었다.

그래서 파티는 무리라는 생각에_

현지 친구들을 위한 한국 음식을 만들기로했다.

사실_ 한국에서 자취생활 3년을 했다지만_ 라면으로 전전긍긍 하며 살아온 나로써_

음식에 자신이 있지 않았다.

하지만_ 이 아이들이 그게 맛이 있는건지 없는건지_ 한국 음식에 대해 알게 뭐람! ㅋ

그래서 어디서 솟아올랐는지 모를 자신감으로 음식 준비를 하기전부터 친구들에게

내 생일을 알리기 시작했다_

“7월 8일이 내 생일이야~ 나 한국음식 만들거니까 저녁 같이먹자”

“그래~ 알았어!”

이말을 똑같이 10번은 반복한 듯 하다.

사실 생일이 오기 3주전부터 나는 친구들에게 내 생일을 알리기 시작했다.

선물 같은건 기대도 하지 않았다. 단지 외롭게 지내고 싶지 않아서 함께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다른 날이라면 모르지만 생일만은 혼자 보낼수 없었다.

원래 생일날이 조용하면 더욱더 서러운법!

그래서 나는 있는 솜씨, 없는 솜씨 다 발휘하기로 마음먹고_

일단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다.

“엄마~~~”

“어”

“내 닭볶음탕(닭도리탕) 만들건데 어떻게 하면 되는데??”

“닭을 냄비에 넣고, 닭이 잠길 듯 말듯하게 물 넣고, 끓이다가 끓으면

고추장이랑, 고춧가루, 물엿 넣으면 된다. “ _ 엄마가 말하면 참 간단한데, 내가 하면 왜 복잡해 지는걸까_??

                                                                 그리고 맛에 차이가 왜이렇게 나는건지.. 나참..!

“물엿? 없는데.”

“그라믄 그냥 설탕 넣어라.”

“아~ 알았다. 그라믄 끝이가??”

“어~ 그렇게 넣고 조리면 된다.”

“아~ 알았다.”

“만들어 묵게?”

“어~ 내 생일이다이가, 여기 외국 친구들한테 만들어 줄라꼬.”

“그래 잘해봐라.”

친구들과 통화할때나 생활할 때 나오는 서울말은 가족과 통화를 하게되면 어디론가 쏙

사라지고, 내 밑바닥에 자리하고 있는 편안한 경상도 사투리가 나온다. ㅋ

엄마가 알려준 간단한 레시피를 머릿속에 집어넣고_

생일 장을 보기위해 여기서 가장 큰 마트인 Super Store로 향했다.

_그 전에 생일이라서 선물을 하사하신걸까_?

장을 보려고 집을 나서는데 전화한통을 받았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안나 전화죠?“

“네. 누구세요?”

“여기 카페 베이크드 인데요. 아직 일자리 찾고있어요?” _ 사실 카페 베이크드 라는 말은 처음에 못알아들었다. 그냥 일자리 찾고 있냐는 말만 알아들었다 ㅋㅋ

“네. 아직 찾고있어요.”

“디시워셔인데 괜찮아요?”

“네 괜찮아요.”

“그럼 오늘 인터뷰 올수있어요?”

“네. 몇시예요?”

“지금 오면 좋을것 같은데”

“네 갈께요. 근데 거기가 어디예요?” _나는 카페 베이크드를 알아듣지 못하고,

                                                  일구하는 곳이 어디냐고 다시 물었는데 돌아오는 대답은_

“여기 다운타운 메인스트리트 예요. First Avenue에 있어요.”

“아~ 네. 이름이 뭐죠?” _ 슬며시 질문을 바꿔서 대놓고 다시 물었다.

“카페 베이크드요.”

“네?”

“카페 B.A.K.E.D " _내가 못알아 들으니 스펠링을 말해준다. ㅋㅋ

“아~~~~아~~ 네. 어딘지 알아요. 지금 갈께요 ^^”

카페 베이크드는 내가 여기 와서 처음으로 레쥬메를 냈던곳이다.

거의 한달 보름만에 연락이와서 인터뷰를 보잔다. 헐.

그러나 나는 기쁘다. 세컨 잡으로 베이커 일을 해보고싶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찾는건 디시워셔였다.

그래도 일단 온 기회는 놓치지 않는다.

인터뷰를 하면서 얘기했다.

“저 베이커에서 일하고 싶은데요 지금은 안되더라도 나중에 3개월정도

지나고 나면 베이커일 배울수 있을까요?“

“베이커 해본 경험 있어요?”

“아뇨.. 없는데, 배우고싶어요.”

“아~ 그럼 지금은 바빠서 안되구요. 겨울되면 한가해 지니까 그때 가르쳐 줄께요 ^^”

“네~ 감사합니다 ^^”

“그럼 이번주부터 일할수 있나요?”

“네~~^^”

그렇게 해서 내 생일날 드디어 찾아 다니던 세컨 잡을 구했다. 야호~~!!

생일 선물 감사합니다~ 후후후~!!

다시 생일 장으로 돌아와_ Super store 로 가보자! 후훗!

음식을 뭘 만들어야할지 고민해서 정리한 노트를 보며 장을 보기 시작했다.

여기서 친해진 친구중 3명이 채식 주의자였다.

그래서 닭볶음탕을 먹지 못하는 그 친구들을 위한 음식이 필요했다.

내가 생각한건 볶음밥! _ 원래 볶음밥에 햄을 넣어서 먹거나 참치를 넣어서 먹어도 맛있지만

이 친구들을 위해 야채만 넣기로 했다.

그래서 생일 잔치상은 닭볶음탕, 볶음밥, 감자전(얼마전에 케이트에게 해줬더니 아주 좋아해서 메뉴에 추가했다 ㅋ),

오븐 치즈 스파게티 (이것 역시 채식주의자 친구들을 위한 메뉴.), 샐러드, 미역국.

간단한 음료와 과일, 원래 제육볶음도 하려고 했으나, 시간도 없었고, 고기도 제대로 된게 없었으므로 패스~~~

여기와서 이렇게 장을 많이 본건 처음이다.

이 잔치상을 치루는데 100달러를 사용했다.

하지만 기뻤다. 장을 보는 내내, 음식을 만드는 내내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생일날을 혼자서 보내지 않을수 있게 되었다는 기쁨과_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한국 음식을 만들어 줄수 있다는 기쁨. 내 생일이라는 기쁨까지_

이런저런 복합적인 이유로 그냥 마냥 기분이 좋은 날이었다.

음식은 정성이라고 했던가_ 여기서 한국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뼈져리게 느낀것중 하나가_

한국음식은 정말 정성이라는것이다.

많은 재료들과 정성을 쏟지 않으면 음식은 맛이없다. 또 만드는데 시간은 어찌나 많이 걸리는지...

이 모든 음식을 만드는데 거의 3시간이 걸렸다. 헐~~

모든 음식이 다 준비 되어갈때쯤 친구들이 하나둘 도착하기 시작했다.

나의 초대 손님은_ 한국인 Irene, 준오빠, 경수_

그리고 Kate, Kalene, Natasha, Vera, Endrew, Candice, Cristina, David,

때마침 토론토에서 여행온 Kate의 친구 Della까지_

모두 12명_ 우와~ 많다 많아! ㅋ

이렇게까지 많은 친구들이 함께할지는 몰랐는데_ 참으로 다행한 일이었다.

정말 다행인건_ 내 생일이 여기 온지 두달이 지나서 와줬다는 점이다.

만약 한달만 빨리 내 생일이 있었다면_ 나는 아마 심심하게 그냥 지나버렸을지도 몰랐을 일이다.

근데_ Natasha, Kate, Kalene의 손에 뭔가가 들려져있다.

저거 뭐지? 내 선물인가?? ㅋㅋ 혼자 속으로 생각했다.

어제 내 생일 저녁 초대를 할때 Vera가 나에게 물었다.

“우리 뭐 들고 가면돼? 너 뭐 필요해?”

“아무것도 필요없어. 그냥와~~ ^^”

“그래도 필요한거 있을거 아냐~”

“아! 각자 포크, 스푼, 그리고 접시! ㅋ”

“키키키 ~ 알았어 ^^”

Irene 또한 나에게 물었다.

“언니~ 선물 뭐 받고싶어?”

“야~ 선물은 무슨! 그냥와~”

“에이~ 그래도 필요한거 있음 말해봐.”

“됐네요~~”

정말 그랬다. 생일 선물은 무슨_ 그냥 와서 같이 밥먹고, 즐겁게 보내주면 그게 선물이었다.

내가 외롭지 않게 보내고 싶어서 아이들을 초대한거였으니_

초대 받은 아이들이 즐겁게 즐겨주면 감사할 따름이었다.

그런데_

생각지도 못한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Natasha가 들고 들어온 봉지에서 이것저것 뭔가 재료를 막 꺼내더니 뭔가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나보고는 보면 안된다고 주방에서 나가라고 쫓아 보낸다.

어쨌든_

내가 준비한 음식이 모두 완성되고_ 우리는 시식에 들어갔다.

분위기도 잡을 겸_ 야외에 마련돼 있는 식탁에서 저녁을 먹었다.

처음 만들어 본 닭볶음탕은 생각보다 맛이 괜찮았다.

아이들도 좋아해주니 나까지도 기분이 좋다.

Della는 어디서 보기라도 한듯_ 닭볶음탕 국물을 자기 그릇에 담더니 밥과 함께 싹싹

비벼서 잘도 먹는다. _ 그 모습이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나는 계속 Della를 쳐다봤다.

ㅋㅋㅋ

_조촐하지만 모두 맛있게 먹는 생일상 :)

맛있는 저녁을 먹는동안 Natasha는 계속 주방을 왔다갔다하며 뭔가 열심히 만들고 있다.

그리고 저녁 식사가 끝나고_ 정리정돈을 하고 난 후에야 Natasha 가 나를 주방으로 부른다.

친구들과 함께 주방에 들어가니_ 생일 케익이 준비되어 있었다.

직접 재료를 사서 생일 케익을 만들어준거다.

케익 위에는 Natasha가 Irene에게 부탁해서 한글로

‘생일 축하해’ 라고 한글로 축하글까지 적어주었다.

_Natasha가 만들어준 생일 케익 ^^

정말 너무 고맙고, 감동적이라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모두 함께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는데_ 이 감동을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냥 케익을 사다가 축하해 줄수도 있었을텐데_ 이렇게 날 생각해주는 친구들에게

너무나 감사했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커다란 종이가방을 나에게 전해주며 풀어보란다.

거기에는 너무나도 예쁜 분홍 돼지 인형이 있었다.

너무 너무 좋아서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고 있는데_ 이아이들 나를 세 번 놀래킨다.

이번엔 Kalene이 나에게 조그만 봉투를 건내주며 풀어보란다.

“이건 우리 모두 함께 준비한거야.”

그 봉투를 열어본 나는 “ Oh my god" 을 외쳤다.

거기엔 스타벅스 기프트 카드가 들어있었다.

매일 출근 도장을 찍다 시피하는 다운타운의 스타벅스.

지난 6월 한달동안 내가 스타벅스에서 쓴 돈만 92달러나 된다는 말을 아이들에게 한적이 있었다.

_가게부 정산을 해보니 정말 스타벅스에서만 92달러를 썼다. 미친게야_!! 

내가 커피를 좋아하는 이유도 있었지만_ 혼자서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고, 거기에 앉아서

음악을 들으며 친구들에게 편지를 쓰는건 나의 즐거움이었으며_

거기서 일을하는 말끔한 청년을 보기 위함도 있었다. 후훗_!

내가 그렇게 매일같이 스타벅스를 드나들며 돈을 써대는 나에게_

이 친구들이 돈을 모아서 스타벅스 기프트 카드를 선물해 준것이다.

그것도 85달러나 넣어서 ㅠㅠ

거기에_ 여기서 알게된 가장 소중한 인연인 Irene 역시_

날 위해 스타벅스 기프트 카드를 준비했다는거다.

내가 스타벅스에서 살긴 살았나 보다. 이 친구들이 짠 것도 아닌데_ 이렇게 똑같은 생각을 한거 보면_ ㅋㅋ

너무 감동이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생각하고, 느끼고_ 그걸 준비했을 친구들에게

너무나 고맙고_ 감사하고_ 이런 소중한 인연을 보내준_

내 인연의 끈이 다시 한번 소중하다는걸 느끼는 순간이었다.

한번에 두 개의 스타벅스 카드가 생긴 나는_ 마음껏 스타벅스에서 죽치고 살수 있었다.

이히히~~

술이 없는 생일 파티가 끝이나고_

우리는 각자의 방이 있는 2층으로 올라왔다.

아이들이 우리에게 Face Book을 만들라고 난리다.

나는 얼마전 Kalene의 도움을 받아 이미 Face Book에 가입을 했고_

오늘은 준 오빠와 경수가 Vera의 도움을 받아 Face Book에 가입을 했다.

우리 모두가 Face Book 친구가 되었다. ^^

이렇게 조금씩_ 여기에 적응하고_ 여기 친구들과 함께 하고 있음을 느꼈다.

즐겁기만 한 생일이 그렇게 지나갔다. 감사하게도.....

_함께한 추억 기록하기.

[닉쑤[Jun]]

늦었지만, 생일 축하해~~ 나는 여기오고 얼마 안되서 그냥 넘어갔었다. ㅎ

[nakwangdae]

생일을 그냥 넘어가다니 ㅠㅠ 늦었지만 생일 축하 고마워. ㅋ 가끔 주고 받는 문자 계속 유지하자규~~^^

[나무늘보야]

생일 축하드립니다. 생일축하 파~리 지대로 하셨네요.^^ 멋지십니다. 알라스캉에 떨어지셔도 잘 사실듯..ㅋㅋ 완벽한 적응력 참 보기 좋고 부럽네요. 다시 한번 생일축하합니다~~~(펑!! 펑!!)

[nakwangdae]

감사합니다 ^^ 알라스카에 떨어지면 추워서 못 견딜것 같아요 ㅋㅋ 제가 원래 적응력 하나는 좋습니다 ㅎㅎㅎ

[himan]

올~~안나 잘지내구 있구나...가는날 공항에 바래다 줄때 내 얼마후의 모습이겠다 생각했는데...ㅎㅎ 암튼 생일 너무 축하하고 너가 자랑스럽다...그리고 나 9월30일날 토론토로 갈거 같애..직항으로..^^보고싶다..안나....ㅠㅠ

[nakwangdae]

그날 공항까지 나와줘서 얼마나 고마웠다규 친구!! 내가 토론토 공항으로 마중 나가야 하는건데 몸이 화이트홀스에 있는지라.. ㅋ 미안하다 친구!! 너도 잘할거야~! 보고싶어~ 채민~~^^

[숭늉이]

언니 생일축하해요!ㅎ 늦었지만 - 좋아 보이네요 ^^

[nakwangdae]

ㅋㅋ 잘 지내? 넌 캐나다 온거야? 아님 아직 한국??

[맨땅에헤딩]

옴마야....미안미안...이제야 들어와서 읽었어...늦었지만 생일 정말 축하해^^ 무척 잘 지내고 있는 거 같아 보기 좋아.. 생일 대따 많이 축하해^^

[도군]

멋지네요. 손수만든 한국음식으로 생일상 차려서 외국인 친구들 축하받기. 진짜 멋진데요 b

[비행소년]

처음맞는생일이라서 더욱 기억에 남을것같아요~ 친구분들 정말 좋은분들이네요~ 부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