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이오산행을 위해 동창회관으로 간다.
가을바람이 너무도 기분이 좋다.
활우가 부인과 함께 나란히 차 앞좌석에 앉아 무언가 속삭이고 있다.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는지 입가에는 연신 미소가 끊이질 않는다.
언제 보아도 친구같은 연인사이,연인같은 부부로 느껴지는 당신네들은
많은 친구들로 부터 부러움을 싸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늘 함께 하시고 남은세월 행복하세요...(활우는 너무너무 행복할거야)
영수도 이제는 산행에 재미를 조금 느낀 모양이다.
오늘은 아예 와이프까지 함께 한다 대단한 각오를 한모양이다.
당신의 미래를 위해서 당신은 현명한 선택을 하였습니다.
나머지 남은 여생은 이놈이 책임 질테니까 영수야 신경 완전히 꺼거라...
와이프가 밤늦게 까지 장사를 하고 피곤할텐데 신랑을 위해서 함께해준 박명실씨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토야 정성윤이가 반가이 손을 내민다.
성윤이 하고는 참 오래만이다. 하계수련회때 보고 처음이다.
작은키가 험한세상 살아가기가 좀 버거워 보이지만 항상 대도를 이야기하고
소주한잔에 가차없이 퍼부어대는 그의 삶의 철학은 항상 나를 감동시키곤 했었다.
오늘도 정상 대왕암바위 위에 올라앉아 한잔의 소주와 그의 진한이야기들을 미리 생각하니 벌써 나는 작은 행복을 느낀다.
창수가 조금 늦게 도착한다. 아들과 아들친구와 셋이 함께 도착한다.
휴일날 자식놈과 함께 산행을 한다는것 자체가 창수의 자식사랑 가족사랑을
충분히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아들녀석도 중학교 2학년이라 하는데 한참 컴퓨터 오락에 빠져들 나이인데
아빠와 함께 산행을 하다니 참 기특하게 느껴진다.
이렇게 전부 9명이 오늘 10월의 마지막날에 오어사 운제산을 오른다.
원효대사와 혜공선사가 수도할때 구름사다리를 타고 오르내려 단녔다 하여
운제산이라 이름 지어졌단다, 두스님이 냇가에서 물고기를 잡아 술안주로 먹다가
중놈이 파계를 하면 안된다 하여 법력을 시험해보기로 하고 서로변을 보는데
고기가 살아 물가로 헤엄을 치니 서로들 자기 고기라 우긴다.
그리하여 오어사라 불러진다고 한다.
원효암 자장암이 있어 많은 불자들의 발걸음 또한 끊이질 않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영일만 온천이 있다. 순수 알카리성 중탄산나트륨온천수가 하루 6500톤으로
수질이 부드럽기로 전국에서 제일 간다고 한다.
신경통 류마티스 관절염 피부질환 근육통에 특별히 효험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온천욕을 즐긴다.
그리하여 운제산은 포항근교산행지로 포항시민들로 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산이기도 하다 주5일근무로 인하여 최근에는 많은 등산행렬이 이어지고
포항시에서도 많은 예산을 들여
체육시설및 휴게시설등을 많이 설치해 두고 있어 여러 친구들에게 권하고 싶은 산이기도 하다. 반나절 코스및 6시간 이상소요되는 코스등 많은 등산코스가 개발되어 있으니
한번씩 다녀가기를 권한다.
오늘은 가을바람이 너무너무좋다
산행내내 바람이 불어 힘든줄 모르고 산에 오른다.
멀리단풍들이 형형색색으로 물들어 한폭의 투명한 수채화로 와 닿는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새삼 감탄한다.
바람이 불어 낙엽이 떨어진다.
낙엽이 어깨위에 내려 앉는다
벌써나는 낙엽의 아련한 추억으로 빨려들어 가고 있다
책갈피에 넣어 소중하게 보관하다 엽서에 부쳐 이웃집 소녀에게 어설픈 사랑고백을 했던일...
시몬 너는아는가 낙엽밟는 소리를...외우고 또 외우며 잠못들어 몸부림 쳤던 학창시절
좀더 나이가 들어서는
한잔의 술을 마시고 ...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옷자락을 이야기 했었지.
이제 중년을 지나 해는 서쪽으로 좀더 기울어져 가고있다.
낙엽은 나에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 오고 있다
얼마남지 않은 세월 헛되이 보내지 말고 소중하게 보내고 아름답고 곱게 떨어져
이세상에 의미있는 흔적으로 남으라 하네...
대왕암바위옆 헬기장에서 우리들의 점심식사가 시작된다.
물가자미조림,멸치조림, 열무김치,김밥,배추와상추쌈이 우리들의 입맛을 당긴다.
오늘 최고의 메뉴는 배추와쌍추쌈이다.
밥 반주로 소주가 돌아간다 소주잔이 없어 물컵하나로 참소주가 돌아간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돌아간다.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간다. 활우가 범양상선에 취직하여 오대주 육대양을 누비고 단녔던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오늘의 장원학원에 이르기까지의 길고긴 사연을....
창수가 성림식당을 진작에 조금이라도 신경을 섰더라면 지금쯤 체어맨정도는 몰고 단녔을텐데 하는 아쉬움까지....
술병에 술이 줄어든다 소주병에 조금남은 소주에 맥주를 썪는다
짬뽕하여 마시는 술이 따로따로 마시는것보다 건강에 좋다고 강가박가구이사장님인 박명실씨가 경험을 이야기한다.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는데 구이집 몇개월만에
많은걸 터득한 모양이다.
마지막술잔이 나에게로 돌아온다. 아니 이런행운이 하면서 그냥 마시기가 아쉬워 한박자 쉬고서는 멀리하늘을 한번 쳐다본다.조각구름이 바람에 떠날려 가는데도 그렇게 아름답게 보일수가 없다. 바람이 불면은 부는데로 그렇게 바람따라 나도 떠나련다...
잠깐사이 옆에 있던창수가 무엇에 헷갈렸는지 술잔에 남은술을 마셔버린다.
아니 세상에 이런일이 있을수 있다말인가? 아아!! 슬프고 애통하도다
이미 업질러진물 마음을 비우자 창수가 자기도 왜그랬는지 몰랐다한다.
그렇게 우리의 점심은 끝나고 이렇게 좋은분위기를 카메라에 담기위해 영수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된다. 지금쯤 영수가 사진을 올려놓았는지 모르겠구나
하산을 한다
모자라는 술을 온천장 매점에서 소주와 오뎅과 삶은계란으로 더하고 못다한 이야기들을 한다. 늦게 영수와명실이가 합류한다 끝까지 함께하는 당신네들이 너무너무 보기가 좋았습니다. 늘 함께 하시고 행복하길 기원해본다.
힘들어 하면서도 오늘 너무너무 좋았더라면서 다음 기회에도 함께 할것을 약속 하면서
영수 마눌님이 한마디한다.
이렇게 좋은날 더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였으면 한다.
그렇게 10월의 마지막날은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