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권 향토음식
민경숙
맛과 정서 메세지가 있는 광주의 향토음식
향토음식이란 그 지방에서 생산되는 식료품으로 그 지방 특유의 방법으로 그 고장에서 전수 되어지는 고유한 비법으로 조리하여 그 지역의 문화적 행사등을 통하여 발달되어지는 음식이다.
광주는 우리나라 제일의 맛과 멋의 고장으로 많은 사람들께 인식되어 있다. 이를 증명하듯 유일하게 향토음식박물관이 북구에 소재하고 있고 5미를 선정하여 광주의 향토음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 솜씨를 발휘함은 물론 미식가들이 많아 광주의 향토음식의 발달은 남성들의 관심도 또한 한몫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전통사회에서 음식은 여성들에 의해 만들어 지지만 주 소비자는 남성들이었다. 그렇기에 음식의 맛은 남성들의 입맛에 맞추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음식의 소비자인 남성들의 음식에 관한 높은 안목과 예민한 혀끝이 음식문화의 발달에 영향을 준 것도 사실이다.
손님접대에는 광주의 인심만큼 푸짐하게 차려 내는 것이 풍속인데 이에 거스르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이러한 의례와 손님접대의 중심은 남성이고 그 품격은 주인의 권위와 체면의 상징이었다. 남성들의 음식에 대한 관심은 실생활에 그데로 적용되기 마련이다. 남성들도 지역적 토양 위에서 성장한 만큼 지역정서를 고스란히 전승 받았다. 그렇기에 타 지역보다 전라도 남성들은 혀 끝의 미감이 살아 있고 정성의 투여 정도를 알아 차리는 안목을 갖고 있다. 특히 음식을 나누어 먹고 푸짐하게 대접하며 상차림을 화려하게 하는 풍속과 궤도를 같이 하여 남성들의 관심도 또한 상대적으로 크다. 이처럼 소비자로서 남성들이 음식문화를 견인함으로써 지역의 음식문화 발달에 영향을 주었다고 할 것이다.
모든 문화요소와 마찬가지로 음식 또한 그 지역의 역사와 자연환경 속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지역적 특색을 나타내어 준다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 지역민의 숨결을 보다 잘 반영하고 있는 것은 향토음식이다라고 할 수 있으며 사람들의 풍류와 멋이 넘치는 예향 광주를 미향이라고도 한다. 광주는 예로부터 기후가 온화하고 주변에 각종 산물이 풍부하여 인심이 넉넉할 뿐 아니라 갖가지 음식문화를 훌륭하게 꽃피웠다. 광주음식에는 멋과 정서 메세지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광주지역음식의 특징
첫째. 농산물과 수산물이 풍부하게 모여드는 호남의 중추도시이며 광주지역은 육상과 해안에서 나는 광범위한 재료를 바탕으로 음식문화가 고르게 발달한 곳으로 일상식이면 일상식. 특별식이면 특별식 데로 각 부분에 걸쳐 고르게 발달하였다.
둘째. 광주음식은 육지의 산물이 주가 되고 바다의 산물이 부수되는 주륙종해(主陸從海)의 전형적인 내륙형으로 볼 수 있다. 즉 주식인 곡류에 3대 발효식품(김치, 두장류, 젓갈)과 소채류를 중심으로 하는 찬류가 기본이 되고 거기에 2-3가지의 생선류가 곁들여 지는 형태이다. 또한 평상시에는 식물성 식품이 위주가 되지만 명절과 정일에는 동물성식품이 많이 공급됨으로써 상호보완적 성격을 띄고 있다.
셋째. 영산강유역의 수계를 따라 이루어지는 전남의 서부형 음식분포가 나타난다. 광주지역의 음식형태는 목포에서 나주, 장성, 담양으로 이어지는 권역과 대체로 일치한다. 단적인 사례로 서부지역에서 많이 나는 홍어와 조기가 풍부한 반면 여수 등 동부전남 지역에 흔한 서대회를 이 일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육상교통망과 운송구의 미비로 수계가 물자수송의 대부분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넷째. 이 지역에서는 깊고 진한 감칠맛이 있다. 맛의 고장답게 풍성한 먹거리 재료에 갖은 양념이 듬뿍 들어갔기 때문이다. 성미가 순하고 먹을 것이 풍부한 자연 환경에서 자연스레 베어 나온 넉넉함이 음식문화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섯째. 식생활이 조화와 변화를 기본원리로 하고 있다. 무엇이든 한쪽에 치우치면 균형을 잃게 되는데 음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조화와 추구는 고른 영양 섭취를 위해 많은 가짓수의 음식(찬류)을 나오게 하는 요인이 되었다. 즉 식물성식품이 주류를 이루지만 가능하면 한 두 가지의 생선과 육류를 곁들이고 있다. 또 단순 반복적인 식생활의 취약점을 효과적으로 극복하는 메커니즘(구조적 장치)을 가지고 있다. 미시적 변화양상은 쌀 한가지로 다양한 음식을 만들 수 있는 것과 죽처럼 한가지 음식을 여러 가지 재료로 만드는 데서 찾아 볼 수 있다. 거시적 변화 양식은 시식과 절식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때에 맞춰 나온 시식으로 새로운 미각을 찾고 매 절기와 명절에 풍성한 음식을 장만하여 틀에 막힌 음식만 먹어오던 단조로운 생활을 반전 시키고 있는 것이다.
여섯째. 자체 조달한 재료를 바탕으로 자연 순응적이고 생산적인 식생활을 영위 하였다. 광주는 도시 일부를 제외하고는 예로부터 농경을 주업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쌀과 보리를 비롯한 곡류, 소채류, 과실류 등 각종 농산물을 대부분 자급하였다. 이 땅에 나는 재료를 최대한 이용하고 조리품목을 세분화하여 식량 부족과 단조로운 식생활을 탈피하고자 하는 합리적인 태도가 엿보인다.
근래에 드러나는 특징으로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는 옛말에 부응하듯 약재나 약 성분을 첨가하는 경향이 확연하다. 한약재를 넣어 음식을 요리하거나 가축에 먹여 기르는 등 별도로 약을 찾지 않고 몸에 좋은 식품을 먹음으로써 약을 복용하는 것 과 같은 효과를 얻으려는 현상이 두드려지고 있다.
광주의 8경(八景) 5미(五味)
광주의 8경(八景)
무등산자락에 산재한 사찰과 불교유적, 사계절 달라지는 산의 얼굴, 옛사람들이 뿌리고 간 예술의 흔적들은 남도의 멋에 흠뻑 취하게 한다.
01 무등산의 사계
무등산은 남도인의 정신이 담긴 산으로 광주를 대표하는 상징물이다. 봄철이면 만개하는 연분홍 철쭉과 진달래, 가을철의 단풍과 산등성이의 억새, 겨울산의 설화는 무등산의 운치를 더해준다.
02도청앞 광장과 충장로 야경
도청 앞 5·18광장은 광주민주화운동의 상징으로 80년 민중 항쟁 당시 시민 집회가 열렸던 곳이다. 광주의 심장부를 가로지르는 충장로는 쇼핑과 패션의 중심지로 밤이면 형형색색의 조명이 어우러진 거리로 항상 청춘남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활기 넘치는 곳이다.
03 사직공원의 해돋이
봄이면 공원입구에 벚꽃이 만발하여 터널을 이루고, 여름에는 아카시아 녹음, 가을의 단풍과 낙엽 등이 한껏 어우러져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꼬불꼬불 이어지는 숲길을 따라 산책하는 묘미도 괜찮은 곳이다. 사직공원에서 바라보는 무등산의 해돋이는 특히 장관이다.
04 월드컵경기장의 달맞이
환경친화적인 경기장으로 설계되어 국제축구연맹(FIFA)실사단으로부터 '가장 아름다운 구장' 이라는 평가와 월드컵 4강 신화의 현장인 월드컵경기장은 이 지역 전통민속놀이 '고'를 형상화해 이색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다. 밤에 바라보는 달맞이는 현대인의 가슴에 찡한 감동을 불러주기에 손색이 없다.
05 빙월당과 황룡강 물안개
빙월당은 고봉 기대승을 주벽으로 박상, 박순, 김장생, 김집 등 조선시대의 학자와 명신들을 배출한 월봉서원의 강당 이름이다. 황룡강은 조류들의 서식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어 왜가리와 백로등이 찾아와 보호조류가 군락을 이루며, 특히 황룡강의 물안개는 신비스러운 분위기로 무척 아름답다.
06 포충사와 대촌들녁
포충사는 1592년 임진왜란 당시 호남 지방에서 최초로 의병 7천여명을 모집하여 금산전투에서 장렬히 순절한 고경명, 고종후, 고인후 삼부자와 유팽노, 안영 등 다섯분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사액사당으로 국내·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대촌들녘은 고싸움테마파크 등 이 지역 고유의 문화유산을 볼 수 있는 곳이다.
07 잣고개 야경
무등산장으로 가는 길에 꼴깍 고개를 넘어가는 잣고개에서 내려다본 광주의 야경은 한폭의 그림이다. 잣고개를 에둘러 친 무진 고성의 성터는 장원봉을 중심으로 제4수원지 안쪽의 산능성을 따라 둘레 3,500m의 타원형으로 축조돼 있다.
08 중외공원 문화산책로
각종 놀이시설과 함께 수려한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도시 근린공원으로 인기가 높은 중외공원은 시립민속박물관과 교육홍보관, 비엔날레 전시관이 들어서 있으며, 놀이시설 등이 설치되어 있어 휴일이면 나들이객들로 붐빈다. 특히 가을철 단풍 명소로도 유명하며, 광주의 관문에 설치된 무지개다리는 비엔날레 상징물로써 광주비엔날레 및 광주김치축제의 장소로도 유명하다.
광주의 5미(五味)
기름진 호남평야와 서남해안의 신선한 농수산물을 주원료로한 남도의 맛은 미식가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01 눈으로만 봐도 배부른 한정식
남도의 맛과 멋, 인심을 집약해 놓은 상차림이며 들과 육지에서 나는 모든 먹거리가 한데 모여있다. 먼저 상에 오르는 나물을 세어보면 취나물, 참나물, 고사리, 도라지, 더덕, 콩나물 등이 오르고 김치도 한두 가지가 아니며, 배추김치, 총각김치, 물김치, 고들빼기김치, 갓김치 등 다양하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남도 한정식의 핵심은 10가지가 넘는 젓갈들이다.
02 자연의 맛을 찾아 무등산보리밥
계절에 따라 바뀌는 채소 등의 신선한 나물에 얼큰한 고추장과 참기름을 떨어 뜨려 싹싹 비벼 먹는 보리밥은 입맛을 돋을 뿐만 아니라 소화도 잘 되어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다. 무등산 등정 후 시원한 동동주와 함께 하는 보리밥은 그 어떤 진수성찬보다도 맛깔스럽다.
03 어머니의 손맛 그대로 광주김치
광주를 중심으로 한 남도김치는 맛있기로 정평이 나있다. 소금간을 넉넉히 하고 젓갈과 고춧가루 등 각종 양념을 듬뿍 넣어 그 맛이 매콤하면서 걸쭉한 것이 광주김치의 특징이다. 광주김치는 1994년부터 매년 광주김치대축제를 개최하여 김치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널리 알려 김치산업 육성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04 입안에서 사르르 송정떡갈비
광산구청 앞에 가면 여기저기 떡갈비 간판이 즐비하다. 떡갈비 거리가 들어선 것은 30여년전. 인절미 떡처럼 네모지게 만든 떡갈비는 술안주 겸 별미로 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갈비살에 여러 부위의 고깃살을 섞어 푸짐하게 다진 다음 마늘, 생강, 참기름 등으로 만든 갖은 양념을 발라 구워낸 떡갈비의 구수한 냄새는 지나가는 이의 발길을 절로 멈추게 한다.
05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오리탕
현대백화점 옆 골목은 '오리탕거리'로 유명하다. 광주 오리탕은 들깨가루와 신선한 미나리를 듬뿍 넣어 만들기 때문에 맛이 개운하고 담백한 것이 특징이며, 집오리나 청둥오리에 밤, 대추, 인삼, 녹각, 찹쌀 등을 넣어 만든 죽 한그릇이면 보양식으로 최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