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타던 레토나는 터보 디젤이었습니다.
IS250과는 달리, 터보 차량은 흡기에 고압이 걸리기때문에 브레이크 작동을 위한 진공펌프와 진공탱크가 있고, 항상 일정한 브레이크 성능이 나오는 특징이 있습니다. 심지어 시동이 꺼져있어도...
레토나는 브레이크가 강력해서, 레토나에 익숙하지 않은 정비사들이 차를 움직일때마다 몸이 앞으로 확 쏠리면서 급정거하기를 반복하는 그런 차였어요.
레토나 브레이크 캘리퍼 사이즈보다 훨씬 큰 IS350의 4P 캘리퍼가 설치된 IS250 마저도, 속도가 붙어있는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밟으면 처음엔 엄청 밀리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제동력이 확 올라가는 특이한 패턴으로 제동됩니다. 캘리퍼가 작아서가 아니라 하이드로백이 약하게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이게 어떤 상황인지 말로 설명하기보다는 그래프로 설명하는게 좋을것 같아요.
IS250으로 120km/h정도의 속도로 달리다가, 브레이크 패달을 일정한 힘으로 밟은 경우를 생각해 봐요.
기대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속도가 줄어듭니다.
사고가 눈앞에 있는 상황이라면, 이런 브레이크 성능은 더 큰 인명피해와 더 많은 수리비로 이어지죠.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일까요?
인테이크 내부의 압력은 대기압인 1기압입니다.
엔진은 흡기행정에서 엄청난 힘으로 공기를 빨아당기므로 써지탱크 내부의 압력은 굉장한 낮습니다.
써지탱크의 낮은 압력은 진공호스를 통해 하이드로백에 전해집니다.
하이드로백은 진공의 힘을 이용해서 브레이크 배력장치를 작동시킵니다.
배력장치는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는 힘을 10배정도 증폭시킵니다.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살짝 밟으면, 배력장치는 그 힘의 10배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운전자가 살짝만 브레이크를 밟아도 차량을 제동할 수 있습니다.
대기압인 인테이크와 진공인 써지탱크 사이에는 쓰로틀바디가 있습니다.
스로틀바디가 꽉꽉 닫히면 인테이크와 써지탱크 사이의 큰 압력차이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스로틀밸브가 활짝 열리면 인테이크와 써지탱크 사이에는 압력차이가 없어집니다.
스로틀밸브가 조금이라도 열리면,
인테이크 대기압의 영향을 받아서 써지탱크 진공압력은 약해지고, 약해진 진공압력은 하이드로백에 영향을 줍니다.
배력장치는 더이상 10배력을 제공할 수 없게 됩니다.
운전자는 브레이크를 더 세게 밟아야 차량을 제동할 수 있습니다.
진공압력이 낮으면 10배력이 안되고 7배력, 5배력 이렇게 낮아지죠.
진공압력 10 In-Hg에서는 3배력정도 나오네요.
진공이 전혀 없으면 배력장치는 아무런 힘도 발생시킬 수 없고, 오로지 사람의 다리힘 만으로 차를 세워야 합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모르고있는 운전자는 "갑자기 브레이크가 밀린다" 또는 "브레이크가 약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브레이크가 밀리니 추돌사고가 나고, 수리비가 많이 나오니 폐차하게 됩니다.
하이드로백에 약한 진공압력이 공급되기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해결방법도 알게 된거죠.
써지탱크와 하이드로백을 연결해주는, 아무런 기능도 없는 진공호스를 교체하는 겁니다.
진공호스 대신에 진공탱크를 넣습니다.
진공탱크가 있으면 스로틀밸브가 어떻게 움직이건 상관없이 일정한 진공압력을 하이드로백에 공급하게 됩니다.
제가 맨 처음으로 설치했던 진공탱크입니다. 플라스틱입니다.
고열에 변형된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것이 마음에 걸려서 알루미늄으로 바꿨습니다.
알루미늄이 너무 얇은 것이 마음에 걸려서 두껍고 열의 영향을 받지 않는 플라스틱으로 바꿨습니다.
시동을 끄더라도 진공이 더 오래 유지되도록 조립방법을 바꿨습니다.
이 마지막 버전의 진공탱크와 체크밸브를 5만원에 판매합니다.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고 설치되므로 쉽게 원상복구시킬 수 있습니다. (차를 파실때 원상복구 하시겠죠)
손가락 힘이 남달리 약하지 않으시다면 설치하는데 아무런 공구도 필요없습니다.
구입을 원하시면 댓글을 달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