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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이야기 스크랩 `해결사` 문태종을 활용하기 위한 전제조건
실버선장 추천 0 조회 53 11.08.17 10:07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14년만의 아시아정상 그리고 16년만의 올림픽 본선출전을 노리는 남자농구대표팀에게 최대의 변수는 역시 1장만이 허용되는 귀화혼혈선수 '와일드카드'였다. 전태풍, 이승준 등 쟁쟁한 귀화혼혈선수를 두고 행복한 고민에 빠진 허재 감독은 일단 문태종을 선택했다.

 

지난 21일 한국 국적을 취득한 문태종은 최근 윌리엄 존스컵과 아시아선수권을 준비중인 대표팀에 발탁되어 36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대한민국의 태극마크를 달게 되었다. 허재 감독이 문태종을 선택한 것은 현재 대표팀에 가장 필요한 포지션이 '슈터'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한국농구는 80~90년대까지만 해도 이충희, 허재, 문경은 등 뛰어난 슈터들을 보유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농구대잔치 세대가 쇠퇴하고 정통슈터의 계보가 끊기면서 대표팀은 국제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고비에서 한 방을 터뜨려줄 수 있는 확실한 해결사의 부재로 어려움을 겪었다.

 

 

문태종이 진정한 대표팀의 일원이 되기위해서는 빨리 한국말을 습득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

이승준은 이제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게 대표팀에서 감독의 전술을 빨리 이해하고 동료들과

융화되는데도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문태종은 아직 한국어를 제대로 듣거나 구사하지 못한다.

대표팀은 소속팀에서처럼 오랜 시간 손발을 맞출 시간이 없다. 대표팀에 처음 합류하고 중국이나 중동권 선수들과의

경기경험도 없는 문태종이 얼마나 빨리  조직적인 플레이에 녹아들수 있기 위해서 언어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2007 도쿠시마 아시아선수권 준결승 레바논전, 2008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 캐나다전, 2009 텐진 아시아선수권 이란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결승 중국전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몇 년간 국제대회에서 한국의 성패를 좌우한 중요한 경기들이었고, 내용면에서는 잘 싸우고도 늘 승부처마다 고비를 넘지 못하고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한국농구가 박빙의 승부에서 유난히 약했던 것은 고비에서 확률높은 득점을 올려줄수 있는 해결사의 부재(꼭 해결사를 '슈터'라고 한정할 필요는 없지만, 기존의 한국농구에서는 슈터의 비중이 컸던게 사실.)

 

  현재 대표팀에도 외곽슛 능력을 갖춘 선수들은 많지만 확실한 '전문 슈터'라고 할 만한 선수는 부족하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준 조성민과 다재다능한 강병현 등이 있지만 뭔가 무게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 슛에 기복이 있는 다른 선수들에 비하여 문태종은 KBL과 국가대표팀에서는 새내기지만,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데다 슈터임에도 이타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고, 다른 선수들에 비하여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문태종이 다가오는 아시아선수권에서 한국농구대표팀의 해결사가 되려면 아직 검증해야할 과정이 남아있다. 문태종이 전태풍이나 이승준같은 다른 젊은 귀화혼혈선수들을 제치고 대표팀에 발탁된 것은 오로지 정확한 슛과 고비에서의 클러치 능력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곧 도박이 될 수도 있다. 슈터는 다른 어떤 포지션보다도 컨디션의 영향에 따라 기복이 심할 수밖에 없는 자리다. 여기에 문태종은 중국이나 중동같은 아시아권팀들과의 경기 경험이 전무하다.

 

 

 

문태종은 36세의 노장이다. 아무리 기복이 적고 관리가 철저한 선수라고 할지라도 전성기는 지났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KBL에서도 체력이나 수비에는 약점을 보였던데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3개월 가까이 공을 놓고 있다가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다시 훈련을 시작한 상황이라 아시아선수권까지 한 달여의 시간 동안 얼마나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미지수다. 문태종을 주전이자 팀의 중심으로 놓고 패턴을 꾸려야할지, 아니면 고비에서 활용하는 식스맨으로 투입할지 역할 비중을 구분하는 것도 신중하게 염두에 두어야할 대목이다.

 

 

또한 문태종이 현재 대표팀에 발탁되었다고 해도 아직 최종엔트리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아시아선수권 최종 엔트리 제출일은 8월 15일이다. 그때까지 문태종 본인을 비롯하여 대표팀 선수진에 어떤 부상자가 생길지 모른다는 것도 변수다. 허재 감독은 기본적으로 문태종을 아시아선수권까지 데리고 간다는 입장이지만, 일단 전지훈련 격인 윌리엄 존스컵에서 컨디션 조절에 초점을 맞추고 문태종을 시험가동해볼 계획이다.

 

 

지난 시즌 문태종이 KBL무대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일수 있었던 것은 역시 같은 팀에 서장훈과 허버트 힐이라는 걸출한 동료들이 있었던 덕을 본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서장훈과 허버트 힐은 문태종의 초반 득점과 리바운드 부담을 덜어주면서 자신의 포지션에서만 활약할 수 있도록 하는데 밑거름이 되었다. 체력을 비축한 문태종이 4쿼터 승부처에서 펄펄 날아다닐 수 있었던 것도 서장훈과 허버트 힐이 내외곽에서 상대 수비를 분산시켜준 덕분에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다. 만일 문태종이 전자랜드가 아닌 다른 팀에 지명되었다면 처음부터 리바운드나 득점에서 더 많은 부담을 짊어지느라 체력적인 어려움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대표팀에서 이런 역할을 담당하며 문태종과 함께 기둥 노릇을 해줘야할 선수는 김주성과 하승진이다. 허재 감독이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올해 동아시아선수권에서 대표팀 골밑의 핵심을 담당했던 이승준을 포기하면서까지 문태종을 선택할수 있었던 것도, 아시아선수권에서 김주성과 하승진이 복귀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주성은 장신임에도 패싱과 기동력이 좋아서 문태종과 2대 2게임이 가능하고, 하승진은 정상적인 컨디션에서는 공격 리바운드를 통한 제공권 장악을 기대할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김주성과 하승진 둘 다 풀타임을 기대하기 어렵고 잔부상이 많다는 약점도 뚜렷하다는 점. 최근 몇 년간 두 선수는 국제대회때마다 계속된 부상과 재활로 사실상 정상 컨디션으로 나선 경우가 별로 없었다.

 

 

 

실제로 지난 26일 용인시 마북동 KCC체육관에서 열린 유니버시아드 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서 하승진이 2쿼터 도중 상대팀 선수와 몸싸움을 하다 또다시 오른쪽 무릎을 다치면서 대표팀 관계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하승진은 일전에도 오른쪽 무릎을 다쳐서 크게 고생했던 적이 있다.

 

 

이승준마저 없는 상황에서 김주성과 하승진, 두 선수 중 한 명이라도 제 컨디션이 아닐 경우, 대표팀의 골밑은 곧 붕괴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허재 감독도 문태종의 발탁을 재고해야하는 상황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올해 아시아선수권에서 만날 중국이나 중동세의 전력은 지난 광저우 아시안게임때보다 한층 더 강해졌다는 평가다. 문태종이 제 역할을 해준다고 해도 높이가 받쳐주지않는 상황에서는 대표팀의 우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처럼 문태종이 아시아선수권으로 가는 길과 우승까지는 너무나도 많은 변수가 남아있다. 문태종-하승진-김주성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아시아선수권까지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면, 한국농구는 어쩌면 높이와 외곽의 밸런스에서 역대 최강의 대표팀을 기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는 2년 전 텐진 참사의 재방송을 봐야할 수도 있다. 과연 문태종은 대표팀의 진정한 와일드카드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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