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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頭大幹記
큰재-괘방령-우두령
'Jiri-깽이' 恩敬의 아름다운 나의 이야기
(13)
관리마을에 가면
500여 년이라든가
느티나무 한그루가 있지
나무라기보다는
기다림의 더께가 덕지덕지
어찌 보면 숲인 듯
님 그리는 푸른 마음이
가지 끝을 휘며 아롱아롱
잎으로 나부끼며
살다 보면
피고지며 견디다 보면
그리운 님 만날 날 오겠지
초록의 눈물 방울이
가지 움켜잡으며 파르르
이제나저제나 떨어질까
아~ 잎은 나무의 눈물인가
삭인 눈물은 또 얼마런가
그럼에도 해마다 무성해지고
오늘만은, 오늘만큼은
부디 그 눈물 떨구지 말아요
제가 안아 드릴께요
잠시 머물며 마음 나누다 갈께요
망부목(望夫木)으로
무던히도 기도하니
어느덧 저도 영물이라
그리운 마음 품고
머물다 가는 이에게
운명의 만남도 선물 한다~ 하네요
추풍령의 느티나무 한그루
그리움에 외롭지 않게
기다림에 지치지 않게
문디- 길손님들
오며가며 들여다봐 주세요
한 번씩 꽉- 안아주고 가세요.
_ Jiri-깽이 恩敬의 아름다운 나의 이야기 _
괴목(槐木), 정신과 마음이 머무는 나무
추풍령 관리마을에는
그런 느티나무가 한그루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뿐 아니라,
사람과 나무나 꽃 등 자연 사이
팔수도 살수도 없지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인 마음
무엇에고 이런 마음이 깃들 때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오감을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예로부터 오래된 느티나무는
마을을 지켜주는 상징으로~
큰 가지와 무성한 잎이
드리운 그늘 아래에는
평상이나 정자가 그곳에 함께하니
사람들이 모여들고
‘정자나무’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이곳에 켜켜이 쌓인 이야기들이며...
실제 토속신앙적으로 봐도
아들을 낳게 해달라는 등
마을의 오래된 느티나무에게 빌며
기도하고는 해왔었습니다.
방장님과 함께하는 대간길 열세 번째 이야기
추풍령 느티나무 이야기와 함께
서두 문 엽니다.
큰재-추풍령-괘방령-우두령 45km
(추풍령 관리 느티나무 왕복 3km 포함)
큰재-웅이산(국수봉)-용문산-무좌골산-작점고개-
사기점고개-추풍령-느티나무(왕복)-
눌의산-장군봉-가성산-괘방령-
여시골산-운수봉-황악산-형제봉-바람재-
여정봉-삼성산-우두령
백두대간 생태교육장에서 시작한 걸음은
경북 상주시,
충북 영동군과 경북 김천군을
지나게 되고요.
들머리 큰재 인근의 초반 얼마간은
대간 등로상
우측은 반계천-석천-초강천으로 합류 후
금강에 들고
좌측은 병성천으로 낙동강에.
웅이산과 용문산 인근을 기점으로 이후로는
남진 대간 등로를 기준으로 물줄기는
우측은 초강으로 금강에,
좌측은 감천으로 낙동강에 합류합니다.
방장님 우리나라 곳곳을 다니며
타고 다닌 택시만해도 헤아릴 수 없지만
그 중 베스트 중의 베스트~
택시 이야기하다보면
절대 빠지지 않는 추풍령 택시
이분 칭찬을 그렇게 또 하셨더랬습니다.
얼마나 친절하신 분이실까...
그래서 궁금했던 보고 싶었던 분
이렇게 특별히 사진까지 담아봅니다.
덕분에 편하게 괘방령에서 큰재까지~
차에서 내리니
미리 준비해둔 얼음물 외 음료까지
손수 챙겨주십니다.
그리고 늦은 밤인데도 기어이
산행 들머리까지 같이 걸음해주시며
잘 걸음하시라~ 배웅까지...
저희가 숲으로 들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으셨습니다.
낮에 추풍령에 도착할 때쯤 미리 연락달라시며
예약이 한 건 있기는한데
시간 맞으면
느티나무 있는 곳까지
무료로 왕복 배달까지 해주시겠다고.
^^
이런 감사한 대접으로 마음 따뜻하게
늘 넉넉한 우리네 큰집처럼~
큰재에서부터
이번 대간길 오르며 출발합니다.
사람 하나가 그 주위까지 훤~하게 밝히니
어둠이 어둠으로 보이질 않고^^
충북 영동의 인심~ 만세!!
승객들을 위한 배려 및 편의를
엄청 챙기고 살펴주시는
친절 기사님 연락처
010-3404-1098
이번 구간은 진행하며
만날 약속이 되어 있는 분들이
또한 두 분(^^)이나 계시니
그분들과의 만남도 기대되며 설레임 가득
웅이산 오르는 산길 좋네요.
시원한 바람이 같이 동행하고
새들은 아직 다들 꿈속인듯 조용~
근데 나방들이 불빛으로 몰려들며
그 자릴 대신합니다.
머리며 목에 달라붙으며
그리 친한척 안반겨줘도 괜찮은데
ㅠㅠ
이녀석들도 사람이 그리웠나?!
꾸준한 오르막~
나무통 계단이며...
남들은 다들 자는 시간~
어둠속 산길을 무서움 없이 걸을 수 있는
이 시간이 그저 감사하고
참 행복합니다.
산으로 오를수록
더욱 또렷해지는 별님들의 환한 빛에
방장님과 제 얼굴빛도 숨통이 트이며~
봉우리에 올라왔을 때는
시원한 공기와 바람에
"아~ 좋다!!"
소리가 절로 나오더니~
좀 있으니 바로 한기가 느껴지네요.
경북의 상주와 김천,
충북 영동 사이에 위치한
웅이산(熊耳山, 국수봉)
나란히 있는 표시석이건만
웅이산은 795m, 국수봉은 763m
안내표지판을 보니 국수봉(菊水捧)이라...
'菊 국화'라는 글자가 왜 들어갔을꼬?
방장님과 둘이
의문의~ 고개 갸웃??
근데 웅이산 표시석 옆에
작은 국수봉 표시석에는
그 국수봉(掬水捧),
'움킬 국' (掬)으로 되어있네요.
표지판 만든 사람 누군겨??
잘못 기재한 듯 합니다.
국수봉(掬水捧)
손에 움켜잡은 이 물이 흘러~
어드메로 갈꼬
서해로 흘러 금강이 될꺼나
남해로 흘러 낙동강이 될꺼나
반짝반짝 별빛 바라기도 하며~
웅이산(국수봉) 내려서며
등로 왼쪽 비탈길 살피는 방장님~
이곳의 물줄기는 모두
상주시의 물인 병성천
웅이산(국수봉) 남쪽 계곡에서 발원합니다.
물줄기가 모이는 계곡은
너무 가파르면 아니되겠고
좀 완만해야 모이며 흘러 내려가겠죠^^
백두대간길 상주와 김천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병성천과 감천 사이의
기양지맥분기점
꺅~
우리 준희오라버니 표식이닷^^
드디어 서해 걸음도 졸업하셨다고
이따 날 밝으면
축하 전화라도 드려야지
맘 먹으며~
왼쪽 나무들 사이로 불빛이 보이는데
방장님이 해바라기님 댁이래요.
가장 위쪽 집이 언니네집^^
근데 이 새벽에 우리 온다고 준비하느라
못 주무시고 있는 건 아닌지
저곳에 사시는구나
몸이 안좋으셨어서
요양차 이쪽으로 들어오셨다고 하는데
번거롭게 해드린건 아닌지...
해바라기님 참 좋은 분이라며
또 내내 얼마나 칭찬을 하셨었는지
방장님 알고 지내시는 분들~
다들 좋으신 분들인거 제가 다~ 알죠.
같이 걸은 걸음이 얼만데...
방장님 인맥은 대간의 맥마냥~
아주 그냥 쥑여줘요.
국보급이십니다.
이제 어둠이 살살 물러나며~
거북이 등껍질 같은
커다란 바위 끌어안고
잠시 땀도 식혀가며.
영동군 추풍령과 김천시에 걸쳐 있는
용문산(龍門山)에 도착
용문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이
여기 김천 외에도 좀 있네요.
양평에도 있고, 옥천, 장흥, 대구 등...
예전 TV에서나 보며 들었던
땡 땡 땡~~
맑은 종소리
저는 이런 종소리는
실제로는 처음 들어보는 듯
요~ 아래로~
교회가 있다는가 봐요.
새벽5시면 완전 새벽인데...
'용문'하면~ 떠오르는
과거 급제 관문의 등용문(登龍門)
중국 황하(黃河) 상류
이곳을 일명 용문이라 하는데
강과 바다의 큰 고기들이
이 아래로 수없이 모여드나
이곳에 흐름이 매우 빠른 폭포가 있어
고기들이 오를 수가 없는 곳.
오르는 고기는
용이 된다고 하니
큰 물고기들의 꿈은 용이런가...
^^
대간하며 용의 문을
이렇게 쉽게 지나가도 되는건가 모르겠습니다.
에헴~ 물렀거라~
깽용~ 나가신다.
멧돼지들 자진 출몰지역
시작입니다.
이정도는 애교 수준 ~
가장 작은 녀석이 장난좀 했나봅니다.
마을과 인근의 야산이라 그런지
등로를 싹다~ 뭐~ 곱게도 씹어드셨네요.
한 두 마리가 아닌 듯
땅파서 개미 잡아 먹진 않을테고
조찬으로 식구수 대로
뱀 한 마리씩은 씹어드셨는지...
방장님 '어허~' 소리로는 안되겠는지
가지고 다니시는 피리 꺼내
휙휙~ 불며 갑니다.
순간 바로 인근 나무 풀 숲에서
뛰어 도망가는 멧선생
너무 순식간이라 저는 못 봤는데...
저정도 소리면
덩치가 곰정도 만할 것 같습니다.
순간 움찔~ 소름 돋으며~
아~ 깜딱^^이야~
초딩 깽이도 "어허~" 소리 보태며~
어라, 방장님 입에서 이번엔 노래가...
♪ 멧돼지 빤스는 튼튼해요
질기고도 튼튼해요
시그널 뜯어다가 만들었어요
오십년 입어도 까딱없어요~♬
♩ 멧돼지 빤스는 더러워요
냄새나요 더러워요
호랭이 가죽으로 만들었어요
오십년 동안이나 안 빨았어요~♬
저는 아주 배꼽 잡습니다.
뭐 이런 노래가 다 있노?
여쭤보니 '도깨비 빤스'라고 있대요.
유튜브 틀어서 보여주십니다.
멧선생 빤스를
호랑이 가죽으로 만들었다가
토깽이 가죽으로도 만들어도 보고
칡넝쿨로도 만들어볼까...
가사만... 바꿔 가며~
음정 박자 가사 다~ 개무시하며
아무렇게나 흥얼흥얼
방장님이랑 멧선생 흔적 따라 걸으며
이 노래를 어찌나 불렀던지...
아~ 급 배고파 집니다.
꼬르륵~~~
순간 날파리가 목구멍에 턱~ 걸리며
켁켁...
언제 어디서 나타나도
이상할 것 없을 것 같던
멧선생 흔적들에 바짝 경계하며
작은 오르내림의 편안한 등로를 지나고.
방장님 머리에 쓰던 워머를
갑자기 제 머리에 씌워놓더니~
"깽님 잘 어울리네~~"
순간 저 마루타된겨??
아래로 정자가 하나 보이며
내려서려는데
바로 아래 해바라기 언니가
서서 반갑게 맞아주십니다.
처음 만남이지만 어쩐지 전에도
알고 지낸 듯
편안한 인상의 해바라기 언니
언니~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작점고개 인증 잠시 담고
옆의 정자에 오르니~
맙소사..
언니네 집에 새벽부터
불밝혀져 있었던 이유가 있었네요.
네칸 찬합 두개가 정갈하게 채워져 있고
토막수박에...
밥은 솥채로 가져왔네요.
살코기 가득 사골국도 보글보글~
이거 너무 이쁘게 많이 싸오셔서
손대기도 아깝고
첨에 수박 한쪽 입에 물고는
바라보기도 아까워
어느것부터 콕 찍어서 먹어볼까~
고민좀...합니다.
완전 감동스럽습니다.
언니가 사진은 찍히기 싫다하셔서~
노출금지~ 대신 이미지로^^
방장님이랑 저랑
정신없이 밥 먹는 동안
언니는 우리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른지
솥에 물 붓고 숭늉 작업까지
장금이가 따로 없네요
^^
옆에 설레임부터 음료수와 꽈자,
귤이며...약밥에...
하다못해 맛있는 사탕까지
줄줄이 대기중.
아마 언니 머릿속에 그려진 것들
고민도 없이 모두 긁어
챙겨왔나 봅니다.
언니와 밥 먹는 시간밖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이런 융숭한 대접
마음에 고이고이 담아 갑니다.
^^
시속 2.2km로 걷는 깽이와 함께라면
걸어볼만하다고 했는데...
저 사실 2km 이하로 갈 때도 많았어요.
ㅋㅋ 언제든 언니가 콜~하면
저도 콜~입니다.
해바라기 언니, 담에 꼭 봐요.
고마워요. 안뇽
덕분에 배불뚝이 되어 갑니당~
뒤돌아 보라고 하셔서 가다가는...
뒤로 서산과 갑장산이 좌우로
앞에 기양산
그 사이에 상주시가 자리하고 있으며
상주시를 흐르는 병성천까지~
다시 한 번 짚어 주십니다.
배는 부른데,
해바라기 언니가 챙겨준 귤이
손 위에서 슬금슬금~ 옷을 벗고...
꽤나 달달한 귤 하나에
좋아라하며 임도를 즐겁게 걷습니다.
방장님:
자~ 우리는 무슨 파??
깽이 :
우리는 임도파 ㅋㅋㅋ
'척'하면 '착'
방장님 따라 임도길 따라...
이젠 임도길 버리고,
대간길 숲으로 슝슝~
해바라기님 만났던 작점고개며
사기점고개 이름에서도 보이듯
고려 때부터 이미 사기와 관계가 있었고,
작점리와 김천 태화동 일대에는
200여년 전에 전국 제일가는
유기 생산 공장이 있어
공장이 많으니
그 주위로 역시 점포도 많았다고.
새가 많고 "雀(새 작)"+점포가 많아 "店(가게 점)"
작점이라 마을 이름이
지어졌다고 합니다.
대간하는 사람들도 없고
한동안 이러코롬~ 편안한 등로길
방장님 혼자 간다면
이런 구간은 거의 뛰실 듯...
지금도 살짝살짝 뛰실라꼬~
워워~
이 신통방통 나무님이
방장님 발길 잡아 세웁니다.
땅위로 올라온 녀석은 분명 하나인데
가지가 갈라졌다가
다시 하나로 합해졌네요.
요녀석에게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대간길 중에 만나는 산이며 봉우리
그 이름들... 들기산??
찾아봐도
뭐 딱히 나오는 것은 없고.
오호라~들기산~
저 돌 들어보고 가라고
들기산???
방장님 힘이 남아 돌아요.
꿈쩍도 안합니다.
반대편에 보니 돌이 땅 속으로 푹~
빙산처럼 요녀석도 드러나 있는 것은
일각일까나요?
우리가 대간길에서 만나는 부분도
백두대간 빙산의 일각 뿐.
금산 오름길
바위 구간이 이어지며~
백두대간 길의
대표적인 훼손지로 알려진 금산
드디어 이 위에 서게 되네요.
우리 자병산만큼이나 여기도 상당합니다.
산을 오를 때는 전혀 몰랐는데...
가지 말라고 쳐 놓은 줄
바닥에는 녹색 그물망이...
올라서면 바로 앞은 그냥 절벽이예요.
절개지산. 그냥 싹둑~
보지말 것을 그랬나...
ㅠㅠ
대간길 북사면이 이젠 없어요.
일제 때 석재를 파기 시작하다
해방 후 한동안 중단~
철도용 궤도자갈 생산업체인 삼동흥산이
1968년부터 경북 김천시와
영동군이 경계를 맞댄 추풍령 자락 금산에
채석장을 냈고
산 정상을 중심으로 영동군 쪽 절반을
폭약으로 날려버렸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경부선 철도 자갈 공급용으로
고속 전철용 자갈 공급을 위해 또다시...
ㅠㅠ
기차 종종 타고 다니며
무심히 지났던 추풍령역
이곳 지나며
이제는 싹뚝 잘린 '금산'이 생각날듯
모르고 있었을 때는 안보이던 것들...
철로를 채우고 있는 수많은 돌이
그냥 돌이 아니었음을...
이렇게 알고 갑니다.
추풍령 저수지의 물은
어쩐지 금산의 눈물로 보이며
학무산과 이어지는 지장산의 모습~
태백산의 대규모 폭격 공군훈련장이며,
자병산의 한라시멘트 석회광산,
약 200~300평의 숲을 갈아엎어야
1기를 세울 수 있다는 송전탑들까지
앞으로 대간길에서
어떤 자연 파괴의 현장과
또 만나게 될런지...
무거운 마음으로
추풍령 향해 내려갑니다.
'영동' 하면 포도죠
포도가 주렁주렁~ 익어가는 길 따라~
포도 말고도 감(곶감)도 유명하고.
영동지방이 그외 사과, 배, 수박 등
과일도 재배를 많이 한다네요.
추풍령휴게소는
경부고속도로가
1968년 2월 1일 공사가 시작되고
1970년 6월 2년 5개월여 만에 완공되면서
1970년 7월 7일 경부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상.하행선이 문을 열었는데...
본격적인 영업은 1971년 새해 첫날부터~
서울과 부산의 중간지점에 위치하여
국내 처음 문을 연
고속도로 휴게소1호점되시겠습니다.
특이하게도 휴게소가
인근 김천과 영동 아이들 소풍장소로도
인기 짱~이었다고^^
추풍령은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문경 조령에 비해
사람들 왕래가 아주 적었지만
1905년 경부선 철도가 개통,
경부고속도로까지 추풍령을 통과하며
통행량은 어마어마해졌대요.
길은 길이건만...
사람은 돌아서 가라하네요
차량과 기차에 길 양보하느라
대간하는 뚜벅이들은 우회길로~
삥삥~ 돌아서.
추풍령(221m)은 산이 낮아
국경 역할도 제대로 못하였었고
삼국시대부터 전쟁이 잦았던 곳이었네요.
진짜 여기 내려와서 걸어보니
고개가 맞나 싶어요.
평지 같아요.
^^
원래는 추풍령 내려와서
식사하며
택시기사님께 연락하려했는데...
전화 드리니 약속되어 있던 손님들
태우고 계시는 듯~
기다리기도 뭐하고
빗방울도 떨어지기 시작하네요.
해바라기 언니의 아침 식사가
어찌나 푸짐했던지
아직 배는 그리 고프지 않으니...
먹지말자 하고는
방장님과 아스크림 먹으며
추풍령 느티나무 만나러
그냥 걸어갔다 오기로 합니다.
길가로 호두나무도 많이 보이고
영동쪽이 호두도 유명~
추풍령에서 눌의산으로
우회 돌아서 가는 길 중
우회하지 않고
추풍령역쪽 방향으로 직진해서 가면
(왕복 약3km 정도^^)
이녀석 만날 수 있습니다.
와우~ 크다~
실제로 나무 아래 들어가 있으니
더 규모가 엄청나네요.
방장님 말대로 그리 오랜 세월 지내오며
어찌 상처하나 없이
이렇게 온전했을 수 있을까
나무가 참 곱게도 나이 드셨습니다.
굵은 가지 옆에서도
솜털마냥 푸릇푸릇 잎이 돋아나고 있고
너무 건강한 모습에
저까지도 기분 좋아집니다.
잠시 앉겠다고 정중히 양해를 구한 뒤^^
나무뿌리 부분 위에 앉아
이 녀석과 함께
잠시 토닥토닥 시간을 나눕니다.
평상이라고 있기는한데
먼지만 까맣게 내려앉아 있어요.
집 근처에 이런 곳 있으면
자주 올 거 같은데...
이런 큰 나무 아래는 벌레도 원래 없다잖아요.
그냥 산 속, 숲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아요.
변변한 표시석이나 안내판이 없어서
정확치는 않지만
수령은 500~550년 사이 정도
관리마을 집들 뒤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눌의산과 정면으로 마주보고 있는
사랑스런 느티나무^^
이 녀석 너무 이쁘고 기특해서
안아도 주고~
도대체 그 둘레가 얼마나 될지~
두 팔로 안아서 확인도 해 봅니다.
제 두 팔로 네 번을 안게 되네요.
어릴 때부터 한동네에서
딱지치기하며 함께 자랐던
동갑내기 딱지 총각과 관리 처자
총각은 이 동네 전설적인 딱지왕^^
마을 주민들의 축하 속에 혼례를 올렸고
행복했던 신혼도 얼마 지나지 않아
부인은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시름시름~
우연히 그 집 앞을 지나던 노승
하룻밤 청해 머물게 되었고
신랑은 아픈 부인 대신 극진히 살펴 드렸습니다.
아침이 되고,
그 집을 나서던 노승이
저 산에 가면
노오란꽃의 약초가 있을 것이니
캐다 정성껏 다려 먹여보라~
하니 신랑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대로 아무 준비도 없이
눈길을 헤치며 산에 오릅니다.
날도 추운데
약초 캐러 간다던 남편은 언제 오려나
오후가 되고 해가 어느덧 뉘엿뉘엿
하루종일 찬바람 속에서
산만 바라보는 부인
신랑은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정신없이 온산을 돌아다니고
오르다보니 어느새 정상까지~
근데 저 앞에...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노오란 무언가가
한겨울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고
이미 기운은 바닥이라
더 이상 걸을 힘도 없네요.
신랑은 손을 뻗으며 그대로 쓰러지고.
신랑을 기다리며
찬바람 속에서 산만 바라보던
부인마저 유명을 달리합니다.
후에 동네 사람들이
신랑의 시신도 수습하게 되니
손에는 풀을 움켜잡고 있었다네요.
신랑이 죽은 눌의산 정상
겨울이 가고 날이 따뜻해지니
노오란 꽃이 피어올랐더랍니다.
사람들은 총각을 기리며
그 꽃을 ‘딱지꽃’이라 부르게 되었고
부인이 죽은 자리에도 작은 싹이 돋기 시작하니
느티나무 한그루가 눌의산을 바라보며
가는 세월도 잊은 채
500여년을 이렇게~
_ 눌의산과 추풍령 관리 느티나무 스토리텔링 _
( jiri-깽이 恩敬 아름다운 나의 이야기 )
마을 어르신의 말에 따르면
느티나무에 해를 끼치면 동티난다는 말에
아무도 쉬이 건드리지 못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렇게 상처 하나 없이
건강한 모습인건가^^
그리고 느티나무 한바퀴 돌며
꼭 한사람 보고 싶거나 만나고 싶은 사람
간절히 빌면... 만나게 된다는데~
믿거나 말거나~
그리고, 느티나무의 꽃말이 뭔지 아세요.
‘운명’이래요. 멋지죠?!
운명을 이어주는 영물인 느티나무
그대들도 예~ 와서
지친 걸음 잠시 쉬었다 가세요.
구름도 자고 가며
바람도 쉬어간다는 추풍령에
구비 구비마다 사연은 많고
흘러간 세월을 뒤돌아보면 흐릿하기만...
방장님과 저도
추풍령 느티나무 그늘에 앉아
이렇게 기나긴 세월 가늠해보며
잠시 쉬었다 갑니다.
느티나무 기분 좋게 만나고 가며
마을길 어느집 처마밑으로
제비가 날아드는 것도 보며~
추풍령삼거리 지나 꺽어져~
대평지하차도 향해 가는데
택시가 섭니다
우리의 ‘친절택시기사님’이시네요.
느티나무 같이 못다녀와서
내내 미안했던가 봐요.
저희는 걸어서 다녀온 것도 괜찮았는데...
시원한 얼음물 다~ 주시려던거
두 개만 주셔도 된다고
^^
대평지하차도 위로는
경부선 철도가 지나가고요~
4번국도 아래 터널을 통과
경부고속도로 아래 좀 긴 터널도
이렇게 우회하며 지나갑니다.
이쪽은 차량이 거의 통행 안하네요.
임도 밭 옆에서는
감자 포장 작업이 한창이고
밭 위에 둥글둥글~
고놈들 참 실하네요~
여기도 역시나 영동의 이름난 포도들이 대롱대롱
하얀 옷 곱게 입고 뜨거움을 견디며
맛좋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전봇대 옆 풀밭으로 시그널~
아까 잠시 빗방울 떨어지더니
이쪽은 더 많이 왔던가 봅니다.
옷이며 신발에도 제법 빗물이 묻어납니다.
자~ 방장님 뒤로
우리가 올라야 할 눌의산
저 위에 얼른 올라가서 느티나무가 보이는지
확인해보고 싶습니다.
근질근질~
눌의산까지 2.2km 이정표~
그 길을 알면서 오르는 사람(방장님)과
모르면서 오르는 사람(깽이)
누가 더 힘들까요?
알면 아는대로, 모르면 모르는대로~
이래도 땀 삐질, 저래도 땀 삐질~
방장님과 저는
가다보면 끝나리~
그 한마디 하며...
그러며 매번 대간길 걸어가요.
그냥 백두대간길이 그런 거 같아요.
인생길도 마찬가지 않을런지...
눌의산 오름길...
삿갓 모양의 바위며
제가 그 속에 들어가 쪼그리고 앉으니...
“딱~ 깽님 화장실이네.”
사진 담아주며 웃으며 가고
경사 비탈 오르막
앞서 걷는 방장님 자꾸 가다서다를 반복~
위험구간이라며 나무마다 묶어 연결한 등로상 줄
사람은 편하게 오르내리겠지만
나무들에게는 못할 짓이네요.
좀 느슨하게 해주려 방장님 애써보지만
뭐 잘 안됩니다.
저도 되도록이면 줄 안잡고 오릅니다.
나무녀석들에게 미안해서
ㅠㅠ
등로 옆으로 바위가 하나 보이고
방장님이랑 포도 먹으며 아주 잠시 앉아서
이야기하며 쉬었다 가고~
ㅎㅎㅎ
방장님 꽤 맘에 드는 길 만나셨네요.
발걸음이 빨라지며 기분 좋은 티가
뒷모습에서도 방긋^^
철계단보다는 이런 나무계단
자연과 어울리며
보기에도 좋아요.
딱 힘든 위치에서 마주친
“백두대간을 종주하시는 산님들,
힘힘힘 내세요! 준.희“
이런 말 한마디에 미소지어지며
진짜~ 힘나요.
우리 준희 오라버니께서 깽이한테 힘내래요~
아자자~ 감사합니다.
오라버니~
방장님은 저짝 앞에 가고 계시고.
쫓아가는 저는
꽁무니에 불좀 붙여야겠습니다.
밤나무꽃들도 꽃이라고
날 보고 이팽달이라고 놀리고~
방장님 같이 가요~ 헥헥~
눌의산 정상 아래~
방장님 발길 멈추시더니
정상에는 먼저 올라가래요.
아~ 이제 눌의산 정상이네요.
다왔다!!
오른쪽 풀숲 나무 아래로
고속도로 길 따라
추풍령휴게소가 보입니다.
중앙에 추풍령저수지, 금산과 들기봉
뒤로 용문산과 웅이산
추풍령이 한 눈에 들어오네요.
우와~ 눌의봉 조망 굿~입니다.
그리고 가장 궁금했던~
추풍령 관리 느티나무가 보입니다.
“우와.. 저기봐요. 방장님, 딱 보여요. 저기~”
추풍령 눌의산과 관리마을의 느티나무
눌의산 정상석
꾹꾹 눌러쓴 듯 다부진 글씨체. 좋네요.
그 아래... 보이시나요? 노오란~ 꽃.
바로 딱지꽃입니다.
진짜 꽃이름이 딱지꽃^^
산 정상석 곁에
꽃 일부러 심어 놓은 것 마냥
어쩜 그리 잘 어울리고 어여쁜지...
딱지꽃 꽃말이요.
‘언제나 사랑해~‘
딱지 아시죠?
아이들 가지고 노는.
평평한 땅에 바짝 붙어 자란다고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딱지꽃의 어린순은 나물로도 먹고
뿌리 및 전초를 ‘위릉채’라 하며 약으로 이용
봄, 가을 줄기와 잎을 따서 찧어
두창에 바르면 좋고
말려서 해열과 이뇨에도 사용하고
토혈이나 혈변, 장출혈에 달여서 먹기도 한다고^^
이 이쁜 녀석이 아주 쓸모까지 많네요.
진짜 이뻐 죽겠네요.
저는 추풍령에 와서
요녀석 처음 알며 갑니다.
눌의산이라 돌들이 눌러붙은 것마냥~
묘하게 생겼죠?
이런 바위나 돌들이 중간중간 보입니다.
장군봉은 눌의봉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봉우리~
어? 사람 소리가 들립니다.
“안녕하세요~”
방장님 인사하니.. 반갑게 맞아주시네요.
아~ 오찬 중이시구나.
저희보고 인사로 식사하라고 하시니~
방장님
“저희 먹을 것도 좀 있습니까?”
ㅎㅎㅎ 역시 방장님이시닷~
청주에서 오신 동갑내기 친구분들~
이쪽 지역 대간길 하고 계시다네요.
이미 식사가 끝나갈 무렵이라
밥이 얼마 안남았는데
그 중에 일부를 나눠들 주십니다.
꼬기도 따뜻하게 뎁혀주고~
이렇게 엉뎅이 깔고 앉으면
기본 30분이라~
청주분들의 따뜻한 인심 속에서
같이 웃고 이야기하며.
아쉬움에 같이들 인증도 남기며
잘먹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산행 되세요.
역시 산이구나.
이런 맛이구나.
나눔에 있어 산처럼 좋은 곳이 없음을
온몸으로 또다시 느끼며...
꼬기 먹고
에너지 충전 up~ 하며
룰루랄라~ 갑니다.
방금 걸어온 길인 장군봉과 눌의봉~
뒤로 지장산, 용문산과 웅이산까지
가성산에 올라와
인증하고 조망좀 보며 있자니...
우리가 진행해야할 등로 아래로
산꾼 한명이 올라오십니다.
나이 지긋한 산꾼 한 분.
혼자시라 “사진 찍어드릴까요”
하고 여쭤보니
그럼 부탁하자고 하시며 휴대폰을
건네 주셔서 인증석과 사진 담아드립니다.
말수가 많지 않으신 듯
우리와 그 분 사이에
약간은 어색한 기운이 흐르고
조망 바라보며 방장님과 그 분 사이에
산 이야기 잠시 오가다가는
순간~ 두 분~ 아는 분들이셨구나.
어쩜 서로 그렇게 몰라보셨었네요.
10년 전에 딱 한 번 만나셨었대요.
두 분 이야기하며
우리 준희 오라버니 이야기 나오니
아차차.. 오라버니께 서해 완주 축하 전화~
전화기버튼 눌러
“오라버니~ 서해 졸업하신 거 축하드려요~”
하고 인사드리며...
“여기 오라버니 아시는 분 만나서요.”
죽천님과 우리 준희 오라버니 통화하시고,
그리고 방장님과 준희 오라버니까지
다들 돌아가며 통화합니다.
역시 우리 준희오라버니 대단하신 산꾼^^
죽천님도 방장님과 저 사진 담으시더니
준희오라버니께 사진 보내드린다며~
이런 분을 오라버니라
부르는 깽이는 도대체 뭐지?
ㅎㅎㅎ
제가 원래~ 이렇게 인복이 많아요.
복을 타고났네요. 꺅~~
방장님 한창 산 뛰어다니실 때
산에 가면 자주 보던 ‘竹泉(죽천)“이라는 시그널
주위 아는 분들께 죽천님 아느냐 물어봐도
아는 사람들이 없었대요.
그러다가 우연히 모임에서 뵙고는
연락 한동안 주고받았는데...
어느 순간 연락이 안되었고
늘 안부가 궁금했던 분이셨던 죽천님.
지금 현재 우리 산꾼들이
선생님, 대선배님이라 하는 분들 계시잖아요.
그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시는 분들 중
한 분이시래요.
이제 굵직굵직한 산줄기들은 모두 끝내고
분맥만 몇 개 남았다고 하십니다.
거의 소리 소문 없이 혼자 다니시며
75세의 나이임에도
서울에서 직접 자가운전으로 다니신대요.
방장님은 너무 젊어지신 모습에
죽천님을 못 알아봤고
죽천님은 방장님이 그 당시에는
이런 긴머리 기인 모습이 아니었던지라~
못알아보실만 하죠.
암요. 이해합니다.
^^
가성산에 가시면
죽천님 시그널 달려있습니다.
이번에 달아놓고 가셨어요.
원래 예전에는 천으로 시그널 붙이고 다니셨대요.
1~2년 지나면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그래서 남아있는 시그널이
이제는 거의 없나 봅니다.
^^
그때부터 이야기마당 펼쳐지고
돗자리 펴고 앉으니 1시간이 찰나라~
무슨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갈꺼나
가는 시간 야속하기만 하고.
저 같은 애송이는
얼굴 뵙기도 힘드신 분이라고
방장님이 언능~ 싸인 받아놓으라고.
죽천님 웃으시며
가지고 있던 시그널 몇개 챙겨주며
하나에는 직접 싸인해서 주셨습니다.
방장님 오늘 느티나무 곁에서
혹시, 죽천님 생각하셨었나??
이렇게 10년만에 만나지기도 하니
운명은 참 얄궂습니다.
그래도 얼마나 감사한 만남인지...
방장님은 죽천님께서 연세도 있으셔서
연락도 안되니 돌아가셨나라고
생각하고 계셨던가봐요.
그런 중에 만남이었으니...
더불어 저까지도
대선배님 만나 뵙는 행운 속에
즐거운 시간 함께 했네요.
지금 아래 괘방령에서 기다리고 계시는
두건님께는 문자가 날아들고~
여기 전화 불통지역.
전화가 안되네요.
헤어지기 아쉬워
일어서고도 잠시 조망 핑계로 서서...
멀리 백학산과 지장산~
앞쪽에 장군봉과 눌의산
노근리 학살현장이 있는
황간마을이 시야에 담기고~
6.25전쟁 발발 후, 1950년 7월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에서
미군이 노근리 경부선 철로와 쌍굴다리에서
피난하던 민간인 수백여 명에게
기관총을 발사해 숨지게한 학살 사건
말은 피난민 속에 북한군이 잠입했다고.
꽤 오래전에 사건 현장
일부러 찾아서 다녀왔었네요.
아쉽지만
죽천님과는 이렇게 인사 나누며~
괘방령 향해 발길 옮깁니다.
뒤돌아 인사하며, 또하고 또하고...
이정도면 가성산의 명물 나무되시겠네요.
어쩜 저렇게 컸는지...
사람들 올라가서 찍고 그럴거 같은데
그러지 마세요.
이녀석 힘들겠다~
방장님 발길은 거의 뛰다시피
물론 저는 쫓아가느라
땀이 뿜어져 나오네요~
ㅎㅎㅎ
저 앞에 빨간옷의 두건님이닷~
나무 마냥~ 마주오다 우뚝 서십니다.
“와~~ 두건님~ 안녕~”
우리가 올 시간 지났는데 안오니~
불통지역이라 전화 연락도 안되고...
다행히 문자로는 연락이 닿아
가성산에서 아는 분 만난 사정 얘기하니
기다림에 졌나봅니다.
슬슬 걸어온다는 게 여기까지 오셨네요.
사실 방장님이 이번 일부 구간
두건님 오신다는 말에
매주 그렇게 바삐 움직이시는 두건님이 설마
그랬었는데...
눈앞에서 딱 만나니~ 이제사 실감이~
전에도 몇 번 뵌 적은 있는데
산행 같이 해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라...
J3클럽 오기 전에 두건님 닉도
들어본 적이 있을 정도로
두건님 인기 있는 산꾼~
후기로 만나뵈었던 두건님은
어쩐지 많이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 이렇게 만나뵈니
잘 웃으시고 말씀도 편하고 재미나게 하시네요.
뒤에도 눈이 달리셨는지
뒤에 따라 가는 저도 살펴주시고~
방장님 가고,
두건님 가고,
제가 그 뒤를 따라 갑니다.
이야기 주고 받으며
앞서 걷고 계시는 방장님과 두건님
보고 있자니 흐뭇합니다.
근데 내가 왜 흐뭇하지?!
ㅎㅎㅎ
땀 처발처발~
근데 나만 땀나는겨?
헥헥...
두건님 설레임 대방출~
설레임 건네는 두건님 손이
몹시도 사랑스럽네요.
두건님 감사~ 잘 먹을께요.
아스크림은 역시 산에서 먹어야 제맛이죠.
쪽쪽 설레임 입에 물고 걷다보니
괘방령 도착이요~
괘방령, 여시골산은
제가 가 본 기억이 가물가물 있어요.
괘방령에 왔으니
시원한 음료 한 잔 하고 가야죠.
괘방령산장.
어째 조용합니다. 문 닫혀있나???
다행히 문 열려있네요.
들어가니 손님은 없고
주인장님 지인분들이랑 모여 재미난 놀이 중^^
저희 가서 흐름 끊겼네요.
야~ 대간 길목의 고개 산장 맞구나.
온통 낙서 가득한 실내
저마다 걸린 시그널이
얼마나 많은 대간꾼이
이곳을 다녀갔을지 짐작하고도 남고.
앉아서 병음료수 마시며...
잠시 땀 식히다 일어납니다.
저도 다음에 이곳에 오면 추억 하나 쌓아놨으니
또다른 마음이겠죠^^
방장님과 두건님은
뭐 이곳 많이 다녀갔으니
더 많은 추억들이 떠오를테고.
J3클럽 회원 산러브짱님^^
...백두대간 연속종주 성공하면
돼지 잡아 잔치합니다. 그때 오세요.
2008.5.8...
천장에 쓰인 문구~
방장님이 산증인~ 진짜 돼지 잡았다네요.
아휴~ 통도 크셔라.
음료 마시고 나오니
길가에 차가 한대 섭니다.
아까 장군봉에서 식사 나눠주셨던 청주분들이시네요.
산행 끝나고 차량 수거해서 가시는 중
다시 뵈니 또 어찌나 반갑던지^^
괘방령의 괘(掛)가
합격자 방문(榜文)에
자신의 이름을 건다라는 의미로 여겨지며
경사스러운 소식을 듣게 된다는
문경(聞慶)의 새재와 함께
과거길 선호도 으뜸이었던 고개
괘방령(掛榜嶺)^^
추풍낙엽처럼 떨어진다는 추풍령과
대나무에서 미끄러지듯 떨어진다는 죽령
이쪽 고개는 선비들에게 기피대상 1호
말도 어찌 그리 잘들 지어 내는지~
산꾼들에게 있어 괘방령은?
대간길 무탈완주를 위해
방을 붙이듯 시그널을 붙이고,
벽과 천청에도 각자의 바람을 담아
멋지게 글귀들을 써놓습니다.
이곳 괘방령에 쓰고,
붙이는 그 모든 바람이 이루어지리라!!
앞서 걷던 두건님
큰재 넘어오며
산딸기좀 있더냐고 물으시는데...
“엄떠요~ 흔적도 엄떠요~”
저는 올해 산딸기 구경도 못했다며
투덜투덜~
두건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딸기라며 따서는 먹으라며 주십니다.
엥? 진짜 산딸기다.
두건님~ 최고.
산딸기 정신팔려 먹느라
뭐 사진 담고 그럴 정신 없었네요.
방장님은 두건님과 제가
딸기를 따먹건 말건
앞서 걷고 계시고요.
지금이 아니면 안될거 같아서
배부른데도 산딸기 열심히 따먹으며 갑니다.
두건님이랑 함께 걸으니
요로코롬 좋네요. 쿵짝쿵짝~ ㅋㅋ
저 혼자 이렇게 따먹고 있으믄
방장님 분명 한소리했을꺼라
“깽님~! 쪼옴~”
이제 방장님 하실 말씀이
훤~~합니다.
우리 뽀롱뽀롱 뽀로로의
여우 에디 만나러
여시골산으로 가볼까나요~
뒤돌아보니
지나온 가성산이 우뚝 서서
잘가라 바라보고 있습니다.
아니, 방장님
왜케 속도가 빨라지는겨?
두건님 오셔서 이야기 주고받으며 가시니
저는 따라오는지 잊어버리신 듯
에라~ 모르겠다.
저는 저대로 그냥 천천히 오릅니다.
아니 평속 2.2로 가는 사람이
갑자기 평속 2.9로 올려 가려니
대충 짐작이 가십니까?
올라가니 두 분 바람 길목 상단에 앉아서
저 꾸역꾸역 올라오는 모습
내려다보고 계십니다.
힘은 들지만 기분 나쁘지 않네요.
음~ 처발처발~
올라서서, 잠시 뒤돌아
시원하게 바람 맞고~
여시골에 오니
산객 두 분 계시고
물 나눔 간식 나눔 합니다.
방장님이야 저와 다닐때
늘 여유로우시니까 말할것도 없고
두건님까지 한 손에 부채 들고
한 손은 거의 뒷짐모드?!
너무 도사님 같은거 아님??
나는 땀도 엄청 나는데...
이런, 완전 땀에 쩔은 새됐네요.
읔 내 땀냄새~
으흐흐흐
여시굴이닷.
어째 더 깊어진거 같어요.
줄 늘어뜨리고 한 번 들어가 볼까나요?
ㅎㅎㅎ 말로는 뭔들 못해여~
아참 우리 여우친구 에디랑 인사도 해야죠.
악수... 반갑다 에디야~
운수봉까지 에휴~ 대간타~
내는 몬간다~
의자에 드러눕고~
시원한 음료수 처발처발 마셔가며
잠시 휴식~
음료수 건네 드리니
두건님도 목이 타긴 탔나 봅니다.
ㅎㅎㅎ
오늘 내내 부채도사 신선모드라~
사람 아닌 줄 알았더니... 사람 맞네요.
암~ 그래야죵.
두건님 배낭에서
완전 귀여운 시원 음료수도 꺼내주십니다.
빨아 마시는 달달한
저는 공주 캐릭터 음료수~
방장님은 로보트 음료수~
아~ 두건님도 혹시 초딩?
어쩜 그리 제 초딩 입맛에 맞게
맛난걸로만 준비하셨을꼬.
방장님은 달대요.
저는 달아서 좋아요.
ㅎㅎㅎ
방장님과 두건님은 어느새 꼬리도 안보이고
저는 표지판이랑 대화하며 갑니다.
오냐~ 힘 내야지~ 고맙데이~
근데, 표지판 황학산이네요.
(학이 많이 찾아온다고 그리 부르기도 한대요)
황악산(黃岳山)이라
등로에 돌좀 보이네요.
산에 ‘악‘이라는 글자 들어가면
진짜 ‘악~~~’소리 나오지요.
오르기 쉽지 않은 황악산
직지사 현판과 택리지 모두
황악산으로 기재되어 있구요.
정상석도 물론 황악산으로^^
앞서 걸음 진행하다가
저 기다렸다 가고.. 그러고 있습니다.
오르다가 잠시 숨고르며,
방장님 저 아래가 직지사라고 와서 보라고
알려주고~
아~ 보이네요. 보여요.
직지사 일주문입니다.
황악산직지사(黃岳山直指寺)
터를 잡고 1천6백년의 역사를 간직한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본사 직지사(直指寺)
대웅전과
그 앞의 3층석탑(보물 제606호)이구요.
직지사는 신라 눌지왕2년(418)
아도화상이 창건하였고
고려 개국 공신 능여조사가
왕건의 도움으로 대대적인 중창불사~
조선 임진왜란,
위기에서 민족을 구한
사명대사(四溟大師)가 출가해
31세에 주지를 맡은 사찰로도 유명.
이름 유래설로는
▣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이라는
선종의 가르침에서.
▣ 창건주 아도화상이 냉산(冷山)에 도리사를 세우고,
김천 황악산을 가리키며
저 산 아래 절을 지을
길상지지(吉祥之地)가 있다고 하여.
▣ 고려 능여화상이 직지사를 중창할 때
자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자기 손으로 측지(測地)하였기 때문.
대웅전 정면 기둥의 주련이 눈에 띄네요.
전에 주련에 대해 방장님께 들었었네요.
부처님의 덕을 숭상하는 내용의
주련(柱聯, 기둥의 글)
불교식 주련이라 검정 바탕에 흰글씨~
(유교적인 주련은 하얀 바탕에 검정글씨)
그 내용이 시(詩) 같아요.
부처님의 나투심 시방 세계에 두루하시니
삼세의 모든 부처님 모두 한 몸이시네
광대한 서원 구름처럼 항상 다함이 없고
넓고 넓은 깨달음의 바다 아득하여 끝이 없네
많은 중생들 모여 들어 여러 부처님을 에워싸고
광대하고 깨끗하여 미묘한 장엄이로다
佛身普遍十方中(불신보편시방중)
三世如來一體同(삼세여래일체동)
廣大願雲恒不盡(광대원운항부진)
汪洋覺海渺難窮(왕양각해묘난궁)
衆會圍遶諸如來(중회위요제여래)
廣大淸淨妙莊嚴(광대청정묘장엄)
∴十方(시방)이라 읽고요,
불교용어로 사방(四方), 사우(四隅), 상하(上下)를 통틀어 이름
사실 '십방'인데 잘못 쓰인건가
한참을 찾아봤네요.
ㅠㅠ
직지사에 가신다면 대웅전 안에 들어가서
삼존불 탱화(보물 제670호) 보시구요.
그곳에 계셨던 분께서
알려주시면서 안내해주셨었는데요.
대웅전 內 뒤편의 그림도
꼭 보고 오시기를 바랍니다.
상당합니다.
대웅전 내 사진촬영은 금지라...
좌측 천정에 매달린
반야용선(般若龍船)이며
극락정토로 건너갈 때
타고 간다는 상상의 배를
반야용선이라 한대요.
저는 처음 보고 처음 알았네요.
마룻바닥을 밟을 때마다
삐걱거리며 나는 소리도
저는 조심스러우면서도, 너무 좋더라고요.
비로전에서 들려오는
스님이 목탁 두드리는 소리며~
그 뒤에 서서 인사드리고
잠시 들여다보며~
모양과 얼굴 표정 자세와 크기가 모두 다른
천불상을 모셔뒀구요.
한 번에 다른 모습의 불상을 찾으면
아들을 낳는다네요.
옆쪽에서 얼핏 봤을 때는 보였던 거 같은데
가운데 가서 다시 둘러보려니,
정신 하나도 없네요.
비로전도 꼭 보고 오세용.
저 위에서 방장님의
'어허'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저 듣고 잘 올라오라고 내는 소리~
^^
저도 메아리처럼 바로
'어허'
잘 가고 있으니 쉬고계시라고~
저기가 황악산인가 봐요.
아마도~
...표시석 뒷면 내용...
황악산은 추풍령에서 삼도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으로
비로봉(1,111m), 신선봉(944m), 백운봉(770m), 운수봉(740m),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산줄기 중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큰악산(岳)에 한반도의 중심에 위치한다 하여
다섯 방위를 상징하는 오방색의 중앙을 가리키는
황(黃)자를 딴 것으로 황악산(黃岳山)이라하며
정상에 오르면 하는 일들이 거침없이 성공하는
길상지지(吉祥之地)의 산이다.
황악산(黃岳山)의 ‘황’자는
청(靑, 파랑/봄)-청룡
적(赤, 빨강/여름)-주작
황(黃, 노랑)-사방 중 중앙에 위치
백(白, 흰색/가을)-백호
흑(黑, 검정/겨울)-현무
5색(色) 중
중앙색을 상징하는 글자
두 분 저 온거 알고나 계시는지..
삼도봉, 민주지산 바라보며
무슨 이야기들 하시나??
어여 오세요.
아~ 간식 털어먹고 가요.
배낭 무거워요.
두 분 인증 이쁘게 담아드리고~
정상석 주위로 김천 날파리들 모두 모아도
이정도는 안될거 같은데...
엄청 많네요.
아래쪽으로 돗자리 펴고 앉아서
과일, 음료 어느정도 털어먹고 갑니다.
두건님 오셔서 같이 걸어주시니
속도가 좀 붙습니다.
방장님하고 저하고 갔으면
저한테 맞춰주시느라 세월아 네월아~
언제 내려갈지... 알 수 없겠고~
두건님
산행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며~
J3클럽 들어오고 첫 산행이야기~
이런 저런 이야기 공유로
해 넘어가려는 것도 모르다가...
^^
순간 눈이 두어번 감겼다 떠지며
편한 길 따라 오다보니 졸려요~
바람재 도착,
뒤로 일몰이 곧 시작될 거 같습니다.
엥... 그런데 서둘러 올라가자시네요.
위에가서 일몰 봐야한다며~
일단 저땜에 두 분 일몰 못 보면 아니되니
먼저 서둘러 올라가시라 말하고
저도 나름 열심히 올라갑니다.
두 선수들 따라갈수는 없어요.
저 그러다가 여기 뼈 묻을지도...
올라가다보니
여기로 치고 오르면
지름길이 될것도 같은데...
에라 모라겠다.
그냥 등로 버리고
직진이닷. 못먹어도 Go~
제가 숲을 헤치고 나와 얼굴 보이니
빨리 오래요.
곧 해가 모습을 감출 듯~
다행히 두 분은 여유있게 일몰 보신 듯^^
저는 마지막 해 넘어가는 모습만
간신히 봅니다.
그래도 샛길로 치고 올라와서 이정도~
이 정도 일몰로도 저는 흡족합니다.
여기가 두건님이 말씀하신
일몰 포토존이구나~
이팽달 깽이는 늦게 와서
아직도 눈을 못떼고~
역시 이곳은 두건님의 손바닥 안^^
두건님 덕분에 일몰까지
좋은 장소에서 보고 갑니다.
여정봉도 천고지가 넘는구나~
잠시 앉았다 일어나려니 어둠이 순식간에...
렌턴 준비하고 출발합니다.
두건님의 꺼내주신
미니 오렌지 슬러시 흡입해가며~
ㅋㅋ
저만 지친거 아닌거 맞는거 같죠?
드디어 마지막 봉우리 도착이네요.
언제 나오려나 싶던 삼성봉을 만나니
이제 산행 다~ 끝난 듯
마음이 훅~ 하고 풀어집니다.
택시 기사님께 전화하며
우두령으로 내려갑니다.
일단 우리에게 필요한
멜롱바 3개와 음료수도 같이 와주십사~
부탁드리구요^^
내려가는데
자꾸 방장님과 두건님 발길
세우는 녀석이 있으니
작은 개구리?
두꺼비 종류인가?
엄청 많아요.
야밤에 뭐하려고 이렇게들 나왔는지...
나무계단 녹색철망이 보이며 아래쪽에
불빛이 보입니다.
기사님 대기 중이시네요.
역시 시간 약속까지 철저하시고^^
우리 추풍령 친절 기사님~
우두령 도착,
오늘 마지막 사진에서야
세 명 같이 담겨 봅니다.
털팔이 깽이 어둠 속에서 인증하고 내려서다가
바위에서 헛발
어이쿠~ 떨어지며...
엄청 아픈데 안아픈 척 합니다.
눈물 찔끔~
ㅠㅠ
이번 구간 함께 했던 지팽이는
너무 맘에 드는 녀석이라
방장님이 잘 숨겨놓고~
오늘 늦은 오후부터 대간길 후반전
괘방령에서~우두령까지
함께해주신 우리 두건님
덕분에 이 구간이 기억에 많이 남을 듯 해요.
느림보 이팽달 땜시 많이 늦어졌네요.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저는 두건님 덕분에
눈도 호강, 입도 호강, 귀도 호강~
무엇보다도 마음도 호강이라~
음~청 음청~ 좋았습니다^^
택시타고 차 세워둔 괘방령으로 오자마자
죄송하게 헤어지게 되네요.
너무 늦은 시간이라
같이 저녁도 못하고~
담에 맛난 거 사드릴 기회
꼭 오리라 믿으며
두건님 먼저 보내드리고
방장님 차로 저도 김천역으로 후다닥!
기차 타고 어여~ 대전으로 가야죠.
우리 방장님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감사함 처발처발~
애 많이 쓰셨습니다.
대구까지 운전해서 가시려면
많이 피곤하시겠다~
우짜노...
방장님은 기차역까지 가는 동안
늦은 밤, 식사도 대접 못하고 보내서
두건님께 고맙고 미안해서 어쩌냐고
거짓말 보태서
100번은 얘기 하신 듯~
한번을 아니 보고도
보고 싶은 사람이 있고
가보고 싶은 곳이 있고
만나고 싶은 바위나 나무가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만나고 보지못해
안부가 궁금한 사람이며
방금 만나고 헤어졌는데
얼마나 됐다고
또 보고 싶은 사람 등
나는 어떤 사람인지
궁금한 사람인지
보고 싶은 사람인지
안부 묻고 싶은 사람인지
백두대간처럼 그리운,
다시 만나기가 기다려지는,
보고 싶고
자꾸 생각나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이번 구간 걸음하며 함께한 분들이
제겐 또한 그런 분들이시네요.
참 좋은 분들
너무 감사한 분들
함께한 그 귀한 마음들 잊지 않을께요.
덕분에 이번 구간이
또 행복함으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고맙습니다. 진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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