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2016년이었을 거다. 대구FC축구를 후원하는 순수 민간단체 대구FC 엔젤클럽의 이호경 회장께 대구시민축구단에 대해서 그리고 그 후원회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다. <대구를 밝게, 대구를 신바람 나게> 하자는 취지로 시가 출자한 축구단이지만 관객과 마케팅과 후원회비로 자립할 수 있는 명문자립구단으로 만드는 것이 최종목표라 하였다. 그 자리에서 가입을 했다. 대구사람이 "엔젤의 선한 영향력으로 대구를 아름답게 만들자"는데 뒤로 빠질 수 있는가. 앞장을 서야지.
유럽축구리그(EPL)를 보면 많은 축구클럽이 도시의 연고를 가지고 엄청난 관중몰이를 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손흥민의 소속 클럽 토트넘 훗스파만 보더라도 손흥민 덕분에 한국인의 성지가 되어있다. 엔젤클럽은 우리 대구도 그런 축구성지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 하나로 뭉친 사람들이다. 약간은 대구뽕에 취한 사람들이기도 하다. 해가 갈수록 엔젤의 인구는 늘어갔고 그 쾌를 같이하여 여기 고성동 시민운동장을 축구전용경기장으로 탈바꿈시켰다. <DGB대구은행파크>로 명명하여 2019년 개장하기에 이르렀다. 요즘은 토트넘 다녀온 사람들이 오히려 토트넘보다 직관하기엔 더 훌륭하다는 평을 한다. 선수들의 실력도 대구가 더 나은 것 같다는 뻥쟁이(?)도 생겼다. 나도 대구뽕인가 보다. 그 소리가 마냥 듣기 좋다.
16년 그때 우리 구장은 월드컵 경기장이었다. 축구를 비롯해 육상의 거의 모든 종목을 다 치러내는 5만여 명 이상을 수용하는 종합경기장이다. 대구FC의 성적도 시원치 않은 상태인 데다가 육상트랙 너머에 축구장이 있으니 응원석에서는 선수들도 까마득히 보일 뿐이었다. 답답했다. 1군에 올라선 그해부터 엔젤의 활동은 대구시에 번져갔다. 명문자립구단. 꿈에 그리던 축구전용경기장 시대가 2019년 시작된 것이다. 벌써 5년 전이다. 월드컵 경기장의 그 열악함 속에서 버티던 찐팬들과 그라지예 응원단, 엔젤클럽에게는 13,000석의 DGB대구은행파크가 성지이다.
눈앞에서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와 몸싸움, 관중의 응원소리가 뒤섞여 두 시간을 폭발한다. 선수도 관중도 카타르시스에 전율한다. 격세지감, 이럴 땐 트라우마처럼 썰렁한 월드컵 경기장은 왜 또 생각나는지 정말 잊을 수가 없다. 아무리 관중이 들어차도 사천 명을 넘어서지 못했던 그 시절의 한을 올해는 대팍에서 전 경기가 매진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기원을 해본다.
첫댓글 무연님 뻥쟁이 맞아요 ㅎㅎㅎ
ㅋㅋ
ㅋㅋㅋ 나 대구뽕!
엔젤, 그라지예 다 넘 멋진 분들이예요. 몰입, 긴장감 넘치는 직관 경기도 넘 신났어요.
올해도 부탁드립니다.ㅎ
근데 혼자 뒤돌아서 여유있게 웃으며 손 흔드는 저 모습...엔젤과 사진에 진심이시네요.ㅋㅋ
사진에 진심인거 티나요?
거기에 우리 아이들이 있었거던요.
그래서 찍혔지 ㅋ
우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