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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동화의 스펙트럼이 넓어진다. 아동 출판물이 붐을 이루며 우리에게 친근한 영미권 동화에서 유럽, 제3세계 동화까지 국적이 다양해진 것이다. 내 아이에게 보다 넓은 세상, 보다 다양한 시각과 생각을 보여줄 수 있는 세계 각국의 동화들엔 그 나라마다 고유의 특성이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동화책 고르는 엄마의 수고를 덜기 위해 동화책의 나라별 특성과 차이 그리고 겨울방학에 읽으면 좋을 추천 동화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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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에도 삶과 죽음이 ‘일본 동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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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에 죽음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 게 일본 동화의 대표적인 특징. 죽음을 삶의 끝이 아니라 인생의 일부분이라 보는 국민적 정서 때문이다. 그래서 일본 동화에서는 삶과 죽음은 둘이 아니며 자신의 뜻을 강조하는 수단으로 죽음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우리나라 동화와는 달리 이미지를 통해 교훈을 전달한다는 점도 눈에 띤다. 눈을 감고 이미지를 따라가면 주제가 느껴지도록 섬세하게 풍경을 묘사한다. 죽음을 표현할 때도 언어보다는 자연물에서 느껴지도록(들에 흐드러지게 핀 들장미가 갑자기 모두 졌다는 식) 한다. 물과 나무가 풍부한 나라답게 바다와 숲이 배경으로 등장하고 다양한 동물과 특히 여우가 자주 등장한다. 우주·해저 세계 등을 주제로 하는 책들이 많아 시각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 다신 사상을 기반으로 의자, 책상, 숟가락 등 온갖 삼라만상에 생명을 불어넣어 사람과 무생물간의 의식 교류가 활발해 이야기가 다양하고 재밌는 편이다. 갈등 관계가 형성될 때 사람끼리 직접 다퉈 해결하기 보다는 매개체로 의인화한 사물이 등장한다. 우리나라는 사물이 주인공이 돼 처음부터 이야기를 진행하는 방식이 많지만 일본은 스토리 전개 중간에 사물을 끼워 넣어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방식을 취한다. 김은숙 작가는 일본 동화가 잔인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우리나라 아이들에겐 적합하다고 추천했다. 이 책을 추천합니다 | <늑대 숲, 소쿠리 숲, 도둑 숲> 미야자와 겐지 지음, 논장, 6천 원 일본의 대표 작가이자 어린이 판타지 문학의 대가 미야자와 겐지의 동화 9편이 들어있다. 사람과 숲의 교감을 통해 진정한 인간성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미야자와 겐지는 우리나라에선 <은하철도의 밤>으로 유명하다. 초등학교 3학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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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문학의 모태인 ‘인도 동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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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이야기 문학의 모태는 인도. 이곳에서 아라비아, 서양, 중국 등지로 이야기가 전파됐다. 옛 이야기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이를 현대화한 동화가 주류를 이룬다. 최근 들어 인도 문화 예술, 독립 투쟁의 역사 등을 다룬 창작동화가 나오고 있다. 인도 동화는 돈에 크게 휘둘리지 않는다는 게 인상적이다. 대부분의 이야기 속에 가난이 도덕적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설정이 들어있다. 돈이 있으면 돈이 있는 데로, 없으면 없는 데로 받아들인다. 공동체 생활에 초점을 맞춘 동화도 많다. 공동체를 중시하는 사상이 이야기 속에 배어있으며 신성시하는 동물, 꽃 등이 매개체가 되어 어린이의 어려움·슬픔 등을 표현한다. 동화 속에 여러 형이상학적인 신이 등장하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책을 추천합니다 | <아이러브 아시아> 황금물고기 지음, 교학사, 9천 원 인도 등 전 세계 14개 국가의 옛 이야기 중 각 민족과 나라의 특성이 잘 드러난 이야기들을 골라 묶은 책. 인도의 ‘앵무새 힘슉’이야기가 실려 있다.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앵무새 힘슉을 통해 나라를 현명하게 다스리는 지혜가 어떤 것인지 생각하게 한다. 이야기 끝에 각 나라의 정보가 간략하게 요약돼 있다. 초등학교 3학년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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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어른들을 위한 이야기 ‘독일 동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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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밀히 말하면 독일에는 동화가 없다. ‘메르헨(merchen)’이라는 짧은 이야기가 있을 뿐이다. 김은숙 작가는 독일 동화는 어린이용만이 아니라 어른이 읽어도 좋은 작품이 많다고 전한다. 메시지가 깊고 철학적인 작품이 많아 깊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작품이 많다. 그래서 김 작가는 독일 동화를 꼭 읽어볼 것을 권했다. 동화라는 용어는 일본에서 처음 사용했다. 독일 문학을 번역하면서 편의상 동화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림동화>도 본디 <그림 민담집>이다. 안데르센 동화에 잔인한 장면이 있는 것도 어린이가 타깃이 아니기 때문. 우리나라 아이들이 읽는 안데르센 동화는 어린이용으로 순화한 것이다. 독일 동화에는 고양이가 자주 등장한다. 독일에서 고양이는 현자로 통하는 동물. 항상 누군가를 돕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고양이는 그런 인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선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걸 강조하며 나눔의 미학이 바탕에 깔려있다. 이 책을 추천합니다 | <까만 아기 양> 엘리자베스 쇼 지음, 푸른그림책, 7천500원 혼자만 까만 털을 가진 아기 양의 이야기를 통해 남과 다름이 부끄럽거나 손가락질 받을 일이 아니라는 걸 알려준다. 이해와 관용, 나아가 인권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마련한다. 엘리자베스 쇼는 북아일랜드 출신이지만 독일에서 주로 활동했으며 (옛)동독예술상, 캐테 콜비츠 상 등을 수상했다. 초등학교 1·2학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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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하고 스케일이 큰 ‘러시아 동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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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동화는 판타스틱한 면이 많고 방대한 민담의 유산에 힘입어 스케일도 크다. 또 이야기 분량이 굉장히 긴 편이다. 어린이 책이지만 짧은 이야기는 거의 없을 정도. 밤의 길이가 길고 백야가 있는 등 환경적인 영향이 컸기에 이런 특색이 나타났다고 한다. 농노와 귀족간의 갈등이 작품을 통해 드러나는 것도 러시아 동화의 고유성이다. 김은숙 작가의 설명이 이어진다. “19세기 낭만주의 영향을 받아 민중의 이야기가 모두 동화 속으로 흡수됐어요. 주로 마법 이야기 안에서 민중의 소리를 담아냈죠. 초자연적인 힘이나 조력자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극복, 새로운 세계와 만나는 식이예요. 러시아혁명 이후에는 사회주의 현실에 맞게 사실주의적 이야기가 주류를 이룹니다.” 정병규 책임연구원은 러시아 동화의 예술성에 주목한다. “사회주의 시절 러시아는 국가가 예술가를 지원해 안정적으로 작품활 동을 할 수 있었죠. 그래서 이 시기 작품들이 예술성이 높습니다. 구성주의 작가의 그림을 삽화로 쓴 동화책도 많아요. 초등학교에 올라가면 그림책을 안 읽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필요가 없어요. 그림책을 통해 양질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잖아요. 동화책 속에 미술관이 있거든요.” 이 책을 추천합니다 | <장갑> 에우게니 M. 라쵸프 지음, 한림출판사, 7천 원 우크라이나 민담으로 어린이 그림책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작품. 할아버지가 떨어뜨린 장갑 한 짝에 일곱 명의 동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이야기다. 비좁은 공간이지만 불평 없이 사는 동물들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에우게니 M.라쵸프는 러시아 그림책 작가 중 1인자로 손꼽히는 작가. 유아용. 이밖에 유아용 러시아 동화로 <그림이 있는 책방 코>(니콜라이 고골 원작, 보림) <일등이 되고 싶은 아이에 관한 책>(블라디미르 라둔스키 지음, 베틀북) 등이 있다. 초등학교 전 학년이 읽기에 좋은 책으론 <야콥과 일곱 명의 도둑>(마돈나 지음, 문학사상사)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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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인 ‘프랑스 동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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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이야기보다는 시적이고 철학적인 작품이 많다. 이는 철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프랑스의 정서 때문. 정병규 책임연구원은 “프랑스는 중·고등학교 주요 교과목으로 철학이 들어갈 정도로 철학을 중시한다. 철학이 어렵다는 편견 대신 생활 곳곳에서 철학을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동화에도 이런 경향이 반영된다”고 설명한다. 프랑스 동화는 또 여성이 주축을 이루어 이야기를 듣고 들려주는 17세기 후반, 살롱 문화의 영향을 받아 요정이 등장하는 동화가 많은 편이다. 이 책을 추천합니다 | <어리석은 농부와 귀신들의 합창> 나세르 케미르 지음, 솔, 8천500원 귀신들이 인간 세상에 전하는 메시지 아라비아의 옛이야기를 독특한 삽화와 함께 담았다. 다양한 세상의 일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자녀에게 읽히면 좋을 책으로 뽑혔다. 초등학교 저학년용. 환경문제를 다룬 <마지막 거인>(프랑수아 플라스 지음, 디자인 하우스), 동화라기보다는 시를 읊조리는 듯한 분위기의 <들소 소년>(올라프 베이커 지음, 소년한길)은 초등학교 2학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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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애 강조한 ‘미국 동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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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유럽 동화를 그대로 들여온 게 많을 정도로 문화적 전통이나 토대가 약한 편이다. 뿌리가 약하다 보니 미국적인 것을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개척 정신, 흑인 노예 문제 등을 다루는 교훈적인 애국동화가 대다수. 마크 트웨인,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등의 등장으로 주제의 폭이 넓어졌다. 특히 가족애를 강조한다. [이 책을 추천합니다] <이누이트 소년의 노래>(피터르 랭기스 지음, 웅진주니어, 8천원) 좀처럼 보기 드문 에스키모 문화권의 이야기. 이누잇은 에스키모의 공식명칭이다. 100여 년 전 일곱 살의 나이에 북극 탐험대에 이끌려 뉴욕으로 왔던 에스키모 소년의 실화를 토대로 했다. 초등학교 고학년용. 초등학교 3~4학년에겐 비폭력 대화를 동화 형식으로 표현한 <자칼마을의 소년 시장>(리타 헤이조그 지음, 바오)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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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순수 창작 동화도 읽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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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5~6학년 <지하철을 타고서> 어린 남매가 부모 없이 지하철을 타고 할머니 댁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고대영 지음, 길벗어린이, 8천 500원) <곱슬곱슬 머리띠> 일곱 살 난 여자아이의 유치원 적응기. 아이들의 생생한 감정과 상황 묘사가 돋보인다.(이현영 지음, 사계절, 9천원) ● 초등학교 3~4학년 <까만 달걀> 혼혈 가족의 아이가 미술 시간에 가족 모습을 그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종 갈등 문제에 관해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안은진 지음, 샘터, 7천200원) ● 초등학교 1~2학년 <팔도 전래 이야기> 각 지방에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래 동화 이야기를 8권에 모았다. (한상수 지음, 교학사, 7만8천400원) <검정 연필 선생님> 세대 차이, 교육 현실, 가족 간의 갈등 등 현실 속 이야기를 풍자한 동화.(김리리 지음, 창비, 8천500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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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글 감사합니다.
거론된 책들 골라서 읽혀 봐야겠에요 좋은글 감사요~*^^*
감사합니다 저도 울 아그들에게 선물 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