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산 산신제(2012년)

[변명규(6회)]

                                 재구초중 산악회 미륵산 산신제

                                                   2012. 2. 5(일)

재구초계중학교 산악회 산신제를 올리기로 한 날이다. 08시경 대구시를 빠져나와 동양의 나폴리라고 하는 통영 미륵산을 향해 달렸다. 날씨가 흐려 하늘이 땅으로 완전히 내려앉아 가시거리가 가까워 답답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이틀 전만해도 기록적인 한파가 전국을 강타하였다. 서울이 영하 17도를 넘기고 경북 봉화는 영하 27도라는 기록을 세웠다. 대구도 영하 12도를 넘겼다. 거기다 서해안 강원도 쪽에는 눈까지 겹쳐 힘들게 하고 있다. 산행이 어려울 것 이라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날씨가 풀려 평년 기온을 되찾았다. 아침을 먹기 위해 현풍휴게소로 들어갔다. 벌써 관광버스가 다닥다닥 정열을 하고 마치 장병들의 사열하는 모습이다. 주차 공간을 비집고 식사를 배부하고 군데군데 흩어져 아침을 먹어야 했다. 따뜻한 추어탕에 밥을 말아 먹으니 허기도 면하고 추위도 물러갔다.

11시가 다 되어 등산로 입구에 도착했다. 체조로 몸을 풀고 산을 탔다. 우리는 우측등산로를 택했다. 관음사는 등산로에서 조금 들어가야 하고, 도솔암은 바로 길에서 가까웠다. 하지만 산신제를 올리고 점심을 먹기로 했기 때문에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그대로 올랐다. 잔뜩 찌푸린 날씨가 기어이 행토를 부렸다.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두들 눈에 대한 걱정은 전혀 하지 않는 눈치다. 이곳 바닷가에는 눈이 쌓이지 않는 다는 결론이었다. 나도 그런 경험이 있어 쌓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참을 올라 미륵치라고 하는 능선에 올라서니 큰 돌탑이 미완성인 채 누군가 자신의 몸을 완성시켜 줄 사람을 애타게 기다리는 것 같았다. 푯말을 보니 거기가 4거리였다. 정상방향(0.8Km), 용화사 광장 방향(우리가 올라온 길, 1.0Km), 현금산 방향(1.1Km), 피밭등 약수터(1.0Km)의 네 갈래 이정표가 갈 길을 친절하게 안내해 주고 있었다. 쉬어가면 좋으련만 주위를 둘러보고는 그대로 올라간다. 나도 따를 수밖에 없었다. 모두들 잘도 모른다. 쉬지 않고 계속 오를 기세다. 나처럼 쉬어가고 싶은 일행이 있었나 보다. 쉬어가자고 했다. 길옆의 공터에 자리 잡으려고 하니 앉을만한 돌 위에 눈이 먼저 자리 잡고 있었다. 산행에서 쉴 때마다 간식이 나온다. 누군가 강정을 나누고, 귤도 배급되었다.

                                              

                                                                                  몸을 풀고

              

                                                              출발!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바위들이 산을 차지하고 있다. 8부 능선 정도까지는 돌이 많긴 해도 흙, 나뭇잎, 풀과 관목들이 있어 돌을 감추고 있었지만 위쪽은 바위들이 그들의 보금자리를 만들어 큰소리 치고 있는 것 같았다. 왜 미륵산이라고 했을까? 미륵불이 거처할 곳이라고 미륵산, 또는 장차 미륵불이 내려와 용화수 아래에서 삼회설법으로 중생을 제도하리라는 불교 설화에서 유래된 이름이라고도 한다.

정상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았다. 길이 좁아 오르는 사람, 내려오는 사람 중 한쪽이 기다려야 할 곳도 종종 나타나 인사를 나누게 하였다. 눈은 계속 내렸다. 내린 눈은 하얀 솜털 흉내를 내며 등산객의 발길 따라 흩어지면서 길을 비켜 준다. 힘들게 올라가는 등산객들에게 방해를 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얼굴과 손은 시려도 등에는 땀이 베인다. 미륵산 정상 바로 아래서 쳐다보는 경치가 아름다웠다. 일행을 세우고 정상의 사람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했다. 바위에 우뚝 선 자세, 바람에 날린 눈이 사진기 화면에 무늬를 만들고, 뒤로는 정상을 정복한 기분에 취하여 환호하는 등산객들이 멋진 배경을 만들어 주었다. 참으로 아름다운 한 폭의 멋진 작품이었다.

                

                                             미륵산 정상 아래서

드디어 정상. 사방을 조망한다. 하지만 구름이 온통 산을 감싸고 눈만 뿌리면서 통영 바다의 아름다움을 모두 감춰버렸다. 이곳의 진수는 바다와 섬들, 배들의 질주, 점점이 자리 잡은 마을과 집들이 만들어 내는 멋진 작품인데 그것을 볼 수가 없었다. 구름이 얄밉다. 그래도 계속 눈을 뿌리며 상서로움을 내려주고 있으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일행들이 모두 올라왔다. 산이름(彌勒山)과 높이(461m)가 적힌 표지석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였다. 오래 있을 수 없어 다시 하산 길을 재촉했다. 등산로를 잘 아는 사람이 없어 왔던 길로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은 수월하다.

              

                                       미륵산 표식석 앞에서

                     케이블카 종점                                                 정상 아래쪽 바위

먼저 내려온 일행 다섯 명이 도솔암에 들어갔다. 한적하다. 관음전이 절의 대웅전 역할을 하고 있었다. 미륵산 일대에는 이름과 같이 절이 많은 편이라고 한다. 용화사, 미래사, 관음사, 도솔암. 그 중에서도 이 도솔암이 제일 오래된 고찰이라고 하는데. 고려 태조 때 고승 도솔 스님이 창건하였다고 한다.

                       

                                                          관음전(회원이 인사하러)

                          

                                                    관음전 맞은편 보광루

                         도솔암 별전 도솔안 9층 탑

  주차장에 도착하니 13시가 넘어 있었다. 마침 가까운 곳에 산신제 모실만한 장소가 있어 준비하였다. 초등학교, 중학교 모두 나보다 두해 후배인 친구가 고풍을 잘 알고 있어 준비해온 것으로 제를 준비했다. 금년에는 상가에 갔다 왔다며 참예는 못하고 제사 과정을 지휘했다. 3관(초헌, 아헌, 종헌관)이 예를 올리고 나머지 참예는 모둠 모둠으로 예를 올리면서 금년 한 해도 무사하고, 건강과 즐거움, 그리고 화합하는 산악회가 되기를 기원했다.

음복주를 나누고, 준비한 음식을 나누어 먹고, 떡은 전 회원에게 팩에 담아 나누어 주었다. 점심은 식당에 준비했다고 한다. 찬 음식을 먹으니 한기가 밀려온다. 눈이 계속 내리며 식당으로 빨리 가라고 재촉한다.

                                          초헌관(산악회장) 집례

 

                              회원 집례 일동 참례

                                 

                                                                  우리부터 먼저

                        신령님과 함께 기념 촬영(신령님 찾아 보세요)

 넓은 주차장, 선착장이 있는 곳, 통영의 특산물과 횟집들이 거물을 치고 있었다. 리조트 횟집에서 회를 맛있게 먹고 나와 주차장에서 귀한 손님을 만났다. 중연 여인이 먼저 인사를 한다. 동창회장님이 아니냐고. 알고 보니 부산에 있는 동문이었다. 일행이 몇 명 되었다. 부산동문회 수석 부회장도 보따리를 들고 나타났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들은 산악회가 아니고 친구들 몇몇이 나들이를 나왔다고 했다.

점심 식당 맛있게 드세요

        

                                                    회맛 술맛 좋다.

                                 부산 동문을 만나(양쪽 가)

버스는 다시 대구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이번 산행에서도 갈 때는 버스 안에서 강의 시간이 이어졌고, 돌아 올 때는 가요방, 무도회장이 신들린 사람처럼 정신없이 몸을 혹사 시켰다. 그런데도 몸과 마음이 오히려 홀가분한 기분이다. 인간의 정신력은 참으로 묘한 것 같다. 우리나라 관광버스가 겪는 고통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안학동(15회)]

회장님 모교의 졸업식에 참석하시느라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정무상(20회)대구]

역쉬 총회장님의 글이 올라오니 온 천지가 환 합니다.
여기도 가끔 들리셔서 좋은 말씀 남겨주시고 이끌어 주시길...

[강호천(21회)]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항상 좋은 글과말씀 또한 건강한 모습 존경합니다.

[진덕자(17회)]

회장님 눈 까지 날리는 날 산행하시고 좋은 영상과 글 올려 주셨어 잘 보고갑니다.늘 건강하시고 좋은 시간되세요.

[변명규(6회)]

좋은 말씀들 감사합니다. 늘 건강, 행복이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