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주위가 캄캄한 새벽 5시, 수원 광교 이의중학교 앞!!!
낮 익은 얼굴들이 산행을 위해 집결 완료하고, 운전기사에게 담배 한대 필 수 있는 시간을 준 후 5시 5분 경 이번 산행의 목적지인 오대산(소금강) 노인봉을 향해 출발했다.
당초 계획은 6시 출발예정이었으나 전주 단풍을 보기 위한 행락객들로 미어터졌었다는 인터넷 뉴스를 접하고 급거 1시간 앞당기기로 하였다.
원래 부지런한 건지 아니면 나이를 먹어 새벽잠이 없어진 탓인지 그 꼭두새벽에 한치의 어김도 없이 모인 걸 보고 난 속으로 감탄하였다.
우리가 탄 승용차는 곧바로 영동고속도로에 진입, 워낙 일찍 움직인 터라 별 막힘없이 달릴 수 있었고 문막휴게소에 도착하여 아침식사를 하였다.
그리고 진부IC를 나와 진고개 휴게소에 도착한 것이 7시 20분경!!
자동차를 주차하고 등산 채비를 하는데 곧바로 먼저 강릉에 내려가 있던 김철기가 도착하여 합류하였고, 휴게소 안에서 철기를 휴게소까지 태우고 온 강농 출신 친구와 커피 한잔을 한 후 7시 55분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였다.
참고로 진고개 휴게소의 높이는 해발 960m!!!
강 내지 하천에 있던 돌로 잘 정비된 등산로를 따라 노인봉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고, 요 며칠 전부터 내려간 기온 때문인지 공기는 차갑고 등산 스틱을 잡은 손이 시려왔지만 맑은 공기의 상쾌함 만은 그 어디에도 비견될 수 없는 것이었다.
부지런히 걸음을 옮겨 앞에 가는 팀들을 추월하여 이내 도착한 것이 해발 1,338미터의 노인봉 정상!!! 약 1시간 10분 소요되었다.
정상 주변의 단풍은 모두 떨어져 있었으나,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소금강 입구에서 진고개로 올라오는 도로 주변은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여기서 동해바다, 황병산, 풍력단지 등 주변의 풍광에 흠뻑 취해 사진 촬영과 함께 잠시 머문 뒤 올라오면서 점 찍어 둔 곳에서 정상주 타임을 갖기 위해 자리를 떴다.
넉넉하고 펑퍼짐한 바위인 이곳에서 우리는 초당두부와 김치 등을 안주로 탁배기 잔을 기울였고, 과유불급이라는 지난 산행에서의 학습효과 때문인지 우리는 간단하게 막걸리 2통을 비우고 본격적인 하산 시작하였다.
약 30~40분쯤 내려왔을까? 엄청난 고바위에서 헉헉거리는 청년들을 보고 어디서 왔냐고 물으니 고등학교 우리 후배들이더라!!! 올해 3학년이라고…….
그 녀석들 소금강 주차장에서부터 3시간을 올라왔다고 하던데, 꽤나 힘든가 보더라.
즈네들도 다음부턴 내려가는 길을 타야겠다고 하더군!!!
우리가 봐도 경사도가 장난이 아니던데, 힘들지 않으면 이상한 거지……
아직 1시간은 더 올라가야 할 것 같은데………
급경사 구간을 내려오니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서 그 다음부턴 멋진 계곡이 입구까지 계속 이어져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 주었다.
정상부는 이미 단풍이 떨어졌으나, 낙영폭포 아래는 그래도 단풍이 그런대로 좀 남아있어 단풍의 끝자락을 보러 간 우리들을 실망시키진 않게 하였다.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내려오다 12시가 조금 넘은 시각 중식을 위해 다시 자리를 잡고 준비해 온 각자의 음식물을 꺼냈는데…. 허걱
종욱이 배낭에선 알타리 무(일명 달랑무) 김치 등 무거운 것들이 잔뜩…….
종욱이는 집사람한테 얼마나 밉보였으면 이렇게 무거운 것만 싸 주었겠느냐고 우스갯소리고 하였는데, 우리는 그렇게 무거운 것만 가지고 온 친구에게 진고개 휴게소에서 막걸리 등 짐을 나누어 넣을 때 2리터 짜리 온수통을 친구에게 짊어지라고 했으니……
그렇잖아도 허리 쪽 신경이 눌러 발목부분이 아프다고 했었는데…..
암튼 미안했다 친구야!!!
여기서 각자 준비한 컵라면, 두루치기, 밥, 깁밥 등으로 점심식사를 하였다.
그런데 다들 먹는 걸 빼는 바람에 밥은 그냥 남겼고, 막걸리는 1병을 마시는데 그쳤다. 뒤풀이 때 더 맛있는 걸 먹을려는 심산이었는지? 배가 불러서였는지?............
하여튼 같이 간 선기 어부인 왈 “ 이 모임 분들은 많이 안드시네요!!! 라고 하더라.
그리고 계속 이어지는 하산길!!
계곡은 갈수기임에도 물이 제법 풍부하여 주변의 절경들과 함께 한층 멋진 경치를 연출하고 있었고, 등산로도 계곡을 따라 계속 이어져 있어 긴 코스에도 불구하고 그리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였다..
낙영폭포, 만물상, 귀면암, 백운대, 식당암 등을 거쳐 구룡폭포에 도착하였고, 여기서부터는 단체로 단풍놀이 온 행락객들 때문에 정체현상을 빚어 어쩔 수 없이 쉬엄쉬엄 내려올 수 밖에 없었고, 중간에 금강사에서 잠시 쉬었다가 철기가 주차해 놓은 캠핑장으로 내려왔는데, 이때의 시각이 2시 30분!!!
이번 산행은 먹는 거, 쉬는 거 포함하여 총 6시간 30분!!!
이정표를 보니 등산로 초입부분이 해발 270m에 노인봉 정상은 1,338m이고 (그러니깐 표고차 1,068m), 진고개까지 편도 13.3km에 소요시간은 6시간 50분이라고 되어 있던데, 우리가 하산길이었음에도 6시간 30분이 소요된 것은 2회의 막걸리 타임과 구룡폭포 아래서부터의 정체 현상으로 생각된다.
표고차가 1,000m 이상 되는 곳은 우리나라에 없을 것이란 얘기를 하며 내려왔는데, 올라가는 코스는 여간 힘든 게 아닐 것 이다.
노인봉 정상에서 만난 아저씨 曰 “여기 올라오면 노인이 된다고 해서 노인봉이라고 한다”라고 하던데, 이는 그만큼 힘들다는 얘기일 게다.
송천 약수터 인근 토종닭 잘한다는 집에 미리 전화로 예약하고 식당에 도착하였는데, 방안에 들어서는 순간 분위기가 왠지 어색……
식탁은 없고, 방 끝 쪽에서 2팀이 식사를 하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방바닥에 고스톱 대형으로 둘러 앉아 있더군!!!!
우리도 뻘쭘하니 방에 들어서 어색함을 지우려 벽에 기대어 주문한 음식을 기다렸는데, 이 집은 주방에서 상차림을 한 다음 상 채로 들고 들어오더군!!!
생각해 보니 괜찮은 방법인 것도 같더군!!!
곤드레나물, 나물취 등 모든 반찬이 맛있었고 같이 나온 감자떡도 일품이더라!!!
선기 말로는 그 위쪽에 있는 집이 원조라고 하던데, 주인장 말로는 그 곳은 자신의 누님이 운영하는 곳이라고 하더라!!!
철기가 등산을 시작하기 위해 주차해 놓은 진고개 휴게소까지 우리를 태워주어 이 곳에서 철기와 작별하고 4시 구성역을 향해 출발하였다.
고속도로는 가을 행락객들로 인해 지,정체를 반복하며 8시 40분에야 구성역에 도착하였고, 여기서 다음 산행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이번 산행은 일요일에 하다 보니 고속도로 지체와 다음날 출근이 걱정되어 많이들 참석하지 못한 것 같다.
다음 산행은 이번에 멀리 갔다 왔으니 서울 근교로 하자는 이야기를 차 안에서 나누며 올라왔다.
<함께한 친구들 : 김철기, 김중기, 함종욱, 김선기와 그의 어부인>
첫댓글 일요일을 아주 알차고 보람있게 지대루 산행하였다네,경치도좋고. 같이간 친구들 모두모두 즐거웠다네!!!
1월 한라산 가기전에 12월쯤 정기산행후 번개 함 더하자....그래야 한라산(왕복 약 20키로) 지대루 올라갈거여
친구들아 함께한 산행 즐거웠다. 다음 산행때 산에서 또 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