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110BFF4C4D53649C34)
1월 10일 용인체육관에서는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과 삼성생명의 경기가 열렸다.
신한은행과 삼성생명은 리그 1, 2위를 다투는 팀이다. 두 팀은 4시즌 동안 챔프전에서 격돌한 소위 '라이벌'이라고 불린다. 엄연히 따지면 신한은행과 삼성생명은 라이벌 관계가 아니다. 아니, 삼성생명의 전력으로는 신한은행의 라이벌이 될 수 없다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삼성생명은 간혹 신한은행에서 승리를 거두며 매 시즌 챔프전 상대가 되었다. '간혹' 이겨서는 라이벌이 될 수 없다. 10일 경기 역시 삼성생명은 신한은행의 라이벌이 될 수 없음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경기 초반 삼성생명은 10대 0까지 신한은행을 앞섰다. 그러나 신한은행 선수들에게 조급해 하는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잠시 흐름을 놓쳤을 뿐' 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 신한은행은 잠시 흐름을 놓쳤을 뿐이었다. 경기 양상이 신한은행 쪽으로 기우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신한은행에는 삼성생명의 심장과도 같은 이미선, 박정은을 봉쇄할 카드를 쥐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삼성생명은 신한은행의 라이벌이 될 수 없다.
신한은행이 단순히 정선민, 전주원, 하은주, 강영숙, 최윤아 등 호화 라인업으로 강하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신한은행이 리그 최강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유망주를 길러내는 데에도 일가견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MVP를 차지한 바 있는 최윤아를 제외하더라도 이연화, 김단비, 김연주 등 젊은 선수들이 시즌을 거듭할수록 성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신한은행의 신예 김단비는 박정은을 완벽하게 봉쇄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스피드, 파워, 체력에서 이미 김단비는 박정은을 위협할 수준으로 성장해 있었다. 이 날 경기에서 박정은은 경기 종료 4분 20초 전이 되어서야 진미정의 파울로 얻은 자유투로 첫 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 박정은은 포스트 업까지 펼쳐봤지만 김단비는 밀리지 않았다. 박정은이 1대1로 김단비를 뚫을 방법은 없었다. 박정은은 이 날 4득점에 그쳤다. 이호근 감독의 말대로 박정은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였다. 이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미 수비에서 많은 부담을 짊어지고 있는 박정은에게 김단비의 존재는 두고두고 부담으로 다가 올 것 같다.
이연화와 김연주는 공격도 급성장 했지만, 무엇보다 수비가 강해졌다. 어느 길목을 차단하고 상대의 공격에 맞춰 어떻게 수비 변화를 가져가야 할지 알고 있었다.
신한은행은 최강전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성공적인 리빌딩도 함께 이뤄가고 있었다. 전 세계에 어느 농구 팀이 우승과 리빌딩을 동시에 이루고 있단 말인가. 놀라울 따름이다. 지금의 신한은행이라면 국내 어느 프로스포츠 구단 보다 '무적'이라는 이름이 가장 잘 어울리는 팀이 아닐까.
정지욱 기자 블로그(http://blog.naver.com/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