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24일 교장 선생님과의 첫 통화 후 희망이 보였다.
올 해 11살인 우리 우진이도 동생처럼 메이플스토리를 보며 찐으로 웃을 수 있겠구나.
그날을 기대하며 처분하지 못한 만화책이 책장에 보관 중이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시작은 만만치 않았다.
19자? 일주일이면 가능하지!!라고 자만했던 나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몇 일을 학습하여 겨우 익인 ‘파’는 다음날 새로 학습한 ‘하’에게
맥없이 자리를 내어주었고
‘가’와 ‘자’는 그 작은 막대기 하나로 우진이를 괴롭혔다.
나의 깊은 한숨과 실망한 눈빛을
고스란히 느끼며 우진이는 좌절했다.
틀렸다고 지적 말 것! 잘한다고 반복 말 것! 확인하지 말 것! 등등
교장 선생님께서 그토록 당부 하셨던 금기 사항은 깨어진지 이미 오래다.
우진이는 나로 인해 ‘또 틀렸구나 역시 난 안 돼’ 라고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으며
나또한 ‘버럭 화나 낼 줄 알지! 이런 엄마 자격도 없는
내가 무슨 공부를 가르친다고!’라며
그 죄책감에 쉬어가는 날들이 많아졌다.
너무 쉬었나.. 싶을 때면 다시 시작하고.. 반복이었다.
그렇게 1년만에 19자를 완벽하게 익히는데 성공하였고
100글자표는 3개월 정도 걸렸으며,
받침은 비교적 수월하게 가는 듯 했다.
원리를 아는듯하여 그것이 더 기뻤다.
19자가 가장 중요하다고 하셨던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뇌리를 스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빨리 가고 싶은 욕심에
선생님께 연락드리지 않고 독단적으로 생각하여
무작정 책부터 읽히기 시작하였다.
그것도 문장이 제법 긴 책들로 말이다.
우진이는 책을 거부하였고 숨겼다.
내가 찾지 못하는 곳에 숨기느라
아직도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이 많다.
나또한 그런 날들에 지쳐갔었다.
최근 내 의지를 다 잡기 위해 동화책100권
읽기에 글을 올리게 되었다.
감사하게도 교장 선생님께서 먼저 연락을 주셨다.
또한 우진이가 책을 거부한 해답도 주셨다.
한 문장 정도로 된 6페이지 책을 600권 정도는
읽어야 스스로 이해한다고 하셨다.
그랬다.
그 책들은 우진이에게 너무 어려웠다.
미안했다. 기존의 책들을 정리하고 돌잡이 수준의 책들을 구입하여 다시 시작했다.
이제나 끝이 나려나 꽈배기 마냥 틀어진 몸으로
겨우 겨우 한 장씩 읽어갔던 그 지겨웠던 책이
금세 끝나버리니 진짜 끝인가? 하는 의문의 눈빛으로
마지막 장을 몇 번이고 넘겼다 확인 하더니 나를 보고 씨익~웃는다. 나도 덩달아 웃는다.
그리고는 요즘 하루에 5권까지 읽어내는 기적을 보여준다.
당연히 성질 급한 나는 성에 차지 않는다. 그럼에도 하루 하루 참아낸다.
‘꾸준히 참는 사람에게는 반듯이 성공이라는 보수가 주어 진다’라고 네이버가 알려줬다.
교장선생님 감사합니다. 이번에도 선생님께서 길을 찾아 주셨습니다.
자주 연락드리지 못하고 쉬어가는 날들이 많아지더라도
포기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희에게 아주 큰 선물을 주셨습니다. 베풀어 주신 은혜에 정말 감사합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
첫댓글 .....
2020.08.22.....시작
2021.03.21.....19음절 읽음.
2022.02.06.....동화책을 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