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면서>
코로나 19로 전 국민이 힘들어 하고 있다. 특히 의료진들의 헌신적인 봉사에 고개를 숙인다. 3개월 이상 행동에 제한을 받는 생활을 하니 스트레스가 엄청 쌓이는 것이 현실이다. 뉴스를 보니 5월 하순에는 뭔가 숨통이 트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그네님이 집콕하시면서 공부한 제주도 한라산 둘레길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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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생긴 녀석>
제주도 올레길과는 다른 트레킹으로 한라산 평균 해발 700~800m 높이에 만든 트레킹 코스다. 걷는 속도에 따라 5 일에서 1주일 정도 걸리는 거리다. 약 110km다. 우린 대중교통을 생각해서 5 코스로 나눠 일정을 계획했다. 나그네님께서 인터넷 검색과 현지 담당자와의 전화를 통해서 자세한 일정을 짜셨다. 문제는 4 코스까지는 개방 구간이라 이정표와 시그널이 있는데 마지막 5 코스는 미 개방 구간이라 이정표와 시그널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5 코스는 대부분 도로를 따라서 걷는다.
아인자 카페에 간단한 일정표를 올리고 동행자를 구하니 며칠 사이에 8명이 모였다. 너무 많으면 일정 추진에 무리가 있을 것 같아서 마감을 하고 추진하였다.
<5월 20일, 미팅>
여유있게 집을 나서서 공항에 가니 오크맨님과 모나리자님이 먼저 와 계신다. 얼마 후 나그네님도 도착하셨다. 모바일 티켓을 발권하니 카운터에 가지 않고 바로 출발 체크 인을 할 수 있어서 편했다. 3시 30분 출발인데 15분 연발을 한다. 제주 공항에 도착해서 고수님, 규리님을 만나 버스를 타고 숙소로 갔다. 꼭지님과 초승달님은 벌써 오셔서 숙소에 체크인하고 기다리신단다.
우리도 체크인을 하고 방을 배정받았는데 좁기는 하다. 그러나 18,000원에 조식 무료와 트윈 베드는 가성비 최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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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을 즐기는 아인자 특공대원들>
호텔 레스토랑에 모여 정식으로 인사를 나누고 나그네님의 자세한 일정을 안내 받았다. 질의 응답 시간을 거치면서 궁금증을 해소하고 무사히 완주하자고 결의하였다.
숙소에서 좀 걸어가면 우진 육계장이 있다. 그곳에서 든든한 저녁을 먹고 마트에 가서 내일 먹을 간식과 점심을 구입했다. 나는 초코파이, 물, 햇반을 샀다. 영양에서 오신 고수님이 밑반찬을 많이 준비하셔서 내일은 햇반을 각자 준비하면 점심이 해결된다고 했다. 숙소에 돌아와 내일 트레킹 배낭을 꾸리고 알람을 06:30에 맞췄다.
<5월 21일, 1코스 : 천아숲길+돌오름길+법정사 입구 = 21km>
어젯밤은 냉장고 모터 돌아가는 소리에 잠을 못 잤다. 그냥 밤샘을 했다는 느낌인데 오늘 제대로 체력이 나올지 걱정이다.호텔에서는 조식을 7시부터 8반 사이에 준다. 조식 내용은 식빵+밀감쨈+계란후라이+치즈+컵라면+오렌지 주스+커피+물이다.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고 컵라면 1개면 든든하다.
트레킹 배낭에 1.8리터 물 한 병, 점심, 간식, 카메라, 바람막이 등을 넣고 버스 터미널로 걸어간다.
5분 이내의 거리라 편하게 걷는다. 240번 버스는 06:30에 첫 차가 출발하고 1시간 배차 간격이다. 우린 08:30 버스를 타고 천아 숲길 입구에서 내렸다. 40 여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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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같은 길이 이어진다>
단체 인증샷을 찍고 아스팔트 길을 걸어간다. 오크맨님과 나는 트랭글을 작동시켰다. 거리와 시간을 자동으로 기록하는 앱이다. 샛노란 서양민들레가 길가에 많이 보인다. 물이 없는 계곡을 건너는데 앞서 가던 팀은 입구를 잘 못 찾아서 알바를 한다. 조금 걸으면 가파른 오르막이 나타나는데 정말 죽을 맛이다. 숨이 가빠지고 종아리 근육이 땡기는 일이 생긴다. 역시 오르막은 힘들다.
그 후로는 평지와 같은 길을 걸었다. 12시 넘어 적당한 자리에서 점심을 먹었다. 음나무 순인 개두릅 나물을 고수님이 준비해 오셔서 별미로 맛있게 먹었다. 그 많은 반찬을 캐리어에 담아 오셨다니 정성이 대단하신 분이었다. 파프리카, 양념장, 멸치, 초장 등등 너무 많았다. 고수님 감사합니다. 나그네님과 나는 햇반 두개씩을 먹었다. 꿀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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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무 숲이 자주 보였다>
한라산 둘레길은 코코넛 멍석을 깐 곳이 있어서 걷기에 좋았다. 삼나무 숲이 나타나고, 때론 조릿대 숲이 나타나기도 해서 지루하지는 않았으나 숲속이라 포토 존은 많지 않았다. 그저 발밑을 보면서 걸을 때가 많았다. 그러다가 지치면 "5분 휴식! water time!"을 외친다
돌오름을 나와서 서린오름 전망대를 거쳐 법정사 입구까지 도로를 따라서 걸었다. 도착해서 보니 4시 10분이다. 21km를 7시간 걸은 것이다. 240번 버스를 타고 제주 시내로 왔다.
첫댓글 맥님 진짜 작가시네요! 그날이 생생하게 떠오르네요!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