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27일, 화요일, Sardinia 섬 Ferry (오늘의 경비 US $130: 페리선 46.60, 기차 53.50, 택시 15, 맥주 2, 환율 US $1 = 0.9 euro) 오늘 아침 8시 40분 기차로 Catania를 떠나서 오후 4시 15분에 Naples에 도착했다. 저녁 7시에 Sardinia 섬 Cagliari로 가는 페리선을 타기 위해서 며칠 전에 여행했던 Naples에 다시 들린 것이다. 오늘 또 자전거 문제가 생겼다. 아침에 Catania 숙소를 나와서 기차역으로 가려고 자전거에 올랐는데 핸들과 바퀴가 따로 놀아서 똑바로 갈 수가 없다. 자전거를 세우고 앞바퀴 어디가 헐거워졌나 하고 살펴보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내부에 앞바퀴 포크와 (fork) 핸들이 접속되는 부분이 헐거워진 것 같다. 내가 없는 특별한 공구가 있어야 내부를 열어볼 수 있다. Cagliari 자전거 상점에 가서 알아봐야겠다. 얼마 전 Verona 자전거 상점에서 앞바퀴 창살을 (spoke) 고의적으로 푸는 못된 짓을 했는데 그때 핸들도 이상하게 만들었던 것이 아닌가 모르겠다. 이런 일은 제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참 못된 자전거 상점을 만나서 필요 없는 고생을 하고 있다. 이제 여행이 거의 끝나가고 있으니 한국에 가서 고쳐도 그만이다. 오늘도 참 좋은 날씨였다. Catania에서 Naples까지 오는 동안은 한국 동해안 같은 경치였다. 바다와 산이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경치였는데 기차 창문이 너무 더러워서 경치를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사진도 못 찍었다. 창문 좀 닦을 것이지. 다행히 Sicily 해협을 지나가는 약 30분 동안은 기차를 싣고 가는 페리선 갑판으로 올라가서 바다 경치를 구경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Naples 기차역에서 페리선 터미널까지 3km 정도는 원래 자전거로 가려고 했는데 자전거 문제가 생겨서 지하철로 갈까 하다가 택시를 타고 갔다. 택시 기사가 인상도 좋고 친절했는데 요금은 미터를 쓰지도 않고 (미터가 없는지도 모른다) 15 euro를 받는다. Naples에서는 택시를 한번 타면 무조건 15 euro인지도 모른다. 적어도 외국 관광객들에게는 그런지 모른다. 3km를 가는데 15 euro면 어떻게 봐도 바가지요금이다. 현지 사람들은 그렇게 많이 낼 것 같지 않다. Malta에서도 1km를 가는데 15 유로 바가지요금을 냈는데 그때는 밤 10시와 새벽 5시로 바가지요금이 통할 수 있는 시간이었으나 Naples에서는 그런 시간이 아니었다. 어쨌든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이탈리아나 Malta에도 바가지 택시요금이 있으니 한국에서 외국 관광객들이 가끔 바가지요금을 낸다는 것도 크게 나무라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이탈리아는 별로 마음에 안 드는 나라다. 선진국 대열에 낄 자격이 좀 부족한 나라 같다. 북이탈리아는 다를까 모르겠다. 일찍 페리선 터미널에 도착해서 한 시간 정도 근처 바에 가서 맥주 한 병을 시켜서 마시면서 같은 배를 타는 네덜란드 자전거여행객과 얘기를 나누었다. 8월초부터 12월말까지 약 4개월을 자전거로 여행하고 있다. 캠핑과 취사할 준비를 하고 왔는데 한 번도 캠핑을 못했단다. 캠핑장들은 9월말에는 대부분 닫는단다. 오늘 이 사람의 말을 들으니 내년에 유럽횡단 자전거여행을 할 때 캠핑할 생각은 아예 말아야겠다. 괜히 캠핑과 취사 준비를 하고 갔다가 이 사람처럼 캠핑을 못하게 되면 괜히 짐만 가지고 다니게 되는 것이다. 나도 2년 전 뉴질랜드 여행을 할 때도 캠핑과 취사 준비를 하고 떠났다가 캠핑을 포기하게 되어서 캠핑과 취사도구를 한국으로 보냈었다. 오후 5시 반쯤 페리선에 올랐는데 지금 7시 20분인데 7시에 떠난다는 배가 아직 안 떠나고 있다. 배에 선실이 있는 모양인데 나는 선실이 없이 넓은 라운지에 있는 소파에 자리를 잡았다. 사람이 많지 않으면 소파에 누어서 잘 수도 있을 것 같다. 내일 아침 8시경 Sardinia 섬 도시 Cagliari에 도착해서 숙소에 일찍 들어가서 푹 쉴 수 있다. 내일 Cagliari에서는 자전거상점에 들려보는 것 외에 관광 계획은 없다. Sardinia 섬과 Corsica 섬은 특별히 보고 싶은 것은 없고 그저 섬 남쪽 끝에서 북쪽 끝까지 버스를 타고 종단하는 것으로 만족할 셈이다. 오늘 Catania 기차역을 떠날 때 마지막 순간에 플랫폼을 바꾸었다. 플랫폼에 기차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갑자기 모두 움직이는 것을 보고 플랫폼이 바뀐 것을 알았다. 플랫폼 변경을 하는 방송은 이탈리아어와 영어로 하는데 영어 방송을 잘못하면 놓칠 수 있다. 그러나 기다리던 사람들이 모두 움직이는 것은 놓칠 수 없다. 그래서 나도 따라 갔는데 바뀐 플랫폼에는 기차가 벌써 도착해 있었다. 그렇게 마지막 순간에 플랫폼을 바꾸는 법이 어디 있나. 후진국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여행지도 Messina 기차역에서 기차를 페리선에 싣고 Sicily 해협을 건너는 동안 페리선 갑판으로 올라왔다 페리선이 Messina 항구 밖으로 나가고 있는데 경치가 아름답다 아름다운 탑이 나온다 등대 역할을 하는 탑인 것 같다 영화 “Patton"에도 나왔던 도시 Messina 전경 Sicily 해협 건너 이탈리아 본토 쪽이 보인다 Sardinia 섬 페리선 소파에 잠자리를 잡았다, 손님들은 대부분 선실에서 자는 듯 로비는 거의 텅 비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