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미생물과 미래의 건강 (강용호)
인체 미생물의 중요성
우리 주변에는 너무 작아서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작은 미생물들이 존재하고 있다.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운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 원생동물은 크기가 다양하다. 가장 사이즈가 작은 바이러스는 직경이 20~300나노미터(nm)이며 전자현미경으로만 관찰할 수 있다. 박테리아의 크기는 0.2~10 마이크로미터(μm)이어서 물체를 1,000~1,500배 확대하는 고배율 광학현미경을 사용하면 눈으로 볼 수 있다. 효모(yeast)를 포함하는 곰팡이(mold)의 크기는 3~40 마이크로미터이고, 원생동물의 크기는 10~50 마이크로미터이어서, 이들은 물체를 400~1,000배 확대하는 표준 광학현미경을 사용하면 관찰할 수 있다.
공기와 물과 음식에는 많은 미생물들이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들의 호흡이나 음식물을 통하여 인체 내로 들어오는 미생물들도 많다. 체내로 들어온 미생물들은 입, 식도, 위, 소장, 대장을 통과하여 결국 체외로 배출되어 자연 환경에서 순환된다. 미생물들이 일단 인체에 들어오면 매우 작은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생명체 고유의 기능을 작동하며 새롭게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려고 최대한 노력한다. 그러한 미생물들의 성장이나 대사산물이 인체에 질병을 유발할 때는 우리 몸속의 면역 세포들이 힘을 합하여 제거하지만, 건강증진에 도움을 주는 유익한 미생물들은 제거하지 않고 공생 관계를 유지한다.
신생아는 면역 체계가 미성숙하기 때문에 미생물에 의한 감염에 더 취약하다. 이 시기에 엄마의 모유는 신생아의 건강을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엄마의 모유에는 아기의 영양에 필요한 단백질, 지방, 비타민, 미네랄과 함께 올리고당이라는 다당류가 포함되어 있다.
모유에 포함된 올리고당은 아기가 소화할 수 없는 물질이지만, 비피도박테리움과 같은 유익한 장내 박테리아의 먹이로 작용해 유산균의 성장을 촉진한다. 유산균의 성장은 유해균이 장에 정착하는 것을 방지하여 아직 면역 체계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신생아의 건강을 보호한다. 그러므로 엄마의 모유에는 아기의 성장에 꼭 필요한 영양소 외에도 공생하는 미생물의 성장을 돕는 영양소도 함께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이렇게 영양소를 이용한 식이 요법은 신생아의 건강관리는 물론 성인의 건강관리를 위한 방법에도 효과적이다. 과학적인 연구에 의하면 식이 요법을 통해 유익한 장내 미생물의 성장을 촉진하는 전략이 면역노화가 진행되는 노인의 건강을 증진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증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라는 단어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원생동물과 같이 우리 몸 안팎에 살고 있는 작은 미생물들의 집합체를 의미한다.
대부분 박테리아로 구성된 인체의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의 다양한 생리적 과정에 관여하며 우리들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장내의 공생 박테리아는 우리가 섭취한 음식에서 필요한 영양소를 추출하여 에너지원으로 공급하고, 인체에 필요한 다양한 비타민과 생리 활성 물질을 합성하며, 우리들의 면역 체계의 발달과 조절작용에도 기여한다. 그러므로 평소에 무심코 반복하는 식생활습관은 장내의 공생 박테리아의 구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개인의 건강에 많은 영향을 준다.
인체에 있는 미생물들은 대부분 식품을 통해 몸안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어떤 종류의 식품을 선호할 때 체내에 어떤 종류의 미생물들이 많이 분포하게 되는지, 또 그런 미생물들이 어떻게 인체에 유해하거나 유익한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자.
미생물의 자연생태계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단세포 생명체가 이 세상에 무수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네델란드의 안토니 반 레이우엔훅 (Antoni van Leeuwenhoek; 1632~1723)이었다. 그는 1676년에 스스로 만든 볼록렌즈로 곰팡이와 같은 미생물의 실체를 눈으로 볼 수 있었다. 레이우엔훅은 정규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기에 이런 미생물의 발견을 자기만 모르고 있는 줄 알았다. 그는 의사인 친구에게 자신이 본 것을 물어보았는데 그 친구도 처음 보는 것이었기에 레이우엔훅이 발견한 내용을 라틴어로 작성하여 유럽 학회에 발표하였다. 그러자 영국왕립학회에서는 레이우엔훅의 작은 미생물의 발견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연구비를 지원하여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미생물의 세계가 점차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그로부터 약 200년이 지난 후,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미생물이 인체에 큰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인식한 사람은 독일인 의사 하인리히 헤르만 코흐(Heinrich Hermann Robert Koch, 1843~ 1910)이었다. 그는 아내가 생일선물로 사준 현미경으로 미생물들을 관찰하다가, 특정한 박테리아가 인체에서 결핵과 같은 질병을 유발하고, 또 그것이 공기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전염도 될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이후부터 병원성 박테리아가 인체에서 특정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자, 영국의 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Alexander Fleming, 1881~1955)은 병원성 박테리아를 죽일 수 있는 물질을 약용식물의 추출물에서 찾으려고 노력하였다. 어느 날 그는 여름휴가를 다녀온 후 오염된 배지에서 자라고 있는 푸른 곰팡이(Penicillium notatum) 주변에는 박테리아들이 증식하지 못하는 신기한 현상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것은 플레밍이 오랫동안 연구하면서 늘 보고 싶어하던 그런 장면이었다. 인간을 죽이는 무기는 인간이 가장 잘 만들듯이, 미생물인 박테리아를 죽이는 무기는 역시 미생물인 곰팡이가 가장 잘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 당시의 과학적 수준으로는 푸른 곰팡이가 만드는 이 대사산물의 정체를 밝혀 내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이 진행되면서 많은 군인들이 상처가 난 부위에 있던 박테리아의 감염으로 사망하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영국의 일부 과학자들이 미국으로 건너가서 인류 최초로 곰팡이를 생물배양기에서 대량으로 배양하여 '페니실린'이라는 항생제를 의약품으로 개발하는데 성공하였다. 페니실린이 '기적의 약'으로 알려지면서 다양한 종류의 박테리아들을 죽일 수 있는 새로운 항생제들이 많이 개발되었다.
그러나 항생제의 무분별한 오남용으로 인하여 자연계에서 항생제에도 죽지 않는 내성 박테리아가 등장하자, 현재는 항생제의 오남용을 막기위하여 의사의 승인하에 사용하도록 법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미생물에 대한 이런 역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미생물의 세계에서도 식물이나 동물의 생태계와 비슷하게 각자의 생존을 위하여 이웃하는 미생물을 죽이기도 하고, 서로 협력하기도 하는, 미생물의 자연 생태계가 존재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미생물의 존재는 1670년대부터 인간 세상에 알려졌지만 자연환경에서 서로 경쟁하거나 공생하며 살아가는 미생물들을 인공적으로 배양하기가 쉽지 않아서 미생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제한적으로 진행되었다. 현재까지 알려진 미생물의 종류는 하늘과 땅과 지하와 바다에 분포하는 지구 전체 미생물의 종류에 비하면 아마 1%도 안 될 것이다.
박테리아보다 크기가 훨씬 더 작은 바이러스는 18세기 말에 유럽의 담배 산업이 번창할 때 담뱃잎의 질병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알려지게 되었다. 1892년 러시아의 과학자 드미트리 이오시포비치 이바노프스키(Dmitri Iosifovich Ivanovsky)는 병원균으로 감염된 담뱃잎 추출물이 박테리아를 걸러낼 수 있는 필터 과정을 거쳤는데도 불구하고 감염성이 유지되는 것을 보고, 이것은 박테리아가 만들어낸 독성물질 때문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6년 뒤인 1898년에 네덜란드의 과학자 마르티누스 베이제린크(Martinus Beijerinck)는 같은 실험을 반복하다가, 박테리아를 걸러낼 수 있는 필터 처리된 용액에 새로운 형태의 감염체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이러스는 박테리아보다 크기가 10~100배 정도 작기 때문에 고배율 광학현미경으로는 바이러스의 실체를 확인할 수 없었다. 그로부터 약 40년이 지난 1932년에 독일의 과학자 헬무트 루스카(Helmut G. P. Ruska)는 새롭게 개발된 전자현미경을 사용하여 담뱃잎에서 추출한 바이러스의 모습을 촬영하는데 성공하여 바이러스의 실체가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바이러스에는 살아있는 유기체의 유전물질인 리보핵산(RNA)이나 디옥시리보핵산(DNA)의 일부분만 갖고 있기 때문에 증식하려면 반드시 다른 숙주 세포를 이용해야 한다. 따라서 바이러스는 '미생물'로 분류되는 것이 아니라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에 존재하는 '개체'로 분류된다. 바이러스 개체는 박테리아와 같은 생명체는 아니지만 숙주의 생명정보 체계를 자신의 증식에 유리하도록 조절할 수 있는 특별한 기능을 갖고 있다.
바이러스의 기원은 알지 못하지만, 바이러스의 종류는 미생물, 식물, 동물 등 지구상의 모든 생물을 감염시킬 수 있을 정도로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많다. 자연생태계에서는 한 종이 다수를 차지하게 되면 그 종과 연관된 바이러스의 수도 함께 늘어나서 그 종의 증식이 억제된다. 반대로, 환경 조건이 좋지 않아서 숙주의 수가 감소하면 일부 바이러스는 숙주의 유전 물질에 들어가서 환경 조건이 개선될 때까지 휴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할 때 바이러스는 지구에 속한 자연 생태계가 종의 다양성을 유지하도록 도움을 주는 '조절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인체 미생물의 정보
미생물 세포는 식물세포나 동물세포보다 훨씬 구조가 간단하고 또 세포가 분열하는 주기(life-cycle)가 매우 짧다는 장점이 있어서 미생물을 이용하여 생명체의 '유전물질'이 무엇인지를 밝혀내려는 연구들이 진행되었다. 처음에는 생명체의 유전정보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매우 복잡한 물질로 이루어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20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단백질에 먼저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러나 곧 유전물질은 단백질이 아니라 네 종류의 핵산(A, T, C, G)으로 구성된 DNA라는 것이 알려지게 되었다.
미국의 제임스 듀이 왓슨(James Dewey Watson)과 영국의 프란시스 크릭(Francis Crick)이 1953년 유전물질인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발표하고 난 이후부터 DNA에 대한 연구는 매우 급속도로 발전하게 되었다. 약 20년이 지난 1973년에는 미국의 허버트 보이어(Herbert W. Boyer)와 스탠리 코헨(Stanley N. Cohen)에 의해서 인간이 원하는 부위의 DNA를 자르고 붙일 수 있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이 개발되었고, 4년 뒤인 1977년에는 영국의 프레더릭 생어(Frederick Sanger)가 실험실 규모에서 방사능 동위원소(32P & 35S)를 사용하여 DNA 염기서열을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였다.
그로부터 11년이 지난 1988년에는 미국에서 한번 실험으로 200~500개의 염기서열만을 분석할 수 있는 Sanger 염기서열 분석법을 이용하여 약 33억 개의 염기서열을 갖고 있는 인간의 염색체 염기서열 전체를 분석하겠다는 '무모한 도전'을 시도하면서 인체게놈연구(Human Genome Project)가 시작되었다.
제임스 듀이 왓슨(James Dewey Watson)은 국립인간게놈연구센터의 초대 소장으로 일했으며, 인간게놈프로젝트는 2003년 4월에 완료되었다. 새로운 도전은 새로운 기술을 창조하였다. 인간게놈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미국의 민간기업들에 의해서 '차세대 시퀀싱(Next-Generation Sequencing)'이라는 DNA 염기서열의 고속분석 방법이 개발되었다. 그 결과 한 사람의 23쌍 인간염색체 DNA를 전부 해독하는데 'Sanger 염기서열' 분석방법을 사용하면 약 13년이라는 시간과 미화 30억 달러가 필요한데 비하여, '차세대 시퀀싱(NGS)' 기술을 사용하면 약 1주일이라는 시간과 미화 1천 달러 정도면 가능하게 되었다. 개인이 원한다면 누구나 자신의 전체 염색체 DNA 염기서열을 파악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인체게놈연구를 진행하면서 얻은 경험을 확장하여, 미국에서는 2007년부터 인체의 피부, 입, 코, 대장, 질 등 인체의 여러 부위에서 발견되는 미생물 군집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인체미생물군집(Human Microbiome Project) 연구를 시작하였다. 2014년에 발표한 인체미생물군집의 1차 연구결과에 의하면, 인체의 세포수는 약 30조 개이고, 인체 세포수와 미생물 세포수의 비율은, 개인의 나이와 신체 구성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략 1:1 정도이다. 인체미생물군집 연구결과로 얻은 새로운 많은 정보는 인체에 분포하는 미생물군집이 인간의 건강이나 질병에 미치는 역할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과거에는 인체 속에 있는 미생물의 분리와 배양이 힘들어서 제대로 된 연구를 수행할 수 없었지만, 오늘날은 인체 미생물의 DNA를 분리하여 '차세대 시퀀싱' 기술을 이용하면 인체 속의 미생물의 분포나 밀도를 비교적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다. 건강한 사람과 특정한 질병을 갖고 있는 사람의 인체 미생물의 분포가 어떻게 달라져 있는가를 비교해 보면, 인체 속의 미생물들이 건강이나 노화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으며 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과학자들이 연구한 결과에 의하면, 그동안 인간에게 나타났던 각종 대사질환, 면역질환, 호흡기질환, 심혈관질환, 신경퇴행성질환, 노인성질환 등이 모두 인체에 있는 미생물 군집의 변화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100세 이상 노인들의 장내 미생물 군집을 조사하면서 장내 미생물 군집이 면역노화의 진행과 노년기의 기대수명에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정보는 일상적인 식생활습관을 통해 형성되는 인체 미생물들이 미래의 건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역사는 아는 것만큼 느낀다”라는 말이 있듯이, 미생물도 아는 것만큼 느낄 수 있다. 인체 미생물의 특성에 대하여 많이 알면 알수록 건강 증진을 위한 더 효과적인 방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입에 있는 박테리아
입안의 박테리아 수는 대장에 있는 박테리아 수의 1% 미만이나, 박테리아 종류는 약 700개 이상이다. 치태 1g에 수십억 개의 박테리아가 포함되어 있는데 성인은 침과 함께 하루에 약 1,500억 개의 구강 미생물이 몸 안으로 들어간다.
입안에 있는 미생물이 식도를 통하여 장으로 들어오면 신체 전반에 염증이나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는데 관여할 수 있다. 충치로 이가 빠진 사람은 위암에 걸릴 위험이 정상인보다 2배 높으며 식도암에 걸릴 위험도 1.5배 높다고 한다. 충치에서 자주 발견되는 미생물들은 다양한 종류의 암 발생과도 연관이 있다.
치아의 조직은 뇌신경과 연결되어 있으므로 치아가 손상되면 뇌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칫솔, 치실, 구강 청결제를 사용하여 치아, 잇몸, 입안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실은 칫솔이 닿지 않는 치아 사이의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러한 음식물 찌꺼기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으면 박테리아가 증식하여 잇몸 염증과 치은염, 치주염과 같은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만성적인 잇몸 질환이나 치주 질환은 치매,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발병과 연관될 수 있다.
최적의 치아 건강을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양치질을 하고, 치실을 사용하고, 구강 청결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구강 청결제는 입안의 박테리아 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식사 후에 양치질과 치실을 사용한 후 구강 청결제를 사용하는데, 일부 구강 미생물은 인체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구강 청결제는 30초 이하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입안에 분포하는 대표적인 박테리아는 푸소박테리움(Fusobacterium), 나이세리아(Neisseria), 프레보텔라(Prevotella), 타너렐라(Tannerella), 트레포네마(Treponema), 베일로넬라(Veillonella) 등이 있다. 입안의 미생물들이 치아나 잇몸 등 지지체에 붙어서 끈적끈적한 다당류와 단백질 등으로 이루어진 고분자 물질을 분비하여 생물막(biofilm)을 형성한 것을 치태(dental plaque)라고 부른다.
생물막이 형성되는 초기에는 산소가 있는 환경을 선호하는 호기성인 스트렙토코커스(Streptococcus), 방선균(Actinomyces) 등이 관여하나, 균체가 많아져서 생물막 내에 산소가 부족해지면 산소가 없는 환경을 선호하는 혐기성인 푸소박테리움(Fusobacterium), 트레포네마(Treponema) 등의 균주가 증식하게 된다.
많은 구강 미생물들이 포함되어 있는 생물막이 치아 표면의 무기질과 만나면 단단한 치석으로 변한다. 치석을 방치하면 잇몸이 부어오르고 출혈이 종종 발생하는 치은염이 되고, 치은염 상태가 지속되면 치아 주변의 조직이 손상을 입어서 치아가 흔들리는 치주염으로 발전한다.
치주염에서 자주 발견되는 박테리아 균주는 푸소박테리움 뉴클레아텀(Fusobacterium nucleatum),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Porphyromonas gingivalis), 프레보텔라 인터미디어(Prevotella intermedia), 타너렐라 포시시아(Tannerella forsythia), 트레포네마 덴티콜라(Treponema denticola) 등이 알려져 있다.
특히 푸소박테리움 뉴클레아텀은 암 세포벽에 강하게 부착하여 산화질소(NO) 같은 영양분을 제공하면서 암세포와 공생 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식도암, 위암, 대장암, 췌장암 등의 종양 진행을 촉진할 수 있다.
입 안에 있는 미생물들은 인체에 유익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녹색 잎채소와 뿌리채소에 많이 포함되어 있는 질산염(NO3)은 구강에 있는 혐기성 박테리아가 갖고 있는 질산염 환원효소에 의하여 아질산염(NO2)으로 변환된다. 질산염을 아질산염으로 환원시킬 수 있는 구강 미생물은 코이네박테리움(Coynebacterium), 나이세리아(Neisseria), 베일로넬라(Veillonella) 등이 있다.
미생물의 효소에 의하여 전환된 아질산염은 위 속에서 위산과 반응하여 산화질소(NO)로 전환된다. 산화질소는 인체의 혈관을 이완시켜 혈액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혈압조절, 면역작용, 성장호르몬 분비, 발기부전 개선, 항산화 작용 등 다양한 생리 활성에 도움을 준다. 혈액에서 산화질소 농도가 부족하면 혈액이 덩어리져서 혈관이 막히거나 종양세포의 발생률이 높아지고, 산화질소 농도가 높으면 종양세포의 증식이 억제될 수 있다.
식도에 있는 박테리아
박테리아들은 세포벽의 구조에 따라 두 그룹으로 분류한다. 그람염색을 할 때 보라색으로 염색되는 그람양성균의 세포벽은 약 80-90%가 펩티도글리칸 층이며 외막이 없다. 그러나 그람염색을 할 때 붉은색으로 염색되는 그람음성균의 세포벽은 10~20%가 펩티도글리칸 층이며 외막에 리포다당류(LPS: Lipopolysaccharide)를 갖고 있다.
그람음성균의 리포다당류가 혈액으로 방출되면 인체의 면역세포들은 그것을 세균의 침입으로 인식하여 면역방어를 위하여 '사이토카인'(Cytokine)을 분비하기 때문에 리포다당류는 내독소(endotoxin) 역할을 한다.
정상인의 식도에는 스트렙토코커스(Streptococcus), 유박테리움(Eubacterium), 제멜라(Gemella)와 같은 그람양성균이 많으나, 식도염과 같이 식도 부위에 염증이 있을 경우에는 푸소박테리움(Fusobacterium), 프레보텔라(Prevotella), 베일로넬라(Veillonella)와 같은 그람음성균이 증가한다. 이는 염증 상태에서 발생하는 면역반응, 산소농도 변화, pH 변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그람음성균의 증식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그람음성균의 세포벽에 있는 리포다당류가 혈액에 노출되면 면역세포들이 분비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으로 인해 식도염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 환자가 고지방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담즙산 구성의 변화로 인해 위와 연결된 식도 끝부분의 점막 조직이 위 조직으로 변하는 바렛 식도(Barrett's esophagus)가 생성될 수 있다.
역류성 식도염이 지속되면 입안에서 치주 질환을 일으키는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Porphyromonas gingivalis), 스트렙토코커스 안기노서스(Streptococcus anginosus), 타너렐라 포시시아(Tannerella forsythia) 같은 세균들이 식도로 들어와서 염증을 악화시키고, 이는 식도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역류성 식도염 치료를 위해 위산 억제제를 자주 복용하면 위산 분비 감소로 인해 위 속을 통과한 많은 구강 미생물들이 장으로 들어가서 과민성 장 증후군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 발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위에 있는 박테리아
평상시에 위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음식물을 입안에서 오랫동안 씹어서 침과 잘 섞이도록 하고, 천천히 식사하여 음식물이 위산과 충분히 혼합되도록 하고, 식사 중에 국물이나 음료수를 너무 많이 마셔서 위산의 농도가 희석되지 않도록 하는 식습관이 필요하다.
음식물이 위 안으로 들어오면 위는 pH 1.5~3.5의 강한 산성을 띄는 위액을 분비하여 음식물이 분해되기 쉽도록 도우며 음식물에 포함된 많은 미생물들을 죽이는 살균작용도 병행한다. 강한 위산으로 인하여 위 속에는 미생물이 없을 것 같으나 위 속에도 1ml 당 100~1,000개의 박테리아들이 위 점막 부위에 존재하고 있다.
위 점막에서 쉽게 증식하는 미생물로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Helicobacter pylori) 균이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요소(urea)를 분해하여 암모니아를 생성하며 위산을 중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위 안에서 헬리코박터균이 증식하면 다른 미생물들이 그곳으로 몰려와 생물막을 형성하며 헬리코박터균과 공생 관계를 맺게 된다.
그러면 위 안에서 증식하는 미생물들을 공격하기 위해 많은 면역세포들이 몰려와서 다량의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분비하는데, 이는 주변의 위 점막 세포들을 손상시켜 위염이나 위궤양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감염된 사람의 타액이나 음식을 나눠 먹는 등의 구강-구강 및 대변-구강 경로로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어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헬리코박터균에 의해 촉진된 염증성 환경은 위 점막 세포의 염색체에 비정상적인 메틸화를 유도하여 유전자의 기능을 변화시키는 후성유전학적(epigenetics)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후성유전학적 변화는 항생제 복용으로 헬리코박터균이 모두 사멸된 후에도 지속되어 나중에 위암 발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햄이나 소시지 같은 가공육에 들어있는 질산염은 위산이 있는 환경에서 클로스트리디움(Clostridium), 네이세리아(Neisseria), 베일로넬라(Veillonella) 같은 박테리아의 효소에 의해 아질산염으로 전환될 수 있으며, 이 아질산염은 아민류와 반응하여 발암물질인 니트로소아민 화합물로 전환될 수 있어 질산염이 포함된 가공육 섭취시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소장에 있는 박테리아
인체에 분포하는 미생물의 수를 비교해 보면 1ml 당 입안에서 10^8~10^10개, 위 속과 소장의 십이지장에서 약 10^2~10^3개, 소장의 중간 부위인 공장에서 약 10^3~10^4개, 소장의 끝 부분인 회장에서 약 10억개(10^7~10^9), 대장의 결장 부위에 약 1조개(10^10~10^14) 정도 분포하고 있다.
소장과 대장에는 대부분 박테리아가 차지하고 있고 장내 미생물의 전체 무게는 성인의 경우 약 1kg 정도이다. 소장은 장벽에 1mm 정도의 융털이 나 있어서 영양분 흡수를 위한 최대의 표면적을 가지고 있다. 소장의 길이는 성인인 경우 약 6~8m 정도로 가늘고 길지만 대장의 길이는 약 1.5m 정도로 짧고 굵다.
뇌에는 약 1,000억개의 뉴런이 있는데 장 신경계(enteric nervous system)에도 약 4~6억 개의 뉴런이 있다. 뇌는 미주신경(vagus nerve)을 통해 다양한 기관과 생리적 기능 조절을 위한 정보를 교환한다. 뇌 신경세포와 연결된 미주신경은 장 신경계를 포함하여 귀, 입, 식도, 심장, 폐, 위, 간, 췌장, 신장, 비장, 담낭 등과 연결이 되어있다(그림1).
<그림 1> 뇌-입-식도-폐-심장-위-간-장을 연결하는 미주신경(녹색)
귀, 입, 목에 연결된 미주신경은 일상 활동에서 말하기, 삼키기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식도(esophagus)에 연결된 미주신경은 음식물을 위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돕는다. 심장(heart)에 연결된 미주신경은 심장 박동수를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고, 폐(lung)에 연결된 미주 신경은 호흡과 관련된 근육을 제어하고 기관지 수축과 확장을 조절한다. 위(stomach)에 연결된 미주신경은 위산과 소화 효소의 생성을 촉진하여 소화를 돕고, 장(intestine)에 연결된 미주신경은 연동 운동을 강화하고 장의 영양분 흡수를 촉진한다.
간(liver)에 연결된 미주신경은 포도당의 저장 및 방출을 비롯한 간기능에 관여하고, 췌장(pancreas)과 연결된 미주신경은 인슐린과 소화 효소의 방출을 자극한다. 신장(kidney)과 비장(spleen)에 연결된 미주신경은 각각 전해질 균형과 면역 기능을 조절하는데 도움을 준다. 담낭(gallbladder)에 연결된 미주신경은 지방을 소화하는데 필요한 담즙을 방출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와 같이 미주신경계는 뇌신경계와 함께 신체의 항상성 유지를 위하여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뇌 신경계와 장에 연결된 미주신경계는 호르몬, 신경전달물질, 장내 미생물들의 대사산물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요한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예를 들면 뇌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코티솔' 호르몬은 장으로 전달되어 장의 연동운동과 장내 미생물 군집의 구성에 영향을 준다. 반대로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로토닌'은 장에서 약 90%가 생성되어 뇌로 전달되어 식사 후 만족감을 준다. 이러한 장과 뇌의 연결망을 장-뇌 축(Gut-Brain Axis)이라고 한다. 소장과 대장에는 면역 세포의 약 70%가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인체의 면역 반응도 장-뇌 축을 통하여 조절된다.
장에 있는 미생물은 소화, 면역 조절, 비타민 생성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인간은 약 2만 3천 개의 단백질 유전자를 갖고 있지만, 장내 미생물 군집은 약 300만 개가 넘는 단백질 유전자를 갖고 있다. 그러므로 인체의 효소가 분해할 수 없는 음식물도 바실리(Bacilli), 클로스트리디아(Clostridia), 프로테오박테리아(Proteobacteria) 같은 장내 미생물들은 분해할 수 있다. 음식물에 포함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과 같은 영양소는 각각 아밀라제(Amylase), 프로테아제(Protease), 리파아제(Lipase) 등에 의해 분자량이 작은 당, 아미노산, 지방산 등으로 분해된다.
소장의 점막은 영양분 흡수를 위하여 단일 점액층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음식물 성분에서 분해된 분자량이 작은 분자들은 장 점막을 통과하여 혈액으로 들어가서 다른 세포들의 에너지원으로 이용된다. 인체에 필요한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미네랄, 비타민 등은 대부분 소장을 통과하면서 장에서 흡수된다. 소장에서 흡수된 영양소는 혈액을 통해 간으로 전달되는데, 간은 이런 영양소들을 가공하여 저장하거나 필요한 곳으로 보낸다. 음식물과 함께 유입된 유해한 성분도 간에 흡수될 수 있는데, 간은 이러한 독소나 몸에 해로운 물질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며 약물 대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내 미생물이 생산하는 짧은 사슬 지방산은 혈류를 통해 간에 전달되어 간의 대사 과정을 돕고, 간에서 생성된 담즙은 담도를 통해 장으로 배출되어 지방 소화를 돕는다. 또한 장내 미생물들이 만드는 염증 신호가 간에 전달되면 간에 있는 면역세포들도 반응을 한다. 이러한 장과 간 사이의 정보 연결망을 장-간 축(Gut-Liver Axis) 이라고 한다. 장-간 축의 균형이 깨어지면 간의 대사조절, 해독기능, 면역조절 등이 나빠지면서 건강에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장의 기능은 신경전달물질 및 호르몬 신호를 통해 폐의 기능과도 상호작용을 한다. 폐에 있는 적은 양의 미생물들의 증식은 혈류를 통해 전달되는 장내 미생물의 대사산물에 영향을 받는다. 장과 폐 사이의 정보 연결망은 장-폐 축(Gut-Lung Axis)이라고 한다. 장-폐 축의 균형이 깨어지면 폐의 염증으로 인하여 천식과 같은 호흡기 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
건강한 장내 미생물 균형은 피부 건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피부는 비타민 C, E, 아연, 오메가-3 지방산 등 다양한 영양소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 장에서 이러한 영양소 흡수가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피부 건강이 나빠진다. 혈류를 통해 피부세포에 전달된 장내 미생물의 독소는 여드름, 건선, 습진 등의 피부 염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피부의 염증 반응을 증가시키고 피지 분비를 촉진하여 여드름을 유발하는데 일조할 수 있다. 이러한 장과 피부의 정보 연결망을 장-피부 축(Gut-Skin Axis)이라고 한다. 장-피부축을 통하여 장과 피부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은 피부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장내 미생물 생태계의 균형은 피부 건강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소장에는 산소가 소량이긴 하지만 대장 보다는 많이 존재하며, pH도 6~7.4 정도로 중성이고, 다양한 영양물질도 많아서 미생물들이 증식하기에 좋은 환경이다. 소장에 있는 미생물의 세포수가 많아지면 인체에 중요한 영양원을 결국 미생물들에게 빼앗기는 셈이 된다. 그러므로 소장은 연동운동과 분절운동을 통해서 미생물의 과증식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가능한 신속하게 음식물을 대장으로 이동시킨다. 소장에 들어온 음식물은 약 6시간이 지나면 산소가 없는 혐기성 환경인 대장 속으로 들어간다. 대장에는 세포 증식을 위해서 산소가 없는 환경을 더 선호하는 혐기성 박테리아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소장의 연동운동이 정상적인 속도보다 느려지게 되면 소장내에 음식물의 체류시간이 길어지면서 소장 내에서 박테리아의 과증식이 발생하게 된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하면 뇌의 시상하부가 분비하는 '코티솔' 호르몬 영향으로 인하여 소장의 움직임이 느려진다. 여성들은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없더라도 월경주기 및 기타 생식 호르몬의 변화로 인하여 소장의 움직임이 느려질 수 있다. 또한 식사를 하면서 과식을 하면 음식물의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가스가 많이 발생하여 소장의 움직임이 불규칙 해지면서 정상적인 소장의 연동운동이 방해를 받을 수 있다.
소장의 운동성이 느려지면 장내 음식물의 체류시간이 길어지면서 변비가 발생하게 된다. 변비 증세가 심하면 소장에서 생성된 가스가 대장 쪽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위쪽으로 올라가면서 트림이나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할 수 있다.
소장 내에서 미생물이 과증식하여 1ml 당 십만개 이상이 되면 '소장 내 세균의 과증식' (SIBO: Small Intestinal Bacterial Overgrowth)이라고 한다. 입안에 있는 구강 미생물이 소장에 들어와 과증식하거나, 변비로 인해서 대장에 있는 박테리아가 소장으로 들어와서 과증식 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노화가 진행되면서 운동부족, 위산분비 저하, 담즙분비 저하, 면역기능 저하 등의 원인으로도 SIBO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소장 내 세균의 과증식 현상이 발생하면 장 점막을 통과하여 박테리아가 혈액 안으로 들어오는 장 누수(leaky gut)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소장과 대장은 몸 안에 있지만 입에서 항문까지 이어지는 긴 터널 같은 공간 안에 들어있는 미생물들은 피부에 존재하는 미생물들과 같이 몸 외부에 있는 것과 같다. 장내의 미생물들은 손상된 장벽을 통과하여 혈관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 소장과 대장은 인체에서 미생물들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곳이라서 이들의 침입을 저지하기 위하여 면역세포들도 장벽 안쪽에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다.
피부에 상처가 생기면 몸의 면역체계가 즉시 활성화돼 세균 침입을 막는다. 혈소판이 그 부위로 돌진해 혈전을 형성하고, 호중구나 대식세포 같은 면역세포가 도착해 세균을 공격한다. T세포는 미생물 침입 신호를 받아, 염증성 사이토카인(IFN-γ, IL-2, IL-6, TNF-α)을 방출하여 다른 면역 세포들을 활성화하며 박테리아를 제거한다. 염증성 사이토카인은 주변의 건강한 인체 세포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조절 T 세포(Treg)는 항염증성 사이토카인(TGF-β, IL-10)을 방출하여 과도한 면역 반응을 예방한다.
장에 있는 박테리아가 손상된 장 점막을 통과하여 혈류로 들어오면 이와 같은 면역체계가 작동하면서 장벽에 붉은 색의 염증이 발생한다. 장벽에 발생한 만성적인 저등급 염증은 면역체계와 미주신경 및 장과 관련된 다양한 축(장-뇌, 장-간, 장-폐, 장-피부)을 통해 모든 신체에 부정적인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기 때문에 인체의 면역력이 저하될 수 있다. 그러므로 장벽의 만성적인 저등급 염증을 적절한 조치없이 오랫동안 방치할 경우, 인체의 전반적인 면역 기능이 약화되어 시간이 지나면서 관절염, 천식, 건선, 당뇨병, 지방간 질환, 췌장염, 우울증, 섬유근육통, 다발성 경화증,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치매 등 광범위한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SIBO 증상을 예방하려면 백미, 밀가루 등 소장에서 분해되기 쉬운 정제된 탄수화물 대신 현미, 오트밀(귀리), 고구마, 퀴노아 등 소장의 박테리아들이 분해하기 어려운 복합탄수화물과 식이섬유가 포함된 식품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보리, 표고버섯, 해초 등에서 발견되는 '베타글루칸(Beta-Glucan)', 치커리, 양파, 마늘, 약간 덜 익은 바나나에서 발견되는 '이눌린(Inulin)', 야채, 버섯, 해초, 사과, 복숭아, 딸기, 블루베리 등에서 발견되는 '팩틴(Pectin)'은 장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섬유질이다. 식물의 세포벽에는 셀룰로오스, 헤미셀룰로오스, 리그닌과 같은 비소화성 섬유질이 포함되어 있어 장 내용물의 점도를 높이고 소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한다. 섬유질을 자주 섭취하면 건강한 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대장에 있는 박테리아
대장에는 소량의 산소가 있을 때 기능할 수 있는 조건성 혐기성 미생물이 존재하지만 일반적으로 산소가 거의 없는 환경이어서 절대 혐기성 미생물들이 다수를 차지하며 건강 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소장을 통과한 동물성 식품 성분이 대장에 도달하면, 일부 혐기성 미생물이 이를 분해하여 아미노산을 만들면서 암모니아, 황화수소, 인돌, 스카톨 등의 대사산물이 생성된다. 암모니아는 장 점막의 pH를 변화시켜 장 점막 세포의 손상을 유발하며 장내 미생물이 혈류로 침투할 가능성을 높인다. 황화수소는 장 상피 세포의 DNA를 손상시킬 수 있어서 대장암의 위험을 증가시키며, 대장염,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 강한 악취를 가진 인돌과 스카톨은 대장 상피 세포에 독성이 있고 유해균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그러나 복합탄수화물이나 식이섬유와 같이 난분해성 식물성 성분이 소장을 지나서 대장에 도달하면, 다수의 혐기성 미생물이 이것을 분해하여 탄소가 두개(C2)인 아세테이트(acetate), 세개인(C3)인 프로피오네이트(propionate), 네개(C4)인 부티레이트(butyrate) 같은 단쇄지방산(SCFA: Small Chain Fatty Acid)을 생성한다: 이들의 밀도는 몰비율로 아세테이트(C2), 프로피오네이트(C3), 부티레이트(C4)가 약 3:1:1 정도이다.
아세테이트(C2)는 인체의 신진대사와 식욕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프로피오네이트(C3)는 간에서 포도당 생성을 조절하는 데 관여하여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준다. 부티레이트(C4)는 대장 상피세포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며 장벽 보호에 필수적인 뮤신(mucin) 생산을 촉진한다. 이와 같은 단쇄지방산(SCFA)은 장내 환경을 산성으로 만들어 유익한 다른 미생물들의 성장을 촉진하여 장 건강을 유지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동물성 식품과 섬유질이 적은 식단은 대장 내 유익한 혐기성 미생물의 다양성과 개체수를 감소시킬 수 있다. 동물성 식품을 주로 섭취하고 식물성 식품을 적게 섭취하면 대장의 혐기성 미생물은 결국 음식이 부족해지고 영양 결핍 상태가 된다. 그러면 이들 혐기성 미생물은 식이섬유인 셀룰로오스와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는 장 점막층의 뮤신을 분해하여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
뮤신이 분해되면 장 점막층이 얇아지고 장 세포벽을 통과하여 혈관에 침투하는 장내 미생물의 수가 증가한다. 종종 '장 누수'라고 불리는 이런 상태는 미생물들이 혈관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면역 반응을 촉발한다. 많은 미생물의 침입을 차단하기 위해 대기 중인 면역 세포가 활성화되어 많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분비한다. 이렇게 많이 분비된 사이토카인은 혈류를 통해 몸 전체를 순환하며 만성 저등급 염증을 유발한다. 신체 곳곳에 발생하는 만성 저등급 염증은 전반적인 면역력을 저하시켜 인체의 면역노화 과정을 촉진한다.
대장에는 기능적으로 단단한 내부층과 느슨한 외부층으로 나눌 수 있는 연속적인 점액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부 점액층은 상대적으로 무균 상태이며 상피 세포를 보호하는 소수의 박테리아가 포함되어 있다. 내부 점액층에 상주하고 있는 혐기성 박테리아인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Akkermansia muciniphila)는 면역 반응을 개선하고 점액층의 온전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유익한 미생물로 알려져 있다. 백세 이상의 장수 노인들은 종종 아커만시아(Akkermansia) 및 크리스텐세넬라과(Christensenellaceae) 계통의 유익한 혐기성 미생물을 포함하여 다양한 장내 미생물을 보유하고 있다. 장내 미생물군집의 다양성이 높을수록 감염과 염증에 더 잘 저항할 수 있다.
외부 점액층에는 많은 혐기성 미생물들이 분포하고 있다. 대장내 혐기성 미생물의 97%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박테리아 문(phylum)은 피르미쿠테스(Firmicutes, 60~65%), 박테로이데테스(Bacteroidetes, 20~25%), 프로테오박테리아(Proteobacteria, 5~10%), 액티노박테리아(Actinobacteria, 3%) 순으로 분포하고 있다.
대장의 혐기성 미생물 중에서 그람양성균인 피르미쿠테스(일명 Bacillota)와 그람음성균인 박테로이데테스(일명 Bacteroidota)가 약 87%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피르미쿠테스 문에 속한 미생물은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 패칼리박테리움 프라우스니치이(Faecalibacterium prausnitzii), 유박테리움 렉테일(Eubacterium rectale) 등이 있고, 박테로이데테스 문에 속한 미생물은 박테로이데스(Bacteroides), 프레보텔라(Prevotella), 파라박테로이데스(Parabacteroides) 등이 있다.
대장 내 혐기성 세균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동물 실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고영양 식단과 저영양 식단을 섭취한 비만 쥐와 마른 쥐의 장내 미생물을 비교한 결과, 비만 쥐는 마른 쥐에 비해 피르미쿠테스의 비율이 증가하고 박테로이데테스의 비율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후 마른 쥐의 장내 미생물을 분리하여 비만 쥐에게 주입하고 키웠더니, 비만 쥐의 체중이 감소하면서 마른 쥐의 분포와 비슷하게 피르미쿠테스의 비율이 낮고 박테로이데테스의 비율은 높게 나타났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실험에서도 동물실험 결과와 유사한 패턴이 관찰되었다. 비만 환자에게 1년간 저탄수화물, 저지방 식단을 제공한 결과 상당한 체중 감소가 나타났다. 동시에 이들 환자의 장내 미생물군에서는 박테로이데테스에 비해 페르미쿠테스의 비율이 현저히 감소하였다. 이러한 실험 결과는 피르미쿠테스 문의 박테리아가 비만과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
대장의 혐기성 미생물은 체중만 아니라 인간의 수명에도 영향을 미친다. 노인 인구를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80~99세의 장수 노인들은 60~79세의 젊은 노인들에 비해 피르미쿠테스의 비율은 낮고 박테로이데테스의 비율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박테로이데테스 문의 박테리아가 면역기능을 증진시켜 수명 연장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대장에 분포하는 혐기성 미생물들이 인체의 건강 증진에 미치는 유익한 역할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단쇄지방산(SCFA)을 생산하여 장 장벽을 강화함으로 만성 저급 염증의 발생을 억제한다.
(2) 소장에서 분해되기 어려운 복합 탄수화물, 식이 섬유, 식이 폴리페놀을 이용하여 주요 대사산물을 생산한다.
(3) 장-간 축(Gut-Liver Axis)을 통해 간의 지방 축적을 방지하여 간 건강을 보호한다.
(4) 장-폐 축(Gut-Lung Axis)을 통해 호흡기 질환을 예방한다.
(5) 장-피부 축(Gut-Skin Axis)을 통해 피부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6) 식품에서 추출되는 필수 비타민과 철분과 칼슘, 마그네슘, 아연 등의 미네랄 흡수를 도와준다.
(7) 면역세포들에게 해로운 세균과 무해한 세균을 구별하도록 훈련시켜서 자가면역질환을 예방하고 면역기능을 강화한다.
(8) 혈액 응고와 에너지 생성에 중요한 비타민 K와 비타민 B12와 같은 영양소를 합성한다.
(9) 비만과 관련된 염증 반응을 감소시켜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한다.
(10) 콜레스테롤을 분해하거나 흡수를 방해하며 혈중 지질 수치를 낮추어 심혈관 건강을 보호한다.
(11) 장내 독성 대사물질이나 발암 물질을 분해하여 암 발생 위험을 낮춘다.
(12) 수면 패턴을 조절하는 신체 내부의 일주기 리듬에 영향을 미쳐서 수면의 질과 지속 시간을 향상시킨다.
(13) 세로토닌(Serotonin), 도파민(Dopamine), 감마아미노부티르산(Gamma Amino Butyric Acid)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생산하여 장-뇌 축(Gut-Brain Axis)을 통해 뇌의 인지 기능과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우울증과 같은 정신 질환의 발생을 예방한다.
(14) 항산화 물질을 생성하여 체내의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서 노화 속도를 늦추는 데 기여한다.
평소에 건강한 식생활습관을 유지하여 인체에 유익한 혐기성 미생물들의 생태계를 잘 보호하면 이러한 다양한 과정들이 최적화되어 전반적인 신체 및 정신 건강을 향상 시킬 수 있다.
미래의 건강을 위한 식생활습관
우리가 '건강하다'라는 것은 단지 질병이나 허약함이 없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인 상태가 조화롭게 통합되어 '뇌와 신체와 영혼'이 '하나인 자아(self)'로 작동하도록 균형을 이루고 있음을 의미한다.
신체의 면역기능 저하는 일반적으로 40대 중반부터 시작한다. 면역 기능 저하에는 유전적 요인, 생활 방식, 만성 질환, 환경적 요인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지만 60세 이상의 노인들은 감염에 더 취약하고, 자가면역질환 및 암세포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면역기능의 조절장애가 나타나는데 이를 '면역노화(immunosenescense)'라고 한다.
면역노화의 원인은 나이가 들면서 새로운 T 세포 생산을 담당하는 흉선(thymus)의 활동성이 떨어져서 적응면역에 중요한 새로운 T 세포의 생산량이 감소하고, 새로운 항원에 반응하는 효과가 떨어지는 노화된 T 세포가 많이 축적되면서 전체적인 면역 기능이 저하된다. 또한 유전자를 번역해서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후생유전학적인 변화가 T 세포를 포함한 면역 세포의 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활성산소종(ROS: Reactive Oxygen Species)의 증가로 인해 세포의 에너지 생산에 필수적인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감소하면서 면역 세포의 기능이 저하된다.
활성 산소종은 짝을 이루지 않은 원자가 전자로 인해 반응성이 높고 불안정하여 이웃하는 거대분자들의 전자를 강하게 빼앗는 경향이 있다. 인체 세포는 활성산소종의 유해한 영향을 예방하기 위해 슈퍼옥사이드 디스뮤타제(Superoxide Dismutase) 효소를 이용하여 활성산소종을 화학반응성이 약한 다른 분자로 신속하게 전환시킨다.
일상생활에서 과식, 수면부족, 과도한 스트레스 및 노화 등으로 인해 과도하게 생성되는 활성산소종은 신체의 항산화 방어력을 압도하여 면역노화의 진행 과정을 촉진시킨다. 그러므로 면역노화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는 활성산소종의 과도한 생성을 억제하는 식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하루의 에너지 요구량을 충족하며 전반적인 건강을 유지하려면 이상적으로 탄수화물(55~60%), 단백질(7~20%), 지방(15~30%)의 비율로 섭취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래의 건강증진을 위해서는 동물성 중심의 서구식 식단을 멀리하고 식물성 중심의 지중해식 식단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동물성 중심의 서구식 식단은 포화지방, 가공식품, 붉은고기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 많은 활성산소종(ROS)과 소장 내 세균 과증식(SIBO)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인은 모두 만성 저등급 염증을 유발하여 심혈관 질환, 대사 장애, 염증성 질환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식물성 중심의 지중해식 식단은 통곡물, 과일, 채소, 견과류, 씨앗, 올리브 오일 등에 식이섬유와 폴리페놀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신체의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식물성 식품이 주는 항염증 및 항산화 효과는 심장 질환, 특정 암, 신경퇴행성 질환의 위험 감소를 포함하여 많은 건강상의 이로운 점을 제공한다.
건강을 증진하려면 식물성 중심의 식습관 외에도 걷기, 달리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통해 심혈관 건강을 개선하고 적당한 근력 운동으로 근육량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어 근육량이 감소하면 뇌에 36-43개의 아미노산이 잘못 접힌 아밀로이드-베타(Amyloid-Beta) 단백질이 축적되면서 알츠하이머나 치매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그러나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결합하면 뇌로 가는 혈류를 증가시키고 새로운 뇌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며 뉴런 간의 연결성을 강화하여 기억력, 언어 능력, 집중력 및 감정 조절 능력과 같은 뇌의 인지 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다.
운동을 통해 강한 체력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있으면 신체의 '투쟁 또는 도피' 반응을 담당하는 자율신경계의 일부인 교감신경계를 자극해서 심박수 증가, 혈압 상승, 근육 긴장 증가로 나타난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교감신경계가 만성적으로 활성화되면 '휴식과 소화'의 조절을 돕는 부교감신경계의 구성 요소인 미주신경의 기능을 감소시켜 소화 불량과 면역력 약화를 초래한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심박수 증가를 조절할 수는 없지만 심호흡을 통해 심장박동 속도를 늦추는 것은 가능하다. 천천히 깊게 호흡하면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심장이 빨리 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미주신경이 심장에 속도를 늦추라는 신호를 보낸다. 단 1분이라도 심호흡을 하면 몸 전체에 진정 신호를 보내 불안감을 완화하고 심박수와 혈압을 조절하여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심호흡 방법은 보통 편안한 자세로 앉거나 누워서 4초 동안 천천히 숨을 깊게 들여 마시며 배꼽 바로 위 부분을 팽창시키고, 4초 동안 숨을 멈추었다가, 6초 동안 입으로 '푸우~' 하는 소리를 내면서 천천히 숨을 내쉰다. 참고로 조선시대의 퇴계 이황선생은 입으로 '취~, 훠~, 허~, 스~, 호~, 히~' 라는 소리를 내면서 심호흡하는 장생술의 비법을 사용하였다(표1).
표1. 도가수행법으로 쓰인 장생술 비법 (도산서원 자료)
숨을 내쉴 때 입으로 소리를 내면 후두에 연결된 미주 신경을 자극하여 긴장을 완화 시킬수 있다. 하루 중 잠시라도 시간을 내어 5~10분 정도 심호흡을 하는 것을 반복하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완화하여 전반적인 건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면역 체계의 자연스러운 노화로 인해 뇌의 인지 능력 및 기억력이 감소한다. 노인이 되어 뇌나 몸의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면 점차 사회적으로 고립이 되어 외로움, 우울증, 슬픔, 미움, 분노, 후회 등 부정적인 감정에 시달리면서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 사회적인 고립을 피하려면 평소에 열린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감정을 공유하며 즐겁게 대화하는 생활습관을 길러야 한다.
근육을 강화하려면 다양한 방법으로 근육을 자주 사용해야 하듯이, 뇌의 인지 능력을 강화하려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하고, 느끼는 다양한 뇌의 인지 기능을 자주 사용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자연스럽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단체모임, 팀스포츠, 사회봉사, 취미동호회, 문화행사, 종교행사 등과 같은 다양한 커뮤니티에 성실하게 참여하여 사회공동체 의식과 소속감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사회공동체 활동에 참여할 때는 자신보다 남의 생각을 더 존중하는 겸손한 마음, 자신의 이익보다 남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친절하고 사랑스러운 마음을 갖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러한 온유한 접근 방식은 커뮤니티 내 상호 작용을 풍부하게 하여 모든 구성원들을 만족시키며 심리적인 안정감과 행복감을 누릴 수 있게 한다.
결론으로 요약을 하면 식물성 기반의 지중해식 식단은 신체 활동을 지원하고 균형잡힌 장내 미생물 군집을 생성하며 면역 노화의 속도를 느리게 한다. 그리고 충분한 유산소 운동과 근력 강화 운동은 두뇌의 인지능력을 향상시키며 다른 사람들과 우호적인 관계 형성을 촉진한다. 이러한 종합적인 노력들은 건강 증진의 세 가지 핵심 요소인 뇌(Mind), 신체(Body), 영혼(Soul)의 기능을 원활하게 통합하여 미래의 건강에 대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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