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전 시장, 치열한 170개 기업의 격전장
중국은 수출 주도형에서 내수 주도형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 가전하향(家電下鄉), 이구환신(以舊換新) 등과 같은 내수 소비 확대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의 소비 시장으로 각광 받는 중국은 이러한 내수 소비 정책으로 글로벌 가전 기업들에게 거부할 수 없지만 그만큼 치열한 경쟁이 따르는 그런 곳이다.
이러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은 로컬업체들의 경쟁력은 점차 강화되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중국 가전 시장에서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중국의 대표기업들은 하이얼(Haier), 하이신(Hisense), 거리(Gree), 메이디(Midea) 등이 있다.
메이디(美的)가 뭐 하는 회사야?
1968년에 창업한 메이디그룹은 가전제품생산을 필두로 현재 사업영역을 부동산, 물류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창업초기에는 플라스틱 병마개를 생산하는 작은 기업으로 출발했으나 개혁개방의 바람이 일던 1980년대 이후부터 공식적으로 가전산업에 뛰어들었다. 처음 만들기 시작한 제품은 선풍기였다. 메이디라는 브랜드는 이듬해인 1981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선풍기 생산판매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메이디는 1985년에 에어컨을 대량생산하기 시작했다. 현재 메이디그룹은 종업원 20만명을 거느리고 있으며 산하에 메이디를 비롯해 샤오티엔워(小天鵝), 웨이링(威靈), 화링(華凌) 등 10여개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냉온수기, 전기밥솥, 전자레인지, 압력밥솥, 전자레인지, 오븐 등 200여가지의 가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메이디 중국시장 성적표는?
메이디그룹은 1980년부터 1990년대까지 연평균 50~60%의 빠른 성장세를 보였으며 2000년대 이후에도 성장 속도는 30%를 상회하였다. 2010년 최초로 매출액 1000억위안을 돌파한데 이어 2011년 전체매출액은 1400억위안을 달성했다. 결국 메이디는 지속적인 고속성장을 통해 하이얼에 버금가는 중국 제 2대 가전기업으로 성장했다. 매출규모로는 중국 10대 가전기업 중에서 하이얼과 메이디가 연간 매출액 1,400억 위안을 상회한 것이다.
또한 제품라인의 전체 규모가 확대되었을 뿐 아니라 다수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상위 2위권에 진입하는 등 시장 지위도 크게 상승했다. 2010년 메이디의 세탁기, 전자레인지, 선풍기, 전기밥솥, 인덕션쿠키, 냉온수기, 압력솥의 시장점유율은 1위, 가정용 에어컨, 냉장고, 전기히터, 전기주전자, 식기세척기, 온수기, 두유제조기 등의 시장점유율은 2위를 기록했다.
중국의 GE라 불리는 메이디의 진짜 경쟁력
첫째, 메이디그룹의 경영권 소유구조 및 경영방식
메이디그룹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상태로 2009년 은퇴한 창업자 허샹젠(何享健) 전 회장이 55%의 지분을 지니고 있다. 메이디는 명확한 소유권 관계를 바탕으로 대부분의 국유기업이 직면하게 되는 국유소유권과 경영진 이익간의 충돌을 해소하고 기업의 경영효율성을 개선했다.
또한 기업 민영화를 실현한 이후 중국 민영기업이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가족경영방식을 취하지 않고 조직구조 조정과 위임장려 시스템을 통해 차별화된 전문경영자를 양성했다. 이런 시스템 덕분에 경영자의 능력이 충분히 발휘되면서 기업이 지속적이면서도 빠른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다.
둘째, 메이디그룹의 유연한 기술 전략
메이디는 기술력에 있어서 후발주자로 중국 기업들이 대개 미투제품을 만드는 데 만족해왔던 것과 다른 전략을 택했다. 해외 제품을 모방하더라도 개선 가능성 있으면 자체 혁신에 나섰고 선진 업체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혁신 제품을 선보이는 데 노력했다. 이를 통해 시장에서는 메이디가 선진 기술의 벤치마킹을 통해 자주 혁신을 이루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셋째, 새로운 컨셉이 주효한 마케팅
메이디는 새로운 컨셉과 트렌드를 마케팅에 적극 반영하여 경쟁사를 추월하고 단숨에 시장 추종자에서 선두주자로 도약했다. 예를 들어 에어컨시장에서 장기적으로 하이얼, 거리와 경쟁하던 메이디가 최근에 일반 에어컨이 인버터 에어컨으로 대체되는 기회를 틈타 인버터분야의 선두주자 이미지를 수립하는 등 새로운 컨셉을 기본으로 제품 업그레이드를 추진하며 경쟁사를 추월하는 방식의 마케팅전략을 선보였고 실제 그 전략이 주효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마지막, 창업주의 경영마인드 ‘인본주의’
지금까지 메이디의 발전은 허샹젠의 권한위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허샹젠은 누구보다 ‘인재를 가장 중시하는 기업가’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메이디 관리자들의 임금이 매우 높은 편인데 메이디 사업부 고위임원의 몸값은 100만 위안을 웃돌고, 메이디 내 핵심 사업부 사장의 몸값은 1000만 위안을 상회한다.
한편, 허샹젠의 기질을 매우 잘 아는 기업 내 관계자는 “허 사장의 특징 중 하나는 ‘얼마나 돈을 벌 수 있는가’로는 사람을 절대 판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메이디 사례를 통해 배우는 경영
메이디는 소유권 개혁, 사업부 구도 설치를 통해 사업부를 구성 단위로, 제품별 경쟁력을 지향하는 발전과 경쟁 모델이 형성되었다. 또한 M&A 등을 통해 제품분야별로 필수적이고 부족한 기술과 생산능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마케팅을 통해 판매를 촉진하며 규모의 우위를 형성했다. 점차 규모의 우위가 형성되면서 메이디는 경쟁사 대비 월등한 원가우위를 확보했고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이 메이디의 사례는 다른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것은 기업의 운영메커니즘 구축을 기업경쟁력 수립의 핵심부분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중국 마켓의 수준이 높아져 더 이상 기업의 경쟁력은 정부지원과 낮은 인건비 등 ’하드파워’의 조건이 아닌 기업의 운영메커니즘 등 ’소프트파워’에 더욱 의존하게 된다. 다른 기업들도 메이디그룹 경영의 운영메커니즘을 100% 답습할 것이 아니라 자사가 추구하는 업태의 본질성을 유지하면서 당사의 특수한 대내외적 환경에 적절한 운영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