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국인 유학생 사역에 관한 교회, 선교단체, ISF의 선교전략과 협력방향
지문선 목사 (ISF(국제학생회) 총무)
1. 국내 외국인 유학생 상황
국내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의 수가 지난 2010년 4월 1일 현재 166개국에서 83,842명으로 보고되었다. 그리고 2020년까지 20만명의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할 것이라 교육과학기술부는 발표한 바 있다. 캠퍼스에 나가보면 외국인 유학생이 많아졌음을 금방 알 수 있다. 핸드폰으로 통화하며 걸어가는 학생은 중국학생이고, 실험실에서 한국학생과 함께 과제를 하는 학생은 파키스탄 학생이다. 대학에 설치된 어학원에는 한국어를 배우는 유학생으로 넘쳐난다. 이렇게 유학생을 만나는 것은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이렇게 유학생들이 많아지자 캠퍼스 선교단체나 지역교회들도 이들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며 선교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유학생 사역이 그렇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사역을 해본 분들은 대부분 공감한다. 물론 어떤 교회에서는 유학생들이 많이 전도되어 유학생 사역을 잘하고 있다고 자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유학생 수가 많아진 만큼 유학생 사역에 대한 어려움도 많아 졌고 이에 대한 현실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사실 유학생에 대한 관심은 단지 선교단체와 지역교회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유학생을 관리하고 있는 학교 당국은 물론이고 유학생을 회원으로 하는 학교 동아리, 심지어 이단들도 많이 있다. 특별히 유학생들은 기독교 냄새(?)가 나는 모임보다는 부담 없고 편한 세속적인 학교 동아리를 선호한다.
작년 교육과학기술부 통계에 의하면 한국에 온 유학생의 92%가 아시아 학생인데, 70%가 중국학생이다. 그러므로 유학생 사역은 아시아 학생을 중심으로 하는 사역이고, 특히 중국학생 사역이라 할 수 있다. 한국에 유학중인 중국학생은 복음을 가장 빨리 그리고 가장 많이 수용하는 그룹이지만 복음에 많이 소외된 그룹이기도 하다. 중국 유학생 대부분이 학비와 용돈을 자급자족하기에 바빠 만날 시간을 잘 내주지 않는다. 그리고 중국학생끼리 어울리며 상부상조하기에 굳이 한국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러한 분위기는 다른 나라 유학생도 마찬가지이다. 이미 유학생이 많은 나라 학생들은 자기 나라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며 필요한 도움과 정보를 자기들끼리 주고받는다. 이런 이유로 유학생은 많이 있지만 그들과 개인적으로 만나 교제하며 복음을 전하기는 예전보다 더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이외에도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사실 어려움 없는 선교가 어디 있는가? 이러한 상황에서도 우리가 유학생 선교해야만 하는 이유는 유학생을 한국으로 보내신 분이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이다. 유학생을 만나 교제하다보면 하나님께서 이들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그래서 왜 이들을 한국으로 보내셔야만 했는지를 명확하게 알게 된다. 그리고 유학생 시절이야말로 주님을 만나 인생이 변화될 수 있는 가장 주효한 때(Kairos) 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이렇게 하나님의 유학생 선교사역에 대한 교회와 선교단체들의 상황과 본인이 섬기고 있는 ISF 상황을 알아보고, 유학생 선교에 대한 협력방향을 연구해보도록 한다.
2. 교회
1)지역교회
지역교회의 외국인 유학생 사역은 몇몇 대형교회의 언어권 예배와 대학가 주위 교회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중 많은 유학생이 모이는 곳으로 알려진 교회가 부산 수영로교회 중국어예배와 대구 동신교회 중국어예배, 서울 온누리교회 중국어예배 등이다. 이들 교회는 예배뿐 아니라 유학생들로 하여금 현지 사역에까지 동참하고 있다.
이들 지역교회 유학생 사역은 처음 한국인 스텝들의 수고와 헌신으로 시작되었고, 유학생들이 자리를 잡고 자립하게 되면서 모임이 성장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학생들이 짧게는 6개월~1년, 길게는 4~5년 한국에 거주하지만 결국 대부분 본국으로 돌아가기에 모임이 꾸준히 성장하기 위해서는 교회의 지원과 한국인 스텝들의 헌신이 요구됨을 부인할 수 없다.
한편 교회 유학생 사역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유학생들이 특정 나라와 민족에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유학생 예배는 대부분 중국과 몽골 유학생예배가 대부분이며 다른 언어권 예배는 많이 미비한 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중국인 유학생들이 전체 유학생의 약 70%(약 5만 8천명)를 차지하고 있으므로 이들에게 사역이 집중되고, 복음에 대한 반응도 다른 나라 학생들에 비해 월등히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이들 예배도 일부 몇몇 교회를 제외하면 대부분 20명 안팎의 유학생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한국교회 형태 - 1)정형화되고 딱딱한 분위, 2)한인들끼리 모여 한국어로만 진행하는 예배와 교재 3)유학생들의 필요에 대해서는 냉담한 현실 - 에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2)대학교회
2005년이 지나면서 캠퍼스마다 대학교회 운동이 일어났다. 대학교회 운동으로 현재 20개 정도의 대학교회가 세워졌고 서로 연합하여 캠퍼스 복음화에 힘쓰고 있다. 대학교회 운동은 일반적으로 기독교수회와 직원신우회가 중심이 되어 동문 목회자를 청빙하여 해당 캠퍼스 복음화에 집중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교회가 세워진 지 얼마 안 되고, 국내 캠퍼스 영적 상황도 많이 척박하기에 일부 대학교회를 제외하면 아직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형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학교회에서도 전도의 대상을 한국 대학생 외에 유학생들에게 초점을 맞추어 사역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특별히 대학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기독교수들의 유학생 제자들이 예배에 참석하고 있으며 이들을 통해 다른 유학생들이 전도되기도 한다.
하지만 대학교회 역시 전도의 대상자는 대부분 중국과 몽골, 특별한 경우 중앙아시아 출신 국가이며 아주 소수이다. 그리고 대부분 자신을 초청한 한국인들과 같이 예배하기에 아직 시작단계에 있다.
3)교회의 유학생 사역의 장점과 단점
(1)장점: 지역교회 유학생 사역의 가장 큰 장점은 기독교를 직접적으로 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유학생들이 교회 안에서 나름대로 잘 양육 받고 훈련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실 유학생 사역을 가장 잘 하는 조직이 어디인가 물을 때 그것은 지역교회이다. 실제로 미국이나 영국에서 유학생 사역을 가장 잘 하고 있는 주체는 대부분 지역교회이고, 그 내부에 조직된 유학생 선교 팀이나 언어권 예배이다. 이들은 나름대로 조직이 갖추어져 있고, 재정적인 지원도 뒤따르고 있다.
(2)단점: 지역교회에 유학생 사역에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유학생들의 교회 출석이다. 사실 미국이나 유럽 국가는 유학생들에게 이 나라들이 기독교 국가라는 인식이 있고, 영어라는 하나의 언어로 유학생들이 영어를 배우려는 초기목적을 위해 지역교회에 참여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한국에 있는 유학생들은 교회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없고, 교회 역시 그렇게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유학생들은 일방적으로 복음을 강요하는 교회와 기독교인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이 많으므로 교회에 가는 것을 아주 꺼려한다.
또한 앞서 지적한 대로 유학생의 대상이 중국이나 일본, 몽골 출신의 유학생들에게 한정되다보니 실제로 미전도 종족 국가에서 온 이슬람, 힌두권, 불교권 등의 수많은 국가 학생은 관심과 돌봄의 대상으로 인식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리고 일차적으로 유학생들을 돌봐 주어야하는 한국인 크리스천들이 평일에 너무 분주하다보니 주일 외에 따로 만나 교제하거나 돌봐 줄 수 없는 상황이 대부분이어서 유학생들이 이에 대한 하소연을 많이 하곤 한다.
3. 선교단체
1)대학생 선교단체
캠퍼스 내에 외국인 유학생들이 많아지다 보니 선교단체들도 자연스럽게 유학생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복음을 전하게 되었다. 특별히 IVF와 CCC는 자체 유학생 사역 팀을 조직하여 구성하고 있으나 생각보다 잘되지 않는 실정이다. 이는 유학생 팀을 담당할 전문사역자가 거의 없는 데다 유학생 사역이 본부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수고는 많이 하지만)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기에 본부에서는 유학생 사역을 권고만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선교단체에 속한 일부 캠퍼스에서 유학생 사역을 시작하여 진행하고 있지만 꾸준히 해나가는 곳은 소수에 불과하다.
사실 현재 캠퍼스 선교단체는 한국인 멤버들을 세우고 양육하기도 버거운 상황이다. 그리고 이미 몇 년 전부터 대학생 선교단체가 수적으로나 질적으로 많이 하향세에 있기에 선교단체가 유학생 사역까지 감당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유학생 사역은 유학생 한 명 한 명에 대해 꾸준한 관심과 돌봄, 양육을 필요로 하는데, 이미 자신의 양육체계를 진행해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유학생 사역을 만들어 진행하는 것은 대학생들에게는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SFC와 예수전도단, JDM과 같은 단체는 중국, 몽골, 중앙아시아 등지에서 예수님을 믿어 양육된 현지 그리스도인들이 한국으로 유학 올 때 해당 선교단체들이 맡아 교제하며 활동하기도 한다.
2)해외 선교단체
국내에 외국인 근로자와 유학생, 국제결혼 이주자들이 이렇게 급속하게 많아지다 보니 국내 외국인에 대한 해외 선교단체의 사역도 시작되고 있다. WEC 한국지부는 2009년부터 국내 이주자선교 리서치모임을 조직하여 구체적으로 사역을 준비하고 있으며 OMF와 GP선교회도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현재 해외선교단체의 국내 외국인 사역은 지역교회와 협력하여 진행되고 있으나 사역의 경험이 많아지고, 사역의 모델과 결과가 쌓아지게 되면 독립적인 사역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3)선교단체의 유학생 사역의 장점과 단점
(1)장점: 캠퍼스 영적상황이 만만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생 선교단체가 유학생 사역에 참여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필요한 일이다. 실제로 미국과 영국에서도 IFES(IVF의 국제명칭), CCC 등이 사역을 하고 있으며 자신의 나이 또래에 자기들의 캠퍼스에 유학 온 유학생들을 돌보며 선교하는 것은 극히 당연한 사명이다. 특히 학과나 기숙사에서 이들과의 만남은 자연스러우며 좋은 교제와 관계를 통해 복음소개와 양육으로 이어질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
(2)단점: 하지만 대학생 선교 단체들이 가지고 있는 유학생 사역의 가장 큰 단점은 역시 유학생들이 선교 단체 모임에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학생 대부분은 불신자이기에 기독교인 선교단체를 스스로 찾아가는 일은 거의 없다. 그래서 선교단체에서 유학생 초청행사를 진행했는데 거의 대부분 유학생들이 오지 않았다는 고백을 듣곤 한다.
설령 유학생들이 모임에 참여했다고 해도 그들을 돌볼 준비된 한국인(또는 현지 그리스도인) 역시 거의 없다. 유학생을 돌보기 위해서는 그 나라와 언어에 대해 선행이해가 있어야하는데 그렇게 준비된 한국인들도 드물거니와 혹 있다하더라도 본인 학업과 사역에 너무 바빠 유학생을 돌볼 시간적인 여력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유학생들이 오기도 어렵거니와 와도 적응하기 힘든 상황이 많다.
또한 어렵게 연결되어 양육된 유학생의 경우는 지역교회로의 연결이 쉽지 않다. 선교단체 분위기와 지역교회와의 분위기는 확실히 다르고, 구성원들도 다르기에 적지 않은 유학생들이 지역교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신앙을 중도 포기하는 일은 사실 적지 않게 있다.
4. ISF(국제학생회)
ISF는 외국인 유학생 사역을 위해 1997년 서울대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ISF의 처음 설립 목표는 유학생 선교가 아니었다. 기독교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봉사를 통해 유학생들이 국내에서 유학생활을 잘 마치도록 돕고, 본국으로 돌아가면 그 나라의 친 기독교 지도자로 세워지도록 하는 것이 설립 목표였다. 하지만 유학생 수가 많아지고 유학생 사역을 진행할수록 이들에 대한 선교적인 중요성은 아주 높아졌고, 이들에 대한 섬김과 선교, 두 가지를 목표로 사역이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ISF는 지역교회 사역의 어려움과 대학생 선교단체의 사역의 어려움을 줄여주고, 유학생들이 교회와 선교단체에서 신앙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최근에 선교학자들은 ISF와 같은 사역을 ‘패러미션(para-mission)’이라고 부른다.
유학생들에게 보여 지는 ISF는 철저하게 NGO단체이며 실제로 2011년 외교부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등록되었다. ISF는 유학생들에게 한국어교육을 통해 모임과 만남을 시작하고, 유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복음의 접촉점을 만들어간다. 그래서 ISF 멤버들은 크리스천들이다. 크리스천으로 불신자들인 유학생들을 섬기고 교제하고, 삶을 나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복음을 소개하고, 때로는 유학생들의 요청에 의해 교회를 소개하며 인도한다.
ISF는 패러미션이기에 사역을 크게 NGO사역과 선교사역으로 나눈다.
1)그리고 NGO 사역은 정기프로그램과 비정기 프로그램으로 나눈다.
(1)정기 프로그램: 한국어교실, 영어교실, 한국인 가정방문/가정숙박, 명절행사(설날, 추석, 송년), 유학생 부인모임(Women's club), 의료서비스, 장학금 지급, 인턴십 및 취업연결, 국가별 졸업생 컨퍼런스
(2)비 정기 프로그램: 포럼, 한국역사문화탐방, 서울 및 지방 명소여행
모든 프로그램은 NGO 사역으로 진행되나 섬기는 한국인 멤버는 반드시 그리스도인이며 모임 후에는 반드시 그룹별 재모임(Reunion)을 진행하여 복음적 관계를 강화시키도록 한다.
2)선교사역은 유학생들에게 공식적으로는 소개되지 않는다. 하지만 크리스천 유학생들이나 모든 한국인 멤버는 선교사역에 대해 이해하고 동의하고 있으며 NGO에서 선교사역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한다.
(1)정기 프로그램: 크리스천 유학생모임(ICF), 성경공부(영어, 중국어)
(2)비 정기 프로그램: 크리스천 유학생 캠프(영어, 중국어), 유학생 선교책자 발행, 외국어 예배 연결, 유학생 선교사 파송과 연계
3)ISF 유학생 사역의 장단점은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장점: 이렇게 ISF는 유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기독교에 선입견,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불신 등을 ISF 사역과 만남을 통해 없애주고, 교회와 복음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교회와 선교단체로 연결시켜 준다.
특별히 ISF의 모든 모임에는 다양한 유학생들이 참가한다. 참가자들의 80%이상이 불신자며 복음이 쉽게 들어가지 못하는 미전도 종족 국가 출신이다.
(2)단점: 아무리 복음을 전한다고 해도 직접보다는 간접적인 방법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성경공부와 유학생 예배 등의 영적 요소는 실천하기는 아무래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표 1. 교회, 선교단체, ISF(패러미션) 유학생 선교의 장단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