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을 위한 종이접기 조형활동
종이접기 조형 활동이 다문화 가정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 가정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문제점으로 소통을 들 수 있는데, 언어와 생활문화에 대한 소통 문제를 종이접기 조형 활동이 원활하게 해주는 데 크게 이바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 분야에서의 종이접기 역할이 더욱 중요시 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의 다문화 가정
우리나라에서의 다문화 가정이란 우리와 다른 인종, 민족 ·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가정을 말한다. 국제결혼 가정 · 외국인 근로자 가정 · 새터민 가정 등이 속하는데, 이러한 다문화 가정은 6.25전쟁을 시작으로 급속히 증가했다.
초기에는 혼혈 가정, 혼혈아 등 인종차별적인 이미지와 함께 매우 부정적으로 인식되어 왔으나 1992년 한중수교조약을 계기로 중국 한족 여성과 우리나라 남성과의 결혼이 이루어지면서 동남아시아 국가와 몽골,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의 출신 여성들과의 국제결혼이 급속히 증가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20년에는 우리나라 전체 결혼의 32%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특히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는 우리나라 남성과 외국 여성의 결혼 비중이 국제결혼 중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사회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렇듯 농업과 어업 분야에서의 국제결혼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이농현상에 따른 농촌 남성들의 결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인 남편과 외국인 아내간의 결혼 비율이 증가했기 때문이며, 이러한 다문화 가정이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다문화 가정의 문제점과 욕구
하지만 다문화 가정의 증가와 함께 생활상에서의 문제점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어 완만한 가정을 이루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다문화 가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으로는 언어와 생활문화의 적응, 자녀 양육과 교육, 친척과 이웃과의 관계 및 편견 등을 들 수 있다.
이중에서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것으로 언어와 생활문화의 적응이다. 이는 서로가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공통된 언어가 없다는 것과 생활문화적 차이로 가족 간에 많은 혼란을 겪고 있어 다문화 가정이 가장 먼저 극복해야 할 관문이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사회 적응을 위한 교육 욕구로 작용한다. 결혼이민자 여성들이 특히 많은 농어촌 지역에서는 사회 적응을 위한 언어 교육과 한국 요리 교육, 우리나라의 전통 및 풍습 예절에 대한 교육 욕구가 상대적으로 높게 요구되고 있다. 이외에도 일과 취업, 자녀 교육에 대한 욕구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언어의 차이를 극복하고 기후, 음식, 예절, 풍습 등 생활 전반에 걸친 문화적 차이를 좁히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할 사항이 아닌가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고려해 볼 때, 생활 문화적 가치를 지향하는 종이접기 조형 활동이 다문화 가정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상당히 효과적인 프로그램으로 작용한고 있다 하겠다.
언제 어디서든 남녀노소가 간단한 재료를 이용하여 즐길 수 있고, 이를 통해 만든 종이접기 작품을 선물이나 생활용품으로 활용하면서 가족 간 또는 이웃 간에 따뜻한 소통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언어 습득과 대인관계를 개선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결혼이민자 여성들의 정서적 안정을 돕고 성취감과 자기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데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또한, 한국 내의 생활상에서 겪는 심한 적응 스트레스로 심리적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결혼이민자 여성들에게 종이접기 조형 활동은 더 없이 좋은 정서적, 심리적 치료의 매개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종이접기 조형 활동은 서서히 상담과 치료의 장면에서도 그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어 앞으로 그 역할과 책임이 기대되는 분야이다.
각 지역에서 운영하는 다문화 가족 지원센터에서 종이접기 조형 활동을 교육의 한 프로그램으로 포함시키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가치 때문일 것이다. 예쁜 글씨 POP 만들기와 북 아트 등과 함께 생필품, 달력 등을 꾸며 가족 간 또는 이웃 간의 대화의 폭을 넓혀 가면서 언어 습득은 물론 우리의 생활문화를 체득해 나가는 데 종이접기 조형 활동이 한몫을 하고 있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은 경험을 한 강원도 횡성군에 거주하는 다문화 가정주부가 최근 종이접기 자격증 취득하여 차후 초등학교 특기 적성교육 강사로 취업할 예정(강원 도민일보, 2011. 2. 17)이라는 소식은 다문화 가정에서 나타나는 일과 취업에 대한 욕구 해소에도 종이접기 조형 활동이 기여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다문화 가정을 위한 종이접기 조형 활동 프로그램 시급
이렇게 볼 때 다문화 가정을 위한 종이접기 조형 활동을 이들의 욕구에 따라 구분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동의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학 석사학위 논문 <종이접기 조형 활동이 결혼 이주여성의 자기효능감, 자아존중감 및 대인관계 기술에 미치는 영향(김영희, 2009)>에 따르면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첫째, 우리나라의 현대 생활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여러 행사에 어울리는 종이접기 조형 활동을 한다. 여기에는 생일 · 발렌타인데이 등 각종 기념일에 어울리는 선물상자를 만들거나 졸업이나 입학에 어울리는 축하 꽃 부케 만들기, 어버이날 · 스승의 날에 어울리는 카네이션 또는 액자 만들기,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리스와 장식물 만들기 등이 있다.
둘째, 명절이나 세시풍속 같은 전통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종이접기 조형 활동을 한다. 여기서는 먼저 가족에 대한 호칭을 이해할 수 있도록 북 아트 활동을 통해 구성해 볼 수도 있고, 한복 접기, 한지 부채 만들기, 복주머니, 명절에 어울리는 선물상자 또는 포장방법 등을 익히게 하여 전통문화에 대해 이해를 돕도록 한다.
셋째, 취미생활로 여러 가지 생활용품을 만들어 선물하거나 상호 교류할 수 있는 종이접기 조형 활동을 한다. 거울 · 휴지 덮게 · 다용도 상자 등을 만들어 친지나 이웃에 선물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하며 보다 가깝게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넷째, 태교나 유아 교육을 위한 종이접기 조형 활동을 한다. 태교에 도움을 주는 모빌 만들기, 아기의 성장을 관찰할 수 있는 키 재기 자 만들기, 아기 사진이나 가족사진을 장식할 수 있는 액자 등을 만들어 가족의 사랑을 키울 수 있도록 한다.
이 연구 논문에 따르면, 결혼 이주여성들에게 자신감을 향상시켜 주고, 자신에 대한 가치와 능력에 대한 믿음을 향상시켜 주며, 대인관계에 있어서 대화의 기술을 향상시켜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종이접기 조형 활동이 다문화 가정이 겪고 있는 소통의 문제를 해소시켜 주는 데 많이 기여한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하겠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들이 종이접기 조형 활동을 할 때, 강사와의 언어 소통에 따른 문제점도 나타나기 때문에 이런 문제까지도 해결될 수 있는 초기 기초교육이 필요하며, 각 지역의 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 등에서 지속적인 관심과 이들을 위한 체계적인 종이접기 조형 활동 프로그램이 운용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글 종이문화에서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