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해설사 기본과정 어느덧 12주차 수업, 봉개동에 위치한 절물자연휴양림내의 절물오름을 올랐습니다.
여느때와 같이 9시반에 모여 출발하는데, 처음부터 날씨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하늘에서 한방울씩 떨어지더니 이내 싸리눈으로 바뀌고, 과정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새하얀 눈을 맞으며 진행했던 수업이었습니다.
(후기 쓰는 날이라 사진도 많이 찍고 노트도 많이 해야 하는데 하필 눈과 바람이라니... 원체 추위를 많이 타고 손이 얼어버린바람에 충실히 찍고 쓰지 못해 다소 단촐한 내용입니다... 죄송합니다ㅠㅠ)
각자 입장료와 주차료를 지불하고 들어가는데, 제주도민이 아니라 제주"시"민이 입장료가 무료입니다. 본 제주시민은 신분증을 가져오지 않아 입장료, 주차료 모두 지불하고 입장했습니다 ㅎㅎ
절물오름은 표고 697m, 비고 147m이며, 절물이라는 지명은 절 옆에 물이 있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휴양관을 지나치니 절물약수터가 나옵니다. 예전에 물이 아주 많았다고 하고, 검색해보니 이 약수를 몸에 적시면 신경통을 낫게 하는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있기도 하다네요.
(입장료 안내문에 보면 아침 7시 이전, 오후 19시 이후에만 약수물을 떠갈수 있다고 하는데, 딱히 지켜보는 사람은 없어보였습니다 ㅎㅎ)
오르는 탐방로는 완만한 데크길인 생이소리길을 택해 올라갑니다. 생이소리는 '새의 소리'라는 의미라고 하는데 갑자기 새소리가 더 들리는듯도 하고... 어느새 하얀눈이 쌓인 데크길, 살짝 미끄러워 조심조심 밟으며 발걸음을 옮깁니다.
중간중간 쉼터 같은 곳이 나오면 잠깐 쉬면서 오늘 수업의 주제인 오름의 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주에 많은 동물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노루(제주에는 고라니 대신 노루...). 제주에 예전에는 사슴이 많았는데 너무 포획을 해서 지금은 거의 멸종 수준이라고 합니다. 노루는 포획 금지종으로 지정된 이후 개체수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데 이젠 농가 피해가 커져 다시 포획 허용 등 요청이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노루와 사슴 모두 사슴과이고, 사슴에게는 몸전체에 작은 흰색반점들이 있고 노루는 엉덩이에 흰색반점이 있는 것으로 구별할 수 있습니다. 여름철엔 짙은노란색 또는 옅은갈색 빛을 띄고, 겨울철엔 회색 또는 쥐색의 어두운 색으로 털색깔이 변한다고 하며, 뿔은 수컷에게만 나고 집단생활을 하는 점도 노루의 특성이라고 합니다. 절물자연휴양림 가까운 곳 거친오름 옆에 노루생태관찰원에서 자세한 내용들을 볼 수 있다고 하네요.
사슴은 한라산의 백록담 명칭의 유래가 되는데, 옛날 백록담에서는 매년 복날에 하늘의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하는데 이때마다 한라산 산신령은 방선문 밖 인간세계로 나와 선녀들이 다시 하늘로 올라갈때까지 머물러야 했다고 합니다. 어느날 미처 깜빡하고 방선문으로 내려오지 못한 산신령이 선녀들 목욕하는 모습을 훔쳐보게 되었고 선녀들이 이 사실을 옥황상제께 고하자 격노한 옥황상제가 산신령을 치니 하얀사슴으로 변신, 이 하얀사슴이 슬피울며 노니는 연못이라고 하여 백록담이 유래한다는 전설이 있다고 합니다.
사실 가장 개체수가 많은것은 쥐로 생태계고리 역할을 하는데... 중략(손이 너무 시려워 노트가 없...)... 생태보물섬이라는 별칭을 가진 제주의 종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 되며 다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제주 상징 동식물도 한번 다시 짚고 넘어가고(제주를 상징하는 나무 '녹나무', 제주를 상징하는 꽃 '참꽃', 제주를 상징하는 새 '큰오색딱따구리'), 철새의 서식지인 습지 보전을 위한 국제협약 람사르협약에 대한 설명도 들었습니다. 제주에는 람사르습지가 5곳이 있는데, 물영아리오름습지, 물장오리오름습지, 1100고지습지, 동백동산습지, 숨은물뱅듸 입니다. 한번 제주의 람사르습지만 탐방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름 정상에 오르니 분화구 순환로(정상둘레길)가 나옵니다. 지금까지는 보통 전망대에서 멋진 뷰를 즐기며 간식타임을 가졌는데, 이날은 눈과 바람으로 그나마 나무가 우거져있는곳 아래에서 짧은 휴식시간을 가졌습니다. 추운날씨에 따뜻한 커피가 인기 폭발...
간식타임을 마치고 다시 움직여 제2전망대에 다다릅니다. 이곳에서는 한라산이 정면으로 조망된다고 하는데, 보이지 않습니다. 곰탕뷰에도 한라산 산세를 상상하며 열심히 바라보는 회원들과, 곧바로 눈바닥에 지팡이로 그림을 그리며 설명을 준비하시는 교수님...
다시 발걸음을 옮기는데 쥐똥나무가 보입니다. 새까만 열매모양이 쥐똥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며, 남성의 기운을 돋구어주는 나무라고 해서 남정목이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어 제1전망대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분화구를 내려다볼수도 있고 전방향 파노라마뷰로 한라산이 멋지게 조망된다고 하는데 곰탕뷰라 패스하고 지나쳤습니다. 다음에 날씨좋은날의 재탐방을 기약하면서...
하산길에 만난 노루 가족도 만나고
마지막으로 제주에 가장 많이 날아다니는 새, 까마귀와 까치에 대한 설명을 듣습니다. 까마귀는 텃새, 철새가 있는데 철새는 추워지면 추운지방에서 제주로 날아와 겨울에 유독 까마귀가 많다고 느껴진다 합니다. 까치는 원래 제주에 없었는데 1988년 아시아나가 최초로 제주에 취항하면서 상징새인 까치를 88쌍 들여와 지금까지 번식해 왔다는 흥미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휴양림으로 내려오니 절물오름 뷰를 자랑하는 예쁜 연못에서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제게 익숙한 풍경의 삼나무숲길을 걸어나오며 탐방을 마쳤습니다. 제가 평소 절물자연휴양림에서 거닐었던 곳들은 휴양림의 극히 일부분이었더라구요 :)
부족한 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얀 눈으로 덮힌, 추위에 떨던 절물오름은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모두 고생하셨고, 항상 감사합니다 :D
첫댓글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게 하네요^^
나름 첫눈을 맞으며 오돌오돌 떨었던 기억도 함께 송환되구요~
멋진 후기 잘 읽었습니다.~♡♡
첫눈 맞은곳이라 기억에 오래남을거같습니다ㅎㅎ 개었을때 다시 한번 가고싶네요~
손과 발이 시리긴 했지만 다 함께 눈 맞으며 수업을 했던게 오히려 기억에 많이 남을것 같아요
열심히 메모하고 사진 찍고 그날 더 애썼어요 덕분에 자세한 후기 들을 수 있어 좋아요😊
맞습니다~ 후기적으면서도 자꾸 웃음이 나더라고요ㅎㅎ 그날 오신분들 모두 고생하셨어요!
하필, 가장 추운날, 눈 오는 날에 후기 담당이라~!
잊지못할 추억을 쌓으셨군요
전혀 단촐하지 않고 디테일하게 쓰셨네요
메모 못하신걸 '중략'으로 고백하시는 정직함도 보여주시고.
정말 수고하셨어요
산에 갈때는 항상 모든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는 걸 깨달은 날이었네요ㅎㅎ 감사합니다~
눈이 와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이들 처럼 설렘이 생기는거죠 ㅎㅎ
몸도 안좋고 직장까지 다니면서도
열정으로 충만한 효진님을 응원합니다.
수고하셨어요~^^
교수님 항상 감사드려요^^ 매주 2번씩 빠지지않고 과정 리딩하셔야 하는건데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럽습니다. 남은 2번의 수업도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