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가마을 면접후기> 최정윤
- 대전역 근처 우체국에서
11월 10일, 기차를 타고 대전역에 갔습니다. 학습여행 이후 거의 한달 만에 대전에 오니 대전역 풍경이 반가웠습니다. 대전역에서 잠시 쉬고, 우체국에서 만나자는 최선웅 선생님의 문자를 받고 우체국으로 향했습니다. '아이들과 어색하면 어떡하지?', '아이들과 어떻게 친해지지?' 아이들을 이제 만난다고 생각하니 설레기도 하고 걱정스러운 마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멀리서부터 해맑게 다가오는 아이들을 보면서 걱정스러운 마음은 사라지고 설렘으로 가득 찼습니다. 아이들이 미리 연습한 공수인사도 해주었습니다. 아이들의 환대에 고마웠습니다.
선생님과 아이들은 우체국에 편지를 부치러 왔습니다. 편지를 보내고 싶은 사람을 위해 편지를 쓰고, 편지를 우체국에서 직접 보내는 활동이었습니다. 편지 받을 사람을 생각하며 정성스럽게 꾸민 편지였습니다. 은성이는 본인이 아끼는 스티커도 붙였다고 했습니다. 편지를 부치는 일은 주소를 직접 적어야 하고, 우표를 520원에 맞추어서 붙여야 하는 번거로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편지를 직접 주고받을 것을 생각하니 정말 가치있는 활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모닥불 앞에서 나눈 대화
학교가 포항에 있어 따뜻한 기온에 익숙한 저에게 대전은 정말 추운 곳이었습니다. 패딩을 입고 올 걸. 추위에 덜덜 떨며 후회했습니다. 숙소에서 잠깐 쉬고 있는데, 최선웅 선생님께서 모닥불을 피워주셨습니다. 권민정 선생님께서는 따뜻한 코코아와 모닥불에 구워 먹을 가래떡과 쫀드기를 준비해주셨습니다. 모닥불 앞에서 코코아를 마시니 대전의 추위도 모닥불의 낭만을 더해주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타닥타닥 타는 모닥불 앞에서 선생님들과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함께 바라본 광공해로 인해 요약 정리된 별들, 참나무 향이 좋았던 모닥불, 함께 나눈 대화들. 선생님과 동료들과 함께 두고두고 기억할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 잔잔한 호수, 물안개 그리고 따뜻한 차
오전 6시 35분, 체력 테스트를 진행하기 위해 선생님집 마당에 모였습니다(체력 테스트를 진행하시는 이유는 다음날에 아이들과 뛰어놀며 알았습니다…). 그렇게 모여서 호숫가로 걸어갔습니다. 마을 분들만 가신다는 장소에 도착하고 감상한 호수는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하늘에 펼쳐지는 그라데이션, 하늘은 비추는 잔잔한 호수 그리고 호수에 피어오르는 물안개. 호수를 보며 선생님과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따뜻한 차를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여기에 또 오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 당사자 면접
9시 50분에 도서관에 도착하자, 면접 안내위원을 맡은 아이들이 앉을 자리를 안내해주었습니다.
“선생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저 안에 있는 사람들 다 좋은 사람들이에요.”
면접 전에 긴장하고 있었는데, 민채의 사랑스러움에 웃음이 나왔습니다.
면접은 환대하기 위해 하는 거라는 최선웅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면접장의 분위기에서 환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면접위원들의 질문은 날카로웠지만 내 자기소개서를 꼼꼼이 읽고 와준 면접자들의 노력에 감동했습니다.
- 놀이팀이 준비한 놀이
놀이팀은 서로 재원 선빈이가 맡았습니다. 놀이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안내해주고, 정성스럽게 꾸민 놀이에 대한 안내장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놀이팀이 준비한 일정에 따라 습지공원을 산책하고, 공원에서 ‘얼음땡’을 했습니다. 아이들과 정말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놀면서 체력의 한계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술래가 되고 분명히 아이들이라고 봐주지 않았는데... 아이들은 잡히지 않았습니다. 체력 테스트를 왜 진행하시는지 이해가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 올 때는 체력을 길러서 와서 아이들과 더 재밌게 놀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 간식 시간
아이들과 실컷 뛰어놀고 오니 배가 고팠습니다. 도서관에 모여서 김유진 선생님이 만드신 김밥, 서로 아버지가 만드신 김치전 그리고 권민정 선생님이 화로에 구워 주신 가래떡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열심히 뛰어 놀았더니 더 꿀맛이었습니다.
기숙사에 돌아와서 호숫가 마을에서 보낸 시간을 되돌아보았습니다. 호숫가 마을에서 이틀을 보내고 오니, 호숫가 마을에서의 생활이 더 기다려집니다.
첫댓글 가을 우체국 앞에서 떨리는 첫만남
노변정담 爐邊情談 따뜻한 화롯가에 둘러앉아서 정답게 나눈 이야기
착하고 좋은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서 면접
술래잡기하며 신나게 놀았던 추억
환대해 주신 아이들과 다람쥐 선생님 가족, 추동 이웃 고맙습니다.
최정윤 님 인생에 잊지 못할 추억이자 선물이겠습니다
'선생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저 안에 있는 사람들 다 좋은 사람들이에요.'
민채가 이런 말을 했나요?
큰 감동입니다.
귀한 말을 기억하고 알려 줘서 고마워요 정윤.
얼핏 복잡하고 번거로워 보일지라도 감사함으로
어설프고 부족해도 우리의 힘으로
당신이 내 편지를 받지 못하더라도
내가 답장을 받지 못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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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정윤이 우체국에서 겪은 일은
사회사업과 닮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