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향 님이 가요제에서 < 그림자 >를 열창했다는 기사를 보았을 때 처음에는 서유석 가수님이 1978년 발표했던 명곡 < 그림자 >를 불렀을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노래를 감상해보니 최향 님이 열창했던 < 그림자
>는 그보다 40년 뒤인 2018년에 창작된 노래이더군요.
< 그림자 >를 열창하는 서유석 님
< 그림자 >를 공식 무대에서 처음 불렀던 분은 최대성 가수님입니다. 최대성 님은 여러 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실력파 가수이지요. 최대성 님은 2018년 8월 부산 송도해수욕장에서 열렸던 14회 현인 가요제에서 경연곡인 < 그림자 >를 열창했습니다. 현인 가요제는 순수 창작곡만으로 경연하는 가요제입니다. 이 가요제는 전국 대학의 실용음악과 학생들과 가수 지망생들이 참가하는 한국 최고의 창작가요제이며 신인가수의 등용문으로 평가받고 있지요.
KBS TV < 아침마당 >의 도전 꿈의 무대에서 열창하고 있는 최대성 님
경연 당시 이 노래의 본래 제목은 < 내안의 그림자 >였습니다. 그리고 최대성 님은 이 곡을 열창하여 대상을 수상합니다. 그러나 최대성 님은 얼마 뒤 음반으로 발매할 때 < 그림자 >로 수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두 곡을 비교해보니 동일한 가사더군요.
< 그림자 >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너무도 보고싶어 찾아간 그 집앞 미치게 그리워서 약속을 저버렸소
우리 사랑 그만하자 헤어졌지만 내 마음 갈곳 잃어 헤매던 밤이여
잊어야 잊어야만 하면서도 보내야 보내야만 하면서도
잊지 못한 당신의 그림자여 잊으려고 애를 써도 못잊는 건
내 곁에 있어준 당신의 그림자 그림자 때문이라오
잊어야 잊어야만 하면서도 보내야 보내야만 하면서도
잊지 못한 당신의 그림자여 잊으려고 애를 써도 못잊는 건
내 곁에 있어준 당신의 그림자 그림자 때문이라오 그림자 때문이라오
< 그림자 >는 오래 전에 헤어졌던 연인 집을 다시 찾아보았다는 내용입니다. 주인공은 과거의 아름다웠던 연인과의 추억을 결코 잊을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가사에 보이는 그림자는 연인의 그림자로서 연인과의 추억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서유석 님의 < 그림자 >도 외로움을 참지 못한 주인공이 밤에 연인의 집 근처를 서성거린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서유석 님의 노래에 나오는 그림자는 주인공 자신의 그림자로서 최대성 님 노래의 그림자와는 다릅니다. 두 곡에 나오는 그림자는 주인이 다르기는 하지만 비슷한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보입니다. 서유석 님의 그림자는 허망한 연인의 자취를 찾아 헤매는 주인공의 마음을 의미합니다. 최대성 님의 그림자는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연인의 마음을 의미합니다. 두 그림자 모두 현실로 복귀하기 위해 시급히 벗어나야 할 대상이지요. 그러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웠던지 두 곡은 처절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2019년 청춘 가요제에서 열창하는 최향 님
최향 님이 들려준 < 그림자 >는 강렬한 호소력을 지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 잊어야 잊어야만 하면서도 보내야 보내야만 하면서도 잊지 못한 당신의 그림자여 잊으려고 애를 써도 못잊는 건 내 곁에 있어준 당신의 그림자 때문이라오 ’를 표현하는 부분은 최향 님의 심오한 감성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마치 현장에서 가사의 주인공이 회한의 눈물을 쏟아내는 광경을 직접 목격하는 것같은 느낌을 줍니다. 가사에 나오는 것과 같이 실제 연인과 이별을 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최향 님의 노래는 진한 감동을 안겨줄 것이라고 보입니다.
최향 님은 2019년 12월 충청남도 부여군에서 열린 제11회 대한민국 청소년 트로트 가요제에서 < 그림자 >를 열창했지요. 결국 청중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한 최향 님은 대상을 수상합니다. 이 날의 열창 장면은 해천사 님이 공연 동영상 메뉴에 올려주신 자료에 수록돼 있으니 한번 감상해보시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