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궁섬 추도에는 사람이 없다 ??~~

[섬그늘]

섬 개발 ‘딜레마’

전남, 관광객 급증 주민 급감 각종 편의시설 늘어난 자리
고유한 생태 문화는 사라져 체계적 개발전략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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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7월 31일(금) 00:00

전남 섬의 가치가 재조명을 받고 있는 가운데 방문객은 급증하고 있으나 거주민은 급감하고 있다.

방문객을 위한 이질적인 편의시설이 잇따라 들어서며 섬 곳곳에 개발 ‘열풍’이 불고 있는 반면 섬이 지닌 고유한 생태와 문화에 대한 조사 및 보존 방안은 마련되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초고령화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전남 섬에 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전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1년 말 금오도 등 11개의 유인도가 속한 여수시 남면의 인구는 5233명이었으나 지난 2014년 말 3341명으로 1892명이 줄었다. 화정면 개도는 같은 시기 1166명에서 777명, 낭도 433명에서 298명으로, 백야도 520명에서 379명으로, 각각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반면 ‘비렁길’로 일약 유명 관광지가 된 금오도는 주말이면 몰려드는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택시가 2대에 불과해 금오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차량과 함께 섬을 찾으면서 좁은 섬 도로 곳곳에서 정체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외지 방문객이 급증하면서 섬 경관과는 다소 이질적인 펜션, 조립식 건물 등도 하나 둘 섬에 들어섰다. 섬 경관을 고려하기 보다는 개별 건축물의 디자인이 강조되면서 과거 돌담, 단일색 지붕 등 섬의 특징도 무색해지고 있는 것이다.

외지인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섬 고유의 음식 맛도 바뀌고 있다. 막걸리, 갓김치 등이 대표적으로, 단맛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 섬 주민들의 말이다.

여수 개도의 한 주민은 “과거에는 외지인들에게 개도 막걸리를 추천했지만 이제는 10명 중 6명은 맛이 변했다고 말한다”며 “섬 고유의 맛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2015년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여수 낭도는 선정 이후 토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3.3㎡당 평균 5만원대에 거래됐던 땅이 10만∼15만원대까지 상승했다는 것이 주민들의 전언이다. ‘개발 압력’이 거세지면서 부동산 투기 대상이 되고 있다.

섬 내 초고령화 현상도 극복해야할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낭도 부속도인 추도의 경우 그나마 남아있던 섬 주민 3명이 모두 요양병원에 입원하면서 거주민이 ‘0’이 됐다. 23가구 31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하화도는 주민 대부분이 70세 이상으로, 최근 고향으로 이주한 이장만 50대다.

지난 1981년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거주민에 대한 규제가 지나쳐 주민 정착이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별 섬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근간으로 발전방향을 수립하고 그에 따라 실행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전남발전연구원 김준 박사는 “전남 섬의 가치를 아직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서 획일적인 규제나 개발 방안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며 “주민의 수, 육지와의 거리, 생태자원의 분포 등을 감안한 조례 제정 등을 통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생태·문화자원은 완벽하게 보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