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사랑 김옥춘 커피 한 잔 거부할 수 없다. 향긋해서 구수해서 커피 한 잔 사랑할 수밖에 없다. 따뜻해서 네 마음 같아서 커피 한 잔 나눌 수밖에 없다. 사랑 같아서 행복 같아서 커피 한 잔 함께 하고 싶다. 지금 너랑 지금 커피 한 잔 하고 있다. 햇살이랑 2010.10.1 | 강한 사람이 되어라 김옥춘 강한 사람은 부드럽더라. 강한 사람은 사람을 미워하지 않더라. 강한 사람은 적을 만들지 않더라. 강한 사람은 게으르지 않더라. 강한 사람은 화내지 않더라. 강한 사람은 불평하지 않더라. 강한 사람은 감사의 표현을 잘하더라 강한 사람은 칭찬을 잘하더라. 강한 사람은 헤어질 때 좋게 헤어지더라. 강한 사람은 등 돌리지 않더라. 강한 사람은 위에서 누르려 하지 않더라. 아들아 딸아 내 사랑아 내 희망아 내 미래야 강한 사람이 되어라. 사람의 마음을 여는 열쇠가 되어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강한 사람이 되어라. 믿는다. 사랑한다. 2010.10.4 |
젊은이 김옥춘 젊은이 무거운 짐 혼자 짊어지지 마오. 평생 쓸 허리라오. 조금 늦더라도 함께 들고 나누어서 지오. 젊은이 너무 달리지만 마오. 평생 쓸 오금이라오. 조금 늦더라도 쉬어 가오. 걷기도 하오. 젊은이 너무 채우지만 마오. 너무 욕심내지만 마오. 평생 쓸 오장 육부라오. 취하는 것만큼 쌓아두는 것만큼 비우는 것도 중요하다오. 가득 찼을 때보다 적당히 비었을 때 일이 잘되는 법이오. 아름다운 법이오. 젊은이 몸을 아끼지는 마오. 그리고 절대로 절대로 몸을 혹사하지는 마오. 내일도 그대가 행복해야 하는 하루가 있다오. 2010.10.4 | 일하면서 하는 다짐 김옥춘 이 세상에 무시해도 되는 사람은 없습니다. 나는 당신이 무시해도 되는 사람이 아닙니다. 이 세상에 귀하지 않은 인생은 없습니다. 나도 사람입니다. 이 세상에 무시해도 되는 사람은 없습니다. 행여 무심코 한 나의 말과 행동이 당신 가슴에 상처가 되지 않도록 항상 조심하겠습니다. 이 세상에 귀하지 않은 인생은 없습니다. 당신의 일에 내 일보다 삼가고 예의를 다하고 존경하겠습니다. 당신을 또 다른 나라고 믿겠습니다. 2010.10.5 |
또 다른 나에게 김옥춘 기다려라 빵을 먹기 위해선 기다려야 하지 않더냐? 잘 참고 잘 기다리는 것도 잘 살아내는 방법이다. 일을 그르치지 않는 방법이다. 시작해라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 않더냐? 씨만 뿌려놓아도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지 않더냐? 용기 내고 시작하는 것도 우리의 임무다. 주어라 퍼주어라 주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더냐? 비운 만큼 채울 수 있는 것이 곳간이 아니더냐? 남김없이 줄 수 없다면 줄 수 있는 만큼만 줄 수 있는 것만이라도 주어라. 주는 것도 얻는 만큼의 복이다. 네게 하고 싶은 말에 내 귀를 기울여라. 네게 하고 싶은 말이 가만히 들여다보면 내게 하고 싶은 말이었더라. 너는 또 다른 나였더라. 2010.10.13 | 미소 김옥춘 물으셨나요? 왜 웃느냐고? 내가 드릴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네요. 미소 그래서 웃습니다. 내가 가진 거라곤 이것밖에 없네요. 당신에 대한 존경심 감사한 마음 그래서 그래서 웃습니다. 당신께 소중한 당신께 드리고 싶은 건 많은데 내가 맘껏 드릴 수 있는 건 달랑 미소 하나뿐입니다. 그래서 그래서 웃습니다. 당신께 소중한 당신께 드리고 싶은 것투성이인데 내가 가지고 있는 거라고는 달랑 존경심과 사랑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그래서 그래서 웃습니다. 미소 당신께 날마다 드리는 선물입니다. 받아주세요.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감사합니다! 2010.10.13 |
바람에 낙엽 지는 날 김옥춘 고운 단풍 따다가 하늘 높이 띄워놓고 부채질을 하는 바람아! 늦가을의 바람아! 빛나는 축제보다 멋지다만 멋진 영화의 화면보다 아름답다만 제발 멈추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고운 잎 다 질라. 고운 잎 천천히 데려가라. 나뭇가지 박차고 나비처럼 하늘로 날아오른 고왔던 단풍 낙엽아! 가을 햇살에 반짝이며 춤추는 고왔던 단풍 낙엽아! 마지막 공연 같아 눈물이 난다. 축제의 절정 같아 숨이 멎을 듯하다. 가만가만 숨죽이고 걸어도 쏟아지고 마는 낙엽이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날엔 생명에 대한 존귀함과 안타까움으로 내 가슴이 아리고 춥다. 바람이 분다. 낙엽이 날아오른다. 낙엽 떨어지기 위해 모시러 온 바람 위에 올라앉았다. 아름다운 여행이길 기도한다. 그리고 감사하다. 낙엽에게도 낙엽을 바라보는 내게도 2010.11.15 | 겨울로 가는 창가에서 김옥춘 겨울로 가는 창가에 앉아서 편지를 쓴다. 내 사랑에게 너에게 물론 커피 한 잔 옆에 놓았다. 겨울로 가는 차가운 바람은 유리 밖에 세워놓고 고운 햇살만 들여 따사로운 햇살만 들여 창가에 펼쳐놓았다. 햇살이 따끈따끈하다. 고맙다. 행복이 어디에 있나 했더니 오늘은 창가에 있다. 겨울로 가는 창가에 앉아서 낙엽과 앙상해진 나무를 바라본다. 서늘함과 따사로움이 오가는 겨울로 가는 내 삶의 창가엔 세월이 낙엽처럼 떨어지고 바람에 쓸리는 낙엽처럼 나의 상념들이 뒹군다. 낙엽을 쓸며 서성이는 바람이 겨울로 가고 있는 창가엔 나의 명상과 상념을 쓸며 떠나는 세월이 겨울로 가고 있는 내 삶의 창가엔 세월에 대한 안타까움과 고난에 대한 경계심과 내 삶에 대한 애착이 있다. 겨울로 가는 창가에 앉아서 커피를 마신다. 내 삶에 향기 한 잔 건넨다. 따뜻해서 행복하다. 2010.11.25 |
아름다운 인생 김옥춘 매일 홀로 마시는 커피 한 잔 어쩌다 어울려 마시는 술 한 잔 식사를 걸러야 할 만큼의 분주함도 그림으로 그려보면 아름답다. 사랑스럽다. 행복이다. 내 인생은 내 하루는 알고 보면 작은 일상까지도 매우 아름답다. 넘치게 사랑스럽다. 열정으로 가득 채울 수밖에 없는 내 삶의 분주함이 고달픔이 때때로 불만이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고맙고 고맙다. 내 삶엔 내 하루엔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 아름답지 않은 게 없다. 사랑스럽지 않은 게 없다. 감사하지 않은 게 없다. 귀하지 않은 게 없다. 매일 먹는 밥 한 끼 어쩌다 먹는 진수성찬 여행 한 번 못 가는 빡빡한 일상도 귀하다. 감사하다. 행복이다. 아름다운 내 인생 아름다운 내 일상 사랑스러운 나 행복한 나라는 것을 잊지 않으리라. 사랑한다. 귀하고 귀해야 하는 귀하고 귀한 내 인생 고맙다.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나 2010.11.25 | 겨울나무 김옥춘 큰 나무 뒤에 더 큰 산이 숨었었네? 잎이 지고 나니 산이 보인다. 나뭇가지 사이로 세월 지나고 나니 오늘의 생활과 고민들 뒤로 인생이 보인다. 앙상한 나뭇가지처럼 앙상한 숫자 나이라는 연륜 사이로 큰 나무 뒤로 나무들이 발가락을 묻은 능선을 고스란히 드러낸 산이 보인다. 속살을 드러낸 여인처럼 신비롭다. 비우면 더 많이 보이는구나!. 비우면 더 잘 보이는구나! 비운다고 해서 가난해지는 것은 아니겠구나! 욕심은 버려야겠구나! 겨울나무와 겨울 산을 바라보며 비움의 미학에 입문한다. 내 삶에 대한 태도를 가다듬는다. 자연은 배움으로 안내하는 위대한 나의 스승이다. 내게 시시각각으로 인생을 가르친다. 스스로 깨닫도록 한다. 나무만 보였었다. 잎이 지고 나니 산이 보인다. 진실까지 보는 듯하여 가슴에 수많은 동그라미가 그려진다. 인생이란 보이는 것만 보는 것이 아니다. 가치와 보람 진실과 상처 사랑 그리고 미래까지 보는 것이다. 2010.11.27 |
가장 아름다운 나이 김옥춘 그렇지 않습니다. 중년은 불쌍하지 않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나이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중년은 외롭지 않습니다. 가장 행복한 나이입니다. 감성이 풍부해서 자꾸 외로움을 타는 중년은 감성지수 꽉 찬 부자입니다. 보람과 가치 있는 삶이어야 하기에 꿈과 행복을 포기할 수 없기에 존경받고 사랑해야 하기에 자꾸 불안해지는 중년은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의 달인입니다. 뜨겁게 사랑하고 싶어서 넘치게 사랑받고 싶어서 자꾸 가슴이 허해지는 중년은 이 사회의 사랑지수 끝없이 올리는 태양입니다. 중년은 가장 아름다운 나이입니다. 내가 존재하는 나이니까요. 중년은 가장 행복한 나이입니다. 내가 존재하는 나이니까요. 노년도 나의 노년도 외롭지 않을 것입니다. 노년도 나의 노년도 아름답고 행복할 것입니다. 내가 존재해야 할 나이니까요. 노년은 나를 떠나 나와 세상을 볼 줄 알기에 법관처럼 공정하고 생명과 영혼을 다스리는 신처럼 자애로울 것입니다. 생명과 세상을 보듬을 것입니다. 어쩌면 나 죽는 날도 외롭지 않을 것입니다. 진정 나를 떠나 세상을 사심 없이 바라볼 테니까요. 어쩌면 나 죽는 날도 아름다울 것입니다. 귀한 나의 소중한 순간들이니까요. 나는 귀하고 소중하고 아름답고 사랑스러우니까요. 2010.12.5 | 꿈꾸는 삶 김옥춘 꿈이었다. 행복해지는 꿈 행복해지고 싶은데 꿈이었다. 꿈이었다. 황당한 꿈 천만다행이다. 꿈이었다. 꿈이다. 책임과 의무를 실수 없이 부족함 없이 잘하고 싶다. 사랑받고 행복하고 싶다. 먹을 것이 생기고 십 원짜리를 줍던 어린 시절의 꿈이 생각난다. 그래도 어릴 땐 걱정보다는 바람이 더 많았나 보다. 일이 꼬여서 애먹는 꿈을 꾼다. 그러니까 이제는 바람보다 걱정이 앞서는가 보다. 간절하면 꿈꿔지더라. 걱정이 커도 꿈꿔지더라. 그러나 꿈도 생각대로 되지는 않더라. 간절하면 이루어지더라. 아니 이루어내더라. 두려움이 커도 이루어내더라. 그러나 깨어있어도 계획대로 되는 것만은 아니더라. 꿈이었으면 좋은 현실 현실이었으면 딱 좋을 꿈 꿈꿀 수 있는 삶이어서 다행이다. 꿈 깰 수 있는 삶이어서 행복하다. 꿈꾸는 삶이고 싶다. 꿈 깨는 나이고 싶다. 행복한 나의 삶을 위해 사랑 가득한 이 세상을 위해 2010.12.5 |
첫 잔 김옥춘 쉿 첫 잔 따를 땐 조용히 하는 거야! 귀 기울이는 거야! 통통통 꼴락꼴락꼴락 이 소리 이 첫 잔의 소리 놓치면 안 되는 거야! 맑아서 설레잖아! 소리만 들어도 취하잖아! 쉿 첫 잔 따를 땐 조용히 하는 거야! 마음도 기울여야 하는 거야! 통통통 꼴락꼴락꼴락 이 소리 이 첫 잔의 소리 놓치고 싶지 않은 소리야! 술보다 우리의 만남이야! 소리만 들어도 행복하잖아! 너에게 취하고 싶어서 이야기에 취하고 싶어서 사람에게 취하고 싶어서 사랑에 취하고 싶어서 첫 잔 따르는 소리가 좋다! 2010.12.5 | 향수 김옥춘 향기를 입는다. 사라져서 영원하지 않아서 그래서 좋은 그래서 아름다운 옷을 입듯 얇은 향기를 한 겹 입는다. 기분이 좋다. 때때로 꽃이고 싶고 때때로 숲이고 싶고 때때로 바다이고 싶고 때때로 신이고 싶다. 때때로 내게로 널 초대하고 싶다. 향기 가득한 삶을 위한 기도로 네게 향기를 주고 싶은 소망으로 오늘도 향기를 입는다. 어느 순간 사라져 있을 것을 믿기에 안심하고 기분 좋게 향기를 입니다. 2010.12.5 |
약속 김옥춘 많이 듣겠습니다. 귀 기울여 듣겠습니다. 마음까지 기울여 듣겠습니다. 끝까지 듣겠습니다. 걱정과 아픔은 나누고 가르침은 따르겠습니다. 사람을 존중하고 나를 사랑하겠습니다. 2010.12.12 | 덕담 김옥춘 기적 같은 행운이 함께하는 당신입니다. 꿈보다 행복한 당신입니다. 마법 같은 사랑이 넘치는 오늘입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당신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하는 일마다 순리대로 술술 잘 풀립니다. 당신의 미소가 바다가 되고 당신이 쥐는 것이 산이 됩니다. 행운과 행복이 차고 넘치는 당신의 오늘을 그리고 내일을 축복합니다. 행운과 행복을 만드는 기적 같은 당신의 노력과 사랑에 박수를 보냅니다. 사랑합니다. 2010.12.27 |
토끼와 거북이 김옥춘 깡충깡충 깡충 나 걸었는데 뛰었다 합니다. 빠르다 합니다. 깡충깡충 깡충 엉금엉금 엉금 나 뛰었는데 기었다 합니다. 느리다 합니다. 엉금엉금 엉금 나 서두르지 않았는데 건너뛴다 합니다. 껑충껑충 껑충 나 게으름 피우지 않았는데 제자리걸음 한다고 합니다. 앙금앙금 앙금 함부로 판단할 일 아닙니다. 함부로 평가할 일 아닙니다. 함부로 비난할 일 아닙니다. 함부로 비웃을 일 아닙니다. 함부로 무시할 일 아닙니다. 쉽게 좌절할 일 아닙니다. 쉽게 포기할 일 아닙니다. 도전하고 도전할 일입니다. 존중하고 인정할 일입니다. 칭찬이 부담과 족쇄가 될 수도 있음을 우리는 압니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다르다는 것이 잘못이 아니라는 것도 우리는 압니다. 아는 그대로 비뚤어짐 없이 바라보기 위해서 본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하기 위해서는 말이 먼저가 아닙니다. 따뜻하게 웃어주는 것이 먼저입니다. 토끼에게도 거북이에게도 가슴으로 웃어줄 수 있는 그런 나이길 그리고 너이길 기도합니다. 토끼에게도 거북이에게도 잘했다고 칭찬할 수 있는 무조건이 아닌 건성이 아닌 토끼와 거북이의 수고로움에 가슴에서 박수를 보낼 수 있는 그런 나이길 그리고 너이길 기도합니다. 내가 네가 아니라고 슬퍼하지 않겠습니다. 네가 내가 아니라고 화내지 않겠습니다. 네가 부자라고 네가 잘났다고 샘내지 않겠습니다. 내가 가난하다고 내가 못났다고 화내지 않겠습니다. 깡충깡충 깡충 엉금엉금 엉금 토끼가 사는 세상 거북이가 사는 세상 그리고 그리고 내가 사는 세상 다르지만 다르지 않은 우리들의 세상은 모두 아름답고 행복해야 합니다. 깡충깡충 깡충 토끼는 그렇게 열심히 살고 엉금엉금 엉금 거북이는 그렇게 열심히 살고 한걸음 때로는 한달음 나도 이렇게 열심히 삽니다. 2010.12.27 | 선물 김옥춘 고맙습니다. 선물 365일 잘 쓰겠습니다. 그리고 주신 선물 빛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선물 사계절의 자연 감상 잘하겠습니다. 그리고 주신 선물 잘 가꾸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선물 오늘의 일 부지런히 하겠습니다. 그리고 주신 선물로 가족을 섬기겠습니다. 사람을 섬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선물 지금 이 순간의 너와 나 지금 이 순간의 인연 존경하겠습니다. 그리고 주신 선물 사랑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선물 365일 사계절 오늘 지금 이 순간 그 안에 든 모든 것 사랑하고 가꾸겠습니다. 2011.1.3 |
아차! 김옥춘 아차! 일하다가 손가락 끝을 데었다. 나의 부주의였다. 아주 사소한 습관도 때로는 부주의가 된다. 습관도 때로는 위험하다. 의심하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습관은 항상 안전한 것이어야 한다. 작은 상처지만 고통은 컸다. 많이 아픈 사람들 병원에 있는 사람들 생각이 났다. 얼마나 힘들까? 병원이 망한다고 해도 이 세상에 아픈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아픈 그 순간 내가 가난하다는 것은 하나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내게 예쁜 옷이 없다는 것도 하나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내 삶이 모양새 나지 않는 것도 하나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명성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도 하나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보람으로 가득 찬 하루하루가 아니라는 것도 하나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문제는 단 하나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아차! 일하다가 손가락 끝을 데었다. 나의 부주의였다. 아주 사소한 손가락 끝을 덴 날 사소한 실수가 큰 재앙을 부를 수도 있으니 항상 조심하자고 다짐했다. 나의 사소한 실수가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으니 누구나 조심해야 한다고 함께 조심하자고 말하고 싶었다. 함께 조심하자고 함께 안전하게 살자고 함께 행복하자고 지금도 말하고 싶다. 우리 함께 행복 합시다. 함께 행복한 것이 진정한 행복입니다. 2011.1.4 | 잠이 명약이었다. 김옥춘 꽁꽁 뭉친 아픔 꽁꽁 뭉친 서러움 꽁꽁 뭉친 외로움 꽁꽁 뭉친 억울함으로 뒷목이 돌덩이 되고 가슴이 꽉 막혔었다. 죽을 것만 같았다. 터질 것만 같았다. 세상이 끝난 것만 같았다. 견딜 수 없었다. 어찌어찌 하다가 잠이 들었다. 자고 났더니 뒷목이 조금 부드러워졌다. 꽉 막혔던 가슴도 조금은 느슨해졌다. 견뎌낼 수 있을 것 같다. 용기 낼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은 끝나지 않았고 달라진 것은 없는데 내 맘이 조금 느슨해졌다. 잠을 잤을 뿐인데 덕분에 잠시 잊었을 뿐인데 잠을 잤다. 잠이 명약이었다. 잠시나마 잊게 하는 잠시나마 내려놓게 하는 잠이 명약이었다. 잊는다는 것은 놓는다는 것은 잃는 것이 아니다. 되찾는 것이다. 혼란 속에서 평화를 억압 속에서 나를 잔다는 것은 잠드는 것이 아니다. 내 안의 나를 깨우는 것이다. 2011.1.4 |
신고합니다. 김옥춘 또? 또? 또 오른대? 나 거지 만들고 말 거래? 야속하기는 또? 또? 또 오른대? 나 불효자식 만들고 말 거래? 고약하기는 신고합니다. 잡아 주시오. 내 주머니 터는 물가 신고합니다. 다시는 내 주머니 털지 못하게 나 가난뱅이 만들지 못하게 꼭 꼭 잡아서 꽁꽁 묶어서 가두어 주시오. 여기요. 여기! 올라가고 있소. 빨리 빨리 잡아 주시오. 내 주머니 털지 못하게 나 가난뱅이 만들지 못하게 빨리 빨리 잡아 주시오. 2011.1.5 | 명절 스트레스 김옥춘 시기하지 마세요. 내 사랑의 가족이 싫은 게 아니랍니다. 내가 싫은 거랍니다. 부모님께 내 사랑의 부모님께 마음껏 드릴 수 없는 현실이 싫고 속상한 것입니다. 우리의 사랑을 명절 스트레스라고 매도하지 마세요. 일 혼자 다 하는 것 두렵지 않습니다. 일 좀 더 하는 것 기쁩니다. 내 몸을 움직여 내 가족이 편안할 수 있다면 내 가족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이미 우리에겐 일이 아닙니다. 행복일 뿐입니다. 자식 입에 맛있는 것 들어갈 때가 가장 행복한 우리인데 자식이 행복한 게 우리의 행복인데 부모님의 은혜 내 사랑의 부모님의 은혜 다 갚을 수는 없어도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싶은 게 우리인데 그래서 늘 가슴이 짠하고 아픈데 더 드리지 못하는 정성 더 주지 못하는 사랑 조롱하지 마세요. 일 혼자 다 하는 것 두렵지 않습니다. 일 좀 더 하는 것 기쁩니다. 내 몸을 움직여 내 가족이 편안할 수 있다면 내 가족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이미 우리에겐 일이 아닙니다. 행복일 뿐입니다. 가족은 사랑이고 행복입니다. 가족이 모이는 명절은 사랑을 보여주는 행복한 날입니다. 행복해야 하는 날입니다. 몸을 움직이면 건강해집니다. 가족을 위해 몸을 움직이면 행복하게 건강해집니다. 명절은 행복하게 건강해지는 아주 아름다운 날입니다. 단지 돈이 좀 모자라서 속이 상하고 내가 조금 미울 뿐입니다. 우리 모두 부자 되어서 마음껏 드릴 수 있는 명절이 되길 매일이 되길 기도합니다. 2011.2.1 |
눈물 김옥춘 울었어요. 오랜만에 눈물이 뜨거웠어요. 콧물에 흐느낌까지 한참 울었어요. 또다시 눈물이 흐르네요. 왼쪽 눈을 핑그르르 돌아 어물어물 주르륵 똑 차례를 기다린 것처럼 오른쪽 눈을 핑그르르 돌아 어물어물 주르륵 똑 양쪽 무릎이 차갑네요. 어느 순간 대롱대롱 턱이 차갑네요. 울었어요. 가슴에 있을 때 눈물은 폭발물 같았어요. 터질 것 같았어요. 눈에 있을 때 눈물은 뜨거웠어요. 눈알이 빨개질 정도로 밖으로 나온 눈물은 차가웠어요. 그리고 서둘러 떠났어요. 울었어요. 오랜만에 한참 울었어요. 뜨거운 눈에 대한 기억이 차가운 볼에 대한 기억이 아직 남아있어요. 눈물은 눈을 통해 나오는 내 가슴일까요? 말이 입을 통해 나오는 내 가슴인 것처럼 2011.2.11 | 오늘 봄비가 왔다. 김옥춘 또옥 또옥 또닥 또닥 봄비가 창밖에서 이중창 밖에서 용하게도 아침잠을 깨웠다. 아침이라고 봄비 내리는 아침이라고 또옥 또옥 또닥 또닥 봄비가 창 밖에서 이중창 밖에서 용하게도 날 불러냈다. 반갑다고 손 내밀라고 슈웅 휘잉 바람이 얌전하지 않았다. 내 손을 봄비를 밀쳐내고 흔들었다. 봄을 시샘하는 겨울이 어디엔가 있나 보다. 바람결에 바람결 어디엔가 시샘하는 바람을 적셔 깔고 자동차들이 달린다. 부우우우웅 츄우우우웅 봄이다! 봄이다! 봄이 왔다. 봄비를 뿌려 길을 내고 봄이 왔다. 봄이 오늘 내게로 왔다. 봄비가 오늘 내게로 왔다. 이젠 내가 봄이다. 바람이 봄인 것처럼 햇살이 봄인 것처럼 내가 네 가슴을 채운 사랑인 것처럼 2011.2.28 |
놀이터에서 김옥춘 밀어주세요! 할아버지! 할아버지! 흔들리는 세상이 떨어질 듯 아슬아슬한 놀이가 더 재미있는 아이에게는 믿음이 있다. 내 손에 대한 믿음 할아버지 손에 대한 믿음 믿음이 아이의 놀이를 신나게 한다. 세상은 자주 흔들린다.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삶은 때때로 위태롭다. 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밀어주세요! 할아버지! 할아버지! 재촉하는 아이의 삶은 지금처럼 행복할 것이다. 그리 믿어진다. 자신에 대한 믿음 타인에 대한 믿음 그 믿음으로 의지를 키워 세상이 흔들린다고 해도 삶이 위태롭다 해도 행복을 만들어갈 것이라 믿어진다. 아이는 놀이를 즐겨야 한다. 어른은 일을 즐겨야 한다. 좀 더 자신 있게 좀 더 행복하게 살아야 하니까 2011.3.16 | 호랑이보다 무서운 것 김옥춘 발전이 자멸을 위한 파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알겠다. 원시인이 절대로 미개인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알겠다. 호랑이를 이기고 방사능을 키워 놓은 지구인은 도망갈 곳을 숨을 곳을 찾을 수 없단다. 호랑이를 이겼듯이 어느 순간 방사능을 이길 수 있는 것이 지구인이라고 믿지만 지진과 해일로 인한 원자력발전소 사고 소식에 가슴 아프고 가슴 서늘하다. 우려가 기우가 아니었다. 걱정하지 말라고 했었다. 지금도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지구인의 우려가 기우이길 기도한다. 지구인의 행복이 안전하길 기도한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게 가난인 줄 알았는데 가난이 지구에겐 축복이었나 보다. 2011.3.22 |
내 어머니의 밥 짓기 김옥춘 볏짚 똬리 위에 동이 이고 해당화 꽃잎 밀어내며 샘물 길어다가 아궁이에 나무 때서 가마솥에 감자 섞은 옥수수밥을 지으셨지요. 화로에 된장찌개 끓이셨지요. 나 아주 어렸을 때 내 어머니 꽃다웠을 그때에 강원도 산골에서 동화처럼 전설처럼 사셨어요. 아름다운 동화 삶 자체가 신비로운 전설 물 한 바가지 붓고 펌프질해서 물 퍼 올려 숯과 모래에 걸러 볏짚 아궁이에 때서 풍로 돌려 왕겨를 때서 가마솥에 보리밥을 지으셨지요. 양은 솥엔 국을 끓이셨어요. 나 어렸을 때 내 어머니 젊었을 그때에 충청도 농촌에서 영화처럼 사셨어요. 고생까지도 아름다운 영화 수돗물 받아 석유풍로에 냄비 밥 연탄불에 냄비 밥 지으셨지요. 나 청춘일 때 내 어머니 중년에 서울 달동네에서 끼니 걱정하며 드라마처럼 사셨어요. 불굴의 드라마 수돗물 받아 전기밥솥에 밥을 지으시고 가스레인지에 찌개 끓이시고 나 직장인이 되었을 때 내 어머니 환갑에 캄캄하고 눅눅한 반지하에서 르포처럼 사셨어요. 진실을 찾을 수 없는 현장보고서 수돗물 의심스러울 땐 정수기 물을 받아 전기압력밥솥에 밥을 지으시고 도시가스로 찌개 끓이십니다. 며느리 어디 간 날 아주 가끔 나 중년이 된 지금 내 어머니 노년에 서울 임대아파트에서 가족들과 살얼음처럼 사십니다. 2년 뒤엔 어찌 될지 모르는 살얼음 물을 사 먹는 세월에 붉은 해당화 꽃잎 맴돌다 빨래터로 흘러내렸던 동화보다 아름다웠던 우리 집 샘물이 생각납니다. 2011.3.30 | 만우절입니다. 김옥춘 금방 부자 될 거라는 거 꼭 잘 될 거라는 거 절대로 아프지 않을 거라는 거 꼭 해결될 거라는 거 많이 사랑받을 거라는 거 많이 존경받을 거라는 거 누구에게나 인정받을 거라는 거 세상에서 내가 최고라는 거 누구보다 무엇보다 내가 귀하다는 거 매일 좋은 일만 있을 거라는 거 언제나 이웃도 나처럼 착할 거라는 거 도덕적으로 살아도 안전하다는 거 도덕을 아이들에게 가르쳐도 피해 보지 않는 정당하고 정직한 사회라는 거 나도 내 삶도 아름답다는 거 오늘은 믿겠습니다. 오늘은 의심부터 하지 말고 친절하라고 가르치겠습니다. 곤경에 처한 사람은 도와주라고 가르치겠습니다. 어른들 말을 잘 듣고 따르라고 가르치겠습니다. 오늘은 어수룩해지겠습니다. 오늘은 따지지 않겠습니다. 오늘은 의심하지 않겠습니다. 거짓말 같은 현실을 거짓말이라고 믿겠습니다. 오늘은 행복해지겠습니다. 오늘은 행복한 거짓말로 서로 축복하고 이 사회의 도덕과 예의를 바로 세우자고 다짐하는 만우절입니다. 사랑합니다. 거짓말처럼 진심으로 2011.4.1 |
실패가 실패가 아니었다. 김옥춘 새싹 사진을 찍었다. 잘 찍겠다고 찍었는데 초점이 맞지 않았다. 형체가 없다. 색깔만 있다. 무엇을 찍었는지 모르겠는데 초록과 연두의 색감이 아주 예쁘다. 잘못 찍은 사진에서 아름다움을 느꼈다. 불빛을 찍었다. 잘 찍겠다고 찍었는데 흔들렸다. 흔들렸는데 흐르는 듯한 불빛이 아주 멋지다. 잘못 찍은 사진에서 아름다움을 느꼈다. 넘어졌다. 넘어져서 아픈데 사람들이 배꼽을 잡고 웃었다. 성공해서 기쁨 주고 싶어서 열심히 살았는데 나의 실수에 사람들 웃음보가 빵 터졌다. 성공도 아름답지만 실패도 행복하다. 성공도 행복하지만 실패도 아름답다. 실패와 좌절이 또 다른 성공일 수도 있다. 슬픔과 아픔이 또 다른 행복일 수도 있다. 내 인생에선 내 귀한 인생에선 실패까지도 좌절까지도 슬픔까지도 아픔까지도 아름답다. 사랑한다. 생명인 자체로 아름다운 나 웃고 우는 내 귀한 인생 2011.4.2 | 들꽃 길 김옥춘 꽃길이었다. 그 길이 들꽃 길이었다. 참 아름다운 길이었다. 나 고개 떨어뜨리고 어깨 늘어뜨리고 걸었는데 그 길이 작은 꽃들로 가득한 들꽃 길이었다. 지구는 아름답다. 나 우울할 때 걷는 길도 꽃길이다. 신비로움으로 가득한 들꽃 길 환호했다. 그 작은 꽃들이 하나도 작지 않은 몸짓으로 온몸을 흔들어 환호했다. 나 주저앉았는데 땅 꺼지게 한숨만 쉬었는데 바닥으로 가라앉은 나를 향해 손 흔들고 목이 터져라 소리치며 환호했다. 수많은 꽃들이 아름다운 들꽃들이 지구는 훌륭하다. 아름답다고 사랑한다고 보잘것없는 삶 아니라고 못난 삶 아니라고 절대로 작지 않다고 비난 대신 갈채를 보냈다. 인간들의 열렬한 팬인 신을 대신해서 나의 완벽한 지지자인 엄마를 대신해서 꽃길이었다. 내가 걸은 길이 꽃길이다. 내가 걸어야 할 길이 사랑한다. 나! 내 인생! 2011.4.22 |
꽃잎이 진다. 김옥춘 사뿐사뿐 꽃잎이 진다. 소나무 아래 곱게 벗어놓은 속저고리처럼 꽃잎이 진다.. 툭툭툭 꽃잎이 진다. 밭매러 간 엄마가 벗어놓은 코고무신처럼 꽃잎이 진다. 소로록소로록 꽃잎이 진다. 내민 손에 탐스럽게 쏟아지는 별처럼 꽃잎이 진다. 팔랑팔랑 꽃잎이 진다. 오르락내리락 엎치락뒤치락 바람에 올라앉아 꽃잎처럼 꽃잎이 진다. 꽃잎이 진다. 잎들에게 자리 내주고 열매들에게 자리 내주고 꽃잎이 진다. 역할을 다한 배우처럼 임무를 마친 병사처럼 행복하게 뿌듯하게 꽃잎이 진다. 행복한 4월이다. 아름다운 4월이다. 2011.4.25 | 하늘보다 나보다도 너 김옥춘 세상에서 내가 가장 귀하다는 걸 어떻게 알았어? 내 엄마만 알고 있는 사실인데 나도 몰랐었는데 세상에서 내가 제일 아름답다는 걸 어떻게 알았어? 내 엄마만 알고 있는 사실인데 나도 몰랐었는데 세상에서 내가 가장 사랑스럽다는 걸 어떻게 알았어? 내 엄마만 알고 있는 사실인데 내가 세상에서 최고라고? 네 맘이 내 엄마 맘이라고? 고마워! 나를 알아봐 줘서! 내가 하늘보다 귀한 사람이라는 거 믿는 사람 무조건 내 편인 사람 내 엄마뿐이었는데 그거 알아? 내 엄마도 모르는 사실인데 사실은 세상에서 가장 귀한 사람 너야! 사실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사람 너야! 사실은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 너야! 하늘보다 나보다도 귀한 사람 너야! 세상에서 네가 최고야! 하늘보다 나보다도 귀한 너 너를 사랑해! 2011.4.26 |
둥글레 꽃이 피었다. 김옥춘 산에 햇살 연둣빛으로 가라앉고 숲에 그늘 연둣빛으로 드리워질 때 그러니까 5월에 둥글레 꽃이 피었다. 조로롱 피었다. 대롱대롱 피었다. 산에 햇살 연둣빛으로 빛날 때 숲에 그늘 연둣빛으로 투명할 때 그러니까 5월에 햇살과 바람을 뭉친 구슬처럼 대롱대롱 매달려 아기가 뽀뽀하듯 병아리가 노래하듯 아기 펭귄이 뒤뚱거리듯 꽃잎 귀엽게 열어 둥글레 꽃이 피었다. 둥글레 꽃이 피었다. 작지만 작지 않은 우주만 한 꽃 수수하지만 수수하지 않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 세상의 나처럼 세상의 너처럼 둥글레 꽃이 피었다. 숨바꼭질하듯 피었다. 보일 듯 말듯 보이고 말았다. 나 아름답다는 걸 너 아름답다는 걸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잘 보이지 않아도 둥글레 꽃 보는 사람은 다 보는 것처럼 세상도 숲처럼 아직 아름답다. 내 인생도 숲 속의 작은 생명체들처럼 아직 가치 있다. 사랑한다. 나 내 인생 사랑스러운 둥글게 꽃! 2011.5.9 | 나의 프로필 김옥춘 나는? 하늘이야! 나는? 신비로운 우주야! 나는? 지켜야 하는 지구야! 나는? 있는 그대로 아름답고 가치 있는 자연이야! 나는? 섬기고 섬겨야 하는 사람이야! 나는? 내 엄마의 딸이야! 나는? 너를 사랑하는 사람이야! 언제 태어났느냐고? 내 엄마가 나보다 젊었을 때! 어느 정도 배웠느냐고? 나는 귀하고 너도 나만큼 귀하니 나와 너를 하늘처럼 섬겨야 한다. 그 정도 어떤 일을 하느냐고? 너를 섬기고 나를 섬겨야 하는 일! 사랑! 2011.5.24 |
논두렁 김옥춘 논두렁을 걸었다. 가지가지 꽃들이 빼곡한 꽃길이었다. 이슬은 내 신발에 털고 소풍 나온 개구리는 풍덩풍덩 숨바꼭질시키고 논두렁으로 건너 엄마한테 갔다. 엄마! 엄마! 엄마! 휴~ 뱀 나올까 봐 무서워서 혼났다. 2011.5.24 | 하늘아! 김옥춘 하늘아! 맑았다가 흐렸다가 비도 내리고 눈도 내리는 하늘아! 내 마음 닮았다. 내 마음아! 흐렸다가 맑았다가 눈물도 흘리고 콧물도 흘리는 내 마음아! 하늘 닮았다. 하늘에 내 마음이 있더라. 내 마음에 하늘이 있더라. 하늘아! 내 마음아! 오늘도 향기로워라. 우울하더라도 향기로워라. 내 마음아! 하늘아! 오늘도 따뜻해라. 춥더라도 따뜻해라. 아파도 기쁜 게 인생 아니더냐? 눈물 흘려도 행복한 게 인생 아니더냐? 하늘아! 내 마음아! 오늘도 힘내자! 알았지? 2011.5.24 |
금낭화 김옥춘 사랑 주머니 하늘하늘 조로로로롱 삐삐머리 요정 방글방글 쪼로로로롱 아! 예쁘다! 오르락내리락 음표가 올라앉은 것 같다. 피아노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날마다 나에게 고백을 한다. 사랑해라! 사랑해라! 사랑해라! 날마다 나에게 당부를 한다. 사랑할게 사랑할게 사랑할게 날마다 다짐을 하게 한다. 2011.5.25 | 색칠 김옥춘 산 나뭇가지 끝까지 초록색이다. 솜씨 한 번 야무지다. 꼼꼼하다. 나무도 산이라는 것을 나뭇잎도 나무라는 것을 나도 때때로 산이라는 것을 나의 사는 모습도 그대로 감동이고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알고 있느냐고 묻는 듯하다. 나뭇잎 크는 거 다 봤는데 나뭇잎 튼튼해지는 거 다 봤는데 그런데도 놀랍다. 감동이다. 산 초록색이다. 나뭇가지 사이사이 조각난 하늘 다 밀어내고 산이 커졌다. 산이 살졌다. 산이 예뻐졌다. 지금 내 눈에 산이 보인다. 행복하다. 하늘의 작품일까? 땅의 작품일까? 공동 작품일까? 누가 색칠했을까? 그림을 보듯 산을 바라본다. 지금 내 눈에 네가 보인다. 행복하다. 아름답다. 너! 산! 그리고 나! 있는 그대로 지금 그대로 2011.5.25 |
아카시아 꽃이 피었다. 김옥춘 아카시아 꽃이 피었다. 향기로 날 불러 세우고 눈감으라 한다. 눈감으니 행복하라 한다. 행복하다 하니 고맙다 한다. 아카시아 꽃이 피었다. 향기로 꿀벌 불러 놓고 배불리 먹으라 한다. 꿀벌 샅샅이 뒤져 배불리 먹으니 행복하다고 고맙다고 한다. 아카시아 꽃이 피었다. 향기가 좋다. 달콤함이 좋다. 2011.5.26 | 구인구직 김옥춘 나이 철조망이다. 담이다. 벽이다. 나이 벼슬이었다. 능력이었다. 2011.5.27 |
아카시아 향기 진하다. 김옥춘 깊은 밤 창을 열었다. 궁금해서 왔다! 왔어! 내 창가까지 진하다. 창을 모두 열었다. 들어왔다. 내 방까지 귀한 손님이다. 밤새 바람 소리 달그락달그락 나를 깨우고 아카시아 향기 밤새 나를 토닥였다. 고맙다. 나를 위한 향기 나를 위해 존재하는 모든 것에 감사하다. 나를 위한 삶이 네게도 향기가 되고 행복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 살아 있는 동안 우주는 자연은 사람들은 문명은 신까지 나를 위해 존재한다. 나 살아 있는 동안 축복의 시간 행복한 시간 2011.5.29 | 천둥 치던 밤 김옥춘 밤새 천둥이 나를 깨워 자냐고 물었다. 허리 아프다고 말 걸지 말라고 돌아누워 금세 몸이 쑤시는 꿈을 꾸었다. 밤새 천둥이 나를 깨워 지금 비 온다고 말했다. 졸린다고 어깨 결려 깨우지 않아도 자꾸 깨지는데 제발 깨우지 말라고 외마디 앓는 소리 내고 되돌아 누워 몸이 쑤시는 꿈을 꾸었다. 유난히 고단했던 날 밤 천둥이 쳤다. 몸이 부서져라 쑤신 날 밤새 천둥이 나를 깨우겠다고 애를 썼다. 2011.6.3 |
덩굴장미가 김옥춘 오롯이 나를 위해 담을 넘었다. 오롯이 나를 위해 피었다. 빨갛게 조롱조롱 엄마의 메모지처럼 하늘의 계시처럼 조롱조롱 웃을 거지? 행복한 거지? 사랑한다! 넌 최고야! 힘내! 믿는다! 맞다. 나도 아름답다. 꽃처럼 나무처럼 풀처럼 맞다. 나를 보고 행복해하는 엄마도 있고 나를 보고 아름답다 하는 하늘도 있다. 덩굴장미가 피었다. 내가 가는 곳마다 내가 고개 돌리는 곳마다 빨갛게 조롱조롱 예쁘다. 아름답다. 행복하다. 가졌다고 다 내 것이 아니다. 가진 것 하나 없어도 세상은 내 것이다. 많이 보고 아름다움으로 보고 많이 느끼자. 행복으로 느끼자. 그래야 오롯이 내 것이 된다. 2011.6.12 | 벼 김옥춘 땅 냄새 맡았다. 이제 됐다. 제법 푸르른 벼를 보며 어른들 안심을 합니다. 뿌리 제대로 내려야 살아남을 수 있으니 환경에 적응해야 활개 칠 수 있으니 내내 가슴 졸였나 봅니다. 튼튼하게 자라 좋은 열매 맺기를 자신만만하게 자라 좋은 세상 열기를 자식이나 다름없는 기도가 늘 함께합니다. 2011.6.12 |
함께할게 김옥춘 나의 수고로 네가 편안할 수 있다면 고생하더라도 기꺼이 나의 동감으로 네 아픔이 가실 수 있다면 아프더라도 기꺼이 나의 응원으로 네가 힘을 낼 수 있다면 번거롭더라도 기꺼이 내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네 삶이 의미 있어진다면 궁색하더라도 기꺼이 나로 인해 네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괴로워하고 많이 아파하지만 않는다면 서먹하더라도 기꺼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2011.6.12 | 화성 칠보산에 갔다. 김옥춘 칠보산에 갔다. 산삼, 맷돌, 잣나무, 황금 수탉, 범, 절, 장사, 금이 많아서 팔보산이리고 했었는데 인간의 욕심으로 황금 닭이 일반 닭이 되어 죽어버려 칠보산으로 불리었다는 산 소나무 숲길 편안하고 고맙다. 맷돌 만들겠다고 쪼아가고 남은 바위일까? 아기자기한 바위 오름이 재미있다. 바위를 오르며 일곱 가지 보물을 생각해 본다. 다듬기 위해 지고 가는 돌이 얼마나 무거웠을까? 힘이 장사였겠지. 아니 그래야 했겠지. 호랑이 무서워도 산삼도 캐고 잣도 따야 했으니 고달팠겠지 햇살에 반짝이는 돌가루가 황금이었으면 매일 눈에 보이는 닭이 황금 닭이었으면 일 년에 두어 번 로또를 사는 나처럼 행복해지는 상상도 했겠지. 고단한 삶이니 걷는 걸음마다 기도였겠지. 몰아쉬는 숨 기도였겠지. 바라는 게 많은 만큼 감사한 것도 수두룩했겠지. 필요한 만큼이 욕심이었으니 마음을 다스려야 했겠지. 칠보산에 갔다. 보잘것없지만 귀한 내 삶이 전설이 된 사람들의 삶으로 투영되었다. 언젠가는 나와 함께 전설이 될 사람들이 마주 오기도 하고 지나쳐가기도 했다. 힘이 세서 힘든 일을 했겠나? 생활력이 강해서 고단한 일을 했겠나? 그나마 시켜주는 일이 입에 풀칠할 수 있게 하는 일이 힘든 일밖에 없었겠지 힘든 일을 하다 보니 힘을 쓰게 된 거겠지. 칠보산에 갔다. 칠보산엔 지금도 보물이 있다. 산을 오르는 나! 나를 불러들인 산! 산에 사는 생명들! 산에 사는 생명을 가꾸는 하늘! 산에 오른 나를 쉬게 하는 정자! 상으로 다가오는 바람! 전망 좋은 창으로 내다보듯 보는 예쁜 산과 들 그리고 마을! 칠보산에 갔다. 걷기 좋았다. 오르기 좋았다. 쉬기 좋았다. 생각하기 좋았다. 내다보기 좋았다. 행복했다. 언젠가는 전설이 될 내 삶 중 남아 있는 시간이 소중해서 황금처럼 나를 보듬게 했다. 2011.6.18 |
소주 김옥춘 김치 한 쪽에 쓰디쓴 소주 한 잔 쓸쓸해서 곤궁해서 캄캄해서 막막해서 쓴 맛이 맛나다. 2011.6.23 | 오늘 같은 날엔 김옥춘 비가 내리면 나 네가 보고 싶어 창가로 간다. 비가 그치면 나 네가 보고 싶어 창가로 간다. 햇살 부서지는 날 그랬듯이 하얗게 눈 내리던 날 그랬듯이 나 창가로 간다. 지금도 나 창가에 있다. 지금도 네가 보고 싶다. 우울하면 나 창가로 간다. 행복으로 가는 길이 보일 것만 같아서 행복하면 나 창가로 간다. 행복이 더 커질 것만 같아서 지금도 나 창가에 있다. 행복하고 싶다. 오늘 같은 날엔 오늘 같은 이유로 네가 보고 싶다. 오늘 같은 이유로 행복하고 싶다. 오늘 같은 날엔 오늘 같은 날엔 2011.6.23 |
승천무 김옥춘 석성산 중턱에서 안개구름 춤을 춘다. 도는 듯 오르고 오르는 듯 내리다 다시 오른다. 춤꾼의 가슴이 거기 있는 듯하다. 굿거리장단에 어깨와 팔의 작은 움직임으로 우주를 들어 올리고 뒤흔드는 춤꾼의 가슴이 안개구름 하늘로 오른다. 스러지듯 잦아들듯 승천한다. 춤추다가 한 판 거방지게 춤추고 2011.6.25 | 행복하자 김옥춘 비가 내린다. 오늘은 구름이 하늘이다. 눈물이 난다. 오늘은 걱정이 내 인생이다. 구름이 하늘의 전부가 아닌데 난 오늘 구름을 보며 하늘이라 한다. 걱정이 내 인생의 전부가 아닌데 난 오늘 걱정 앞에서 내 인생이 슬프다 한다. 비가 내린다. 눈물이 난다. 그러나 구름 곧 걷힐 것이다. 걱정 곧 극복할 것이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오늘이 다가 아니다. 걱정이 다가 아니다. 힘내자! 오늘 눈물 나게 하는 걱정 꼭 극복하고 환하게 웃자. 여전히 아름다운 내 인생이다. 꼭 아름다워야 하는 내 인생이다. 용기 내자! 힘내자! 행복하자! 2011.6.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