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박물관천국9-화석박물관]옛 하천교에 자리-2000여 점 화석 소장 전시
화석은 지질시대 동식물 유해나 유물이 암석 안에 남은 것을 일컫는다. 동물 발자국, 배설물도 화석이 된다. 시베리아에서 발견된 매머드는 돌로 변하진 않아도 화석으로 분류된다.
서귀포시 표선면 하천리의 옛 하천초등학교 폐교에 들어선 화석박물관은 세계 여러 나라 화석을 시대, 종류별로 분류전시한 자연사박물관이다. 약 1만3000㎡부지에 지상 2층 건물 포함 연면적 8000여㎡공간에 전시실, 자료실, 연구실, 사무실, 수장고, 작업실이 시설돼있다.
박물관은 지난해 3월 개관했고 이에 앞서 2월말 1종 화석전문박물관으로 등록했다. 화석들이 지구탄생과 변화추적의 실마리를 쥐고 있기에 이 박물관은 과거세계로 여행하는 통로다.
화석박물관이 소장한 화석은 강경구 관장(48)이 20여 년간 수집해온 2000여 점. 그중 대형 나무화석 85점이 야외에 배치됐고 실내엔 860여 점 화석이 순환 전시중이다. 화석이란 매장문화재를 테마로 한 전문 전시공간답게, 46억년의 지구역사에 관한 학습효과가 탁월하다.
건물 내부의 제1전시관엔 삼엽충과 나무, 암모나이트, 파충류, 공룡알화석 등이 고생대(5억7000만년~2억4500만년), 중생대(2억4500만년~6500만년), 신생대(6500만년 이후) 시기별로 구분 전시돼있다.
특히 전시관 초입엔 50여㎝와 30여㎝ 길이 공룡발자국화석이 있는데, 큰 것은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목록에 등재됐다. 이 화석의 출처는 전남 화순으로 경북대 양승영 명예교수(문화재위원)의 고증 결과 중생대인 1억만년 전 생성됐다.
제2전시관엔 국내에서 발견된 삼엽충과 이매패류, 조각류공룡발자국, 속새(노목잎), 곤충화석, 어류화석 위주로 진열돼있다. 그중 스트로마톨라이트는 21억만년 전 탄생한 첫 생명체이다. 또 제주도 전시공간도 별도로 조성돼 서귀포 해안에서 발견된 패류화석들이 선보이고 있다.
박물관은 화석의 속성을 반영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먼저 ‘화석 찾기’ 이벤트는 전시 관람을 마친 어린이들이 야외에서 모래에 숨겨진 화석을 찾아보는 화석 발굴체험이다. 어린이들은 화석을 갖고 전시실로 돌아온 후 연대, 명칭, 가치 등을 확인 후 집에 갖고 갈 수 있다.
다음, 실제 단괴를 관람객이 일정액에 구입한 후 직접 부숴보는 ‘화석 깨기’도 인기리에 진행되고 있다. 물론 단괴 내부에 화석이 존재할지 여부는 아무도 모른다. ‘복불복’인 셈이다.
또 삼엽충, 암모나이트 등 화석모양의 향초, 천연비누 제작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올해 박물관이 제주도교육청의 전통문화인성교육 위탁센터로 지정된데 따른 체험교실도 진행 중이다.
고길선 큐레이터는 “책장의 화석을 관찰하고 만져보는 짜릿한 현장학습장이다. 옛 생물이 어찌 생겼고 왜 사라졌고 어떤 진화과정을 거쳤는지 단서가 거기 있다. 곧 지구역사와 환경에 관한 산교육장이다. 과거 이해는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의 열쇠”라고 박물관을 소개했다.
이곳의 일부 화석은 도서출판 디딤돌의 과학 교재에 등재됐고 초등생 학습지에도 소개됐다.
한편 국내 화석전문박물관은 2곳으로 다른 곳은 경북 영주의 경보화석박물관이다. 화석박물관엔 한국화석이 많고 경보화석박물관은 나무화석 위주라고, 고 큐레이터는 비교 설명했다.
<김현종 기자>tazan@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