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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식빵왕의 장인 김진환 제과점… 일본가정식 빵집 미루카레…
발효빵 전문 폴앤폴리나 등 개성만점 빵가게들 몰려있어
요즘 TV 브라운관에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빵 굽는 냄새가 진동한다. 제빵 명장(名匠) 팔봉 선생의 가게에서 밀가루를 반죽하고 자신만의 빵을 만드는 법을 배우는 김탁구의 열정에 후각과 미각까지 발동한다. 실제로 명인의 맛과 멋을 지닌 '제빵왕'들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
홍익대 주변에는 개성 만점 브랜드 베이커리들이 몰려 있다. 일본·프랑스·이탈리아 등지에서 유학하고 온 제빵사들이 하나 둘 둥지를 틀면서 어느새 브랜드빵집 타운이 됐다. 골목길 사이를 누비며 빵 한 조각씩 베어 무는 '빵투어'를 해보자. 길을 잃어도 괜찮다. 고소한 빵 냄새 솔솔 풍기는 곳을 따라가 보면 되니까.
◆전통 이어가는 제빵 명인들
마포구 산울림소극장 맞은편 동교동 재래시장 골목에 15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빵집 '김진환 제과점'이 있다.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옛날식 빵 저울이 가게 한쪽을 차지하고, 반죽기계와 오븐이 쫄깃한 냄새를 풍기며 돌아가고 있다. 벽에는 20여년 전 일본에서 빵 만드는 법을 배워온 김진환(54)씨의 빛바랜 동경제과학교 졸업장이 걸려 있다. 이곳은 메뉴가 네모진 식빵 하나인 걸로 유명하다. 썰어 팔기도 하고 통째로 내어 주기도 한다. "처음에는 쿠키랑 케이크도 만들었죠. 그런데 만들다 보니 식빵만 만들기에도 시간이 없더라고요."
다른 지방에서도 주문이 끊이지 않아 김씨의 양손은 늘 분주하다. 식빵 하나를 만드는 데 필요한 반죽을 한 움큼씩 떼서 저울에 재보면 그 양이 거의 정확하게 들어맞아 '인간저울'이라고도 불린다. 그는 "30년 동안 이어온 빵 만들기원칙은 '좋은 재료'와 '정성'"이라고 했다. 이은지(31·마포구 합정동)씨는 "이곳 식빵은 껍질이 얇고 오래 놔둬도 촉촉한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02)325-0378
- ▲ 마포구 동교동에 있는‘김진환 제과점’에서 사장 김진환씨가 자신이 만든 네모난 식빵을 보여주고 있다. /채승우 기자 rainman@chosun.com
동교동 홍대입구 사거리에는 31년 역사의 '리치몬드 과자점'이 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크림빵과 앙금빵 등 전통빵뿐 아니라 부드러운 빵에 초코칩이 사선으로 박힌 초코트위스트 등 신제품빵이 가득하다. 초콜릿이나 화과자, 잼, 꿀, 와인 등도 한자리에서 구할 수 있다. 이효승(44·마포구 망원동)씨는 "10년 넘은 단골"이라며 양손 가득 빵을 담아갔고, 김미연(32·마포구 서교동)씨는 "특색 있는 빵을 먹고 싶을 땐 이곳을 찾는다"고 했다.
17살 때 외갓집의 작은 빵집에서 처음 빵 만드는 법을 배웠다는 권상범(65) 사장은 '빵 인생'만 50년이다. 일본에서 경영학과 제빵을 배우고 돌아온 그의 아들이 생산부 책임자로 일하며 빵집의 맥(脈)을 잇고 있다. (02)324-6800
- ▲ 마포구 동교동에 있는‘리치몬드 과자점’. /리치몬드 과자점 제공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빵"
홍대거리 끝자락인 상수역 1번 출구 근처에 있는 '쿄베이커리(Kyo BAKERY)'는 아침식사 대용으로도 손색없을 만큼 통통한 식사빵들로 유명하다. 버터나 유지, 설탕의 양을 줄이고 안데스산 청정 소금을 사용해 만든 강원도 감자빵과 식빵, 치아바타(겉은 딱딱하고 속은 쫄깃한 이탈리아식 바게트) 등 담백한 빵들이 주요 메뉴다. 20여년 전부터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기술을 연마했다는 부인환(39)씨는 압구정, 동부이촌동 등지에서 빵집을 운영하다 2년 전 홍대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식빵 맛을 잊지 못하고 동부이촌동에서 일본 아주머니들이 아직도 찾아오세요" 쿄베이커리는 주방이 시원하게 뻥 뚫려 있는 '오픈 베이커리'다. 부씨는 "손님이 맛있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좋고, 손님들도 직접 빵 만드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빵을 더 신뢰하는 것 같다"고 했다. (02)794-5090
'MILCALE(미루카레)'는 일본 가정식 빵집이다. 일본에서 온 다카미 가나코(40)씨가 '밀가루'를 일본식으로 발음해 지은 이 집의 레시피는 일본에서 먹던 빵 맛을 기억하며 가나코씨가 직접 만들었다. 명란젓과 감자를 넣은 빵 '명란젓 프랑스'를 비롯, 크림치즈와 체리를 빵 위에 올린 체리크림치즈빵, 우유를 넣어 부드럽게 만든 밀크스틱 등 이색적이고 깔끔한 빵들이 자랑이다. 5살 때부터 빵을 만들었다는 가나코씨는 "일본에는 집에서 빵을 만들어 먹는 문화가 발달해 있다"면서 "10살 때 어머니가 선물로 가스 오븐을 주셨을 때부터 반죽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고 했다. 2002년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연세대 어학당에 다녔다는 가나코씨는 자신에게 가장 익숙한 곳인 홍대 앞에 둥지를 틀었다. (02)3143-7077
'폴앤폴리나(Paul&Paulina)'는 주로 바게트나 치아바타 등 심심하고 담백한 맛의 식사빵과 발효빵을 만드는데, 매일 낮 12시부터 긴 줄이 늘어선다. 오전부터 만드는 빵이 나오는 시간이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기 때문이다. 낮 12시에는 화이트 바게트, 오후 2시에 크루아상 등 빵 종류에 따라 빵이 나오는 시간이 다르다. 김은파(25·직장인)씨는 "보통 빵을 먹고 나면 속이 더부룩하지만 이곳 빵은 속이 편하고 건강에 좋은 느낌"이라며 "매장에 가면 빵 만드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어서 더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02)333-0185
이탈리아에서 유학하고 10년 동안 디저트 전문가로 일하다 한국에 온 전성근 사장이 만든 '이스뜨와르 당쥬(Histoire D'Ange·070-8775-3558)', 〈빵빵빵 파리〉의 저자 양진숙씨가 운영하는 타르트 전문점 '빵빵빵 파리(Pain Pain Pain Paris·02-3141-9668)', 홍익대 안에 있어 가격이 저렴하기로 소문난 쿠키 전문점 '르방(Le Vain·02-332-7473)' 등도 자신만의 독특한 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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