誄碑第十二 (뢰비제십이)
周世盛德(주세성덕) : 주나라 시대의 성스러운 덕행은
有銘誄之文(유명뢰지문) : <뢰>의 문장에 기록되어 있고
大夫之材(대부지재) : 대부의 자질을 가진 인재들은
臨喪能誄(림상능뢰) : 상례에 임해서 <뢰>를 쓸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誄者累也(뢰자루야) : <뢰>는 <루>이다
累其德行(루기덕행) : 살아있을 때의 덕행을 누적하여
旌之不朽也(정지불후야) : 그것을 기록으로 썩어 없어지지 않게 만든 것이다
夏商以前(하상이전) : 하나라와 은나라 이전에 대해서는
其詞靡聞(기사미문) : 그 사를 자세히 알 수 없다
周雖有誄(주수유뢰) : 그리고 주나라 시대에는 <뢰>가 있었다고 하지만
未被于士(미피우사) : 사계급에는 통용되지 못했다
又賤不誄貴(우천불뢰귀) : 더구나 신분이 낮은 사람은 높은 사람의 <뢰>를 지을 수 없고
幼不誄長(유불뢰장) : 나이가 아래인 사람은 나이가 위인 사람의 <뢰>를 지을 수가 없었다
其在萬乘(기재만승) : 황제에 대해서는
則稱天以誄之(칙칭천이뢰지) : 천의 이름으로 <뢰>를 지었다
讀誄定謚(독뢰정익) : 죽은 사람에 애해서 <뢰>를 읽고 시호를 정하는 것은
其節文大矣(기절문대의) : 예의 표현으로서 중요한 일이다
自魯莊戰乘丘(자로장전승구) : 노나라 장공이 승병의 전쟁에서
始及於士(시급어사) : 부하의 <뢰>를 지음으로써 비로소 사계급에게도 <뢰>가 지어지게 되었다
逮尼父之卒(체니부지졸) : 공자가 돌아가셨을 때
哀公作誄(애공작뢰) : 노나라 애공이 <뢰>를 지었다
觀其憖遺之辭(관기은유지사) : “그분을 이 세상에 머물게 해다오.”하는 애절한 호소와
嗚呼之嘆(오호지탄) : “아 슬프구나.”라고 하는 탄식의 언사는
雖非睿作(수비예작) : 길이가 있는 작품은 아니지만
古式存焉(고식존언) : 옛 형식이 그대로 남아 있다
至柳妻之誄惠子(지류처지뢰혜자) : 유혜하의 처가 남편을 혜자를 조상하여 쓴 <뢰>는
則辭哀而韻長矣(즉사애이운장의) : 문사가 애처롭고 운이 길다
暨乎漢世(기호한세) : 한나라 시대에 이르러서도
承流而作(승류이작) : <뢰>는 전통을 계승하여 창작되었다
揚雄之誄元后(양웅지뢰원후) : <양웅>의 작품 <원황후의 뢰>는
文實煩穢(문실번예) : 실로 문장이 번거롭고 거추장스럽다
沙麓撮其要(사록촬기요) : <사록>은 요점을 골라 취한 것에 불과한 것인데
而摯疑成篇(이지의성편) : <지의>는 이것을 전편으로 잘못 알고 있다
安有累德述尊(안유루덕술존) : 어찌 덕행을 쌓고 존숭의 마음을 저술함에
而闊略四句乎(이활략사구호) : 4구만으로 개괄할 수 있겠는가
杜篤之誄(두독지뢰) : <두독>의 뢰는
有譽前代(유예전대) : 당대에서는 좋은 평판을 얻고 있었다
吳誄雖工(오뢰수공) : 그의 <오한>의 뢰는 비록 공교하지만
而他篇頗疏(이타편파소) : 그 밖의 작품은 밀도가 옅으니
豈以見稱光武(기이견칭광무) : 어찌 광무제의 칭찬을 받았다고 해서
而改盼千金哉(이개반천금재) : 작품의 가치가 뛰어나겠는가
傅毅所制(부의소제) : <전의>가 지은 작품은
文體倫序(문체륜서) : 문체의 균형이 잡힌 문체이다
孝山崔瑗(효산최원) : <소순>과 <최원>의 뢰는
辨絜相參(변혈상참) : 논리적인 분석을 섞었고
觀其序事如傳(관기서사여전) : 그 서술법은 꼭 전기와 같고
辭靡律調(사미률조) : 표현은 미려하고 절주가 있어서
固誄之才也(고뢰지재야) : 진실로 뢰의 재능을 갖췄다
潘岳構意(반악구의) : <반악>의 뢰의 구상은
專師孝山(전사효산) : 소순을 본받아
巧于序悲(교우서비) : 비장한 정감의 서술에 뛰어나고
易入新切(이입신절) : 쉽게 참신하고 절실한 맛을 내었다
所以隔代相望(소이격대상망) : 그가 시대를 초월해서 명성이 높은 것은
能徽厥聲者也(능휘궐성자야) : 그 성음을 아름답게 했기 때문이다
至如崔駰誄趙(지여최인뢰조) : <최인>의 <조모>의 뢰
劉陶誄黃(류도뢰황) : <유도>의 <황모>의 뢰는
並得憲章(병득헌장) : 법칙이 잘 지켜지고
工在簡要(공재간요) : 간결하면서도 요령을 얻어 공교한 맛을 냈다
陳思叨名(진사도명) : <조식>의 뢰는 이름만 요란할 뿐
而體實繁緩(이체실번완) : 그 내용은 번잡하여 맺힌 데가 없으며
文皇誄末(문황뢰말) : <문제>의 뢰에서는 그 끝머리에
百言自陳(백언자진) : 수다한 말로 자신의 생각을 진술하여
其乖甚矣(기괴심의) : 본래의 방법과 어긋남이 심했다
若夫殷臣詠湯(약부은신영탕) : 은나라 조정의 신하가 <탕왕>의 일을 만장할 때는
追褒玄鳥之祚(추포현조지조) : 소급하여 나라의 기원이 된 제비의 길조를 찬양했고
周史歌文(주사가문) : 주나라의 사관이 문왕의 일을 노래할 때는
上闡后稷之烈(상천후직지렬) : 시조인 <후직>의 위엄을 밝게 드러냈다
誄述祖宗(뢰술조종) : 조상을 뇌술한 것은
蓋詩人之則也(개시인지칙야) : 시경 시인들의 정칙이 되었을 것이다
至於序述哀情(지어서술애정) : 죽음을 슬퍼하는 감정을 서술하게 된 것은
則觸類而長(즉촉류이장) : 이것을 자극하여 한 단계 발전된 형태이다
傅毅之誄北海(부의지뢰북해) : <부의>의 <북해정왕흥>의 뢰에서는
雲白日幽光(운백일유광) : ‘구름은 밝은 해의 빛을 감추고
淫雨杳冥(음우묘명) : 장마 비는 자욱하다.’고 했다
始序致感(시서치감) : 이것은 처음으로 비애의 감개를 형식을 차려 표현한 것으로
遂為后式(수위후식) : 이것이 후대의 법식이 되고
影而效者(영이효자) : 영향을 받아 본받은 사람들은
彌取于工矣(미취우공의) : 이것에 공교로움을 더했다
詳夫誄之為制(상부뢰지위제) : 대체로 뢰의 창작법은
蓋選言錄行(개선언록행) : 죽은 사람의 말을 선택하고 행동을 기록하여
傳體而頌文(전체이송문) : 전기의 본질을 전하며 <송>의 수사법을 사용하여
榮始而哀終(영시이애종) : 영예를 서술함에서 시작하여 애도의 말로 끝을 맺는다
論其人也(론기인야) : 죽은 사람을 논함에 있어서는
曖乎若可覿(애호약가적) : 역력히 그 모습을 방불하게 하고
道其哀也(도기애야) : 사자에 대한 애도의 정을 말하는 데는
淒焉如可傷(처언여가상) : 질절하여 어찌 마음 아프지 않겠는가
此其旨也(차기지야) : 이것이 뇌를 짓는 요지인 것이다
碑者埤也(비자비야) : <비>는 <비>이다
上古帝王(상고제왕) : 상고 시대의 제왕들은
紀號封禪(기호봉선) : 스스로의 말을 기록하여 천지에 제사하고
樹石埤岳(수석비악) : 바위를 세워 산악을 돋우었다
故曰碑也(고왈비야) : 이것을 비라고 불렀다
周穆紀跡于弇山之石(주목기적우엄산지석) : 주나라의 목왕은 엄자산의 돌에 사적을 기록했다고 하는데
亦古碑之意也(역고비지의야) : 이것도 고대의 <비>와 같은 의미다
又宗廟有碑(우종묘유비) : 또 종묘에도 비가 있었으니
樹之兩楹(수지량영) : 동서의 기둥 사이에 세우고
事止麗牲(사지려생) : 희생을 맬 정도에 그쳤고
未勒勛績(미륵훈적) : 개인의 공적 등을 새겨 넣지는 않았다
而庸器漸缺(이용기점결) : 공업을 기물에다가 새기던 습관이 점차 없어지면서
故後代用碑(고후대용비) : 후대에는 그 대신 비를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以石代金(이석대금) : 결국 금속 대신에 돌을 사용한 것인데
同乎不朽(동호불후) : 금속이나 돌은 썩지 않아
自廟徂墳(자묘조분) : 원래는 평탄했던 묘에 흙을 쌓아 올려서
猶封墓也(유봉묘야) : 봉분한 것과 같다
自后漢以來(자후한이래) : 한나라 이후에
碑碣雲起(비갈운기) : 비의 종류가 구름이 일어난 것처럼 많아졌지만
才鋒所斷(재봉소단) : 단간 재주가
莫高蔡邕(막고채옹) : 채옹을 보다는 높은 자가 없었다
觀楊賜之碑(관양사지비) : 그의 <양석>의 비는
骨鯁訓典(골경훈전) : 경골의 도로서 모범을 이루었으며
陳郭二文(진곽이문) : <진태구비> <곽유도비>의 2편은
詞無擇言(사무택언) : 단어사용에 선택의 여지가 없을 정도이다
周胡眾碑(주호중비) : 그 외에 <주협비> <호광비> 등 많은 비도
莫非精允(막비정윤) : 청순하고 성실하지 않음이 없다
其敘事也該而要(기서사야해이요) : 그 사건을 전개함에는 정돈되어 요령을 얻었으며
其綴采也雅而澤(기철채야아이택) : 그 수사는 우아하고 윤택한 맛을 가지고 있다
清詞轉而不窮(청사전이불궁) : 청징한 언어구사는 은근하게 통하여 다함이 없으며
巧義出而卓立(교의출이탁립) : 공교하고 내용구성은 출중하여
察其為才(찰기위재) : 생각건대 재능은
自然至矣(자연지의) : 꾸밈없는 자연스러움이 지극하다
孔融所創(공융소창) : 공융의 작품은
有摹伯喈(유모백개) : <채옹>의 <백개>를 모방한 공이 있어
張陳兩文(장진량문) : <장검비명>·<진모비>의 두 문장은
辨給足采(변급족채) : 말이 민첩하고 표현도 풍부하여
亦其亞也(역기아야) : 채옹에 버금가는 사람이다
及孫綽為文(급손작위문) : <손작>의 문학은
志在於碑(지재어비) : 비나 뢰에 중점이 있지만
溫王郗庾(온왕치유) : <온교>·왕도>·<희감>·<유랑>의 비는
辭多枝雜(사다지잡) : 말초적이어서 문맥이 문란하나
桓彝一篇(환이일편) : 그중에 <환이비>의 1편만은
最為辨裁矣(최위변재의) : 가장 논리적으로 정리된 것이다
夫屬碑之體(부속비지체) : 비의 양식에는
資乎史才(자호사재) : 역사가적인 재능에 관계된다
其序則傳(기서즉전) : 비의 서문 부분은 전기에 해당하며
其文則銘(기문즉명) : 본문의 부분은 명의 형식을 취한다
標序盛德(표서성덕) : 사람의 풍성한 덕행을 새겨 넣기 위해서는
必見清風之華(필견청풍지화) : 반드시 청순한 풍격을 명백히 보여야 하고
昭紀鴻懿(소기홍의) : 많은 아름다운 점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必見峻偉之烈(필견준위지렬) : 반드시 숭고하고 위대한 열성을 분명히 하는 것
此碑之制也(차비지제야) : 이것이 비의 규범이다
夫碑實銘器(부비실명기) : 대체로 비는 명을 새긴 물건이며
銘實碑文(명실비문) : 명은 실로 비에 베풀어진 문식이나
因器立名(인기립명) : <석>이란 물건에 새겨진 명성을 확립한 비는
事先於誄(사선어뢰) : 사후에 씌여진 뢰보다 이전의 사태를 서술한다
是以勒石贊勛者(시이륵석찬훈자) : 그러므로 돌에 새겨서 공적을 칭송한 작품은
入銘之域(입명지역) : 명의 영역에 들어가며
樹碑述亡者(수비술망자) : 세워진 비에 망인의 일을 서술한 작품은
同誄之區焉(동뢰지구언) : 뢰와 같은 분야에 속한다
贊曰(찬왈) : 찬하기를
寫遠追虛(사원추허) : 멀고 희미한 추억을 베껴내기 위해서
碑誄以立(비뢰이립) : 비·뢰는 세워졌다
銘德纂行(명덕찬행) : 덕망을 새겨 행위를 추모하며
光採允集(광채윤집) : 문례의 광채를 집적한다
觀風似面(관풍사면) : 유풍을 들으면 얼굴을 대한 듯하고
聽辭如泣(청사여읍) : 말씀을 들으면 눈물지을 것 같다
石墨鐫華(석묵전화) : 돌과 먹으로 아로새긴 뛰어난 작품에
頹影豈戢(퇴영기집) : 죽은 사람의 모습이 어찌 숨어버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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