尋陽江頭夜送客 (심양강두야송객) 심양강가에서 밤에 손님을 보내려니 楓葉荻花秋瑟瑟 (풍엽적화추슬슬) 단풍잎, 갈대꽃 가을이 쓸쓸하네 主人下馬客在船 (주인하마객재선) 주인은 말에서 내리고 손님은 배에 올라 擧酒慾飮無管絃 (거주욕음무관현) 술을 들어 마시려니 음악이 없어 醉不成歡慘將別 (취불성환참장별) 취해도 기쁘지 않아 슬피 헤어지려는데 別時茫茫江浸月 (별시망망강침월) 망망한 강엔 달만 잠기어 있네 忽聞水上琵琶聲 (홀문수상비파성) 문득 물 위로 비파 소리 들려오니 主人忘歸客不發 (주인망귀객불발) 주인은 돌아갈 길 잊고 손은 떠나지 못하네 尋聲暗問彈者誰 (심성암문탄자수) 소리를 찾아 가만히 뜯는 이 누구인지 물었더니 琵琶聲停慾語遲 (비파성정욕어지) 비파소린 그치고 말할 듯하다 머뭇거리네 移船相近邀相見 (이선상근요상견) 배를 옮겨 가까이 다가가 서로 마주 보고 添酒回燈重開宴 (첨주회등중개연) 술을 더하고 등불을 돌려 다시 술자리를 열었네 千呼萬喚始出來 (천호만환시출래) 천번을 부르고 만 번을 소리치니 비로서 나오는데 猶抱琵琶半遮面 (유포비파반차면) 아직도 비파를 안은 채 얼굴 반쯤 가렸네 轉軸撥絃三兩聲 (전축발현삼량성) 축을 조이고 현을 퉁겨 두세 번 소리 내니 未成曲調先有情 (미성곡조선유정) 곡조도 이루지 않았는데 정이 먼저 이는구나 泫泫掩抑聲聲思 (현현엄억성성사) 현마다 축 가라앉아 소리소리 생각이 담겨 似訴平生不得志 (사소평생부득지) 평생 이루지 못한 뜻을 하소연하는 듯하네 低眉信手續續彈 (저미신수속속탄) 눈썹 내려 깐 채 손끝 따라 연이어 뜯는데 說盡心中無限事 (설진심중무한사) 마음속에 서린 끝없는 사연을 이야기하는 듯 經攏慢撚撥復挑 (경롱만연발부도) 가볍게 누르다가 천천히 쓸고 퉁겼다가 다시 돋우니 初爲霓裳後六么 (초위예상후육요) 처음에는 예상우의곡 이더니 나중은 육오곡 이네 大絃嘈嘈如急雨 (대현조조여급우) 굵은 현은 주룩주룩 소낙비가 쏟아지듯 小絃切切如私語 (소현절절여사어) 가는 현은 소곤소곤 절절한 속삭임 같고 嘈嘈切切錯雜彈 (조조절절착잡탄) 주룩주룩 소곤소곤 뒤섞이어 타니 大珠小珠落玉盤 (대주소주락옥반) 큰 구슬 작은 구슬이 옥쟁반에 떨어지듯 間關鶯語花底滑 (간관앵어화저활) 또르르 구르는 듯 꾀꼬리 소리 꽃 아래서 매끄럽고 幽咽泉流水下灘 (유열천류수하탄) 흐느끼듯 흐르는 샘물이 여울로 흘러 내려가네 氷泉冷澁絃凝絶 (빙천냉삽현응절) 얼음 샘물 차갑게 막히듯 줄 엉키어 끊기더니 凝絶不通聲暫歇 (응절불통성잠헐) 그렇게 엉키어 끊어진 듯 통하지 않더니 소리 잠시 그쳤네 別有幽愁暗恨生 (별유유수암한생) 따로 그윽한 근심에 남모르는 한이 생기니 此時無聲勝有聲 (차시무성승유성) 이때는 비파소리 나지 않음이 소리 날 때보다 더 나았네 銀甁乍破水漿迸 (은병사파수장병) 은병이 깨어져 물과 술 흩어지고 鐵騎突出刀鎗鳴 (철기돌출도쟁명) 철갑기병 갑자기 나와 창과 칼이 울리네 曲終抽撥當心畵 (곡종추발당심획) 곡이 끝나자 술대 거두어 가슴에 대고 그으니 四絃一聲如裂帛 (사현일성여열백) 네 현이 한꺼번에 소리 내어 비단을 찢는 듯하네 東船西舫悄無言 (동선서방초무언) 동쪽 배, 서쪽 배 사람들 할 말을 잊고 唯見江心秋月白 (유견강심추월백) 오직 보이느니 강엔 가을 달만 희게 빛나네
△,제1단 심양강 나루에 울려퍼진 천하절창 비파소리 沈吟收撥揷絃中 (침음수반삽현중) 생각에 잠겨 술대 거두어 현 사이에 꽂더니 整頓衣裳起斂容 (정돈의상기렴용) 옷매무새 가지런히 일어나 용모 단정히 하네 自言本是京城女 (자언본시경성녀) 스스로 말하기를 "나는 본래 장안 여자인데 家在蝦蟇陵下住 (가재하마릉하주) 하마릉 아래에 살고 있었지요 十三學得琵琶成 (십삼학득비파성) 열세 살에 비파를 익혀 일가를 이루었고 名屬敎坊第一部 (명속교방제일부) 이름은 교방에 들었고 그중에서도 제1부에 속했지요 曲罷常敎善才服 (곡파상교선재복) 곡이 끝날 때면 늘 훌륭한 재주로 스승들을 탄복시켰고 妝成每被秋娘妬 (장성매피추낭투) 화장 곱게 하면 추낭의 시샘을 받았지요 五陵年少爭纏頭 (오릉년소쟁전두) 오릉의 젊은이들 다투어 머리에 비단 감아 주었고 一曲紅綃不知數 (일곡홍초부지수) 한 곡조에 붉은 비단 셀 수조차 없었지요 鈿頭銀箆擊節碎 (전두은비격절쇄) 자개 박은 은비녀 장단 맞추느라 부러지고 血色羅裙飜酒汚 (혈색나군번주오) 붉은 색 비단치마 술 엎질러 더럽혔지요 今年觀笑復明年 (금년관소부명년) 올해의 즐거운 웃음 이듬해에 되풀이 되고 秋月春風等閒度 (추월춘풍등한도) 가을 달, 봄바람에 한가롭게 보냈지요 弟走從軍阿姨死 (제주종군아이사) 동생은 군에 가고 이모도 죽었으며 暮去朝來顔色故 (모거조래안색고) 저녁이 가고 아침이 오는 사이 얼굴빛도 시들해 졌지요 門前冷落鞍馬稀 (문전냉락안마희) 문 앞은 쓸쓸해지고 말을 타고 오는 이 드물어져 老大嫁作商人婦 (노대가작상인부) 나이들어 시집가 상인의 아내가 되었지요 商人重利輕別離 (상인중리경별리) 상인은 이익만 중히 여기고 이별은 가볍게 여겨 前月浮梁買茶去 (전월부량매다거) 지난달은 부량으로 차를 사러 떠났지요 去來江口守空船 (거래강구수공선) 강나루 오가며 빈 배만 지키자니 遶船明月江水寒 (요선명월강수한) 뱃전에 달은 밝고, 강물은 싸늘했지요 夜深忽夢少年事 (야심홀몽소년사) 밤 깊어 홀연히 꿈을 꾸니 젊었을 때 일이어서 夢啼粧淚紅闌干 (몽제장루홍난간) 꿈 속 화장한 눈에선 눈물만 붉게 흘렀지요
△,제2단 늙은 창부의 회상과 하소연 又聞此語重喞喞 (우문차어중즉즉) 이 말까지 들으니 그저 한숨짓게 되네 同是天涯淪落人 (동시천애윤락인) 다 함께 하늘가에서 몰락한 사람 신세이니 相逢何必曾相識 (상봉하필증상식) 서로 만나 어찌 반드시 아는 사이어야 하는가? 我從去年辭帝京 (아종거년사제경) 나는 지난해 황제의 서울을 하직하고 謫居臥病潯陽城 (적거와병심양성) 심양으로 귀양 와 병들어 누워 심양성에 있다오 潯陽地僻無音樂 (심양지벽무음악) 심양은 땅이 구석져 음악다운 것이 없어 終歲不聞絲竹聲 (종세불문사죽성) 한 해가 다가도록 음악소리 듣지 못했다오 住近湓江地低濕 (주근분강지저습) 분강 가까이 사니 땅이 낮고 습하여 黃蘆苦竹遶宅生 (황롤고죽요택생) 누런 갈대와 참대나무만이 집 둘레에 났지요 基間旦暮聞何物 (기간단모문하물) 그런 사이에 아침저녁 무슨 소리를 듣겠소 杜鵑啼血猿哀鳴 (두견제혈원애명) 두견새 피 토하여 내고 원숭이 애절한 울음소리 뿐 春江花朝秋月夜 (춘강화조추월야) 강가에 꽃이 피는 봄날 아침, 달뜨는 가을밤 往往取酒還獨傾 (왕왕취주환독경) 때때로 술 가져와 홀로이 술잔을 기울였지요 豈無山歌與村笛 (기무산가여촌적) 어찌 산의 노래와 마을에 피리소리 없으리오만 嘔啞嘲哳難爲聽 (구아조찰난위청) 송알송알 조잘조잘 소리 듣기 어렵지요 今夜聞君琵琶語 (금야문군비파어) 오늘밤 그대의 비파소리 들으니 如聽仙樂耳暫明 (여청선악이잠명) 선계의 음악을 듣는 듯 귀 잠시 밝아졌다오 莫辭更坐彈一曲 (막사갱좌탄일곡) 사양 말고 다시 앉아 한 곡조 타 주구려 爲君飜作琵琶行 (위군번작비파행) 그대 위해 비파의 노래 내 지으리라
△,제3단 백낙천의 좌천 생활 하소연 却坐促絃絃轉急 (각좌촉현현전급) 물러 앉아 현을 재촉하니 현은 더욱 빨라지네 凄凄不似向前聲 (처처불사향전성) 슬프기가 조금 전 소리와는 사뭇 다르고 滿座聞之皆俺泣 (만좌문지개엄읍) 가득 앉은 자리에서 듣고는 모두 얼굴을 가리고 울었다네 就中泣下誰最多 (취중읍하수최다) 그중에 눈물을 누가 가장 많이 흘렸던가? 江州司馬靑衫濕 (강주사마청삼습) 강주사마 푸른 적삼 흠뻑 적셨다네.
△,제4단 동병상련의 눈물 -화려한 날들은 가고 白居易(백거이)의 자는 낙천(樂天)이고 호는 醉吟先生(취음선생)ㆍ香山居士(향산거사)이다. ‘ 거이(居易)’는 편히 산다는 뜻이고, ‘낙천(樂天)’은 하늘의 이치를 따른다는 뜻이다. 백거이는 772년 태어나 75세의 일기로 낙양에서 별세할 때까지 왕성하게 시를 지었다. 백거이의 시는 3,800여 수이며, 여덟 차례에 걸쳐 자신의 시문집을 편찬했다. 그리고 그것의 보존을 위해 절에 보관하는 등 자신의 창작물이 세월이 흘러가도 후대에 유전될 수 있도록 애썼다. “이 세상의 부귀는 나와 연분이 없으나, 사후 나의 문장은 분명 명성을 얻으리라. 기세가 거칠고 말이 거창하다고 탓하지 마오. 내 이제 막 시집 15권을 엮었노라.”라고 읊기도 했다.
‘비파행’은 ‘장한가(長恨歌)’와 더불어 백거이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잘 알려진 대로 ‘장한가’는 당나라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과 그 사랑의 비극적 종말을 다룬 시이다. 이 시로 백거이는 명성을 떨쳤다. 기녀들 사이에서도 ‘장한가’를 욀 줄 아는 기녀는 귀하게 대우를 받을 정도였다고 한다. ‘비파행’은 서사 구조를 갖추고 있다. 가을밤 이별을 하는 심양강 강가에 문득 비파를 타는 소리가 들려온다. 비파를 안은 채 서역(西域)에서 전래된 무용곡인 ‘예상우의곡(霓裳羽衣曲)’ 등을 연주하는 한 여인을 만나게 된다. 그 여인은 자신이 살아온 가긍(可矜)한 삶을 하소연하듯 가슴속에서 꺼내 풀어 놓는다. 열세 살에 비파를 배워 교방에선 으뜸이었고 모자람 없이 살았지만, 가족과 생이별하고 시름은 깊어져 늙은 몸이 되어선 장사하는 이의 아내가 되었다고. 남편은 이익이 되는 실속만 밝힐 뿐 사귀어 얻게 되는 기쁨은 가볍게 여겼다고. 이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백거이가 “피 토하는 두견새와 애절한 원숭이 울음소리”밖에 들을 수 없는, “심양으로 귀양 와 병들어 누워” 지내는 강주사마인 자신을 위해 다시 한 곡조 비파를 타준다면 화답의 뜻으로 시를 짓겠노라고. 그러므로 이 시는 한 여인의 기구한 삶의 궤적과 강주사마로 좌천된 자신의 낙망한 심경뿐만 아니라 ‘비파행’을 짓게 된 연유를 동시에 밝히고 있는 시이다. 그리고 이 시를 백거이는 ‘장한가’와 함께 감상시의 대표적 작품으로 스스로 분류했다. 명나라 때 문인 화가 문징명(文徵明)이 쓴 ‘비파행’ 백거이는 자신의 시를 풍유시(諷諭詩), 한적시(閑適詩), 감상시(感傷詩), 잡률시(雜律詩) 네 종류로 분류했다. 풍유시는 ‘천하를 두루 구제한다(兼濟天下)’는 차원에서 창작된 시로 사회를 풍자하고 비판하여 현실을 개혁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 운율의 제한을 받지 않고 쉬워서 일반 백성들이 듣고 이해하기에 어렵지 않은 시편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의 시의 ‘천속(淺俗)’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이 점을 빌미로 삼았다. 백거이가 한 편의 시를 완성할 때 이웃 노인에게 사전에 들려주어 조언을 구했다거나, “소를 치는 아이나 말몰이꾼들의 입에까지 오르내렸고, 배나 절의 기둥이나 벽에 써 붙여지기도” 했다는 것은 백거이 시의 민중 지향성을 보여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적시는 ‘자기 자신을 수양한다(獨善其身)'는 차원에서 창작된 시들로 욕망의 조절과 마음의 수양을 추구한 작품들이다. 다음의 시 ‘흰 구름과 더불어(白雲期)' 같은 시가 여기에 해당한다. “서른 나이엔 혈기가 너무 왕성해/ 가슴속에 시비(是非)가 많고/ 예순이 되면 몸이 너무 늙어/ 사지를 지탱하기도 쉽지 않은 법.// 그러나 마흔에서 오십까지/ 이때는 바로 물러나 한거할 시기./ 나이가 들어 천명(天命)을 알게 되고/ 마음은 게을러져 하는 일도 적어진다.// 술을 보면 여전히 흥이 나고/ 산에 올라도 힘은 쇠하지 않으니/ 다행히 내 지금 바로 이 나이/ 나 이제 흰 구름과 더불어 지내리라.” 감상시는 외부의 사물과 주변인들을 대상으로 창작된 시들로 삶의 비애와 감상을 드러냄으로써 이해와 화해에 도달하려는 시들이고, 잡률시는 이 이외의 것으로 백거이 자신도 특별히 그 내용을 분류하지 않은 시편들이다. 백거이는 중국의 대표적인 음주시인(飮酒詩人)이기도 하다. “한 말의 술을 마시고 백 편의 시를 읊고 장안의 거리에 쓰러져 자며 천자(天子)가 불러도 갈 생각을 않고 자신은 술주정뱅이 신선(神仙)”이라고 노래한 이백(李白), 많은 음주시를 남긴 도연명(陶淵明)과 더불어 중국을 대표하는 음주시인이 바로 백거이다. 백거이는 호를 ‘취음선생(醉吟先生)’이라 짓게 된 배경을 밝힌 글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재능과 품행은 고인보다 훨씬 못하지만, 검루(黔婁)보다 부유하고 안연(顔淵)보다 장수하며, 백이(伯夷)보다 배부르고 영계기(榮啓期)보다 즐거우며, 위숙보(衛叔寶)보다 건강하니 심히 다행스럽고도 다행스럽도다. 이 밖에 무엇을 또 추구하리오! (…) 옛말에 ‘술로써 보전함을 얻는다(得全於酒)’라고 하였으므로 스스로 ‘취음선생(醉吟先生)’이라 호를 지었다.” 시 ‘술잔을 앞에 놓고 2(對酒 其二)’에서 그는 “달팽이 뿔 위에서 무슨 일을 다투는가./ 부싯돌 번쩍이듯 찰나에 맡긴 이 몸/ 부귀는 부귀대로 빈천은 빈천대로 즐기리./ 입을 벌려 웃지 못하면 그가 곧 바보라네.”라고 취음의 즐거움을 노래했다. 백거이는 어린 아들과 딸을 잃었다. 게다가 그는 잦은 병치레를 했다. 관직에 있는 동안 그는 100일의 휴가를 얻는 등 자주 병가를 냈다. 특히 안과 질환은 그에게 젊은 시절부터 줄곧 따라다닌 고질적인 병이었다. 병치레로 인한 육체적 고통, 가족과의 이별 등으로 인한 정신적 우환, 강주사마로의 폄적 등의 개인사는 그의 시가 민중적인 지향에서 낙천적인 한적시로 이행되는 데에 한 원인을 제공했다. 안사(安史)의 난(당나라 현종 때의 안녹산과 사사명의 난) 이후의 혼란한 사회와 지배 계층을 직설적으로 비판하기도 했지만 그의 시가 동시에 달관과 초월을 노래하게 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 연유한 것이었다. 九江市(구강시) 潯陽江(심양강) 비파정에 있는 백거이의 조각상 白居易(백거이, 772-846) 당나라 때 洛陽(뤄양) 부근의 新鄭(신정)에서 태어났다. 29세로 진사(進士)에 급제하였고 32세에 황제의 친시(親試)에 합격했으며 36세에 한림학사가 되었다. 이듬해에는 좌습유(左拾遺)가 되어 유교적 이상주의의 입장에서 정치ㆍ사회를 비판하는 작품을 썼다. 그러나 한림학사로 성공을 거둔 것도 잠시, 807년부터 815년까지 항명에 의해 유배를 가야 했다. 다시 항저우의 지사로 재직한 백거이는 822년부터 824년까지 항저우를, 825년부터 827년까지 쑤저우를 다스렸다. 구세제민(救世濟民)을 주제로 하는 그의 시는 무거운 느낌이 강한 반면 문장이 짧아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일상적이고 서민적인 시어를 추구한 그의 시는 민중 속에 파고들었을 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들까지 부를 정도로 대중 친화적이었다. 현재 전해지는 작품으로 3,800여 수가 있으며 백거이를 당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시인으로 만들어 준 ‘비파행’과 당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노래한 ‘장한가’는 그중에서도 불멸의 걸작으로 꼽힌다 ********** 白居易詩(백거이시) 題目: 樟亭雙櫻樹(장정쌍앵수) *(拾=주울습. 斬=밸 참. 鯨=고래경. 鯢=암고래예. 蛟=도롱용교. 虬=뿔없는용규.) 平沙浩浩四無邊(평사호호사무변) : 평평한 뱃사장은 넓디넓어 끝이 없구나. 暮去朝來淘不住(모거조내도부주) : 조석으로 오고가며 물결은 멈추지 않고 *(浪=물결낭. 茫=망망할망. 淘=물흐를도. 遂=쫓을수. 桑=뽕나무상.)
*(程=길릿수정.헤아릴정. 灘=여울탄. 泊=배댈박. 翻=뒤집필번. 闇=망루암.)
何似君情與妾心(하사군정여첩심) : 어찌 님의 마음과 저의 마음이 같을까요 相思始覺海非深(상사시각해비심) : 그립고 보고프니 바다가 깊지 못함을 비로소 알았지요.
*(借=빌릴차. 妾=첩첩. 潮=조수조.)
* 12.일침항구이다시
山頭化石豈無時(산두화석개무시) : 산 머리가 바위를 변화시키니 어찌 때가 없으랴
*(抛=던질포. 沒=잠길몰. 廻=돌회.)
* 13. 浪淘沙詞六首6(낭도사사륙수6) - 백거이(白居易)-낭도사.
遷客生還有幾家(천객생환유기가) : 귀양객이 돌아온 일 몇 집이나 되는가. 却到帝鄕重富貴(각도제향중부귀) : 물리치고 서울에 이르면 부귀를 귀히 여겨 請君莫忘浪淘沙(청군막망낭도사) : 청컨대 그대는 낭도사를 잊지 마시오. *(逐=쫓을축, 涯=물가애. 遷=옮길천. 却=물리칠각. 請=청할청. 淘=물흐를도. 쌀일도)
* 14. 感興二首(감흥이수) - 백거이(白居易)
但要深知不要憂(단요심지부요우) : 다만 깊이 알아야지 근심 말라. 只見火光燒潤屋(지견화광소윤옥) : 불길이 윤택한 집 태우는 것 보나 不聞風浪覆虛舟(부문풍낭복허주) : 풍랑을 속이 진 배를 엎지 못한다. 名爲公器無多取(명위공기무다취) : 명예는 공기라, 많이 취하지 말라 利是身災合少求(리시신재합소구) : 이익은 몸의 재앙이라, 적게 함이 좋다. 雖異匏瓜難不食(수리포과난부식) : 표주박과 달라, 굶기가 어려우나 大都食足早宜休(대도식족조의휴) : 대강 먹기 충분하면 일찍 쉬어야 한다.
*(由=말미암을유. 憂=근심우. 燒=불태울소. 潤=윤택할윤. 覆=뒤집힐복. 匏=박포. 瓜=오이과.)
* 15. 舟中晩起(주중만기) - 백거이(白居易)
枕簟淸涼八月天(침점청량팔월천) : 베개와 잠자리가 맑고 시원하니 팔월이라. .
*(掩=가릴엄. 枕=배개침. 簟=삿자리점. 沽=팔고.살고. 伴=짝반. 塘=못당. 醉=술취할취.)
幽獨抵歸山(유독저귀산) : 그윽한 기분은 산으로 돌아온 것 같아라 . *(檐=추녀첨.맬첨. 宵=밤소. 閣=누각각. 抵=막을저. 拙=졸렬할졸. 巧=약삭빠를교.)
(忙=바쁠망. 關=비장관.통할관.)
* 17. 秋暮郊居書懷(추모교거서회) - 백거이(白居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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葛衣秋未換(갈의추미환) : 갈포 옷을 가을에도 못 바꿔 입고
若問生涯計(약문생애계) : 앞으로의 생애의 대책을 문는다면 前溪一釣竿(전계일조간) : 앞개울에 낚싯줄이나 드리고 살리라.
* 18. 送客(송객) - 백거이(白居易)-손님을 보내며.
衰容秋思兩悠哉(쇠용추사량유재) : 쇠한 얼굴, 가을 생각이 모두 아득하다. 涼風嫋嫋吹槐子(양풍뇨뇨취괴자) : 찬 바람 하늘하늘 홰나무에 불어와 .
弓勢月初三(궁세월초삼) : 활모양의 달은 처음 삼 일이로다 .. 雁思來天北(안사내천배) : 기러기 마음은 하늘 북쪽으로 오고 蕭條秋氣味(소조추기미) : 쓸쓸하여라, 가을 기운의 맛 未老已深諳(미노이심암) : 늙지도 않았는데 이미 깊이 기억된다.
* 20. 池邊卽事(지변즉사) - 백거이(白居易)
蘭塘越棹弄潮聲(난당월도농조성) : 난초 못 건너는 노가 조수 소리 희롱한다. *(氈=모전전. 帳=휘장장. 塞=변방새. 棹=노도. 薊=고을이름계.)
無愁頭上亦垂絲(무수두상역수사) : 근심 없는 머리 위에도 흰 실이 드리웠나.
從他時復病沈沈(종타시복병침침) : 다른 때를 따라 다시 병이 심해진다. 此身不要全强健(차신부요전강건) : 이 몸이 완전히 강건해지기 바라지 않지만 强健多生人我心(강건다생인아심) : 강건함은 남과 나의 마음에서 생기는 법이라오.
一葉舟中載病身(일섭주중재병신) : 일엽편주 속에 병든 이 몸 싣고서 莫凭水窓南北望(막빙수창남배망) : 물가 창에 기대어 남북을 바라보지 말지니 月明月闇總愁人(월명월암총수인) : 달이 밝아도, 어둑해도 사람을 근심케 합니다. *(猿=원숭이원. 載=실을재. 凭=의지할빙. 闇=망루암. 總=거느릴총.)
* 24.夜招晦叔(야초회숙)-백거이(白居易)밤에 회숙을 초대하여.
碧氈帳上正飄雪(벽전장상정표설) : 푸른 모직 휘장 위로 지금 한창 눈발이 날리고 紅火爐前初炷燈(홍화노전초주등) : 붉은 화로 앞에 처음으로 등불 심지에 불을 붙인다.
. 高調秦箏一兩弄(고조진쟁일량농) : 높은 음조로 진나라 쟁으로 한 두 번 노는데
爲君更奏湘神曲(위군경주상신곡) : 그대 위해 다시 상신곡을 연주하려는데
*(凝=엉킬응. 氈=모전전.담전. 飄=날릴표. 炷=심지주. 箏=쟁쟁. 蠻=오랑케만.)
(榼=술그릇합. 뚜껑합. 湘=삶을상. 儂=나농.)
*(颯=바람소리삽. 墜=떨어질추. 潘=뜨물반. 逢=만날봉.)
. 天欲明前睡覺時(천욕명전수각시) : 날이 밝기도 전에 나는 잠에서 깨어났었다. 起坐思量更無事(기좌사량경무사) : 일어나 앉아 생각에 잠겨도 할 일도 없어 身心安樂復誰知(신심안낙복수지) : 마음과 몸이 편하고 즐거움을 누가 알기나 할까. . . 飽食但遨遊(포식단오유) : 배불리 먹고 마음대로 노는 것만 말이다.
. 今日近此流(금일근차류) : 오늘에야 이런 부류에 가까게 되었구나. 四序忽已周(사서홀이주) : 사계절이 흘러 벌써 이미 일 년이 되었구나.
. 但與時沈浮(단여시침부) : 다만 때와 더불어 부침하였다. 朝飧夕安寢(조손석안침) : 아침에는 밥 먹고 저녁에는 편히 잠자며 用是爲身謀(용시위신모) : 이렇게 하며 자신을 위해 살았다.
. . 或吟詩一章(혹음시일장) : 간혹 시 한 편을 읊기도 하고 或飮茶一甌(혹음다일구) : 간혹 차 한 잔을 마시기도 한다. 身心一無繫(신심일무계) : 몸과 마음 어느 한 곳에도 얽히지 않아 浩浩如虛舟(호호여허주) : 호방함이 마치 빈 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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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飽=배부를포. 遨=노닐오. 潯=물이름심. 飧=밥손. 謀=꾀할모. 慧=지혜혜.)
(庾=곳집유. 甌=움집구. 繫=맬계. 危=위태할위.)
* 28. 題元十八溪亭(제원십팔계정) - 백거이(白居易)
又遊煙霞里(우유연하리) : 연기와 놀 낀 마을을 나다니지도 않다니. 今日到幽居(금일도유거) : 오늘 그윽한 그대 거처에 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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潺湲聲滿耳(잔원성만이) : 졸졸 흐르는 물소리 귀에 가득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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益悔居城市(익회거성시) : 시내에 사는 것이 더욱 후회스럽소. 愛君三男兒(애군삼남아) : 사랑스런 그대 세 아들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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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怪=이상할괴. 潺=흐르는물소리잔. 湲=물흐를원. 螺=소라나. 悔=뉘우칠회. 鑪=화로로.)
* 29. 夜琴(야금) - 백거이(白居易)
調慢彈且緩(조만탄차완) : 느슨한 줄을 골라 통기다 늦추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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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蜀=나라촉. 絲音=현악기. 調=고를조. 慢=개으를만. 愜=뜻맞을협. 潛=잠길잠. 罷=그칠파.)
*(窗=창문창. 簾=발렴. 拂=떨칠불. 牀=평상상. 被=입을피.)
三月三十日(삼월삼십일) : 때는 삼월 삼십 일
春歸日復暮(춘귀일부모) : 봄은 가려하고 해도 다시 지려한다. 惆悵問春風(추창문춘풍) : 추창이 봄바람에 물어보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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紛紛不知數(분분부지삭) : 분분하여 그 수를 알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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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惆=섭섭할추. 悵=섭섭할창. 眷=돌아볼권. 顧=돌아볼고. 撲=두드릴박.) (紛=어지러울분. 程=해아릴정. 違=어길위. 倚=의지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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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束=묵을속. 澗=산골물간. 斸=쪼갤촉.깍을촉. 掘=팔굴. 經=지날경. 埃=티끌애.栽=심을재.)
*(抱=안을포. 涕=눈물체. 淚=눈물루. 哭=소리내어울곡. 館=집관.)
. *(諫=간할간. 垣=담원. 遷=옮길천. 憲=법헌. 頻=자주빈. 監=살필감. 銜=직함함.재갈함.)
* 35. 劉家花(유가화) - 백거이(白居易)
李十門前草又春(리십문전초우춘) : 이씨 집, 문 앞에는 풀빛이 또 봄이로다. 處處傷心心始悟(처처상심심시오) : 곳곳에서 상심하여 비로소 알았느니 多情不及少情人(다정부급소정인) : 다정이 미치지 못하여 정인이 적었구나. *(劉=성유. 牆=담장. 還=돌아올환. 傷=상할상. 悟=깨달을오.)
涼風淸景勝春遊(량풍청경승춘유) : 서늘한 바람 맑은 경치가 봄나들이 보다 좋아라. *(行=굳샐항.갈행. 伊=저이. 著=지을저.)
近來漸喜無人聽(근내점희무인청) : 근래에 점차 기뻐지는데 들어주는 사람 없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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