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 번개 마라톤 공지가 뜨다.
지난 주 오후 번개 마라톤 공지가 떴을때 고민을 했다.
몸은 아팠고, 아이들 밥도 줘야하고...
아이들 밥만 차려놓고 가볼까?
아... 몸이 안좋은데...
하염없이 시계만 바라보다 그렇게 불참을 했다.
그리고, 톡에 올라온 마라톤 후 함께한 분들의 사진을 보며...
아... 나도 갈껄...
그런데, 금요일 오후 4시 다시 번개 마라톤 공지가 떴다.
가방도 있고, 옷도 뛸 수 있는 옷 상태는 아니었지만,
두번의 후회를 하면 안되지...
무조건 GO~ GO~
고속터미널역에 도착해 반팔티를 하나 사서 갈아입고
가방은 물품보관함에 맡기고~
그리고, 잠수교로 향하는데... 전화가 온다...
아들이 아프다고... ㅠㅠ
다행히 남편이 집에 있어 병원에 데려가라하고
나는 가던 길을 갔다.
지금까지의 나의 삶은 이런 경우
무조건 방향을 돌려 집으로 향했었다.
아이가 아프다는데...
하지만, 처음으로 방향을 돌리지 않았다.
원장님은 태권브이님과 함께 먼저 앞서 가시고
난 복장 불량 행복한 우디님과 뒤따라 뛰었다.
내 평생의 고질병인 디스크가 다시 재발하여
반사통으로 뛰지를 못했었다.
온크루의 마법일까?
뛸만했다.
처음 만난 우디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노들섬 근처까지 뛰어갔다 복귀 약속 시간에 맞춰 돌아왔다.
잠수교를 지나는데 마침 분수쇼를 하고 있었다.
쇼에 맞춰 음악도 나오고 조명도 켜지고
형형색색 바뀌는 분수는 참 예뻤다.
1시간을 뛰어 돌아오니 7km를 뛰었다.
아마... 혼자 였으면 7km를 안쉬고 뛰지 못했을 것 같다.
함께 하는 사람의 위력일까?
그리고, 뛰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며
뛰기 싫어 통증 핑계 대고 못뛰는게 아니라 안뛰었다는 걸 알았다.
배가 너무 고팠다.
이번엔 한강에서 배달치킨 대신 고속터미널역 앞 치킨집에서 치맥을 했다.
평소 술을 안마시고 잘하지도 못하지만 마라톤 후 마시는 맥주는 참 시원했다.
치킨은 내가 태어나 먹어 본 치킨 중 가장 맛있었다.
원장님, 꽃보살님, 태권브이님, 행복한 우디님, 토끼구름님, 세찡님~
도란도란 이야기 속에 사진 한 컷 찰칵!
집에 가는 길...
세찡님이 텔레그램방에 올려주신 사진을 보니
내가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지난주 반포 마라톤 후기 사진 속 사람들처럼!
* 보관한 가방을 찾으려하니 기본 4시간이 초과되어 작은 가방 하나에 6천원을 계산했다. 한강공원에 하루 종일 주차를 해도 최대 1만원인데...
지하철역 물품보관료는 주차요금처럼 기본 시간 외 추가 시간 계산이 아니라 4시간 단위 요금이었다. 이렇게 경험을 통해 배운다.
* 집에 오니 밤 12시.. 급체로 한의원에 가서 손 따고 괜찮아진 아들은 누나랑 스터디카페에 공부하러 갔고 집에 아무도 없었다.
반포에서 방향을 돌리지 않아서 다행이다.
이제는 나도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갈 수 있을 것 같다.
첫댓글 테라님의 후기를 읽으면서 열정을 배워갑니다!!! 멋진 엄마이자 자신의 삶도 살아가시는 모습이 정말 멋지십니다!!!
에고~ 그 날, 아드님이 아프셨나 보네요...
그래도 공부하러 간 아드님이 기특하네요~^^
저도... 제가 가고 싶은 길을 갈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ㅎㅎ
‘내가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글귀 너무 좋아요^^
테라님 열정적으로 달리시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어떠한 선택을 하시든 늘 그게 옳으신 선택이십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