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청소년 아시아 문화체험 기록 5
2010년 8월 4일(수)
숙소(보르네오 백패커스)에 짐을 풀고 시내 산책에 나섰다. 말레이시아는 우리와 반대로 차량이 다니기에 길을 건널 때 항상 조심해야 한다. 제국주의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은 아시아 국가들과 태국을 여행할 때마다 교통 체제에 적응하려면 한참 걸린다.
내가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환전이다. 주위에 은행은 많이 보이지만 영업시간이 오후 4시까지라 모두 문을 닫았다. 사설 환전소를 찾아야 한다. 상가 건물로 들어갔다. 역시 환전소가 보여서 100 달러를 바꾸었다. 314 링깃을 준다. 바꾸고 나서 또 다른 환전소 환율을 보니 313.5라서 기분이 좋았는데, 또 다른 환전소는 316이라서 갑자기 배가 아팠다. 항상 여러 곳 환율을 살펴보고 돈을 바꿀 일이다. 여행할 때는 2링깃이라도 적지 않은 가치를 가진다. 코타키나바루에 있을 동안 여러 환전소 환율을 살펴보았는데 Wisma Merdeca 상가 1층에 있는 이 환전소 환율이 가장 유리했다.
수트라하버 리조트에 묵는 한국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센터 포인트 쇼핑몰(Center Point Shopping Mall)에 있는 환전소 환율은 대체적으로 낮은 편이다.
세오녀가 가진 카메라 배터리를 사려고 알아보니 89링깃(약 3만 5천원) 가량으로 무척 비싸다. 물건을 사려 해도 우리 나라 가격을 모르면 싼지 비싼지 알 수 없다. 나는 니콘 Coolpix L20 모델에 들어가는 충전용 건전지를 모두 열 개 가지고 사용하는데, 어떤 것들은 수명이 다해서 사진 몇 장 찍지 못하고 힘을 잃어버린다. 항상 신경을 써서 실내로 들어오면 잽싸게 충전기에 넣고 남은 것들을 헤아려서 셔터를 눌러야 한다. 예비용 메모리 카드도 필요하긴 한데, 여행 마칠 때까지 하나로 잘 버텨주길 바랄 뿐이다.
건물을 나와 바다가 있는 서쪽을 향해 나간다. 확 트인 바다를 본다. 구름이 많아서 석양이 그렇게 좋지는 않을 듯하다.
물은 생각보다 맑고, 선착장엔 제법 큰 게들이 많이 보인다. 자연 상태 해변이 아니라 인공으로 축조해 놓았다. 포항 동빈내항을 연상케 한다.
해변 공원이 있다. 포항 꽁치나 영덕 대게 상징처럼 물고기 조형물이 서 있다.
작은 포항 북부해수욕장을 생각하면 된다.
공원 구석에 야시장이 서서히 열리고 있다. 야시장은 열대 지방 풍속도에서 빠지지 않는 부분이다.
노점상들이 숯불을 피울 때 생수병 등 플라스틱을 태우고 있다. 세오녀가 태우지 말라고 하니 플라스틱이 불 피우는데 아주 좋다고 한다.
물론 플라스틱을 태우면서 숯을 피우면 편하다. 그런 편함을 찾느라 건강을 해치는 건 모른다. 환경 오염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부족하다. 그렇게 피운 숯불에 닭고기 등을 구워서 판다.
보기 좋으라고 붉게 색칠을 했는데, 그 성분이 무언지 정말 궁금하다.
선착장이 나타나고 바로 옆에 식당이 보인다.
식당에 자리를 잡고 일찌감치 저녁을 먹어야겠다.
나는 똠얌 씨푸드(해물탕)를 시키고 세오녀는 생선찜 200g를 주문하였다. 아이들도 저마다 메뉴를 골랐다.
음료도 모두 취향대로 추가하였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식사 주문을 받을 때 반드시 음료를 함께 물어본다. 우리 나라 술집에 가서 술을 시키면 반드시 안주를 시켜야 하듯이...
중국 음식처럼 나왔다. 간이 좀 짜다. 바다를 보면 저녁을 먹으니 풍광은 좋은데 좀 끈적한 더위에 오래 앉아 있을 수는 없었다.
식사후 숙소로 들어와 샤워하고 쉬도록 한다. 우리도 첫날이라 푹 쉬는 게 좋겠다. 샤워 꼭지 물이 아주 약하다. 우리 나라처럼 수압이 좋은 곳도 드물다.
무선 인터넷(와이파이)을 이용해서 방 안에서 말레이시아 도착 소식을 카페에 올린다. 아이를 보낸 부모는 소식이 궁금할 터이다.
우리 방은 길과 접하지 않아 조용한 편이다. 밤중에 비 내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휴게실이 웅성대는 걸 보니 밖으로 나갔던 백패커들이 모두 들어온 모양이다. 동남아시아 유스호스텔이나 호텔 대부분은 방음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따라서 항상 소음에 신경이 쓰인다. 예민한 사람은 귀마개를 준비하는 게 좋겠다.
* 제3차 청소년 아시아 문화체험
2010년 8월 4일-22일까지 말레이시아(사바 코타키나발루, 라부안, 사라왁 미리)와 브루나이(반다르스리브가완)를 청소년 네 명과 연오랑 세오녀 부부가 함께 한 여행 기록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앙코르사람들과의 만남> http://cafe.daum.net/meetangkor
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