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튀기/정선미
엄마가 사주신 과자
혼자 먹고 싶은 마음
꾹 참고
어린이집에 들고 간다
교실 문을 연 순간
나보다 과자를 더 반기는 친구들
"친구야, 고마워"
"친구야, 잘 먹을께"
인사 한마디에
기분이 좋아지며
역시 갖고 오길 잘했네
입으로 들어간 과자에
눈은 웃음이 가득
마음엔 하트가 뿅뿅
내일은 무슨 과자를 들고 갈까?
약속/정선미
마트에 들어가기 전
과자는 한 개만
손은 두 개인데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왜 그래야만 하는지
양손에 과자를 든 나는
결국엔 하나도 갖지 못하고
울면서 나왔다
처음부터 불가능한
나한테 물어본 적도 없는
엄마의 일방적인
그러니 지킬 수 없는 약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