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대합실에는 제가 아는 선에서 두 군데에 유료 휴대폰 충전기가 있는데
제가 고정적으로 앉는 자리 앞에도 이 유료 충전기가 있어서 충전기 이용시 문제가 자주 일어나는 것을 목격하곤 했습니다.
최종적으로 대합실 중앙 통제실 직원이 와서 문제를 해결하였는데 이 과정까지 이용자가 충전시 생긴 이상으로 당황하고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깝고 안쓰럽기도 했습니다.
휴대폰으로 앱테크를 하는 제 입장에서는 남일 처럼 보이지 않지만 지금까지 2년 넘도록 이 유료 충전기는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주로 도서관에서 충분히 충전하거나 보조 배터리를 구입해 이용하거나 아니면 배터리가 바닥나면 사용하기를 포기하였기에 유료 충전기를 이용하지 않아도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궁금하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이 유료 충전기와 비슷한 충전기를 남산도서관 1층 로비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이전 구형 충전기가 있었지만 어느 날 서울역에서 본 유료 신형 충전기는 구형 충전기와 함께 동시에 운영이 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궁금함에 이 신형 유료 충전기를 이용해 봤는데 역 대합실의 유료가 아닌 무료라 이용에 더욱 관심을 두고 자주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카드 사용하는 단계가 없다보니 비밀번호 6자리만 잘 기억하고 있으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휴대폰과 보조배터리로 무료충전기를 이용하게 되었는데...
하루는 휴대폰을 충전키 위해 '충전' 코너를 스크린으로 터치한 후 6자리 비밀번호(학번과 관계된)를 기입하자 충전함이 하나 열렸습니다. 그런데 이 열린 충전함에 보니 누군가의 보조 배터리 하나가 들어 있더군요. 제가 '찾기' 코너로 65자리 비밀번호를 기입한 것이 아니라 '충전'코너로 6자리 비밀번호를 눌렸기에 빈 충전함이 나와야 했는데 보조배터리가 들어 있는 충전함이 열려 제 입장에서는 도둑으로 오해받을 것 같아 급하게 충전함을 닫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충전' 코너로 앞선 비번을 기입하니 이때는 앞서 충전함이 열리던데서 더 이상 열리지 않아 두번째 학번을 비번 삼아 충전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경험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 충전기에 불편시신고 전화번호가 2개 적혀 있어 이 곳에 전화로 확인해보니 충전기 관련 회사가 아닌 경기도 소재 대학캠퍼스와 연결이 되더군요. 그래서 서로 당황함을 경험하고 다음 날 네이버 검색으로 충전기 모델과 비슷한 모델을 제조하는 회사을 찾아내어 고객센터에 전화를 거니 자신들이 남산도서관에 이 무료충전기를 제조해 준 것은 확인이 되었으나 왜 제 비밀번호에 남의 충전함이 열린 것에 대해서는 설명을 못하더군요. 그래서 이 관련자에게 남산도서관 측과 통화할 것을 권했고 이후 1층 안내실의 직원으로부터 이 회사와 전화통화를 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문제를 잊고 넘어 갔는데...
제가 충전을 위해 보조 배터리를 당일날 찾지 못하고 이틀 후에 찾을려고 하니 제 보조 배터리가 사라진 것이였습니다. 이 충전기를 담당하는 안내실에 물어보니 자신들은 보조 배터리를 처리하지 않았다고 하니... 제 입장에서는 앞서 첫 학번으로 남의 충전함이 열린 것처럼 이 분이 제 첫 학번과 동일한 비번을 눌렸다가 저 처럼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었고 저는 그분의 보조 배터리를 가져 가지 않았지만 그분은 제 보조 배터리를 가져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경험은 제가 경험했기에 확실하지만 두번째 경험은 제가 한 것이 아니라 유추해 보았기에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가장 유일한 가능성임에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보조 배터리가 사라질 이유가 없기에)
로비를 비추는 CCTV나 충전기 자체 CCTV로 범인을 찾을 수 있으나 오래되어 고장이 잦은 배터리라 그리고 안내실 직원들을 번거럽게 하기 싫어 사건만 알려주고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같은 비밀번호가 사용된 것을...
그리고 2주 후 이 충전기는 고장이라는 딱지가 붙었고 그리고 한달 후에는 잘못된 신고 전화가 붙은 스크린이 사라져 새로운 스크린으로 바뀐채 지금 운영되고 있습니다. 제가 던진 문제의식(전화번호가 잘못된 것)가 같은 비번이 사용된 경험을 받아들여 새롭게 충전기를 바꾼 이유가 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일단 안내실에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급하지 않으면 충전기를 사용할 마음이 들지 않아 귀찮아도 휴대폰과 태블릿 두개의 보조 배터리를 케이블로 연결해 충전합니다. 또 낮은 확률이지만 이 낮은 확률로 보조 배터리 하나를 분실했으니 현재 보조 배터리를잃어버리기 싫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