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이런 말을 아무에게나 한 것이 아니라 인생살면서 많은 도움을 받은 사람에게만 했었다.
돈이 없으니 눈에 보이는 중국산 특산품을 선물할 수도 없고해서 중국으로의 '초청'으로 대신한다고 생각했다.
이제 다시 한번 '놀러와'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글은 '진심어린 초청장'이다.
계림(桂林)은 중국 광시성 광시 좡족 자치구의 지급 시로서, 카르스트 지형으로 바위의 병풍이
탑마냥 둘러서 그림과 같은 아름다운 풍경을 타고난 세계적인 관광지이다.
면적은 27,809 평방킬로미터, 총인구 134만 명, 시 인구 60만 명이다.
계림은 옛날부터 월나라 사람들이 사는 땅이었고, 진나라 시황제가 정복을 하여 계림군에 편입시켰다.
269년 처음으로 현재 도시가 형성되었으며, 명나라 홍무제 때는 계림부를 설치하여 행정의 중심지가 되었다.
하지만 1950년에 행정관청이 모두 남녕으로 이전하면서 광시성에 속하는 하나의 작은 도시로 축소되었다.
나는 아시아,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의 46개국, 1천 몇백의 도시들을 여행했었다.
하지만 내가 정착한 계림을 다녀본 천여개의 도시 중의 최고라고 할 수는 없다.
단지 Top10 중의 하나이면서 한국과 가장 가까운 곳일 뿐이다.
그래도 이곳의 매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중국인들은 '桂林楓景 甲天下(계림의 경치는 천하제일이다)'라고 자부한다.
미국의 대통령인 클린턴을 포함해서 영국의 처칠, 쿠바의 카스트로 등과 같이 많은 국가의 수장들이 수도인 북경과
대단히 멀기만 할 뿐만 아니라 공장이나 회사같은 경제적인 시설도 전무한 시골마을 계림을 굳이 방문했다.
그 중에 미국 닉슨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회복을 위한 방문 도중,
'내가 세계 80여 개 나라들과 100개 도시를 방문했어도 계림보다 아름다운 곳은 없었다'라고 립서비스를 했다.
이탈리아의 대통령 만드레는 '계림의 산수는 세계 8대 불가사의로 부족함이 없다'라고 감탄했다.
매년 이곳을 찾는 관광객의 수는 이천만명으로 한국을 찾는 관광객의 반을 넘는다.
여행가이드북으로서 '여행자의 성경'으로 불리는 'Lonely Planet'이 추천하는 여행지로 매년 이름을 올린다.
가장 결정적으로 내가 한국에서 생활할 때에도 한국인에게 가장 좋은 여행지로서 항상 '계림'을 추천했다.
지도의 아래쪽을 보면 계림이 있다.
계림은 서남쪽으로 12시간 버스로 이동하면 베트남의 하노이에 도착하고,
동남쪽으로 12시간 기차로 이동하면 홍콩에 도착한다.
(북경까지는 특쾌(特快) 열차로 35시간)
계림의 위치가 좋은 이유가 유럽이나 아메리카에서 온 여행자들은 아시아의 관문 중의 하나인 홍콩을 통해 계림을 들르고 인도나 동남아시아를 일주한 여행자들은 버스로 이곳에 온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5시간의 버스여행에 익숙한 한국사람들은 어떻게 열몇시간을 버스를 타는지 궁금해 할 것이다.
하지만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12시간 버스여행은 익숙한 일이다.
나는 티벳에 올라갈때 78시간 버스에 앉아있어봤다.
더욱이 기차에는 침대칸이 있기때문에 하룻밤 잠을 자고 다음날 아침이면 홍콩이나 베트남이다.
한달정도의 시간만 있다면, 계림을 포함하여 홍콩,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라오스를 일주한다.
한국에서 계림으로 오는 방법
중국도 외국이기에 외국여행에 필요한 아래의 4가지 서류들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이 여권인데 이것은 한국정부가 발급해 준다.
여권이란 한국정부가 해외로 여행하기를 희망하는 사람에게 발급해 주는 작은 수첩으로서
한국 내에서는 '해외여행 허가서'의 개념이고 외국에서는 '한국인임을 증명'하는 신분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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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중요한 '비자'는 방문 국가가 발급해 주는 '방문 허가서'로서 방문국가의 대사관이 발급한다.
발급받은 비자는 여권 속의 한 페이지에 붙여져 나온다.
세번째 서류인 비행기표는 여행사를 통해 왕복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일반적이고 가격도 싸다.
따라서 외국여행하는 동안 돌아올 비행기표 잘 보관해야 한다.
예전에는 비행기표가 가치표같은 형태로 나와서 그 표를 잃어버리면 상당히 문제가 되었다.
요즘은 위의 사진처럼 비행기표의 번호만 메일로 알려주기 때문에, 번호만 여권에 적어놓는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사진에 예약번호는 진짜가 아니라 우리집 전화번호이니 혼동하지 말기를...
아무튼 그 위치에 있는 번호를 가지고 공항해서 해당 항공사(사진에서의 항공사는 cz, 그러니까 중국항공이다)
의 간판을 찾아가면 해당 항공사 직원이 알아서 해준다.
주의할 점은 인천공항에는 수십개의 항공사가 있어서 찾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그러므로 최소한 출발 2시간 전에는 공항에 도착해야한다.
네번째이자 마지막 서류는 돈이다.
중국에서 한국돈을 마음대로 사용한다면 좋겠지만, 한국돈은 중국에서는 휴지조각이다.
따라서 체류기간과 비용등을 고려해 한국의 외환은행에서 중국돈을 사야한다.
사진에서는 100위안부터 1위안까지 보이지만 은행에서는 100위안 지폐만 환전해준다.
단지 10개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1위안은 한국돈 125원이었지만, 지금은 250원이다. ㅠㅠ
외국여행에 필요한 4가지 서류가 무엇인지를 이해했다면, 이제는 이들을 어떻게 만드는지 알아보자.
대구에서 여권을 만들려면 일단 증명사진 두장을 준비한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이 여권용 사진의 규격이 따로 있어서 일반사진은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증명사진을 찍을 때, 반드시 '여권용'이라고 말해야 한다.
준비된 사진2장과 주민등록증(혹은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시청 1층의 민원실로 간다.
그곳에 준비된 '여권발급신청서'를 작성하고 사진을 붙인 뒤 주민등록증과 함께 제출한다.
여기서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이 여권의 유효기간이다.
1년 유효의 단수비자(한번 외국에 다녀오면 사용이 불가능하게 된다)와
10년 유효의 복수비자(수십번 외국에 다녀올 수 있다)가 있는데
1년단수비자는 수수료가 20000원이며 10년복수비자는 수수료가 55000원이다.
평생 외국나갈 일이 없다고 확신한다면 1년단수비자를 사용해야 하지만,
그래도 세상살이 모르니깐 10년복수비자를 만들라고 권하고 싶다.
이렇게 제출하면 5일 뒤에 시청에서 자신의 여권을 찾을 수 있다.
이것저것 하기 귀찮다면 근처 여행사에 사진과 주민등록증과 함께 여권수수료 55000원과
서비스수수료 20000원을 내면 그들이 알아서 여권발급을 받아준다.
비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의 여권과 사진 한장을 가지고 중국 대사관(서울)이나 영사관(부산)에 간다.
그곳에 비치된 '중국비자발급 신청서'를 작성하고 여권과 사진1장을 제출한다.
그러면 5일 뒤에 비자수수료 35000원을 지급하고 중국비자가 부착된 자신의 여권을 받을 수 있다.
여권과 마찮가지로 1개월동안 중국체류가 가능한 비자(35000원)와 3개월 체류가능한
비자(55000원)가 있다.
대구에서 직접 부산이나 서울로 가서 비자를 만들기 보다는 여행사에 맡기는 것이 좋다.
여행사 수수료보다 부산왕복의 교통비가 더 든다.
여행사에서는 수십명 고객들의 여권과 사진을 가지고 부산의 영사관으로 내려가
비자를 발급받아 돌아온다.
여행사 수수료는 비자수수료 35000원에 15000원의 서비스료를 합해 50000원이다.
세번째로 비행기표 구입은 여행사를 통해야 한다.
물론 직접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항공을 통해서 구입해도 되지만 이럴경우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다.
예를 들어 계림행 왕복 비행기표 한장의 가격이 항공사를 통해 구입하는 정가가 100만이라 할때,
여행사는 항공사에서 100장의 티켓을 대량구매함으로서 장당 50만원이상을 할인 받는다.
그리고 여행사는 자신의 고객에게 장당 60만원으로 판매함으로서 10만원의 이득을 본다.
이런 비행기표를 할인항공권이라 하는데 정식 100만원 짜리 항공권에 비해
출발날짜의 변경불가, 혹은 환불불가 등의 제약이 있다.
여행사는 자신들이 구입한 100장을 다 팔지 못했는데 탑승시간이 다가온다면,
상식이하의 헐값으로 판매한다.
그래서 간혹 5만원짜리 비행기표도 나타난다.
이말의 의미는 터무니없이 싼 비행기표가 존재하므로 인터넷을 잘 뒤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항공권을 구입할 때, 여행사에서는 항공권 가격에 유류할증료, 운항 보험금, 공항 이용세, 등의
정부세금(왕복 16만원 가량)을 일괄 부가한다.
항공권의 가격과 상관없이 이 세금은 메겨진다.
따라서 항공권 가격이 5만원이어도 세금은 16만원, 항공권이 50만원이어도 세금은 16만원이다.
그렇기에 항공권을 구입하기 전에 세금이 포함된 가격인지 아닌지를 꼭 확인해 봐야한다.
세금포함 20만원짜리 항공권과 세금 미포함 5만원짜리 항공권 중에 어느것이 싼지 잘 생각해라.
아무튼 3가지 서류 만드는 법은 알려줬다.
혹시나 일이 바쁘다면 여행사를 통하여 위의 3가지 서류 모두를 만들수도 있다.
위의 자료는 중국비자닷컴(www.chinavisa.co.kr)의 할인항공권 가격이다.
이곳은 네이버 검색의 '파워링커'이자 한국 최대 여행사인 '하나여행사'의 자회사이다.
따라서 상당한 신뢰성이 있는 곳이다.
또한 표에 나온 항공사인 'cz'는 '중국항공'이다.
대한항공과 마찮가지로 국영기업이었다가 사기업으로 바꼈다.
하지만 아직도 중국 십수개의 항공사 중에서 '대표성'을 가진다.
비록 기내식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최악일지라도 말이다.
위의 항공권은 전부 왕복이다. 따라서 유효기간 안에 돌아와야 한다.
만약 유효기간 안에 귀국하지 않으면, 돌아오는 항공권은 소멸된다.
그래서 중국에서 편도항공권을 다시 구매해서 돌아와야 한다.
비고에는 '환불불가'나 '날짜변경불가' 등의 제한이 명시된다.
비수기(3월, 4월, 10월, 11월)에는 왕복 10000원짜리 항공권도 눈에 띈다
마지막으로 한국돈을 중국돈으로 바꿔야 한다.
여기서 조그마한 팁이라면, 한국돈을 중국돈으로 환전할 때 은행에서 수수료를 10% 정도 받는다.
예를 들어 한국돈 100만원을 중국돈으로 바꾸면 90만원 가치의 중국돈을 내어준다.
이것을 아끼고 싶다면 한국에서는 한국돈을 미국달러로 바꾸고(수수료 3%),
중국에서 달러를 중국돈으로 바꾸면(수수료 3%) 수수료를 반정도 아낄 수 있다.
베트남이나 홍콩으로 갈 계획이라면 꼭 미국달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렇든 저렇든 수수료를 내는 것에는 변함없으니 꼭 적당한 금액만 환전해야한다.
숙식이야 내 집에서 먹고자니 돈이 필요없지만, 공원 입장료나 투어비용은 필요하니 중국돈이 필요하다.
그러니 아래의 태이블을 기준으로 환전하기 바란다.
여행경비는 최소치와 최대치를 분리했다.
최소치는 배낭여행자 스타일이고 최대치는 일반 관광객을 기준으로 했다.
숙박비는 우리집에서 자면 당연 0위엔이고 3성급 호텔을 이용하면 100위안이 든다.
식사비도 우리집에서 먹으면 당연 0위안이고, 3성급 호텔식당을 이용하면 100위안이다.
교통비는 버스를 이용하다가 하루에 한번 택시를 타는 수준이 20위엔이고,
택시만 이용하면 50원이다.(택시 5km 기본료 7위안, 7km 10위안을 기준으로 5번 이용)
공원 입장료는 호텔 경극장이나 '독수봉'과 같은 유명 봉우리(입장료 70 위안)를 하루에 1번 가고,
근처의 덜유명한 공원(30위안)을 1번 가는 것으로 계산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굳이 공원에 안들어가도 멋진 경치는 어느곳에서나 즐길수 있다.(돈낭비라 생각함)
선물구입비는 계림의 특산품인 진주, 수묵 풍경화, 소수민족 고유 장신구, 중국 서예, 옥팔찌 등을 구입하는 비용. 잡비는 중국과 계림의 특산 군것질과 음주비용이다.
여행 비용이 상당히 높은 것은 사실이다.
계림이 유명 관광지이다보니 여행경비가 생활비에 비해 상당히 높은것도 이유이지만,
불과 10개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중국돈 1위안은 125원이었고, 지금은 250원이다.
다시 말해 3위안짜리 뽁음밥이 375원에서 750원으로, 5위안짜리 중국정식이 625원에서 1250으로 가격이 올랐다. 사실 중국내에서의 물가상승으로도 뽁음밥이 2 위안에서 3위안으로, 정식이 4위안에서 5위안으로 상승했으니 한국사람인 내가 느끼는 물가상승은 미쳐버릴 지경이다.
여행배낭 꾸리기...
처음 해외여행하는 사람들이 이것저것 챙겨오는 것을 보면 참 안쓰러울 때가 있다.
꼭 명심해라. 우리동네도 있을것은 다 있다.
한국 슈퍼에 가면 신라면을 비롯한 각종 한국라면, 된장, 고추장, 김치를 비롯한 밑반찬과,
한국 호텔(대우호텔, 금상호텔 등), 한국음식점(한국음식 부페, 삼겹살집, 김밥집 등), 한국식 노래방,
미장원, 한국 옷가게 등 없는 것이 거의 없다.
심지어 혐한감정이 심한 지금조차 시내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의 반정도가 한국음악이다.
따라서 일주일 분의 옷과 세면용품, 헨드폰(카메라 대용, 로밍으로 한국과 통화)과 충전기만 있으면 된다.
일주일 정도 지방 친척집에 갈 때와 완전히 똑같이 준비하면 된다.
다만 물갈이 설사와 감기를 대비해 '정노환'과 진통제정도는 필요하다.
또, 입맛없을 시에 먹을 김몇봉지와 고추장제육뽁음 정도도 가능하다.
여기에 정말 친절한 중국사람을 만났을 때 줄수있는 조그마한 한국 선물(키걸이, 하회탈 펜던트 정도)을
서너개 준비해 주면 완벽하달까...
한국 헨드폰을 중국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로밍을 해야한다.
일단 인천공항 내에서 안내원에게 물어보면 로밍하는 곳이 어딘지를 알려준다.
LG, KTF, SKT중 자신이 속한 통신사의 로밍서비스점에 가서 자동로밍을 신청한다.
이렇게 자동로밍이 되면 자기자신의 한국핸드폰을 중국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 한국으로 걸때는 분당 2000원, 한국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을 때는 분당 1500원이라는 거금을 내야 한다.
웬만큼 급한 일이 아니라면 사용 불가...
보통의 통화는 내 전화기를 사용하거나 인터넷폰을 사용하면 된다
로밍서비스 신청에 돈이 드는 것은 아니니깐 신청은 하는것이 좋다.
하지만 중국에서 핸드폰을 분실해 버리면 대략 낭패...
분실신고하기 전에 누군가 주워서 통화를 해버릴 경우 몇십만원은 그냥 나간다.
그래서 로밍한 경우라면 통화잠금이 필수 중 필수이다.
혹시 자신의 핸드폰이 구형이라면 자동로밍이 안될 수도 있다.
그러면 로밍데스크에서 중국의 핸드폰으로 바꿔주는 수동 로밍(???)을 해준다.
수동로밍은 하지않는것이 좋다.
이제 '계림'에 오는 방법은 설명했으니, '계림'에서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우선 여행의 즐거움을 오감에 따라 이야기 해보자.
일단 계림에 도착하면 배부터 채워야 하기에 미각부터 드러가자.
가장 먼저 소개해야 할 계림음식으로는 가장 흔하며, 가장 맛있으며, 가장 싸고, 가장 유명하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미펀(米粉)'이다.
북경이나 상해에도 찾아보면 '계림 미펀'이 있지만, 정통의 맛을 따라오려면 멀었다.
끓는 물에 데친 쌀국수 위에 소고기 편육, 돼지고기 편육, 소세지 등을 선택해서 올린다.
그리고 간장소스를 뿌리고 땅콩, 실파 다진것, 무우 오그락지, 콩줄기 조림, 마늘, 고춧가루 등을 첨가한다.
고기 종류는 주인이 직접 적당량만 주고, 나머지 재료들은 손님이 알아서 그 양을 조절한다.
이것이 바로 깔끔한 맛의 비빔미펀이다.
별식인 비빔미펀에 돼지고기 뒷다리 뼈를 우려낸 국물을 더하면 정식 미펀이 된다.
계림 미펀의 이 국물이야 말로 북경이나 상해의 비싼 미펀의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깊은 맛이 있다.
이유가 하루에 몇십그릇 팔리는 북경이나 상해에서는 수백그릇 분량으로 하룻동안 우려내는 정통미펀의 국물맛을 재현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갓 완성된 정식미펀의 시원하고 얼큰한 자태가 아름답다.
하지만 진정한 맛을 즐기기 위해서는 몇번의 젓가락질로 저토록 아름다운 자태를 흩트려주고 2분 정도의 시간을 기다린다.
완성된 미펀의 참맛은 세상의 어떤 면보다, 심지어 중독성 강한 한국 라면보다 맛있다.
가격은 일반 2.5원, 곱배기 3원
미펀이 아침에 적당하다면, 계림식 챠오챠이(뽁음 요리)는 점심이다.
중국 요리 자체가 뽁음요리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종류도 많고 방법도 많다.
하지만 계림식 챠오챠이는 선택과 집중이 자유롭다.
조리대에는 20여가지의 채소가 전시되어있다.
그리고 구운 돼지고기, 돼지곱창, 계란을 입힌 만두, 생돼지, 닭고기 등이 있다.
채소는 서너가지와 고기 한가지를 선택하여 요리사에게 건넨다.
요리사는 주어진 재료를 음식에도 불이 붙을 정도의 강한 화력으로 최대한 짧은 시간 내에 뽁아낸다.
그렇기 때문에 채소 속의 비타민이 최대한 보호되고, 그 맛과 향이 신선함을 유지한다.
여러가지 채소들과 고기의 조합에서 최강조합을 꼽으라면, 사진에 나온 것처럼 향긋한 버섯과 부추에 계란만두, 구운 두부를 넣어 뽁은 것이라 하겠다.
구운두부의 바베큐향과 버섯의 향긋함, 부추 특유의 십는맛과 함께 계란만두의 영양까지...
더욱이 여기에 딸려 나오는 밥은 무제한 리필이다.
가격은 일반 5원, 곱빼기 6원
저녁거리로서 계림 후오꾸오(火鍋, 전골요리)를 빼놓으면 섭하다.
중국 후오꾸오로서 가장 유명하고 맛있는 것으로 꼽으라면 아쉽게도 사천의 인양후오꾸오(陰陽火鍋)이다.
이것은 태극마크처럼 생긴 냄비에 한쪽은 맑은 탕, 다른 한쪽은 붉고 매운 탕이 있고, 여기에 갖은 채소와 고기를
대쳐먹는 중국식 샤부샤부이다.
계림식 후오꾸오는 오리, 닭, 돼지, 소고기, 개고기 등에 각각에 맞는 채소와 밤, 홍시, 드라곤플라워, 배,
갖은 과일을 넣어 일단 뽁는다.
그리고 고기를 골라 먹은 후 육수를 붇고 빨리 익는 파란 채소들과 두부, 당면 넣어 먹는 것이다.
처음 뽁아져 나오는 후오꾸오에는 밤, 곳감, 생강, 통마늘, 토마토 등의 잘 안익는 재료에 오리, 닭, 물고기 등의 고기가 주를 이룬다.
쉽게 익어버리는 배추, 상추, 시금치 등은 넣지 않는다
고기를 위주로 골라 먹고, 남은 재료들에 육수를 붇고 끓인다.
육수가 끓으면 푸른 채소와 두부, 당면 등을 넣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새로들어가는 재료들은 반드시 밑에 깔아야 남은 재료들과 맛의 조화가 이루어진다.
1분만 지나도 육수와 뽁은 재료와 푸른 채소들이 어울어져 멋들어진 계림 후오꾸오의 참맛을 드러낸다.
2~3인분의 가격은 대략 15~20원
이들 세가지는 계림의 먹거리를 대표한다고 생각해서 사진까지 넣었다.
하지만 말로 설명이 가능한 중국의 대표먹거리들도 이곳에서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돼지고기와 부추가 들어간 정통 교자만두(10개 3원), 한국 고기호빵과 비슷한 싼씨엔 빠오쯔(4개 1원),
물만두국인 훈툰(15개 3원), 짜장면의 원조인 짜지앙미엔, 3가지 채소요리와 2가지 고기요리의 중국 정식인
콰이찬(7원), 마파두부(5원)와 탕수육(20원) 등등.
슬프게도 말로 표현되어지지만 사진을 꼭 넣을 수 밖에 없는 것들은...
꾸에이린 산화쥬(桂林三花酒)는 전 중국에서 사랑받는 지방명주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오타이쥬'가 소량이며 비싼 대신에 산화쥬는 대량이며 저가여서 서민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다.
마오타이나 이과두주가 고량(수수)로 빚은 도수높은 술이라면, 계림의 산화쥬는 년 2모작으로 생산된 풍족한 양의 쌀을 발효시키고 증류해서 만든 술이다.
그래서 그 맛이 안동소주와 상당히 비슷하다.
알콜 56%, 500ML 한병의 가격은 12원
한국의 국민주가 소주라면 중국에는 이과두주(얼꾸오토우쥬)가 있다.
중국 방방곡곡 마다 쉽게 찾을 수 있으며, 그 향은 파인애플의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원샷을 해버리면 자신의 식도와 위의 크기와 위치를 확실히 느끼게 해준다.
알콜 56%, 500ML 한병의 가격은 7원
계림의 지방맥주인 리촨맥주다.
중국의 맥주는 한국의 소주와 비슷하게 각 지역 마다 대표 맥주브랜드가 있다.
당연히 북경맥주인 옌징맥주와 세계적으로 유명한 칭따오맥주가 규모가 가장 크지만 계림 내에서 이들 맥주를 찾기란 결코 쉽지 않다.
알콜 4%, 750ML 한병의 가격은 3.3원
미각의 술로 시작되는 향락은 후각의 담배로 확장된다ㅡ,.ㅡ
중국의 담배는 쟈티엔샤(甲天下, 니코틴 16mg, 타르 1.6mg 한갑에 1원)에서 시작해서
쯍화(中化, 한갑 74원)에 이르기까지 수십종에 이른다.
혹시라도 한국 담배를 가지고 온다면 내게 뺏길 것이며, 억지로 중국담배를 피우게 될 것이다.
하지만 굳이 중국인들이 노는 것을 보고싶다면, '마커서(MAX)나 카이샤(cesar)라는 나이트클럽을 추천한다.
4인 기준(시바스리갈 750ml 한병, 과일안주, 마른안주) 500원이다.
이제 관광의 하일라이트인 시각의 즐거움을 이야기 하마.
도착하는 시간에 따라서 어느정도 일정이 달라지겠지만, 첫날은 무조건 계림 시내투어다.
계림 시내는 내가 살고 있는 곳이니만큼 밤늦게 도착하더라도 밥먹으러 나가며도 구경할 수 있다.
내가 마실나가는 루트를 함 정리해 봤다.
지도 속에 있는 빨간 숫자들에 대한 설명이다.
실은 1번부터 14번까지는 내 나와바리 산책의 의미가 있는 루트이다.
1번 근처의 내 집에서 시작해서 시내를 한바퀴 돌아 마지막 14번이 내 집 근처이다.
1. 정강왕부 : 왕성이라고도 불린다. 지금은 계림사범대학 건물로 사용되지만 관광객들은 50위안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왕부의 북쪽에 있는 독수봉은 계림시내를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관람대이지만, 다시 30위안의 독수봉 입장료를 내야한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이곳 왕성의 성벽과 마주하고 있다.
2. 복파산 : 왕성과 더불어 계림에서 가장 유명한 공원 중의 하나에 속한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왕성과 복파산의 바로 중간에 위치한다.
3. 보행가(步行街) : 계림의 최고 번화가. 여러 백화점과 KFC, 맥도널드, 나이트클럽, 옷가게 등이 밀집된 곳이다.
4. 이강 : 계림의 중심을 타고 흐르는 강이다. 이강의 강물흐름이 느리기에 강물에 비친 산수가 환상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5. 계림광장 : 보행가와 연결된 광장과 그 밑의 지하상가.
6. 상비산 공원 : 이강 속의 한개의 섬. 섬이라기 보다는 강에 우뚝 솟은 산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그 산의 모양이 '코로 물을 마시는 코끼리와 닮았다'고 이름이 상비산(象鼻山)이다. 이곳 바로 앞에는 한국인 호텔인 '금상호텔'이 있는데 그곳의 한국음식부페는 1인단 38위안의 가격에 비해 흡족한 만족을 얻을 수 있다.
7. 일월쌍탑 : 왕성을 둘러싸고 있는 2개의 강(이강, 도화강)과 4개의 호수(4개의 호수, 산호, 용호, 계호, 무영호)를 대표하는 산호 속의 2개의 탑
9. 도화강변 : 관광객이 거의 없는 계림인들만의 안식처. 솔직히 계림인도 거의 없는 외진 공간. 하지만 아름다운 풍경만큼은 다른 어떤곳에도 뒤지지 않는 곳. 사랑하는 나의 산책로.
10. 계림인의 주거지구 : 관광지로서의 계림이 아니라 계림사람이 생활하고 숨쉬는 주거지. 순박한 계림사람들의 생활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곳.
11. 왕성(사범대학)대학생들의 주거지구 :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범대학생들이 주로 거주하는 대학로.
12. 칠성공원 : 7개의 봉우리를 가리켜 7성이라부르며 공원화 되어있다. 입장료는 30위안. 풍경이 다른 공원에 비해 빼어나게 아름답다고는 못하지만, 김밥 싸들고 반나절 정도 거닐다 보면 나름 정이가는 곳이다.
13. 이강강변 술집들 : 이강을 둘러보며 이강에서 잡은 생선요리에 이강맥주(이천맥주, 계림 맥주 브랜드)를 마시면 나름 재미나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술집들도 몇곳 있다.
14. 미소당 백화점 : 일본 백화점이다. 일본이름으로는 'Niko NIko Do'이고 중국이름으로는 웨이샤오탕이다. 한국음식(된장, 고추장, 라면 등)도 같이 팔기도 하고, 한국의 웬만한 백화점보다 비싼 가격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1번에서 14번까지 자세한 사진을 곁들여 설명하고 싶지만, 몇개만 추려서 설명한다.
사실 1년 전, 컴퓨터 고장으로 인해 20만장이 넘는 여행사진들과
몇년동안 준비했던 여행 에세이집, 소설 습잡 등이 모두 날라가 버렸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백업들과 글들을 모아도 예전 자료의 반의 반도 안된다.
그의 충격으로 사진찍을 때마다 잃어버린 자료들이 생각나서 가슴이 아프다.
그러므로 몇 개만 골라 설명한다.
1번의 정강왕부
1368년, 홍무제 주원장은 명나라를 건국하였지만 정국은 불안하였다.
그래서 24명의 아들과 1명의 조카손자를 중국 각지에 보내 속국을 세우고 간접통치를 하게된다.
그때 조카손자인 주수겸이 계림 정강왕으로 임명되고, 그와 그 후손들은 14대 280년간 이곳을 통치하였다.
왕궁을 북경 자금성의 화려함이나 웅장함과 비교할 수 없으나, 푸른 나무들과 아기자기한 전각들, 독수봉과 작은 호수등이 어우러진 계림의 명소 중 하나이다.
정강왕부는 계림 내에서 왕성으로 불린다.
동서남북으로 4개의 성문이 있으나 남문이 정문의 역할을 한다.
남문을 나서면 계림 최고 번화가인 보행가와 계림광장으로 이어진다.
동문은 이강과 100미터 거리에 있으며 또다른 볼거리인 복파산 공원과 이어져 있다.
서문은 계림 시의 대동맥 격인 백화대로가 나오고, 북문에는 학생들의 기숙사나 하숙집이 많다.
왕성은 남문을 통해 들어오는 관광객에게는 입장료 70원의 비싼 공원이지만,
다른 문을 이용하는 계림인들에게는 광서사범대학이다.
지금은 계림 삼리점 분교로 대부분의 학과가 이사하였지만, 여행학과나 음악, 미술학과 정도는 아직도 남아있다.
따라서 아기자기한 전각들은 광서사범대의 교무실로 쓰이고, 가장 큰 전각은 대학 본관으로 사용된다.
지나가는 말로 고고학 전공이었던 내가 600년이 넘은 고풍스런 이곳에서
여행가이드학과의 아리따운 여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은 꽤나 즐거운 것이다.
각지에서 온 여행자들이 우리들의 교정을 호기심으로 바라보는 것조차 야릇한 쾌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사실 왕성의 건물들과 정원이라는 것은...
내가 이곳에서 생활해서 그런지 몰라도 결코 돈주고 볼만한 것들이 아니다.
다만 왕궁 뒤쪽에 있는 '독수봉'만이 입장료 70원의 가치가 있다.
왕성 정문.
이문을 통해 들어오는 관광객들은 모두 70원이라는 거금을 사범대학에 기부한다.
한편으론 고맙기도하지만, 웬지 바보같다는 생각을 한다.
혹시 내가 너무 속좁은 것인지도 모르지.
왕성 내에서 유일하게 돈을 내고 볼 가치가 있는 독수봉.
그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왼쪽에 볼록 솟은 봉우리가 복파산 공원이고, 그 너머에 이강이 보인다.
그 너머 펼쳐진 산의 자태도 매혹적이다.
우측 최하단의 갈색 지붕 건물의 5층이 내가사는 집.
우리들에게는 단지 교정인 뿐...
관광객이 적은 후원에서는 학생들이 느긋이 산책을 하거나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곳이다.
어둑해지면 학생들이 내뿜는 남녀상열로 꽤나 더워지기도 한다.
보행가
왕성의 남문을 나서면 바로 건너편에 보행가가 보인다.
이곳은 계림내의 최고 번화가로서 나름 화려하고 활기차다.
일본 프랜차이즈 백화점인 'Niko Niko Do'에서부터 맥도널드, KFC 등이 있으며
기네스북에 정도로 거대한 인공폭포를 가진 이강대주점호텔도 있다.
한국관광객이 많은 대우쉐라톤 호텔과 가로 20미터 넓이의 대형 화면이 있는 계림광장도 연결되어 있다.
계림 광장 지하에는 계림 멋쟁이들이 찾는 패션상가가 들어서 있으며,
광장 주위에는 '카이사'나 '맥스'와 같은 고급 나이트클럽도 있다.
패스트푸드집처럼 장식한 한국 김밥집도 서너곳이 성업중이다.
중국인의 혐한감정이 강해진 지금도 여전히 상점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들은 한국음악이다.
일식, 한식, 양식 할껏 없이 모두 있으며, 유명 후오꾸오점도 많다.
보행가가 끝이나는 곳이 '양강사호(兩江四湖)'로 불리며 화려하게 장식된 이강 강변이다.
월요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이곳 보행가를 오가는 사람들은 많다.
멀리 KFC와 한국정통음식이라는 국적불명의 불고기점이 보인다.
계림광장이다.
정면에 보이는 검은 건물은 대폭포호텔로 주말이 되면 건물옥상에서 엄청난 양의 물이 솓아진다.
우측의 피라미드는 계림광장 밑에 있는 패션상가로 들어가는 길이다.
시내에서 놀다가 꼭 들리는 곳이다.
KFC에서 매운닭고기 버거세트를 산 후에 바로 앞의 일식점에 들어가서 연어와 새우를 얹은 스시와 일본청주를 같이 먹는다.
어울릴것 같지 않은 이들 음식은 이상하리만큼 잘 어울린다.
양강사호
계림을 흐르는 두개의 강(이강, 도화강)와 그 사이를 잇는 4개의 호수(목룡호, 계호, 용호, 삼호)를 지칭한다.
이들이 계림 번화가를 둘러싸고 있어서 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 섬같은 20평방킬로미터 정도가 옛 계림성이자 현 번화가이다.
따라서 옛 성벽(왕성을 둘러싸는 성벽이 아닌 계림을 둘러싸는 성벽)이 양강사호를 따라 위치하고 있으며,
목룡호 부근에는 계림성문이 아직까지 보존되어 있다.
이강 유람과는 달리 양강사호 유람은 계림 시를 한바퀴 도는 것이다.
그러면서 목룡호에 있는 음양탑과 유리성, 아름다운 교각과 석벽등을 관람한다.
양강사호의 주변은 모두 이런 산책길이 연결되어 있다.
군대군대 쉴수 있는 벤치가 있어서 편하다.
벤치에 앉아있는 사람들 너머로 목룡호의 음양쌍탑이 보인다.
벤치가 없더라도 호수가로 내려가면 편히 쉴만한 바위들이 많다.
더운 여름에 호수가에 와서 발담그고 마시는 시원한 맥주는 별미 중의 별미다.
맥주가 맛있다고 여러병 마시면 이분처럼 뻗어버린다.
사실 이분은 부근의 홈리스이자 넝마주이인데 항상 이곳에서 낮잠을 즐기신다.
마대자루도 네댓개 가지고 다니시니 개방장로의 뽀쓰가 느껴진다.
복파산 공원
양강사호를 따라 걸으면 계림 번화가를 일주할 수 있고, 복파산 공원은 양강사호 중에 이강 강변에 자리한 작은 공원이다.
공원 내에는 복파산, 환주동, 시검석, 천불암, 종정과 천인가마 그리고 당나라와 송나라때의 석각 100여 작품이 있다.
10년 전 이곳을 처음 찾았을 당시만 해도 이곳에서 가마우지(고기를 잡아 입속에 보관하는 새)를 이용한
고기잡이꾼들이 눈에 띄였는데,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
그때 당시 복파산의 대표 볼거리가 가마우지였음을 생각하면, 지금의 복파산 공원은 계림 내의 그저그런 공원의 하나일 뿐이다.
복파산 공원의 입구이다.
동상 바로 뒤에 보이는 문으로 들어가면 바로 복파산과 그 밑의 동굴이 보인다.
관광객이 꼭 보는(가마우지 때문이었을 거다) 필수 코스 중의 하나이다.
복파산의 동굴 이곳 저곳에는 당송시대의 유명 시인들이 새긴 서각들이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석순을 깍아 만든 불상이며 영웅상도 많다.
하지만 지저분해 보이는 것은 나만의 느낌일까.
계림 주위의 유명하지 않은 동굴들, 다시 말해 자연 그대로의 석회동굴들이 더욱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몇천만년에 걸쳐 만들어진 지구의 예술품이 인간의 하찮은 기술로 몇백년 만에 누더기꼴이 되어버렸다고나 할까.
멀리서 보는 복파산과 그 동굴은 상당히 아름답다.
가마우지 어부들의 선착장으로 사용되었던 이곳에서 밀려난 그들은 지금 무얼하고 있을까.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너무 많은 것이 사라져가니 슬프다.
입장료는 20원
이강
계림시내의 이강은 양강사호의 하나로서 계림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조성되었기에 자연미는 떨어진다.
하지만 인간의 조잡한 치장 속에서도 언뜻언뜻 보이는 이강의 아름다움은 마음을 평안하게 해준다.
혹시 조잡한 인공물로 이강의 아름다움을 가리고 '언뜻언뜻' 보이는 아름다움으로 관광객을 감질나게 하려는 컨셉이라면 탄복한다.
감질난 관광객은 '계림제일미'라는 양수오를 들를 수 밖에 없으니까.
이강강변 난간에서 비스듬히 건너편을 바라본 풍경이다.
석조 난간이며 다리이며 건너편 건물들이 이강의 아름다움을 억누르고 있지만, 그런 억압에 굴복할 이강이 아니다.
사실을 말하자면, 이강과 계림인이 함께 숨쉬는 이곳을 나도 상당히 좋아한다고나 할까.
물론 이강의 아름다움을 상당히 훼손한 것은 사실이자만, 훼손된 공간에는 계림인들의 여유로움이 넘친다.
이강에 내려가 빨래를 하는 아낙내도 정겹고, 그 옆에 물장구를 치며 노는 애들도 귀엽다.
강을 건너는 사람을 끌어모으는 나룻뱃 사공의 호객도 미소지을만 하고, 어디서나 보이는 태극권 수행자들의 자세가 신비롭다.
무엇보다도 걷다가 지쳐 벤치에 앉아 쉬고 있노라면 느껴지는, 정말 시간이 멈춰버린듯한 느긋함이 좋다.
이강을 사이에 두고 우리집과 마주보고있는 아파트들.
이런 별장같은 집들의 한달 임대료가 1000원이니, 한번 정착하게되면 쉽게 빠져나갈 수 없다.
그래서 이곳저곳을 이동해야하는 여행자들에게 계림은 '물귀신 동네'로 불리기도 했었다.
이상으로 계림시내관광에 대한 것은 고마 설명한다.
가슴아파서 더이상 사진을 찍고 싶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대략 3~4일 동안 즐길 거리가 설명되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코끼리가 코로 물을 마시는 모양과 비슷하다고 상비산이라 불리는 이강 속의 작은 섬,
혹은 칠성공원 등도 유명하고 볼만 하지만, 시간이 넉넉(10일 이상 계림체류)한 사람에 해당되는 이야기일 뿐이다.
여행초짜들은 곧잘
'비싼 돈주고 왔는데 되도록 많은 것을 보고 가야지. 언제 다시 여기를 와 보겟어?'
라고 생각하며 이곳저곳 많은 곳을 바쁘게 이동한다.
이렇게 되버리면 즐거운 여행이 아니라 고통스런 행군이 된다.
비용대비 효용도 좋지만, '즐거움'이 '피곤함'이 되어버리면 아니한만 못하다.
이 글은 일주일 정도의 시간을 가지고 계림을 찾아온 사람들에 일정을 맞추었다.
이제부터는 남은 3일동안 살펴볼 계림시외곽 관광을 설명한다.
사실 이것이 하일라이트이자 계림을 찾는 대부분의 여행자들의 주목적이다.
그러므로 앞의 계림시내관광을 전혀 하지 않고 일주일 모두를 시외곽에서 보내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지도의 중앙에 빨간 글자로 (1)은 계림, (2)는 계림제일미 양수오, (3)은 계단식 논의 용성객족자치구.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곳은 양수오이다.
십몇년 전에 미국 대통령인 클링턴이 방문해서 유명해진 곳이다.
사실 그의 방문 이전에도 배낭여행자들 사이에서 한번 드러오면 빠져나가기 힘들어진다는 의미, 다시 말해 다른 곳으로 가고싶은 마음이 사라진다고 해서 '물귀신 동네'라고도 불렸다.
양수오가 계림시 양수오현이라서 계림 전체를 '물귀신 동네'라고 부르기도 했다.
클링턴의 방문 후, 양수오는 더이상 배낭여행자들의 아지트가 아니라 단체관광객들만이 우글거리게 되어 옛날의 농촌풍경과 인심을 더이상 볼 수 없지만 '썩어도 준치'라 생각한다.
용성객족자치현의 볼것은 테라스식 논이다.
옛날 계림평지에서 살던 월족, 객족, 장족, 등의 소수민족들은 한족에 쫓기어 산간오지로 밀려갔다.
그들은 그곳의 산을 깍아 계단식으로 논을 만들어 어렵사리 생활해 왔다.
역설적이게도 한족을 원망하며 만들었을 이 계단식 논이 그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다시 한족을 끌어들이는 원인이 되었다.
예를 들어 티벳의 수도인 라사 인구중 한족의 비율이 최근 20년 사이 3%에서 40%로, 위구르의 수도인 우루무치의 한족비율은 5%에서 60%이상으로, 연변조선족자치현의 수도인 연길에서는 20%에서 60%로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인해 전술이랄까...
소수민족의 땅에 한족의 인구비율을 월등히 높이는 정책을 사용함으로서 자연스럽게 소수민족의 문화를 고사시킨다.
양수오
10년전 양수오 시지에(西街)는 배낭여행자들의 아지트였다.
오가는 사람중에 중국인보다 외국인이 많았고, 중국음식점보다 외국음식점이 더 많았다.
한달 넘게 장기체류하는 여행자가 많아서 밤마다 여기저기서 술파티가 벌어지곤 했다.
내가 머물던 2주동안 같이 양수오의 여유로움과 음주가무를 즐기던 외국 친구들의 국적이 최소 10개는 넘었다.
배낭여행자와 단체여행자의 가장 큰 차이는 한번 만나 친구가 될 수 있냐 없냐의 차이이다.
중동여행을 마치고 터키에 도착했을때, 한국말이 너무고파 단체 관광객에라도 말을 걸어본 적이 있다.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면 단체관광객은 이상한듯 쳐다보며 '저를 아세요?'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배낭여행자들은 '아... 한국사람이세요? 반가워요'라고 말한다.
그리고 서로 어디를 다녀왔으며 어디가 좋으며 어디가 맛있으며 어떻게 이동하며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등의 정보를 교환한다.
외국배낭족애들도 마찮가지로 서로 정보교환하며 서로 친구가 된다.
게다가 시지에의 상인들은 여행자 개개인을 모두 알고 있고, 친구처럼 대했다.
당연히 혼자 여행하더라도 이곳에서 만큼은 결코 외로움을 느낄수가 없었다.
이제는 이런 풍경은 전설로만 남았다.
양수오의 여행자 대부분이 단체관광객이기에 같은 단체 이외의 사람은 외부인일 뿐이다.
또한 거대해진 시지에의 상인들은 여행자 개개인에 신경쓸 겨를도 없다.
인간적인 유대감은 모두 사라지고 보고싶고 하고싶은 것만 하고 가는 여느 관광지로 변해버렸다.
하지만 다시 말하는데 '썩어도 준치'다.
세계에서 유명한 계림이란 계림시가 아니고 계림 양수오현인 이곳이다.
계림시에서 양수오로 가는 길은 대략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가 흔히들 계림여행의 하일라이트라 칭하는 '이강유람선'을 타고 양수오에 도착하는 것이다.
계림에서 오전 9시경에 배에 올라 2시 즈음에 양수오에 도착한다.
물결따라 흐르는 유람선에서 이강 강변에 병풍처럼 펼쳐진 산모양을 감상하며
준비된 요리와 맥주를 즐기는 기분은 평생가는 즐거운 추억이 될것이라 확신한다.
다만 1일당 400원에 이르는 경악스러운 가격을 잊지 못한다면 즐거움이 상당히 감소된다.
두번째가 2.5원의 시내버스를 타고 1시간 반만에 도착하는 방법이다.
이강을 따라 이동하지도 않고, 도로변에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것도 아니다.
마지막으로 이강변을 따라 하루정도 걸어서 양수오에 도착하는 길도 있다.
이강의 아름다움을 지겹도록 보며, 강변의 야트막한 산들을 등정한다.
더우기 군데군데 경치 좋은 곳마다 별장같은 음식점이 자리하고 있어서 따로 음식을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유람선 치고는 제법 크지만 장식은 화려하지 않다.
일단 영어로 설명하는 가이드와 점심으로 5가지 음식을 즐길 수 있다.
거기에 시원한 맥주에 이강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겯들여 말아먹으면, 평생 잊지못할 점심이 될 것이다
계림시에서 양수로로 강변을 따라 천천히 걸어내려간다.
계림 시를 조금만 벗어나도 절경 중의 절경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하루 종일 걸으매 절경을 감상하고나면, 한국산들이나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이라는 황산조차 크게 감흥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부작용이 생긴다.
계림시내에서의 이강변이 사람의 때가 너무 많이 묻었다면, 외곽의 이강변은 자연과 사람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다.
강변바로 옆의 산이나 언덕에는 적절히 쉬어갈 수 있는 민박(토착인이 자신의 집을 식당이나 민박으로 활용)이 있어서 굳이 음식이나 음료를 싸들고 다닐 필요가 없고, 민박주인과 적당한 인간적인 교류를 통하여 계림인의 후덕한 인심을 즐길 수도 있다.
사진은 산등성이에 일구어진 야채밭.
계림은 카르스트 지형으로서 매력적인 산세를 자랑한다.
하지만 이런 카르스트 지형이 계림만의 특징은 아니다.
한국의 다도해 국립공원이나 베트남의 하롱베이, 라오스 방비엥-루앙프라방 등도 카르스트 지형으로서 여행자들에게 인기있는 곳이다.
이들 카르스트 지역들인 여행자들에게 인기있는 이유가 단순히 산모양 뿐만이 아니다.
그 산속에 숨어있는 석회동굴들도 산세와 함께 카르스트 지역의 대표적인 볼거리이다.
이제껏 언급한 계림의 볼거리인 독수봉, 복파산, 칠성공원, 상비산 등은 반드시 하나 이상의 동굴을 가지고 있다.
이들 산의 동굴들은 길어야 200미터가 안되기에 동굴의 이름이 아니라 산이름으로 불린다.
하지만 관암동, 황룡동, 노적암, 은자암 등은 총연장이 수킬로에 이르러서 그가 속한 산의 이름보다 동굴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양수오 남쪽 40여킬로 떨어진 풍어암은 아시아 최대규모로서 그 연장이 7.1키로에 달한다.
계림이 옛날부터 '신선들의 놀이터'라 불렸던 이유가 산수화에서나 나올법한 산모양만이 아니라
그들이 머물렀던 것으로 생각되어지는 천상의 풍경같은 이들 동굴들의 존재도 한몫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비교적 비싼 입장료가 아깝다면 양수오의 나즈막한 산에 오르다 보면 반드시 그 산의 동굴을 찾을 수 있다.
물론 유명 동굴과는 달리 다른 여행자나 조명시설은 전혀 없다.
하지만 후레쉬를 켜고 조심조심 들어가다보면, 산적들의 보물이 숨겨져 있을 것 같은 즐거운 상상과
'길을 잃어버리면 죽음이다'라는 긴장감 속에서 자연 그대로의 순수한 석회동굴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내가 탐험했던 계림의 수많은 동굴들의 사진이 사라졌다ㅠ,.ㅠ
다시 들어가 사진을 찍으려 생각하니 속이 너무나 쓰려 감히 하지 못했다.
분위기가 거의 비슷한 하롱베이의 동굴들 사진을 올릴까도 생각했지만, 그냥 인터넷 개인 블러그의 사진을 오려와 붙인다.
여기는 노적암이라 생각된다.
여기는 노적암인지 은자암인지 나도 헷갈린다.
여기는 확실하다. 은자암이다.
여행지의 종류는 여러가지이다.
예전 궁성이나 대저택, 공원이 여행 주목적인 북경이나 이스탄불이 있고, 다이브가 목적인 파타야와 다합,
쇼핑이 목적인 홍콩, 도박이 목적인 마카오 등이 있다.
계림여행의 목적은 뭘까?
'산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계림 시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일은 집어치워도 좋다.
부록으로 설명할 용성 방문도 부록 그 이상이 아니다.
단지 양수오에서 느긋하게 산책하는 것을 권한다.
자전거를 빌려 양수오의 논길 사이를 천천히 달리고 근처 나즈막한 산에 올라 마티즈 광고에 나오는 수려한 풍경도 감상하고
그 산의 동굴에 속에서 즐겁게(???) 길도 잃어 보는 것이야 말로 이 초청의 목표다.
지나가는 말로 10년전, 열살짜리 내 조카와 단둘이 여행할 적에 내 조카를 잃어버려 기절할 뻔 했다.
용성객족자치현
길게도 쓴 내 초청장의 부록으로 용성을 소개한다.
용성은 계림의 북부 50여킬로 떨어진 곳으로, 객족들의 고향이다.
사실 계림 평지는 장족과 월족 등과 같은 소수민족의 땅이었지만, 오래전 한족과의 전쟁에서 패해 산골오지로 피해 달아났다.
그리고 그들은 그곳에서 산을 깍아 계단식 논을 경작함으로서 그들의 정체성을 지켜왔다.
이곳은 궁지에 몰린 인간의 정신력은 어디까지인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인간미'의 절경이다.
산정상에 가까운 계곡속에 부끄러운 듯이, 혹은 겁먹은 듯이 자리잡은 용성
용성 주위 산들은 어김없이 논으로 개간되어있다.
비가 1년 내내 꾸준히 내리는 용성이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이런 인간적인 절경을 보지 못했으리라.
가을의 이곳은 온산이 황금색으로 물들어 붉게 물든 설악의 풍경과는 다른 즐거움을 준다.
높은 산이어서 그런지 농기계는 고사하고 소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농부들의 손길이 안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