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6사단 아닌 옆사단의 일이라,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다소 망설여집니다.
초산부모님들께서 양해하시리라 믿고, 며칠전 다녀온 둘째 5사단 신병교육대 수료식 후기를 여기에 옮깁니다.
부디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길....
둘째가 10.11일경부터 근무하게될 988포대는 직할 포병대대중 하나로 155mm견인포라 하구요. 고대산 남쪽계곡, 동막리 유격장근처랍니다 (오래전부터 5사단 유격장이 있는 곳인데, 동네이름이 동막호텔이랑 같아요!!). 그러니까, 금학산 왼편이고, 연우랑 멀지않는 곳이죠. 철원군과 연천군에 형제가 나란히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큰아들한테서 양말같은거를 자꾸 분실한다, 숫가락도 없어졌다, LED렌턴도 누가 가져가는거 같다... 이런 말을 자주 들었는데요.
둘째가 5사단 훈련소에서 했던 "건조대쇼핑" 이라는 말에서, 그 이유를 찾았습니다.
첫째는 상병이면서도 맨날 물건잊어버리는데, 둘째는 훈련병인데 넘 영악하네요. 달라도 너~~무 달라요. ㅋㅋㅋ
가는길...
러시아워에 청담대교를 건너 동부간선도로, 의정부 - 동두천을 관통하는 코스를 택했는데요. 죽전에서 2시간 걸려 9:40분 궁평리에 도착했네요. 한강남단에서 좀막히는거야 각오한 일인데, 동두천은 신호가 많고 도로가 넘 낡았습니다. 다시 오고싶지 않는 코스, 네비만 무조건 따라가라 고집하는 마눌님이 미웠심다.
수료식 11시...
맑은 가을하늘.. 정말 좋은 날씨였습니다.
여기는 6사단처럼 단체로 구호외치고 구보하면서 입장하는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지는 않았어요. 좀 밋밋하게 조용히 연병장으로 걸어들어오네요. 당당하고 늠름한 아들모습에 감동한 아빠가 기습 뽀뽀 ㅋㅋㅋ
점심식사...
구석기유적지 아치조형물 근처 신라가든에서 8명이 소고기구웠는데요. 착한가격에 모두 칭찬, 대만족... 아들은 다른먹을거리 미리생각해두고 차례로 조금씩 먹고싶었는데, 엄마는 남의속도 모르고 자꾸 고기만 먹이냐고 투덜댑니다. 그래서 마지막1팩은 남겨왔죠.
울집상전인데 아들말씸 존중해야지 ㅋㅋ
저희는 펜션과 모텔방 각1개씩 미리 전화예약했지만, 아들이 필요없다하고 당일날씨를 고려해서 전부 취소했습니다.
에디야커피, 오후 2시...
목욕탕갈래 하니까 싫다네요. 동반입대이고 친구 2명 따라왔으니 아들만 총4명, 핸펀 만지작거리며 카톡하고 저네들끼리 웃고 떠들고하면서 잼있게 놉니다. 양말과속옷 분실한 소대동료를 위해 단체로 건조대쇼핑하러간 얘기, 의정부에서 자기들만 줄 두번서서 팬티숫자가 2배라고 낄낄깔깔 함박웃음.. 클렌징티슈 로션 샴푸같은거 필요하냐 물으니, 다른애들거 같이쓰면된다고 신경쓰지마라 씽긋웃네요. 편지지와 봉투도 첨엔 부족해서 쩔쩔매다가 지금은 넘쳐난다고. 자기는 빈손으로 복귀할거람다.
오빠닭, 오후 4시...
사복으로 갈아입고 슬리퍼질질끌면서 전곡시내 군장점 돌고 친구끼리 어쩌고 하는 사이, 부모 넷만 커피숍을 지키면서 그래도 대견하다 동반입대시키니까 여러모로 정말 좋다.. 우리끼리 자화자찬하며 시간 보냈심다. 해가 서쪽으로 한참 기운 시간에 두번째 식사장소를 물색하다가, 비비큐 오빠닭 피자에땅 3가게가 한건물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죠. 2층으로 올라가 가운데자리를 잡고, 길다란 맥주잔 부딪치며 남은 군생활 잘하라고 건배했습니다.
중대장 선발한다면서 수십명씩 실내에 모아놓고 제식동작 반복시키면서 1차 2차 3차 고르고 또 골랐다 하네요. 최후의 4인까지 남은 친구들 초죽음된 후 중대장훈련병으로 발탁된 친구가 재혼가정이라 끝내 탈락했다는데, 부모가 재혼한 것과 아들의 훈련소직책.. 이걸 꼭 연결시켜야 하나?
가져간 과일은 절반이상 남았는데, 복숭아 포도 같은 것은 거의 안먹겠다 하네요. 점심 때 고기먹고 후식으로 열심히 깍아준 골드키위 1통 다먹은걸 위안삼아야하겠네.. 쩝
요거트계열 음료를 사갔는데, 예상대로 아들이 맛있게 한병을 다비우니 울마눌님 뿌듯..
(저희는 롯데리아쪽은 가지 않고, 농협 파리바겟 뚜레쥬르 전곡시장 및 버스터미널 라인만 왔다갔다하며 시간 보냈습니다)
그리고, 속세를 떠나기전 마지막코스는??
역시 31 아이스크림으로 장식... 글고서 서둘러 궁평리로 향했습니다.
철원 근무하는 큰아들, 동생한테 축하한다 전화하면서 열심히 나름의 노하우를 전수하려하지만, 차안 좁은공간에서 환복하고 군화끈매기 바쁜 동생은 건성으로 듣고 내가 알아서할께 대충 받아넘깁니다.
망향국수앞 저녁 6시...
벌써 상당한 군인가족들이 부대정문 길건너편에 모여있네요. 국수집 내부는 자리가 많이 비어있고, 식당 이용도 안하면서 그집 화장실만 모두들 뻔질나게 들락거리네요. ㅋㅋ
해는지고 주위에는 어둠이 깔리는 시간... 1소대 단체사진 찍자면서, 열명쯤 모여 웅성거리고 수학여행 온 듯한 분위기로 포즈를 취하면서 단결! 큰소리로 구호외치면서 주위의 시선을 모았습니다.
야수교가는 40명 남짓을 제외하곤 2주간 다시 여기훈련소에서 심화교육 받으면서 같이고생한 알동기들 깊고진한 우정을 쌓을건데요. 소대원들끼리 똘똘뭉치고 친해지는 것을 막을길 없지만, 자대갈 때 뿔뿔이 흩어지면서 아마도 눈물바다 되겠죠?? 난생처음 가슴아린 이별..
의정부에서 엄마아빠랑 잠시 헤어지던 때와는 아주 다르고 진한 이별의 아픔을 경험할겁니다.
부대복귀 저녁 6시반...
신호등을 건너는 군인과 가족들이 물밀듯이 정문을 통과합니다. 선임부모님 가르침대로 대부분 그러하듯이, 저희도 차량은 국수집 근처 세워두고, 부대안으로 200m쯤 같이 걸었습니다.
아침에 보고 유난히 넓다 생각했던 연병장... 주위가 어둑한데 생활복차림으로 여남명 제식훈련 하는 친구들이 보이네요. 손발이 따로노는 친구들만 모아놓고 특별과외교육시키는 듯. 에구 불쌍해라 ㅉㅉㅉ
번호표와 주민증 교환하고, 다시 헤어짐을 아쉬워하면서 아들과 포옹. 그러나 의정부때처럼 짠하진 않았습니다. 훌쩍 큰것같은 아들, 어린애같고 천진난만한 표정사이에도 언뜻비치는 군인의 포스. 달라진 아들모습보니 정말 뿌듯했구요. 훈련소 간부님들께 감사했습니다. 남은 군생활 걱정안해도 되겠구나하고 우리부부는 안심했죠.
귀가길...
저희는 37번국도로 김화 - 철원방향, 43번국도와 만나고 다시 일동방면으로 갈아타서 남하하는 ... 작년부터 열번 넘게 다니면서 익숙해진 47번국도 코스를 택했습니다. 진접 - 신팔 - 내촌 이런 곳을 지나며 차가 밀리긴 하는데, 그래도 길한복판을 파헤쳐놓지는 않았고, 왕복4차선이잔아요??
어제 궁평리에서 퇴계원나들목까지 1시간 걸렸습니다.
큰아들 휴가복귀때 시험삼아 가보았던 퇴계원나들목 - 포천시내 관통하는 87번 도로코스, 그리고 오늘아침 의정부 IC - 양주시청 - 동두천코스... 둘다 건설공사가 넘많고 왕복2차선이 많은 구길이라 정말 맘에 안들었거든요.
47번코스가 제법 돌아오는 길이라서 거리상으론 불리하고 요일과 시간대 따라 교통사정은 다르므로, 누구도 장담할수는 없지만...
저희는 전곡 연천 대광리지역에 들리거나 988포대 면회갈 일 있을때, 의정부나들목 - 동두천코스 3번국도로 당분간 가지 않을겁니다
첫댓글 자상하게도 올려 주셨네요..
형제가 성격이 많이 다른가 봅니다
두번째 바라기여서인가 이리저리 여유롭고 세련(?)되신 것 같네요 ㅎㅎ
100일 카운트 들어 간 연우군 ..
남은 기간도 긴장 늦추지 말고 멋진 마무리 되기를 바랍니다
연우동생도 형의 뒤를 이어 건강한 군 생활되기를 바랍니다.
강원도 교통통신원(?)으로 손색없으신 연우아버님도 건강하시기 바라구요
자주 오셔서 소식 주세요.
회빈 어머님, 고맙습니다. 네 맞습니다. 앞날을 대충 예측할 수 있으니, 조급하지않고 좀 여유로워졌네요. ㅋㅋ
제가 언급한 중대장훈련병 뽑는과정의 에피소드... 재혼가정이라 탈락했다고 천기누설 하는바람에, 5사단 신교대 카페에서 난리났었습니다. 당근 민감하겠죠. 완전 말도안되는 차별이니까 받아들이기 힘들겠죠. 그런 사례의 당사자인 엄마들에겐...
참~ 자상하셔요.
어째 그리 소상하게 알려주시고요.
연우동생 잘하고 건강하고 멋진 모습으로
군복무 화~이~팅~ 할것입니다.
두 형제 바라기 하시려면 많이 바쁘시겠어요.
아버님께서도 건강하시고 두 아들 바라기 화~이~팅~~
응원합니다. 연우 형제 무탈을 위해...!
성경 어머님, 감사합니다. 옆집 얘기 다들 별관심 없는데.. 공연히 저혼자 날뛰는거 아닌지?? ㅋㅋ
둘째가 이번주 10.11일경 자대갑니다. 계곡에 자리잡아 무지추운 곳이고 988포대는 마지막 남은 구막사라는데 ㅠㅠ
암튼, 그때부터 진짜 군생활 시작이고 본인은 스트레스 많이 받겟지만, 전화통화가 되는 날이니 저희는 무지 기다려집니다. 7연대 장병 여러분, 가족 여러분 화이팅 하세요 ♡♡♡♡
ㅎㅎ연우아버님 안녕하세요^^...연우도 잘지내고 있는지요^^
잘생긴 연우 동생도 입대했나보네요...형은 어느새 왕고참이 되어 이제 입대한 동생한테 해줄말이 많을텐데 ㅎㅎ
언제나 자상하신 아버님의 글이 남일같지 않아서 천천히 잘 읽었습니다
오늘 다시 문득 드는 이 억울한 기분은 뭘까요 ㅎㅎㅎ...형만한 아우가 없다지만 작은 아드님 군생활 형못지않게 잘하고 나올거라 저도 믿어지네요...큰애들도 얼마 남지않은 전역까지 무사무탈하길 함께 바래봅니다....건강하세요^^
세준 어머님, 고맙습니다. 아들 둘 가진 집이 참 많더라구요.
세준군 지오피 올라가서 가파른 산악지형에 수도가 고장났다 어짜고 부모님들 애간장태우고 안타까워 하시던 모습.. 아직도 기억합니다. 지금은 지난 얘기고 추억이니까 ㅋㅋ
세준군 두어달 남은 군생활 잘 마무리하길 빕니다.
연우아버님~ 큰아들에 이어 둘째까지,, 이제는 마음도 많이 여유로우시죠? 연우군도 이제 제대할날이 얼마 안 남았네요, 우리 찬선이도 마지막 휴가 나와있습니다. 풀벌레 울던 철원의 그날밤을 아마도 잊지 못할것 같습니다. 이렇게 좋은 인연이 또 있을런지요, 내내 평안하세요~`
찬선 어머님, 반갑습니다. 멋쟁이신 어머님 다시 함보고싶네요 ㅋㅋ
아드님 말출이군요. 연우는 크리스마스때라 생각하는데, 12-8기는 내년 1월초 제대합니다.
지금쯤 태화강변엔 코스모스도 활짝 피었을까요? 제가 태어난 고향... 방어진도 새삼 그립습니다.
연우에 비하면 작은 아이는 영악한? 어쩌면 그게 더 나을수도 있어요, 순진한 큰애들 보다는 눈치빠른 작은애는 걱정 안하셔도 될듯합니다.
네 맞습니다. 작은넘은 중대장훈련병이었구요. 심화교육중 사격 18발 쏘아 특급전사 포상휴가증도 받았답니다.
연우는 키만크지 민폐병사에다 완전허당인데, 작은넘은 축구도 잘하고 군대가 요구하는 스펙을 잘 갖추고 있는 듯해서 저희는 걱정안합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