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 교의품 13장】 불상 숭배의 한계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불상을 숭배하는 것이 교화 발전에 혹 필요가 있기도 하였으나 현재로부터 미래를 생각하면 그렇지 못할 것이 사실이니, 사람들이 저 불상을 수 천년이나 모셔 보았으므로 이제는 점차 그 위력에 대한 각성이 생겨날 것이요, 각성이 생겨난다면 무상 대도의 이치는 알지 못하고 다만 그 한 방편만 허무하다 하여 믿지 않게 될 것이라 어찌 발전에 장해가 없을 것이며, 또는 존엄하신 불상을 한갓 각자의 생활 도모하는 수단으로 모시는 사람도 적지 아니할 것이니 어찌 유감스럽지 아니하리요. 그러므로, 우리는 법신불 일원상을 모시기로 한 것이니라.]
핵심주제
【류성태】 불상 숭배의 한계
【한종만】 불상 숭배의 문제점
【신도형】 불상을 모시지 않는 이유
대의 강령
불상 숭배가 교화 발전에 필요하였으나 미래를 보면 그렇지 않다.
1) 불상의 위력에 대한 각성, 방편만 허무하게 된다.
2) 불상을 생활도모 수단으로 하여 피해가 나타난다.
용어 정의
각성(覺醒) 취생몽사하거나 각망수란 상태에서 바른 마음을 찾아 정신을 차림. 흥분하거나 불안 초조하는 마음에서 냉정을 회복하는 것.
취생몽사(醉生夢死, 한 평생 술독에 빠져 아무 의미없이 일생을 사는 것)
각망수란(脚亡手亂,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일을 당해서 손발을 버둥거리면서 당황하는 것, 경계를 당해서 안절부절하고 불안해 하는 것)
방편(方便) 불보살이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교묘하고 자비심이 넘치는 수단. 방(方)은 방법, 편(便)은 편리·편용(便用)의 뜻. 일체중생의 근기에 따라 때와 장소에 맞게 방법과 수단을 편리하게 사용한다. 부처님의 방편은 중생의 근기에 따라 각양 각색이기 때문에 천만방편이라 한다. 그런데 방편은 상대방이 방편인 줄 모르게 사용해야 한다. 만약 방편인 줄 알게 되면 그 방편은 술수(術數)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깨치지 못한 사람이 쓰는 방편은 술수가 되어 버리기 쉽다. 불보살도 사람들의 지혜가 어두웠던 시대에는 방편을 많이 사용하나, 지혜가 밝은 시대에는 방편을 잘 쓰지 않고 직언 직설(直言直說)을 위주로 하게 된다.
주석 주해
【류성태】 그간 있어온 불상 숭배의 한계점을 우리는 잘 인지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복신앙에 떨어진 과거 불자들의 신앙 행위는 어떠했는지, 우리는 기복신앙에 편승하려는 유혹은 없었는지 살펴야 한다. 법신불의 진리적인 원리는 간과하고 오로지 불상을 통해 기복적인 맹신으로 전락할 수 있음을 경고하여, 신비적 요행을 바라는 일부 신자들의 불상 숭배를 법신불 일원상으로 숭배하도록 불교를 혁신한 것은 소태산으로서 기복신앙을 진리신앙으로 인도하려는 주세불의 경륜이라 본다.
【박길진】 불상숭배에 대하여 불교혁신론에서는 허수아비에 비유하였다. … 대체로 산간의 일부 승려들은 불상을 생활의 도구로 삼고 수행은 등한히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불상 숭배가 영원할 수는 없다. 따라서 새로운 신앙의 대상, 수행의 표본으로서 일원상을 교시하였다.
【한종만】 “불상을 숭배하는 것이 교화 발전에 혹 필요가 있기도 하였으나”라고 하여 과거의 불상 신앙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현재로부터 미래를 생각하면 불상 숭배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이다. 현재로부터 미래에는 법신불 신앙을 해야 하는 것이다.
【신도형】 과거에는 불상을 숭배하는 것이 교화에 혹 필요하였으나 인지의 발전에 따라 ①불상의 위력에 대한 각성(覺醒, 깨달아 정신을 바로 차림)이 생기면 불타의 무상대도는 이해하지 못하고 그 방편만 허무하다 할 것이요, ②어리석은 사람의 마음을 이용하여 불상을 생활수단으로 모시고 매불 자생(賣佛 資生)하는 사람이 있게 될 것이다. 고로 대종사께서는 불타의 무상대도를 실현하여 부처님을 참으로 위해드릴 수 있는 길과 일체생령을 불법으로 구제할 수 있는 길은 시대와 인심에 따라 불상을 모시는 것보다 우주 전체인 진리의 표상이요, 불타의 심상인 법신불 일원상을 모시게 한 것이다.
관련 법문
【대종경 전망품 18장】 서 대원이 여쭙기를 [미륵불 시대가 완전히 돌아와서 용화 회상이 전반적으로 건설된 시대의 형상은 어떠하오리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그 시대에는 인지가 훨씬 밝아져서 모든 것에 상극이 없어지고 허실(虛實)과 진위(眞僞)를 분간하여 저 불상에게 수복(壽福)을 빌고 원하던 일은 차차 없어지고, 천지 만물 허공 법계를 망라하여 경우와 처지를 따라 모든 공을 심어, 부귀도 빌고 수명도 빌며, 서로서로 생불(生佛)이 되어 서로 제도하며, 서로서로 부처의 권능 가진 줄을 알고 집집마다 부처가 살게 되며, 회상을 따로 어느 곳이라고 지정할 것이 없이 이리 가나 저리 가나 가는 곳마다 회상 아님이 없을 것이라, 그 광대함을 어찌 말과 글로 다 하리요. 이 회상이 건설된 세상에는 불법이 천하에 편만하여 승속(僧俗)의 차별이 없어지고 법률과 도덕이 서로 구애되지 아니하며 공부와 생활이 서로 구애되지 아니하고 만생이 고루 그 덕화를 입게 되리라.]
【정산종사법어 제2부 법어 제6 경의편 50장】 학인이 묻기를 [등상불 숭배는 한갓 헛된 형식일 따름이오니까.] 답하시기를 [등상불을 숭배하여도 그 마음 가짐에 따라 실효를 얻을 수도 없지 않나니, 그 앞에 알뜰히 예배 공양할 때에 그 마음은 청정하여 질 것이며, 그러한 마음으로 착한 인을 지으면 또한 선한 과보를 받을 것이니, 이도 한 방편은 되나니라.] 또 묻기를 [그러하오나 음식 불공은 허례가 아니오니까.] 답하시기를 [마음의 표현을 물질로써 나타내는 한 방편은 되나, 마음의 정성은 마음의 재계(齋戒)와 실다운 사업으로 하는 것이 그 실효가 훨씬 크나니라.]
【정산종사법어 제2부 법어 제13 도운편 7장】 학인이 묻기를 [돌아 오는 세상에는 어떠한 법이 제일 주장이 되겠나이까.] 말씀하시기를 [제일 원만하고 바르고 사실된 법이 주장이 되리니, 과거 시대에는 모든 교법이 각각 편협한 지역에서 일어나 그 시대의 인심에 맞추어 성립되었으므로, 비록 일면에 치우치는 법이라도 능히 인심을 지도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세상의 교통이 더욱 열리고 시대의 사상이 서로 교환되므로, 사면을 다 통하는 원만한 법과 과불급이 없는 바른 법이 아니면 대중의 마음을 두루 지도하기가 어려울 것이며, 또는, 과거 시대에는 인심이 대개 미개하므로 모든 교법이 방편과 장엄을 많이 이용해 왔으나, 앞으로는 인심이 차차 밝아지므로 사리를 바로 해석하고 사실로 활용하는 법이 아니면 또한 대중의 마음을 지도하기가 어려운 까닭이니라.]
【한울안 한이치에 제1편 법문과 일화 6. 돌아오는 세상 6절】 "허위와 방편 시대가 지나면 진실 시대가 돌아오고, 양반과 재주 시대가 지나면 실천 시대가 돌아온다."
【한울안 한이치에 제1편 법문과 일화 8. 화합교단 54절】 지도자가 교화를 할 때에 서투른 방편을 함부로 쓰는 것이 아니니 방편을 잘못 쓰면 자타간에 마음의 상처만 남는 것이니 오히려 진실과 성심만 못한 것이다."
위 내용은 【류성태(2008), 대종경 풀이 上, 121~123】, 【신도형(1974), 교전공부, 563】, 【원불교 용어사전】, 【원불교 경전법문집】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