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 밤에 심심해서 근처에 있는 공원에 산책도 할 겸
처음 가봤는데; 개구리 소리가 엄청 많이 들리더라
일단 제일 많이 들리는 건 참개구리 청개구리였는데
역시나 참개구리 발견
꽤 컸음 손바닥 반 넘는 크기?
도롱뇽도 있고
유생도 많더라
청개구리도 발견
울음소리 제일 많이 들리고 개체수도 많았음
산개구리랑 옴개구리도 봤는데 도망가서 사진은 못찍었다ㅠ
옛날부터 청개구리 올챙이 잡아다가 개구리 만들어서 키워볼까 싶었는데
바로 실행에 옮김ㅋ
참개구리 올챙이랑 도롱뇽 유생 수백마리 있는 연못이 있었고
거기랑은 따로 청개구리 울음소리 쫓아가서ㅋㅋ
청개구리들이 모여서 울던 연못에서 잡아옴
이때만 해도 이게 청개구리 올챙이 맞는지 긴가민가했다
그 야밤에 (밤 12시반)
가로등도 다 꺼진 칠흑같은 공원에서 (밤 12시 되니까 일제히 팍 꺼지더라; 개 쫄았었음)
폰으로 한국의 올챙이 동정 자료 엄청 보면서 누구 지나가면 딴 거 하는 척 하다가;
이거 맞지...? 하면서 플래시 비춰보면서 고르고 고름
그렇게 고르고 고른 한놈 데리고 집 도착
다른 블로그들 보니까 청챙이 채집 기본 몇마리씩 해서 개구리 만들던데
나는 뭐든 딱 1마리만 키우는 걸 좋아해서ㅠ
죽으면...어쩔 수 없지만
설마... 2002년 청계천에서 30,000원 주고 산 돼지코거북 시작으로
파양 사육 20년차인데 올챙이 한마리 못키우진 않겠지; 하면서 사육 시작
옆모습
테이크아웃컵에 잡아온 곳의 물로 하룻밤 보내고
그동안 수돗물 받아놨다가 다음날 수액세트로 한방울씩ㅋㅋㅋ
물맞댐 30분 하고 물 수위 높여줌
윗모습
몸이 참개구리 올챙이에 비해 사각형이고 눈이 양 옆 끝에 붙어있고
참챙이처럼 몸에 세로줄도 보이지않으니
청개구리 올챙이가 맞을 거야 하고 혼자 굳게 믿음
사실 조금 불안했음
사육 세팅
그냥 간단하게 코코넛 은신처 하나 넣어줌
유리 밀폐 락앤락이라 뚜껑은 완전히 덮지 않고
혹시나 점프사하지 않게 0.5센치 옆으로 빗겨열어서 덮어둠
(밑 사진 살짝 혐)
변태하면 먹이게, 그리고 옛날부터 조금 관심 있었어서
흔적날개 초파리 주문해서
직접 바나나랑 이것저것 섞어 만든 배지로 새로 한 통 만들었는데
폭번함ㅋㅋ 하단에 보이는 하얀 점들 전부 구더기
데려온 지 12일만에 뒷다리 나왔다!
다리 작은 거 귀여워...
그동안 먹이는 거실 구피 수조에다 쓰는
테트라비트랑 구피용 초식 수조 섞어서 빻아줌
찾아보니까 올챙이 먹이는 이틀에 한번쯤이면 된대서
이틀에 한번 진짜 조금 줬는데
(첫날 많이 주고 출근했다가 집 와보니까 물 개판 돼있고 올챙이 힘 없길래 식겁해서 조금씩만 줌)
그 소량 한번 먹고 똥을 이틀 동안 싸더라
올챙이는 소화가 느린가봐?
뒷다리 나온 윗모습
3분의1씩 하루 받아놓은 수돗물로 물갈이는 매일 해줬고
똥도 하루 한번씩 스포이드로 빼줌
고인물이고 에어레이션도 따로 없으니 물을 꼬박꼬박 잘 갈아주고
출근 하기 전에 스포이드로 공기 많이 넣어주고 일 갔다옴
뒷다리 나오고 5일 후
다리가 눈에 띄게 커졌다!
옆모습 사진이라 차이가 확 안보일 수도 있는데
윗모습
아ㅋㅋㅋ 이새끼 발가락 끝에 빨판 보소
여기서 청개구리 확신함 휴ㅋ
아 신기한 건 이게 7월 1일 목요일 밤에서 금요일로 넘어가는
새벽 1시쯤? 에 찍은 사진인데
바로 다음날 금요일 저녁 8시쯤??
퇴근하고 와서 보니까 앞다리 나와있더라;
뒷다리가 나올만큼 나오고나서는 성장이 엄청 빠르더라고
앞다리 나올 때까지 또 며칠은 걸릴 줄 알았는데
만 하루도 안걸렸음
윗모습
얼굴과 몸의 형태가 올챙이의 그것보다는 개구리에 가까워짐
그동안 구글 자료도 많이 찾아보고
일본 청개구리 매니아들이 올린 유튜브도 많이 봤는데
앞다리는 뒷다리처럼 천천히 자라나오는 게 아니라
몸 속에서 조금씩 완전하게 생성되다가
그동안 옆쪽 피부는 서서히 약해지고
때가 되면 한번에 팍 찢고 나오는 거더라고;
그래서 그런가 앞다리가 나온 부분의 피부 색깔이 조금 더 붉음
다른 개구리들도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새로운 지식이었음;
기ㅡ괴
앞다리가 나온 후부터 꼬리가 사라질 때까지는
사라지는 꼬리에서 영양을 섭취하기 때문에
따로 먹이를 주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라 이것도 신기
3단 진화 물스타팅 포켓몬 중간 진화같다 ㅇㅈ?
이제 등쪽에 초록빛이 살짝 돌고
입도 작은 올챙이 입에서 개구리 입으로 조금씩 찢어지는 중
그리고!
24시간 후인 어제 토요일 밤 9시쯤
엌ㅋㅋ 상ㅡ륙
일본 유튜브 보니까 걔들은 개구리가 올챙이가 되는 걸 상륙이라고 하더라ㅋㅋ
처음 앞다리 나온 사진 보면 그때만 해도 아직 꼬리가 몸보다 1.5배? 훨씬 긴데
역시 만 하루만에 많이도 사라짐 성장 진짜 빠르더라
아직도 몸이 한창 변화해 가는 중인 게 눈에 보임
눈은 올챙이와 청개구리의 중간같은 형태에
몸 속 장기들 비쳐보이는 거 개신기
그리고 하룻밤 지나서 오늘 일요일 낮 2시
이야 이제 개구리임
완전한 청개구리 형태는 아니지만 꼬리는 거의 다 없어졌고
몸도 초록색에 청개구리 특유의 무늬도 보인다
뒷모습
꼬리가 살짝 남아있지만 몇시간 안에 사라지겠지
이때부터는 뭐 물에 들어가 있지를 않음ㅋㅋ
계속 코코넛 위에서만 앉아있어서
탈출은 시간 문제일 거 같길래
락앤락 뚜껑 자르고 글루건으로 방충망 붙여서 완전히 닫을 수 있게 만듬
락앤란 뚜껑은 두껍길래 브루스타 가져다 놓고 큰 커터칼 달궈가면서
녹여가면서 자름ㅋㅋ 이 과정은 사진을 안찍었네
그리고 본격 청개구리 사육장 제작 돌입
나무 타기 좋아하는 청개구리를 위해
동네 마트에서 담금주 통 사각형에 투명하고 높은 거 사옴
...뒷다리 나왔을 때부터 이런 사각형에 높은 통 사려고
며칠에 걸쳐서 다이소 ㅈㄴ큰 데만 3군데를 돌아다녔는데
하나같이 한군데씩 사육장으로는 부적절해서 맘에 드는 게 없었는데
동네 마트에 있더라 ㅋㅎㅋㅎ
만드는 과정은 사진 안찍었네...재밌었는데ㅠ
완성ㅋㅋㅋ
바닥재는 습도 유지용으로 황토랑 에코 1:1배합해서 깔았고
임팩션 및 더러워짐 방지로 크기에 맞게 루바망 잘라서 바닥 만들어줌
풀은 스킨답서스 3,000원 주고 사와서 역시 임팩션 방지로 흙 빼고 뿌리 살려서
구피 어항 바닥재 금사 조금 빼서 유리병에 수경재배로 넣어줌
나뭇가지는 집 앞 화단에 경비아저씨가 가지치기 하고 쌓아놓은 나무 더미에서
이쁜 모양 가져와가지고 길이 맞춰 자르고 작은 벌레나 오염 제거로
끓는 물에 5분 삶고 넣어줬음
옆모습
라이터랑 크기 비교
아ㅋㅋ 원래 담금주 통 뚜껑은 개 빨간색인 거 앎?
이 검은 뚜껑은 원래 믹스넛 뚜껑이었는데ㅋㅋㅋ
이 사각 담금주 통 뚜껑이랑 딱 맞더라고 검은색 간지 개꿀
뚜껑은 며칠 전에 미리 만들어뒀었는데
믹스넛 뚜껑 윗부분 줄톱으로 잘라내고 역시 글루건으로 방충망 붙여줌
이거 빨간색이었으면 어쩔뻔했냐
입ㅡ주
들어가기 전에 개구리 되고 첫 식사로
큰 흔적날개초파리 1마리 먹어줬는데
시험삼아 한 번 대본 건데 그렇게 바로 먹을 줄도 몰랐고ㅋㅋ
변태 한 직후라 큰초파리 한마리로도 일단 배부른지
다음은 안먹길래 사진이나 영상은 없음 ㅠ 아쉽
조명 비추고 전체샷
맨 위쪽 잎사귀에 예쁘게 올라타 줬음ㅋㅋ 좋다
꽤 크지? 여기에 성체까지 길러도 될 듯
난 1마리만 키우니까 개체 수 늘릴 일도 없고
...이 새끼가 만약 수컷이면 나중 되면 울기 시작할 텐데 그건 또 고민이네ㅋ
7년반 키우고 하늘나라 간 카멜레온 멜론이 이후로
오랜만에 신경 써서 파양 사육 준비해서 즐거웠음 재밌게 잘 키워봐야지
망갤에 나름 재밌는 글리젠이 됐길 바라면서
전형적인 청개구리 사진으로 마무리
첫댓글 나도 궁민학교 댕길적 올챙이 잡아서 개구리 맹글고 그랬는뎁~
작은 올챙이가 개구리가 되기까지 신기하네요. 배보다 배꼽이 큰 느낌이지만 정성들여 키우는 열정에 박수! 근데 개구리가 혼자라 외로워보여요~
신기하네요ㅎㅎ 개구리 주인장님 대단~~
올챙이 데리고와서 키웠는데 뒷다리 나오고 앞다리 나오고 넘 신기했더랬어요. 올챙이 밥은 그럭저럭 챙겨줬는데 성체되고 나서는 뭘 줘야할지 몰라서ㅠ 밀웜도 줘보고 집에 날아다니는 벌레 잡아다 줬는데 안 먹길래 방생했네요
대단하십니다. ^^
정성이 대단 저는 올챙이에서 개구리 될쯤 산에다 풀어줬어요 얘도 친구있어야하는거아닌가싶어서
어디서 봤는데 다른 생물은 안되도 개구리는 방생해야 한대요.
실제로 저도 몸이 연두색이 될때까지 정성껏 키웠는데 아무래도 폴짝을 제대로 못하니 죽더라구요.
어머 넘 귀욥네용ㅋㅋ저도 작년부터 아이가 유치원에서 매번 올챙이 가져오는데 개구리만들어서 방생하고 있습니다 올챙이때 물만매일 갈아줘도 잘커요 밥풀 계란노른자 멸치 잘먹더라구요 개구리때는 죽은건 안먹어서 밀웜줘도 잘먹고 그러다 자연에 놔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