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예산 1000억원의 사용처가 의심스럽다. [2]
김민상
잼버리 행사가 끝나면 반드시 총 1402억1500만원의 예산이 어디에 쓰였는지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 총사업비 1171억1500만원과 예비비·특교세 231억 포함해 1402억1500만원의 예산 중에 기반시설에 쓰인 돈은 129억원 밖에 없다는 것이다.
폭염·폭우에 대비한 기초적인 제반 시설 미비로 파행을 빚은 새만금 세계 잼버리 주최 측이 1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허투루 쓴 것 아니냐는 지적이 6일 제기된다. 여성가족부와 전라북도 등 주최 측의 2023 새만금 세계 잼버리 총 사업비는 1171억여 원이다.
이 중 조직위원회 인건비 등 운영비로만 740억원 넘는 돈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화장실·샤워장 등 야영장 시설 조성에는 129억원을 썼다. 국민의힘은 “잼버리 예산 1000억원의 사용처가 의심된다”며 조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부에 따르면 2018~2023년 잼버리 준비 기간 예산은 1171억1500만원이다. 국비 302억원, 전북도 등 지방비 418억원 등 세금 720억원이 들어갔다. 나머지는 자체 수입(400억원)과 옥외 광고 수입(49억원) 등으로 충당했다.
이후 추가로 정부·지자체 예비비와 특별교부세 231억원이 투입됐다. 이를 합하면 총 사업비는 1402억1500만원이다.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간 항목은 조직위 운영비였다. 740억원이 인건비 등 운영비로 지출됐다. 잼버리 사무국 조직위는 각종 실무팀만 30개로 총 인원은 117명이다. 여기에 정부지원위(30명), 실무위원회(19명), 조직위(152명), 집행위(21명) 등 상위 기구와 전북도 등 지방정부 조직까지 합치면 비대한 행정 조직 운영에만 상당한 에너지가 들어갔다.
반면 잼버리 행사에 필수적인 기반 시설(235억원), 야영장(129억원), 직소천 활동장(36억원), 대집회장(30억원) 등 현장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시설비에는 조직위 운영비(740억원)보다 훨씬 적은 돈이 들어갔다.
애초 2017년 세계 잼버리 유치 확정 당시 총 사업비는 491억원이었지만, 2020년 12월 사업비는 846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당시 전북도는 잼버리 부지의 상·하수도 시설, 그늘 등 기반시설 확충과 일종의 본행사 예행 연습인 ‘프레잼버리’ 사업비 증액을 이유로 들어 예산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최 측이 6년간 조직과 예산 확대만 주장하는 동안 간척지인 새만금 야영장의 상·하수도 등 기반 시설 공사는 뒷전으로 밀렸다. 전북도는 2021년 야영장 기반시설 공사 업체를 선정하겠다며 긴급 입찰 공고를 냈다. 공사 예상 기간만 2년에 기반 시설 공사의 70%를 담당할 업체가 잼버리 개최를 1년 9개월 남겨둔 시점에서도 선정되지 않은 것이다.
여가부·전북도 등 공무원들이 잼버리 준비 활동을 이유로 외유성 출장에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북도청 관계자 5명은 2018년 5월 ‘세계 잼버리 성공 개최 사례 조사’ 명목으로 잼버리 개최 경험이 없는 스위스와 이탈리아로 6박 8일 출장을 갔다. 인터라켄, 루체른, 밀라노, 베니스 등 관광 명소가 포함됐다.
정작 스위스와 이탈리아는 세계 잼버리 개최 경험이 없다. 같은 해 12월 전북도 공무원 등은 호주 스카우트연맹을 방문한다면서 호주로 출장을 갔고, 2019년엔 여가부와 전북도 공무원들이 제24회 세계 잼버리를 참관한다는 명목으로 미국에 다녀왔다.
잼버리 조직위의 부정부패 지수가 상당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대회 끝나고 반드시 감사원 예산 집행내역 전수조사 해서 부정부패 연루자가 발각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처벌과 부정 금액 모두 환수조치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