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도 해솔길 둘째날.
첫째날 마친 지점인 대부종고 앞에서 하차하여,
일구간 마지막 지점에 다시 와 2구간을 시작한 시간은 열시 반 쯤 되었습니다.
오늘 가장 보고 싶은 곳은 쪽박섬인데 마침 이 자리에서 한 컷 했네요.
람사르습지를 지나 큰산이란 명칭을 가진 야트막한 산을 타고,
선재대교를 가는 흥성리 선착장에서 정상골 방조제로 하여
마침 썰물때라 해안가를 따라 물이 빠지고 쪽박섬도 건너 갈 수 있었습니다.
두 시간을 걸어 메추리 섬까지 돌고 대남초등학교을 나오이 시계가 세시 반이나 되었습니다.
우리 일행은 한 사람더 붙어 넷 사람이 십미터 간격을 두고 묵언수행을 하는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한 삼년 코로라 때문에 그 많은 펜션이 거의 문을 닫고 지내온 세월.
힘들게 꾸려 온 집들이 그냥 황량하게 넗부러져 있고.
난개발로 인해 다소 주위 경관이 눈쌀을 찌뿌리게 하지만,
ㄱ조망이 잘 나오는 별장 자리는 이곳저곳 무리를 지어 바다를 바라보고 있고,
곳곳에 캠핑장하며 사륜구동 탈 것들이 녹이 쓸어 볼품이 없고,
지금부터 서서히 손님이 꼬일 것 같지만,
서울하고 가까이 있는 지역이라 대개 놀다가 그냥 빠져 나가면,
이 역시 빈집으로 성수기를 맞이할 것이로되,
사용료 또한 엄청 비싸 큰 마음 먹고 하루 숙박 정도는 가능할 것 같습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노선 버스가 한 두개 정도이고,
또 배차 간격이 길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예측이 되지 않는,
그런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콜울 부르면 제깍 와 주면 좋지만,
연결이 되지 않으면 무작정 기다려야 하고
다행이 대남초등에서 종이미술관 쪽으로 지도를 보면서 열심히 휴대폰으로 지형을 검색하며,
영흥도에서 나오는 버스길에 접어 든 시간은 다섯 시 반 정도,
열심히 넷이 버스 노선을 검색하고 지도를 이렇게 놓고 저렇게 놓고 갑론을박 주장을 하다,
한 삼십분이 지나 겨우 영흥도에서 나오는 버스를 타고 오이도에 도착한 시간은 여섯시 반 정도.
먹거리를 찾아 헤매다 할 수 없이 분식집에 가 잔치국수에 소주 한 잔하고,
오늘 일정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호젖이 걷는 혼자 길은 나름 운치도 있지만,
이렇게 넷이 걸으니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면서 가니,
그렇게 어려운 길은 아니란 생각이 드는데,
다만 앱에 나오지 않는 길을 간다든지,
아니면 이정표나 꼬리표가 둘쭉날쭉한 곳에 이르면 한바탕 실갱이를 하고,
마지막 결정은 리더에 일임하는 그런 촌극이 자주 일어나고,
다들 휴대폰에 깔아 논 앱을 사용하다 보니 의견이 일치될 때도 있지만,
자기 주장만 고집하는 그런 불편도 더러 있군요.
그러나 오랫동안 보아 온 지기들이라,
이내 봉합이 되는 그런 시간들이 가면서 일어나고 사라지고 합니다.
앞으로 삼일 정도는 더 해야 칠 구간까지 끝내지는데
생각보다 이런 길은 도상 거리는 잛지만,
실제 걸으면 차이가 나기에 좀 힘들었습니다.
마음 같아선 일찍 시작해 여덟 시간 정도 걷고,
빠져 나오는 거리는 약 30km 정도는 너끈히 할 것 같은데
우리가 이틀에 걸쳐 한 평균은 20km 정도에 여섯 시간 정도 입니다.
욕심을 낼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이 해솔길은 꼭 마쳐야 될 것 같습니다.
아홉시 쯤 집에 도착하여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열시가 넘어가고 있었는데
잠은 오지 않고 눈만 맬뚤맬뚱 이러다가 또 밤을 지새워야 될 것 같아 겁이 나지만
우야튼 한 다섯 시간 자고 해우소 가는 바람에 일어나 이 글을 적고 있습니다.
서해랑 남파랑 동파랑 두렛길도 있고,
광역 지자체와 지역지자체가 서로 협의를 하여 다듬고 만들면 좋은데
어떤 곳은 경기도 둘레길이 안산시가 만든 리본이나 표지판이 뒤썩여 있어 볼쌍사납습니다
그마나 이 정도 정비가 되었는 것도 고마운 일이고
특히 대부도는 여러 섬들을 방조제로 막아 뚝을 쌓아 놓은 곳이 많기에 걷기에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사대강 완주에 대간을 탔다는 사람이 주위에 더러 있지만,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항시 떠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처음 시작이 문제고,
나름 동행을 할 경험자와 함께 떠나는 그런 길을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드는데
역시 생각만 생각하는 그런 날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곧 밥 간단히 먹고 인사동으로 가는 첫차를 탈 예정입니다.
글을 마치면서,
경산의 소리님의 행적에는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첫댓글 오랫만에 모습을 뵈니 좋고 건강해 보이셔서 또 좋습니다.
좀더 사진이 있었으면 싶지만 눈으로 읽고 상상하는 맛도 좋네요~
제가 소시적 소풍갈 제 다른 아이들이 사진기를 가지고 와 폼을 잡고 자기들끼리 찍고 하기에 여기서 사진에 대한 외상이 있어 별로 사진을 남기려는 마음이 없기에 잘 찍지 않아요
더러 사진이 몇장 있는데 다음에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