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Oh My Girl,
저는 원래 K-pop을 대중적인 곡 이상으로 잘 듣던 사람은 아니었는데, 오마이걸 만큼은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 우선, 이번에 나온 새 앨범 발매, 그리고 여러 번 이어진 1위를 정말 정말 축하해요! 지난 5년간
고생한 걸 생각하면 오마이걸 여러분은 진정 자격이 충분하다 생각해요. 그리고 행운이라 생각되는 성취도
그동안 여러분이 열심히 준비했기에 쟁취할 수 있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아요.
제가 살짝(?) TMI가 많은 편이라 다소 길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꼭 전해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이렇게 팬레터 남겨보아요!
2018년 말에 제가 무릎을 좀 심하게 다쳐서 1년간 재활과 운동 치료를 해야 했어요. 저는 운동하는 거 너무 좋아하고, 한동안 안 하면 금단증상(?)이 생기는 성격이라 이렇게 완치를 장담
못하는 부상은 진짜 몸도 물론, 마음까지 되게 힘들더라고요. 거기에
하필이면 2019년은 제가 대학원 입학한 첫 해라 언구실 생활 처음부터 제 몫을 다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일까 걱정되더라고요.
그러던 작년 이맘때 어느 날! 아침에 병원 가서 재활운동 하고 연구실에서
실험하다 퇴근해서 침대에 쓰러져서 한시간쯤 기절했다 정신 차리고 핸드폰으로 유튜브를 보는데, 거기에
유아님의 ‘다섯 번째 계절’ 직캠을 보게 된거예요! ‘확~신~했~어~’ 뒤에 ‘랄라랄라랄라라’ 부분에 시작되는 드럼 소리가 지쳐있는 저에게 다시
힘을 불어넣어주는 것 같고, 그러면서 그 와중에 계곡물이 돌 사이를 유유히 흐르는 듯한 안무와 너무
잘 어울리고, 화룡점정으로 샤샤님이 그 안무에서 표현될 수 있는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다 뽑아내시는 것
같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몸을 제 맘대로 다 못하는데 유아님에게 대리만족을 제대로 느꼈던 것 같아요.
그때부턴 자꾸자꾸 다시 옴걸 영상을 찾아보고, ’다섯 번째 계절’은 제 플레이리스트, 특히 운동할 때 듣는 플레이리스트에 꼭꼭 넣고
다녔어요. 이 노래의 힘이었을까요? 저는 점점 체력이 올라오고, 몸 상태도 회복하면서 원하던 대로 연구실에서 실험하고 공부할 수 있게 되었고(거짓말
않고 연구실에서 너무 열심히 살아서 번지랑 퀸덤 때 활동은 제때 못 챙겨봤어요ㅠㅠㅠ), 올해 초에는
한동안 못했던, 다시 할 수 있을까 의심했던 축구로도 무사히 복귀했어요!
이번에는 컴백을 준비한다는 소식을 듣고 오마이걸 출연하는 영샹들 챙겨보게 되었어요. 시국도 시국인지라 시간 내서 못봤던 퀸덤도 보고, 아형도 보고 했어요. 근데 보면 볼수록 오마이걸이라는 그룹이 이렇게 실력과 성품, 그리고
제가 정말로 존경하는 프로페셔널함을 다 보여주는 것을 보고 점점 빠져들게 되더라고요. 멤버들 하나하나가
다 제각기 매력으로 서로 잘 어울리는게 정말로 보기 좋아요! 이 와중에 옴걸이 다같이 케이밥스타에 나온걸
보게 됐어요. 저 실은 원래 이영자님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 편이었는데, 옴걸들에게 맛있는 한우 스테이크를 아낌없이 구워주는 걸 보고 갑자기 너무너무 감사하고 좋은 분이라 딱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그때 딱알았어요, 오마이걸은 이미 제 마음을
저격해 버렸음을.
그래서 저는 결심했습니다. 미라클이 되리라고. 팬클럽도 가입하고, 앨범도 사고 스밍도 하고 팬덤에서 하는 서포트들을
할 수 있는데 까지 해서 옴걸들을 응원하리라고. 너덜너덜했던 제가 다시 일어서는데 도움이 되었던 그룹에게
고마운 마음을 실천으로서 보답하리라고.
제가 말이 참 많은데 끝까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해요. 요즘 같은
때는 본인 건강과 행복을챙기면서 살아가기도 쉽지 않은데, 활동하느라 고생 많으실 것 같아요… 오마이걸! 앞으로 꾸준히 응원할게요~ 아프지 말고, 꼭 행복하길 바래요!
‘다섯 번째 계절’의 임상적
슬관절 치료 효과를 몸소 경험한
Passionist 올림
P.S. 이것도 어디까지나 우연의 일치겠지만,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실험들 중에 넉 달째 조건 바꿔가면서 계속 시도하고 실패하던 실험이 있는데, 성공한 샘플을 다 처리하고 막 현미경으로 찍을 준비 하고 있을 때 뮤비가 공개된거예요~. 다른사람이 뭐래도 상관없어요, 저는 이걸 Destiny라 생각할래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