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내용은 지난주 고양공연에 참석하시고, 창완님께 족자선물을 해주셨던 박황희교수님의 공연 후기 입니다.
저에게 보내오신 내용이 좋아서 카페에 소개 승낙을 받아 옮긴 글입니다.
[아니 벌써 – 산울림]
‘아니 벌써’~,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불타던 나의 ‘청춘’~^^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 ‘골목길’에서 보았던 ‘소녀’의 모습은 ‘안타까운 마음’을 더해주고 ‘불꽃놀이’에 밤은 깊어 가는데, ‘창문 너머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나겠지요~’,
‘이제야 보이는’ ‘너의 의미’는 ‘내게 사랑은 너무 쓰다’는 ‘독백’을 남겨두고 ‘회상’에 잠겼다.
‘개구쟁이’에게 보내주던 ‘아빠의 선물’은 ‘무슨 색을 좋아해도’ 언제나 ‘빨간 풍선’이었지, ‘집에 가는 길’에 ‘어머니와 고등어’가 생각났다. 그래도 난 ‘어머니가 참 좋다.’ 어젯밤 꿈속에 나타난 ‘산 할아버지’가 내게 하시던 말씀 ‘꼬마야’, ‘안녕’~^^
왜 하필 ‘그대 떠나는 날 비가 오는가’, ‘찻잔’에 담긴 ‘그 얼굴 그 모습’, 잊을 수 없는데, ‘그래 걷자’, ‘둘이서’ 함께 떠난 ‘먼 길’에 ‘이 말을 전하고 싶었어요’
이제 ‘나 어떡해’~^^
노래 제목만으로도 청춘의 맥박은 고동을 쳤다. 현장의 열기를 말해 무엇하리오~, 나는 열여섯 사춘기 소년으로 환생하고 말았다.
지난주에 만났던 ‘산울림’ 김창완 형이 입장권을 직접 사서 우리에게 보내주었다. 넘나 송구한 나머지 도시농부 권 대사는 유엔에서 받았던 가보(?) 급 와인을 선물했고, 나는 졸필을 휘둘러 족자로 답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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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석습(朝花夕拾)’이란 ‘아침에 떨어진 꽃을 저녁에 줍는다’라는 의미로 노신(魯迅)이 한 말이며, ‘낙관시변(樂觀時變)’은 ‘시대의 변화를 즐겁게 바라보다’라는 뜻으로 사마천의 『사기』 「화식열전(貨殖列傳)」에 나오는 말이다.
두 문장의 공통점은 ‘관조(觀照)’이다. 관조는 대상과 관찰자 사이에 ‘거리 두기’이다. 사물이나 현상을 일정한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살피고 관찰하면, 스스로 진리를 깨달아 얻을 수 있다는 ‘정관자득(靜觀自得)’의 의미를 담고 있어서 내가 평소에 매우 좋아하는 말이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해가 져야 비로소 날개를 펴고 난다.’ 지혜의 여신 미네르바의 상징동물인 부엉이는 낮에는 사물을 보지 못하고 해가 진 뒤에야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주맹증(晝盲症) 환자이다.
한낮의 열정과 감성의 광풍이 잠잠해지고 황혼의 명상이 시작될 때 비로소 이성의 촉수는 꿈틀댄다. 젊은 날의 경험과 욕망과 사고의 편견들이 벗겨질 때 비로소 깨달음이 시작되는 법이다.
해가 저물고 황혼이 되어 서야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다. 청춘의 시절엔 결코, 알 수 없었던 찬란한 인생의 ‘신비’와 ‘경이’ 말이다.
고희를 넘긴 나이에도 산울림 김창완 형은 여전히 순박한 소년이다. 천재적 재능과 끼를 가졌음에도 여전히 순진무구한 개구쟁이다.
동시대를 살며 그의 노래가 우울했던 나의 청소년기를 위로해주었다는 것이 참으로 고마웠고, 그 시절 우상과 함께한 오늘의 공연이 너무나 행복했다.
간혹 인생에 이런 로또와 같은 행운이 있어 인생은 살만한 것이어요~^^
霞田 拜拜
行雲;
癸卯(계묘) 秋日(추일) 霞田(하전)
계묘년 가을날 하전이 쓰다.
流水;
霞田(하전)은 저의 호입니다.
‘노을에 밭을 갈다’라는 의미로서 만학하는 자신의 처지를 빗댄 말입니다. 인생의 관조와 여유를 담았습니다.
첫댓글 멋진 후기 감사합니다^^
기웃기웃님, 공연장에서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멋진 후기 감사합니다~^^
족자에 예서로 씌여진 내용이 [사기] [화식열전]에 나오는 멋진 말이었네요.👍👍👍👍👍
박황희교수님 감사합니다~🙏🏻
무식해서 옮길 수가 없었는데
명확히 써 주셔서 감사하고 이해가 됩니다
ㅎㅎ나도 자세하게 설명해서 알았네요
멋진후기 감사합니다♡~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