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유치원은 수업을 하는 교실이 없다. 독일은 유치원 교육을 가리켜 킨더가르텐이라 부른다. 이는 어린이정원이라는 말인데, 만3-6세 다닐 수 있다. 교실에서 수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숲이 교실이다. 교실이 있긴 해도 함께 어울려 레고나 종이접기를 하는 실내 놀이터 수준이다.
독일 유치원은 숫자나 글을 일절 가르치지 않는다. 나무와 풀꽃, 흙, 눈과 비를 만나는 정원이 교실이다. 곧 자연이 교과서인 셈이다. 자연과 어울려 노는 놀이가 교육이다. 나무와 흙이 주요 교재다. 흙으로 장난감을 빚고 모래와 자갈 위에서 걷고 뛰어논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아이들이 흙에서 놀면 물휴지 가지고 다니면서 닦아준다. 독일의 어린이들은 일부러 흙과 모래 속에서 뛰어놀게 하여 흙 속에서 있는 수많은 세균들과 접촉하게 하여 면역체계를 튼튼하게 갖추게 한다. 그리고 아이들 스스로 나무와 꽃을 가꾸게 한다. 자연의 섭리를 체험하는 생태학습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숲 유치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아직 시작의 단계여서 부분적인 체험학습 프로그램 정도의 수준이다. 교실 없는 숲 유치원은 아직 상상도 못한다. 국토의 63%가 삼림인 우리나라에서의 숲 유치원은 성공할 확률이 높다. 먼저 시행착오의 과정을 겪어온 독일을 벤치마킹을 하면 크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앞서 자녀를 기르는 부모들이 변해야 한다. 지금처럼 입시 위주로 공부를 강요하는 풍토에서는 숲속을 교실로 삼는 일은 흥미로운 놀이 정도로 여길 뿐이다. 자녀들의 진정한 교육은 공부와 점수가 아니라, 잠재된 놀라운 상상력을 펼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호기심을 자극하여 사물을 관찰하는 법을 배우고 생각의 확장을 도와주어야 한다. 자연을 소중히 여기는 따뜻한 인격을 갖추게 함이 진정한 교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