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진, 등 하나만 굴곡졌던
김경미
아버진 곱사등이였다 흙손으로 업을 삼던
옹색한 뭇매질에 포복으로 뒹굴었던
평생을 안달한 밥줄 신음처럼 뻗쳤던
재주도, 바지런도 술병 앞엔 맥없었던
눈치코치 다 살펴도 솟은 등이 육갑했던
똥고집 치졸한 입매 땜질보다 고름이었던
문신도, 흉터도 완장 차듯 부풀었던
긁힌 빛 거슬러 올라 중심 확, 내던졌던
처연한 뒷걸음질로 굽은 등만 펴겠다던
《좋은시조》2023.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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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구에게 온 시조
김경미 시인의 <행진, 등 하나만 굴곡졌던>
임성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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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0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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