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서 태어나 하버드대 졸업한
재미교포 2세 ‘엘리트’
송담스님 친견하고
‘삶의 방향’ 전환…
출가 후 25년여 수행
강화참선센터
서울대ㆍ고려대 불교학생회 지도
방송 SNS 통해 참선법 전하며
‘한국 선불교’ 알리기 적극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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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주 외국인 100만, 국내 거주 외국인 20만명 시대다. 어느 도시를 가든 수시로 들려오는 낯선 언어는 우리나라도 이제 본격적인 글로벌 시대를 산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한국의 전통수행법인 참선법을 전하는데도 이러한 경향을 간과할 수가 없는 것 같다. 세계적 명문인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하고 25년여 동안 송담스님 밑에서 참선수행을 해왔던 환산스님이 방송과 신문, SNS를 통해 영어로 한국의 전통 참선법을 전하고 있으니 말이다. 스승으로부터 배운 가르침을 비밀스럽게 전하던 사자상승(師資相承) 방법 대신 ‘현대의 인드라망’을 활용해 법을 전하고 있으니 가히 놀랍다.
재미교포 2세로 미국사회에서 꿈을 이룰 수 있는 이력을 가진 ‘장래가 촉망되는 청년’이 한국의 선지식을 찾아 출가해 수행하고 이제 그 가르침을 세계에 전하는 사연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8일 어렵게 시간을 내어 준 환산스님을 인천 강화도 용화사 강화참선센터에서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한국사람이지만 미국에서 태어나 청년시절까지 미국인으로 자란 스님은 우리말보다는 영어에 더 익숙했다. 외모도 이목구비가 뚜렷해 조금은 이국적이다. 기자와 만난 날 스님은 “한국말로 인터뷰하기는 처음”이라고 했다.
소위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고 한국을 떠난 스님의 부모님은 자식을 보란 듯이 잘 키웠다. 여느 한국 부모가 그러하듯 미국까지 건너가 교육을 시켰으니 자식도 ‘부모님의 뜻에 거슬리지 않게 열심히 공부해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며 열심히 공부해 그 꿈을 이뤘다.
환산스님은 하버드대학교에서 비교종교학을 공부했다. 처음에는 철학을 공부했으나 삶에 대한 존재론적 고민이 종교에 천착하게 했다. 그 과정에서 불교를 접했다. 당시에는 한국불교에 대한 자료가 없어서 일본불교를 중심으로 공부했다. 그러다가 한국불교도 접했다.
“일본 젠(Zen)불교이든 한국 선(Seon)불교이든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이 참선수행, 즉 부처님의 가르침을 깨닫는 것은 책을 읽어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닌 것으로 배웠어요. 졸업 후에는 올바른 선지식을 찾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조국이 한국이니까 일본보다는 한국을 택했어요. 미국에서 이리저리 알아보니까 ‘송(松) 자, 담(潭) 자’ 스님의 존함이 나왔어요. 그래서 찾아뵈었어요.” 그렇게 스님은 우연적인 필연으로 한국을 찾았다.
“처음 큰스님 뵈러 나왔을 때는 출가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학생으로 개인적인 문제를 풀고 싶었어요. 조국에 대한 고민도 있고, 인생에 대한 고민, 종교적인 차원에 대한 고민을 풀고 싶었어요. 뚜렷한 목적보다는 그저 느끼는 정도였어요. 스님을 뵙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죠. 그런데 큰스님 뵌 이후부터는 그 전에 (미국에서) 재미있게 지냈던 시절의 화려하고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게 변하더라고요. 그것보다 뜻이 높고 차원이 높은 소중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까 이전 것에 대한 가치가 떨어졌어요. 한마디로 인생이 변한 거지요.”
환산스님은 미국에서 굴지의 로펌회사에 직장을 둔 전도유망한 청년이었다. 하지만 송담스님을 친견하고부터는 삶에 대한 가치가 180도 변했다.
“큰스님을 만나기 전에는 아무리 종교를 공부했다 해도 깨달음이 있을까. 영혼이나 육체적인 것 말고 다른 자아(自我)가 있을까 하는 회의가 있었어요. 어쩌면 우주는 물질적인 것만 있다고 믿고 선(善)도 없고 악(惡)도 없고, 궁극에는 무상하니까 사라진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기분도 어두웠죠. 큰스님 뵈니까 인간이란 존재는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것은 결국 참선법이었다.
“저도 큰스님께서 찾으신 행복, 평화, 자신감, 진리를 깨달은 가치, 확고하고 실(實)다운 것을 배우고 싶었어요. 그래서 꼭 스님이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송담스님으로부터 (진리를) 배우고 싶어서 머리를 깎고 출가를 했습니다.”
그렇게 25년여 세월을 출가 수행자로 살았다. 송담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꼬박 자신에게 큰 가르침을 준 스승 밑에서 정진에 정진을 거듭했다. 적지 않은 세월동안 얻은 살림살이(공부의 진척 정도)가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아무래도 철없던 시절의 어두운 생각들이나 감정은 많이 사라지고 마음도 안정됐지요. 그 전에 고민스럽게 생각되었던 것도 이제는 수행에 지장이 안 되었어요. 이러한 것들은 출가수행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참선을 해 보면 얻을 수 있는 기본적인 혜택이라고 봐요.”
스님은 초발심과 하심(下心)을 체화하고 있는 듯했다. 주변에서는 송담스님이 제자인 환산스님에게 ‘한국불교를 전세계에 알리라고 부촉해 주었다’고 했지만 정작 당사자인 스님은 ‘큰스님 제자 가운데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자신인 까닭에 자동적으로 그렇게 된 것’이라고 했다.
“우리의 전통 참선수행법은 절차적으로 배우는 것은 참 쉽고 합리적이고 간단합니다. 그런데 선불교 가르침은 뜻이 깊어 오해하기 쉬운 면이 있습니다. 큰스님께서 옛날에는 포교활동을 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포교를) 하기로 결심하고 제게 지시하신 것 같습니다. ‘이제 세상은 선불교 가르침과 선법을 배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제게 말씀해 주신 적도 있어요. 이제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신 것이 아닌가 하고 짐작하고 있습니다.”
살아 온 인생의 절반 이상을 참선수행에 몰두한 환산스님은 참선수행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현대 과학문명의 특징은 속도가 빨라지는 겁니다. 매스컴을 통해 받는 자극도 많아지고 강해집니다. 그렇지 않아도 감당하기 어려운 스트레스가 많은데 현대인들은 몸과 마음을 지키기 위해 참선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봅니다. 많은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참선을 하지 않으면 병이 들 수 있습니다.”
환산스님은 용화사 신도들은 누구나 송담스님이 늘 강조하는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 했다.
“큰스님은 늘 우리는 얼마 안 가서 사라지고 마는 무상한 몸을 굉장히 아끼고 좋은 것을 입히고 씻어주고 양치질도 해 주는데 마음은 왜 씻어주지 않느냐고 합니다. 마음 안에서 외로움이 생기고, 분노가 생기고 불안한 것은 마음이 더러워지는 것인데 그것을 씻어주려 하지 않는가. 마음은 우리 건강과 더 직결된 것인데 왜 안 씻어주려 하는가 말입니다.”
스님의 하루일과가 궁금했다. “주로 인천 용화사에 머물면서 방송녹화도 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일정이 바빠 농담으로 ‘나도 직장 다니는 것 같다’고 하기도 합니다. 또 서울대학교와 고려대학교 불교학생회 지도법사를 맡아 참선법을 지도하기도 합니다.”
‘88만원 세대’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일이 쉽지 않아 보였다. 대학 입학 때부터 애를 써도 직장 구하기 힘든 시대인데 참선법을 공부하는 게 오히려 사치 같아 보이지 않을까 싶었다.
“1년 정도 됐는데요. 지금 시대적으로 젊은이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종교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 같아요. 불교의 가르침이 구체적으로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지도 잘 모르고 있었어요. 그래서 참선법이 공부를 하는데 도움이 되고, 인간관계도 잘 다스릴 수 있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힘들고 괴로울 때는 빨리 회복할 수 있다고 과학적 기준에서 설명해 주니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더라고요.”
스님은 송담스님이 내려 준 ‘이 뭣꼬’ 화두를 늘 챙기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교신문 독자들에게 참선공부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유익함을 설파했다.
“참선공부를 하면 건강해지고, 마음도 편해지고, 인격적으로 성장해서 궁극에는 참다운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열심히 참선공부하세요.”
환산스님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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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산스님이 지난 8일 용화사 강화참선센터에서 미국 동부청소년 한국불교문화연수단을 맞아 참선지도를 하고 있다. |
1965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재미교포 2세다. 하버드대에서 비교종교학을 공부하며 일본불교와 한국불교를 섭렵했으며 뉴욕대 심리학과에서 공부하며 참선수행법으로 할렘가 등에서 마약중독자를 비롯한 다양한 환자들을 임상으로 치료하기도 했다. 대학 졸업 후 무상한 삶에 대한 존재론적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행을 결행, 송담스님 친견으로 많은 가르침을 배웠다. 다시 미국으로 들어간 스님은 송담스님의 가르침에 감화돼 1990년 용화사에서 출가해 환산(還山)이라는 법명을 받았다. 출가 후 25년여 동안 송담스님 문하에서 참선수행법에 매진했다.
지난해부터는 한국불교를 세계에 전하기 위해 불교텔레비전에 출연해 ‘환산스님과 함께 영어로 배우는 참선’을 진행하고 있으며 유튜브를 통해서도 영어로 참선법을 전하고 있다. 2003년부터 송담스님 시자 소임을 수행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용화사 강화참선센터 지도법사, 서울대와 고려대 불교학생회 지도법사로 활동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불교신문3026호/2014년7월16일자]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4.07.23 08:32
첫댓글 '뜻이 높고 차원이 높은 소중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까 이전 것에 대한 가치가 떨어졌어요'
"현대인은 감당하기 어려운 스트레스가 많은데 현대인들은 몸과 마음을 지키기 위해 참선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봅니다.
많은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참선을 하지 않으면 병이 들 수 있습니다.”
깨달음 이전에 우선 친근해 지도록 젊은 세대들이 접하면 많은 스트레스 속에 우선 건강을 지키며 불교를 가까이 할 수 있는 장점 같습니다...
감사합니다...스님, ()()() 나무아미타불
미래의 희망이라고 봅니다. sns는 이미 세계화 되었는데...나무아미타불....()()()...송담스님은 아마 전강스님의 법제자가 아닌가 싶네요....예전에 구산스님 께서...'너희들 열심히 공부안하면 이제 미국가서 불교를 배워야 한다...'하시면서 경책하셨던 것이 생각나네요...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