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여러가지 일들을 겪게 되지만...이런 일이 내게도 일어나게 될 줄은 몰랐다.
나는 일주일에 한 번쯤 친구와 당구를 친다.
보통의 우리 나이또래쯤보다 좀 약한 실력이라...다들 잘 붙여주지도 않는데...
마침 나와 어슷비슷한 실력을 가진 친구가 하나 있어서... 보통은 그 친구와만 친다.
그냥 치기는 맨숭맨숭 하다고 내기를 하기도 하는데...대개 로또 한장씩 사주기 내기를 한다.
지난 주엔 내가 졌기에 로또를 한 장 사주고 나도 한 장 샀었는데...깜박 잊어버리고 있었다.
월요일... 오후 느지막히 퍼뜩 그게 갑자기 생각이 났다.
신문을 가져다 놓고 로또를 꺼내서 맞추어 보는데...
어라... 이 번호가 있네... 요 번호도 있네... 이것도... 저것도...
이제껏 만원짜리에 당첨되어 본게 두 세번 정도...그런데 이번은 8만 3천여원짜리가 맞았다.
집사람을 불러서 확인을 한 번 더 하고...길 건너 국민은행에 당첨금을 수령하러 갔다.
이름, 주소 쓰고 서명하고 신분증 내밀고 세금 1만 8천원쯤을 제하고 6만 5천여원을 받았다.
허허... 참... 내게 이런 일이 생기다니...
음... 이제 다음 번엔 내 기필코... 하는 심정으로...(이런 생각이 나도 몰래 들더라...^^;;)
다시 1만원을 로또에 투자하고 남은 돈 5만 5천여원...
2만원은 내가 갖고 5천원짜리 하나는 공동보관(빳빳한 새 돈이어서... 나중에 쓰려고...)
나머지 3만원은 집사람에게... 그리고 동전은 아이들 저금통으로 들어갔다.
하나만 더 맞았더도... 188만원 정도... (아깝다... 그랬으면 이 컴을 바꿀 수도 있었을 것을...)
이제껏 살아오면서... 뭐 이것저것 경품을 받아본 적도... 없지 않지만...
복권으로... 현금으로... 이만한 것 맞춰보기는 처음이다.
올 초인가... 로또가 몇번인가 당첨금 이월이 되면서 당첨금이 800억원이네 어쩌네 하면서
온 나라가 로또 열풍이 불었을 때... 생각이 난다.
결국 이월을 제한하고 여러 비판 여론도 많이 나오고 있지만...여전히 로또는 팔린다.
어찌 보면 이 나라의 중산층 이하로 아마도 로또 한 번 안 사본 이가 몇이나 될까...
없는 사람들 주머니를 더 터는 셈이라는 둥... 국민이 전부 사행심에 물들었다는 둥... 하지만
내가 듣기로 너도 나도 사는 바람에 이젠 8백만분의 1보다도 희박한 1등이 여럿 나올 정도로
여전히 로또는 엄청나게 팔려 나가고 있다.
어찌 보면 그만큼 지금 우리 국민에게는 로또밖에는 희망이 없다는 게 아닐까...
사실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돈을 번다고...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이들이 돈을 벌어 풍요롭게 잘 살기란 거의 불가능 하다.
1억원을 가진 사람은 100만원쯤을 쉽게 벌지만, 없는 사람이 100만원을 벌기는 너무 어렵다.
아무리 허리를 졸라매고 일을 열심히 해도 경제적으로 부유해지기는 대단히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돈 이천원... 없는 셈 치고 로또 한 장 샀다가 그게 당첨이라도 된다면....
이건 누구나 꾸는 꿈 아닐까...?
선전 포스터의 '그래도 나에겐 로또가 있다.'하며 웃는 사람과 '인생역전'이라는 로또의 판매
슬로건도 우리를 부추긴다.
단 한방으로 일시에 그야말로 삶이 드라마틱하게 송두리째 바뀌는 것이다.
빨리빨리 문화를 일군 성질 급한 우리 국민에게 딱 맞아 떨어지는 방식이다.
그런데... 사실 거액의 복권 당첨자들의 행복은 오래 가지 않는단다.
나중에 조사해보면 대부분이 이혼이라든가 주위와의 불화 등을 겪거나 흥청망청 탕진하고
오히려 전보다 더 가난해진 사람도 있고 사회생활도 어려워진 경우도 많단다.
그래서 혹 당첨이 되더라도 당첨이전의 생활을 계속할 수 있으면 계속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일을 그만두거나 좋은 집으로 이사를 하거나 주위와의 관계를 끊거나 하는 일은 피하란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이런 것도 내가 보기에는 불가능하다.
언젠가 우리나라 최고액 당첨자의 동생이 로또당첨 이후 형과 가족에게 일어난 일을 말하는 걸 보니
(모 언론매체에서 인터뷰 기사를 작성했었다.) 도저히 정상적으로 평소의 생활방식을
지키는 일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폭같은 이들이 집 주변으로 찾아 오기도 하고...(당첨자 직업이 경찰이었는데도...)
근무하던 곳엔 한달이 지난 후에도 전화가 너무 많이 걸려와 제대로 일을 못 할 정도였단다.
이사를 해도 아이들이 학교에 가면 다른 아이들이 수군거리고...하는 통에 어려움을 겪고...
이외에도 당첨자들은 주위 사람들도 도와달라는 이들이 너무 많은데다가 나름대로 도와준다
해도 '저 사람은 저만큼이나 도와주면서 나는 이 정도밖에 안해주느냐...'는 등...
도와주고서 원망을 사는 경우도 많단다.
언젠가 인터넷엔 '로또 당첨자의 십계명' 같은 것이 돌아다니기도 했다.
절대로 신원을 노출시키지 말고... (그러나 누군가가 귀신같이 알아낸단다.)
당첨되면 일단 무조건 외국으로 나갔다가 잠잠해진 후에야 돌아올 것...등등...
(그런데도 외국까지 연락을 해오는 사람들도 있다니... 외국도 떠돌아 다녀야 할 판...)
사정이 이렇든 저렇든 그래도 일단 되기만 해라... 는 분들이 많겠지만...
또 나는 만약 된다면 이렇게 저렇게 좋게 잘 쓰겠다... 하고 계획을 세운 분들도 많겠지만...
(사실 나 역시도 위의 두 경우에 모두 해당되겠다....- -;;)
일단 되고나면 위의 사정은 남의 일이 아닌 내 일로 다가오고... 사람의 욕심이랄지가 계획을
바꿔버리는 경우도 많겠다.
'일등만이 최고'라지만... 일등이 나쁠 건 없겠지만... (계획도 세워 놓았으니... ^^;;)
일등만을 바라지는 않는다.
사실 난 공돈 6만5천여원으로도 얼마든지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
그런데... 솔직하게 정말이지 다음엔 이 말썽쟁이 컴을 바꿀 수 있을만큼이 되었으면 좋겠다.
축하합니다! 6만여원의 돈으로 행복을 사셨으니.... 요즘 정말 돈이 돈을 벌어준다고 돈이 있는 사람들은 더욱 부자가 되고 돈이 없는 사람은 더 빈곤속으로 빠져듭니다..이렇게 힘들때...숫자 6개만 맞으면 해결되는데...그렇게 희망을 가져보기도 합니다. 전 로또는 딱한번..아니 이번까지 두번샀지만...
로또를 사지 않더라도 가끔 공상에 빠지곤 합니다. 일등이 되면 이렇게 이렇게 돈을 쓰고 어떻게 살아야지....간혹 그것이 허망된 생각이라는 것 알지만 그래도 일주일을 희망에 젖어 살거든요...일부 돈많은 사람들로 인해 받는 자괴감을 생각하면 로또는 희망을 주니..훨씬 나은존재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많이 바라면 그만큼 잃는 것도 클지 모르지요... 물론 전혀 아니라고야 못하지만... 일등이야 되겠습니까? 그만큼 복있게 덕 쌓으며 지내온 세월도 아닌데... 컴은 제 손으로 장만해야 할 듯 합니다만... 혹 몰라서 올 연말이나 내년 신학기 정도까지는 버티어 볼까 합니다... (아... 욕심을 버리긴 힘들어 - -;;)
첫댓글 소박한? 당첨금 축하드립니다^^ 정말 로또만이 희망인 나라가 되면 안될텐데요... 가끔 이런 예기치않던 행운이 왔을 때 살만하다고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요. 다음엔 정말로 컴을 바꿀 정도의 커다란 행운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축하드립니다^^
축하합니다! 6만여원의 돈으로 행복을 사셨으니.... 요즘 정말 돈이 돈을 벌어준다고 돈이 있는 사람들은 더욱 부자가 되고 돈이 없는 사람은 더 빈곤속으로 빠져듭니다..이렇게 힘들때...숫자 6개만 맞으면 해결되는데...그렇게 희망을 가져보기도 합니다. 전 로또는 딱한번..아니 이번까지 두번샀지만...
로또를 사지 않더라도 가끔 공상에 빠지곤 합니다. 일등이 되면 이렇게 이렇게 돈을 쓰고 어떻게 살아야지....간혹 그것이 허망된 생각이라는 것 알지만 그래도 일주일을 희망에 젖어 살거든요...일부 돈많은 사람들로 인해 받는 자괴감을 생각하면 로또는 희망을 주니..훨씬 나은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축하드립니다. 혹시 앞으로 매주 사시는 건 아니겠죠? 즐거움을 만끽하셨군요. 큰 욕심 안 부리고 컴 새로사실만큼만 다시 한번 당첨되시길 바랍니다.
ㅎㅎ 많이 바라면 그만큼 잃는 것도 클지 모르지요... 물론 전혀 아니라고야 못하지만... 일등이야 되겠습니까? 그만큼 복있게 덕 쌓으며 지내온 세월도 아닌데... 컴은 제 손으로 장만해야 할 듯 합니다만... 혹 몰라서 올 연말이나 내년 신학기 정도까지는 버티어 볼까 합니다... (아... 욕심을 버리긴 힘들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