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위로 쭉 올라가면 애니골이 나오는데 거기에 그 유명한 '화사랑'이란 까페가 있다.
그런데 요즘 그 화사랑이 참숯 가마와 바베큐 식당으로 변신을 했다.
산더미처럼 참나무 둥치가 쌓여있는데 저 좋은 나무들이 불가마 속에서 사라질 걸 생각하면 좀 마음이 착잡하기도 했지만.... 다음 순간 내 눈은 어떤 나무가 좋을까.... 나무 둥치에 돌하우스 만들 재목으로...
하면서 지날 때마다 눈으로 이 나무 저 나무를 훑기도 헀다.
오늘은 마침 그 앞을 지나오게 된 김에, 무조건 안으로 들어가서 나무 공예를 한다던 중국 목수를 만나보기로 했다.
그런데 그 목수 아저씨는 너무 바쁘기도 하고, 좀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내가 원하는 작업을 해 주지는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실망하며 돌아서려는 순간!!!
내 눈을 화악~~끌어당기는 것이 있었으니...
마당 한 구석에 이런 저런 쓰레기더미 같은 게 있는데 그 옆에 나무로 만든 긴 벤치 의자 수십 개가 막 쌓여 있는 게 아닌가!!
살펴보니까 좀 나무가 썩은 데도 있고, 틀어진 것도 있고 그런 걸 보니까 아마도 손님들 의자로 쓰다가 불량품 판정을 받아 땔감으로 쓸려고 쌓아둔 것 같았다. (순전히 내 생각에..)
하지만 원목이 어딜 가나.. 이건 순전히 참나무로 만든 원목 의자가 아니던가!!
모양은 엉성하지만 내 손을 거쳐 거듭날 그 날의 모습을 떠올려 보니...
이건....환상이야!!
나는 눈이 확 뒤집혀서 당장 주인 어디에 있냐고 거기서 일하는 아저씨들한테 고래 고래(^^*)소리를 지르며 그 넓은 화사랑을 돌아댕겼다. ㅋㅋㅋ
어떤 중국 연변 말을 쓰는 아저씨가 나타나서 주인을 찾아오곘다고 하더니만 끝내 못 찾아오고 말았다.
아~~아쉽구나...
벌써 내 눈 앞에는 그 나무 의자를 실어다가 사포질 하고 색칠하고 다듬어서 어여쁜 쿠션들을 늘어놓고 푹 파묻혀 있는 나의 모습이
저~~어 멀리 지평선 너머로 떠올랐다. ㅋㅋ
좀 인간성이 된 주인이라면(^^*)
내가,
저거 얼마에 팔 거냐고 물으면, 좀 머뭇하다가 몇 개나 필요하냐... 그러면 내가 한 두 개쯤이면 될 거 같다고 하면 또...좀 생각하다가... 같은 동네 이웃 인심으로 돈은 못 받는다... 이러면서 두 개 정도라면 그냥 가져가라...흐흐흐
뭐 이렇게 주고 받으며 내게 그 나무 의자를 내주는 거다.
그런데...
그렇게 나를 감동시킬 주인을 끝내 못 만나고 그냥 돌아와야 했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기는데 그 의자가 내 뒤통수에 대고 이런다.
"어딜 가시나요!!절 구해 주세요!!제~~발!!'
ㅎㅎㅎㅎㅎ
자~~이제부터 <화사랑 나무 의자 두 개 구해주기>프로젝트에 돌입이다!
첫댓글 ㅋㅋ 오늘 비가 오는데 그 나무의자들이 더 울고 있겠구만요. 우짜꼬...
팔라고 하면 십중팔구 팔지만 그냥 달라고 하면 또 십중팔구 그냥 줍니당^^
으앙~~~젇말이야, 팔라고 했더니만 갑자기 주산을 튕기듯 한참 뜸을 들이고 하더니만 목수 일당이 어쩌구 하면서 얼마를 받아야 하나??그러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그냥 쓸거라면 됐습니다. 하고 돌아섰다오. 흑흑!
이런! 안타까운 일이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