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묵상
12제자를 세운다. 그 12은 어떻게 세워졌는가.
예수님과 지낸 처음부터 제자였던게 아니다. 많은 사람들 고치기도 했다. 그러다 예수님이 홀로 도망가서 찾으러 다니느라 진빼기도 했고. 심지어 안식일 율법을 두고 싸우느라 시기와 증오를 받기도 한다. 그런 후에 12을 세우셨으니 이 12은어떤 어려움 있더라도 이 길을 예수와 끝까지 가겠다 다짐한 자들이다.
그런 이들을 어떻게 세우셨는가. 예수님이 원하는 사람을 부르신 것이다. 제자 되기 위한 조건이 있던 것도, 관문을 돌파한 것도 아닌 그저 예수가 원한 이들 12을 부르셨고 그들은 그 부름에 응답한 것이다. 특별하지도 거창하지도 않다. 다만예수님이 직접 원해서 부르셨다는게 제자들에게 우리에게 큰 기쁨일 뿐이다.
이들을 부르신 이유도 분명하다.
1. 자기와 함께 있게 하려고.
2. 보내서 전도하게 하려고.
3. 귀신 내쫓는 권능을 갖게 하려고.
제자로 부름 받은 이들의 분명한 명이다. 항상 기억하며 받은 명 아는대로, 옳은대로 살기를 힘쓰자.
제자들은 어떤 사람이었나. 어부, 세리, 열심당원, 나중에 예수를 배신할 사람까지. 참 다양한 이들을 부르셨다.
그 중에 가나나인 시몬이 나온다. 가나나인은 열심당원으로 로마와 친로마를 죽이기로 결심한 자들. 우리 민족을 배신한이들에게 상당한 분노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시몬이 그런 사람이었던 거다. 그런데 또 마태라는 사람도 제자로 부름받았다. 근데 마태가 그 세리다. 세금을 왕창 걷어 로마에 퍼다 주는 을사오적 같은 상 친로마파 놈인 것이지. 상극인 두사람이 같이 부름 받았다. 그렇게 함께 먹고 배우고 자고 삶을 함께 살아간다. 어떻게 그러는가.
예수공동체 안에서는 과거가 어떻든 관계가 어떠했든 내 마음에 상관 없어진다. 나는 없어지고 예수로 사는 삶. 모두가평균케 되고 하나 되어 살아가는 기운이 있는 공동체인 것이다.
예수 제자공동체가 어떠한 명을 받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배운다. 우리도 같은 명 받은 존재기에 배운대로 옳은대로 살아가자.
삶나눔
지난주는 정말 정신 없이 휘몰아 치며 지나갔네요. 요즘 일찍 일어나는 날도 많고 아닌 날도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만들어 가고 있다지만 매일 아침에 모임이 있어 6시에 일어나게 됐어요. 하루하루를 정말 꽉꽉 채워 길더군요.
산청에 있는 민들레학교 들살이 다녀왔어요. 마을 초/중등 아이들과 선생님과 다녀왔어요.
먼저 걸음해 가고 있는 산청 민들레학교는 어떤 뜻으로 이 걸음을 걷고 계신가 이야기도 듣고 둘러 보며 노는 시간도 갖고 왔습니다.
처음에는 마을 지역 선교를 위해 시작하셨다는데 그게 지금의 교육 공동체까지 이어져 왔더라고요. 살아가는 방식과 가치는 우리와 참 비슷하더군요. 교회에서, K에서 많이 듣던 얘기들 듣기도 했는데 반가운 느낌이었어요. 교장선생님의 분명하고 확실한 이야기들이 힘 있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다만 과거에 비해 규모가 많이 줄었어요. 그 정신과 기운은 남아 있었지만요. 선생님 표현으로는 지금 멈춰있는 것들 마음만 먹으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하시지만 인원도 많이 부족하고 건물만 남아있는 모습 보며 뜻과 마음은 있지만 현실적 어려움을 마주한 것 같았어요.
저번 성서한국에서 철순 간사님이 선교단체 활동하며 신입생 늘리고, 현재의 활동에 집중하는 것 보다 졸업 후에 이 뜻이어 살아갈 롤모델의 선배들 양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야기 하셨는데 그것처럼 공동체도 규모와 활동을 늘리는 것보다이 삶을 끝까지 완주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일꾼 한 명, 한 명을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구나 느꼈어요.
놀기도 재밌게 놀았답니다. 쌀과 빵, 우유와 치즈, 여러 음식들 모두 직접 재배해서 올라온 밥상도 아주 맛있었고요. 이른아침부터 축구도 하고 울력도 같이 하며 땀흘리기도 했어요. 시간 자유로울 때는 추천받은 계곡에 가서 놀았는데 넓고 깊고 아주 시원하게 잘 놀고 왔어요. 밤에는 아주 환상입니다. 별이, 별이 원래 이렇게 많은거였구나 싶어요. 그냥 길바닥에누워 한참을 보다 잤습니다.
518공부하면서, 그리고 토종씨에 대한 다큐를 보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것을 해가는 것이 가장 큰 것임을 떠올립니다.
역사적 사건이나 큰 이슈들을 바라볼때 거시적인 것에, 사건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데 결국은 정말 작은 마을에서 작은것부터 시작하는 거구나. 큰 틀을 벗어나 새로운 걸음을 하는것이 가장 큰 변화고 큰 대항이겠구나 싶어요. 간디가 직접물레를 돌리고 작은 마을들을 강조했듯 말이지요.
518 공부하면서 그 사건을 같이 경험한 이들로 생성된 공동체, 주체성들을 볼 수 있었어요. 민중들은 본인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을 해갑니다. 직접 맞서 싸우는 사람, 먹고 힘내라고 주먹밥 싸주는 사람, 택시로 부상자 옮기고 도움주는 사람, 치료해주는 사람, 헌혈하는 사람, 취재하는 사람, 모든 과정 함께 하며 잊지 않고 기억하는 사람까지. 개인으로 분절되지 않은 이들은 같은 사건으로 같은 아픔을 겪었기에 서로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었고 그래서 이렇게 행동했던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