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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교육 유령이 지금 대한민국에 떠돌고 있다. 미래형 교육과정이라는 유령이다. 사교육비를 절감하며 미래 사회에 필요한 글로벌 창의 인재를 육성한다는 거창한 슬로건으로 교묘하게 위장한 채 한 손에는 학생들의 학습 부담 해소를 위한 교과목 축소를, 다른 한 손에는 학교의 자율성 확대를 내건 채 국민들의 눈과 귀를 교묘하게 가리고 있다.
청중을 무시하는 안하무인식의 형식적인 공청회와 삼척동자도 웃을 1,000명 대상의 유치한 전화 인터뷰 조사 결과로 지극히 형식적인 절차적ㆍ내용적 타당성을 확보한 미래한 교육과정은 마치 브레이크가 파열된 폭주 기관차처럼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2007 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새 교과서가 이제 심의를 마치고 적용을 기다리는 시점에서 생뚱맞게도 미래형 교육과정이 나타나 연말에 확정 고시된다고 하니, 이것이야말로 정녕 대한민국의 교육 근간을 어지럽히는 교육 유령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왜 미래형 교육과정에 현혹되어서는 안 되는가? 내가 보기에 미래형 교육과정은 이런 문제점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
첫째, 이제껏 교육과정을 만들어 온 사람들에 의한 또 하나의 잘못된 작품이기 때문이다. 누구라고 지칭하여 말할 필요도 없이 그들의 실험과 시도는 이미 여러 번 실패한 것으로 끝이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현 정권과 코드를 같이 하면서 우리 교육을 개혁할 듯한 미사여구만 늘어놓는다. 그들이 내놓은 교육과정 개혁안은 이미 찢어진 거미줄을 사람의 손으로 고쳐보려는 것과 다르지 않기에 반대하는 것이다. 이제껏 그들이 만들어 왔었던 교육과정 개혁안은 공교육을 무너뜨리고 사교육 시장만 부풀려 왔다.
일례로, 7차 교육과정을 만들면서 교육 수요자인 학생들의 선택권을 중시하여 고교에서 선택과목 위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선택과목 만들게 해 놓고는 이제와선 그게 문제가 많았다고 지적한다.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을 10년으로 해 놓고선 이제 와선 의무교육 기간인 9년과 일치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문제가 많을 것을 예측도 못하고 그리 설쳐대면서 7차 교육과정을 만들었던가?
무슨 결자해지의 자세도 아니고 망가뜨린 자들이 다시 고친다고 앞장서려 하는가? 막대한 시간과 노력, 비용이 들어간 '2007 개정 교육과정'의 현장 적용을 지켜볼 여유도 그들에게 없다는 것이 정말 안타깝기만 하다. 지금 ‘2007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교과서가 개발되어 당장 내년부터 적용이 되려 하는데, 올해 안에 미래형 교육과정을 공포하여 빠르면 2011년부터 시행하겠다고 하니 정말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자신들의 이념과 코드가 맞지 않는다고 노무현 정권의 교육 작품은 모두 폐기되어야 한단 말인가? 애꿎은 사람 자살하게 만든 것도 모자라서 노무현 정권과 관계된 모든 것은 이제 분서갱유라도 하려는 것인가? 교육은 모름지기 백년 앞을 내다보아야 하는 국가적 기획이기에 어느 정도 계속성도 필요로 한다. 왜 무조건 전부 새로 고치려고만 하는가? 그토록 현 정권에서의 업적에 목말라 한다면 선거 당시 모토로 내걸었던 ‘경제 살리기’에나 진정 전념하기 바란다.
적어도 양심이 있는 교육학자라면 이 무모한 시도를 말려야지, 그에 편승하여 6개월 만에 부실하기 그지없는 졸작품을 만들어 내놓고는 이제 교과부로 하여금 확정 고시하는 형식적인 절차만 우리로 하여금 기다리게 만드는 교육과정 전공자들의 말장난과 손장난에 역겨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둘째, 지금의 교육 현실을 개혁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학생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국영수 위주의 사교육 시장을 더욱 부추길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반대한다. 솔직이 말해 우리 사회에서 신분 이동 혹은 계층 이동의 통로는 로또에 당첨되거나 명문 대학에 들어가 돈 많이 버는 직업을 택하는 것 외에는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전근대적인 사회 풍토가 오래되다보니 어느 부모가 자식의 교육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가?
게다가 말이 내신이요 논술이지 사실상 수능 점수 하나에 의해 인생이 좌우된다. 또 수능은 언외수의 등급과 점수에서 판가름이 난다. 그러니 모두가 국영수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국영수를 기초 교과군으로 묶어두고, 학습 부담과는 무관한 힘없는 군소과목들은 이리 저리 통합하고 학교장에게 20% 수업 시수 가감 권한을 준다는데 어느 교장이 국영수를 외면하고 다른 과목 시수를 늘이는 교육을 실시하겠는가?
그들은 이것을 '학교의 자율성'이란 미사여구로 포장하고 있으나 대안이 없이 무조건 따라야 하는 또 다른 형태의 타율성에 불과하다. 학교의 시간표는 온통 국영수 위주로 짜여지게 될 것이 분명하다. 지금도 국영수로 신음하는 아이들을 이젠 아예 말려죽일 속셈인가보다.
셋째, 6개월이라는 짧은 연구 기간과 연구 방법의 부당함이다. 국가 교육과정이 소수 전공자들에 의해 그리고 형식적인 공청회를 통해 날림으로 이루어졌고, 연구방법에서의 신뢰성과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 개혁안의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설문조사 방법은 연구의 신뢰도와 타당도를 지지해주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원하는 답이 나오도록 유도하는 설문 문항만 사용하는 연구부정행위도 저지르고 있다.
전화를 통한 설문 조사는 그들의 초안이 이미 마련된 이후인 2009년 6월 22일과 23일에 이루어졌다. “학교에서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이는 것에 찬성합니까?”라는 질문에 어느 누가 반대하겠는가? 미리 결론 다 내놓고 그 결론을 뒷받침하기 위한 설문들로만 교묘하게 만들어진 연구 방법을 활용하면서 연구부정행위를 저질렀던 것이다.
게다가 국민의 목소리라고 하면서 고작 교사 500명, 학부모 500명을 전화로 조사하였다. 그리고 교사의 경우는 대부분 교장, 교감, 부장급 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평교사들이야 수업해야 하는데 전화 통화로 이루어지는 설문 조사에 참여할 수 있겠는가? 교사들의 의견도 고르게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또한, 한 나라의 교육과정이 어찌 교육과정학 전공자들 손에 의해서만 놀아나야 하는가? 왜 비밀리에 연구하고, 교과교육 전공자들의 참여는 봉쇄하는가? 그래서 민주적인 절차와 공론을 거치지 않은 미래형 교육과정에 반대하는 것이다.
넷째, 연구자로서의 부도덕성이다. 지난 7월 24일 공청회 장에서 보여준 그들의 작태는 수준 이하 그 자체였다. 발표자와 토론자, 사회자의 수준 모두 기대 이하였다. 사회자는 불필요한 내용 요약으로 시간을 낭비하며 공청회 시간을 갉아 먹었다. 연구진을 대표한 사람이나 발표자는 동문서답으로 일관하였다. 토론자는 동원된 토론자임을 너무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학부모 단체 대표의 교육과정에 대한 무지는 공청회와 라디오 토론에서 그대로 드러나 미래형 교육과정을 포장하기 위해 동원된 외곽 조직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공청회에서는 자기네 이야기만 하면서 미래형 교육과정이 뭐 대단한 것인 양 홍보만 하고 교과별 질의 시간 적당히 주고는 바로 끝을 내었다. 연구 책임자는 7월 24일 공청회 장소에서 발표자와 토론자들에게 “임전무퇴의 자세로 임하라!”는 말을 했다니, 이젠 우리도 결사항전의 자세로 반대하려는 것이다.
교육의 중립성 혹은 자주성을 외치면서도, 스스로 교육을 정치의 노예로 만들고 있는 그들의 작태에 분노하기에 미래형 교육과정에 더욱 반대하는 것이다. 게다가 공청회를 하고 있는 그 시각에 교육부는 보도자료를 내어 미래형 교육과정을 홍보하기 시작하였다. 그 자리에 있었던 청중들은 모두가 절규하고 통곡하였는데 다음 말 주요 일간지 신문 기사들은 미래형 교육과정이 마치 교육적 구세주인 양 보도하였다.
다섯째, 도대체 교육과정 개정을 하는 철학적 근거가 미약하다. 글로벌 창의 인재를 만드는 것 외에는 제대로 된 철학적 기반을 찾을 수 없다. 그런데 그나마 논리 정연하지 못하다.
글로벌 창의 인재의 구성 요소 가운데 하나로 교양인을 설정하여 놓고 있는데 그것은 도덕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처럼 서론에 써 놓고는 교육과정 편제 안에서는 도덕을 사회 교과군에 통합하는 치졸함을 보이고 있다. 가정을 선택 교과군에 집어 넣지 않나? 음악과 미술을 제멋대로 합쳐놓지 않나? 여기저기서 허점이 너무 많다. 교육과정을 개혁해야 하는 정당한 명분과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에 대한 철학이 없이 자기들 논리대로만 만들어진 것이다.
미디어법, 4대강 살리기, 미래형 교육과정 모두 정당한 민주적 절차에 의한 토론 없이 무대포 식으로 이루어지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통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철저한 이론 연구와 현장 진단을 통해 나온 것이 아니라 밀실에서 자기네끼리 토론해서 만들어낸 급조된 안에 불과한 미래형 교육과정을 이제 우리 모두가 따르라고 하니 기가 막힐 뿐이다.
여섯째, 교육과정 개혁의 전제가 되는 기본 가정과 해결 방안의 허구성이다. 학습 부담을 줄여 즐거운 학교가 되도록 한다는데, 그들은 학습 부담이 마치 과목수가 많아 생긴다고 보고 있다. 학습 부담은 과도할 정도로 많은 학습 내용을 담고 있는 국영수에서 비롯된 것임을 그들은 애써 외면하고 있다.
학교에서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도덕, 음악, 미술, 가정 과목에서 생기는 것인가? 그들의 말대로, 도덕, 음악, 미술, 가정 교과에 대한 시간을 줄이면 학생들의 학교에서의 학습 부담이 현저하게 줄어드는가?
미래형 교육과정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한국의 중·고교 교육은 세계의 다른 국가들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 하루 15시간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토플러의 지적을 중요한 교육과정 개혁의 근거로 들고 있다.
그런데 하루 15시간 가운데 아마도 10시간 가까이 학생들이 국영수를 공부하고 있다는 현실을 한국의 교육학자들은 왜 애써 외면하는지 모르겠다. 학생들 가운데 70%가 국영수를 사교육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교육학자들은 왜 모르고 있는가? 토플러의 지적이 옳다면, 지금 우리 학생들은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은 지식을 위해 그리고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하루 10시간 가까이 무모하게 국영수를 공부하고 있는 셈이다. 무모한 공부 줄이고 유용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개혁의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것이 제대론 된 교육과정 개혁이 아니겠는가?
그들은 또 시수가 적은 일부 교과에 대한 집중이수제를 들고 나왔다. 아니 인간의 도덕성이 한 두 학기 집중 이수로 만들어진다고 믿는가? 한 인간의 예술성이 집중 이수하면 만들어지는 것인가? 가정 생활의 기능이 한 학기 배우면 해결되는 것인가? 아마도 집중 이수제가 도입되면 도덕, 음악, 미술, 가정, 한문 교사들은 담임을 거의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일례로 도덕을 고1 1학기에만 배우게 하면 2학기 때는 도덕 선생님은 자기 반 아이들을 수업에서는 전혀 볼 수 없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학교장이 도덕 선생님에게 담임 배정을 하겠는가?
일곱째, 미래형 교육과정은 시대 조류와 교육 이론에 어긋나는 교육과정이다. 미래는 산업화 시대와는 달리 인간의 감성이 중시되는 사회이다. 고도의 지식 기반 사회일수록 합리성 못지않게 인간의 감성이 중시되어야 한다. 이 말은 수많은 미래학자들의 진단을 통해서 여러 번 등장했기에, 미래 사회가 감성 사회가 될 것이란 주장은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미래형 교육과정에서는 감성의 발달에 도움이 되는 교과를 전부 홀대하고 있다. 도덕, 음악, 미술은 감성의 발달에 도움을 주는 매우 중요한 교과이나 미래형 교육과정이 도입되면 학생들은 이런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없게 된다. 미래형 교육과정은 인성교육을 강조한다면서 정작 인성교육에 큰 도움이 되는 교과들만 골라서 축소하려고 하는 것이다. 학교에서 국영수 위주로 공부하면 학습 부담이 줄어들고 글로벌 창의 인재가 된다고 믿고 있다니 한심하기만 한다. 미래 사회에선 예체능과 인성교육이 중요하다는 세계적 거장들의 경구를 무시하면서, 우리의 교육과정은 역주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덟째, 미래형 교육과정은 허점이 너무 많아 학교에서 파행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너무 많다. 단군 이래 최대의 학생 인권 탄압을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학교에서 비교과 활동은 국영수 교과로 변칙 운영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금 대학생들 가운데 고교 시절에 봉사활동을 실제로 하고 이수 시간을 채운 학생이 얼마나 되는지 알고 있는가? 어느 부모가 내 자식이 추위와 더위와 싸우며 봉사활동하게 내버려 두는가? 서류로 만들어진 봉사활동이 판을 치고 있는게 지금의 교육 현실임을 미래형 교육과정 옹호론자들은 왜 외면하려 하는가?
신용 사회가 아닌 그래서 국가 청렴도가 세계적으로 의심받는 우리 사회에서 입학사정관제도를 통해 대학에 들어가려면 학생들은 아마도 포트폴리오 만들어주는 대행사에 의존하지 않고는 어려울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돈 받고 합격시켜 준 입학사정관이 구속되는 기사가 입시 마치고 나면 줄을 잇게 될 것이다. 그 가운데 슬며시 기여입학제도도 나올 것이 명약관화하다. 미국에서도 100년 가까운 시간이 걸려 도입된 입학사정관 제도를 서둘러서 도입하겠다고 하니 이 정부는 브레이크 없이 내달리는 폭주 기관차임에 틀림이 없다. 신용도가 낮은 우리 사회에서 입학사정관제도의 전면 도입은 또 다른 비극을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 돈 앞에 매수되지 않을 청렴결백한 입학사정관이 몇이나 있을까?
아홉째, 미래형 교육과정에 대한 반대=교과이기주의로 몰고 나가는 치졸함이다. 한 마디로 말해 미래형 교육과정은 절름발이 교육과정이다. 창의성으로 포장된 합리성만 계발하면 된다는 식이다. 이것은 국영수를 통해 가능하니 그들이 기초 교과를 강조하는 논리이다. 그러나 그것은 지적으로 반쪽인 인간만 양산한다. 좌뇌 가운데 아주 하찮은 부분인 기억력만 좋은 아이를 만들 뿐이다. 도덕성, 영성, 예술성은 우뇌의 몫이다. 그들은 우뇌에 대한 교육을 지독하게도 홀대하고 있는 것이다.
한 때 브루너(Bruner)를 광신적으로 좋아했던 우리나라 교육과정 전공자들이 왜 부르너가 말한 학교 교육에서 명제적 사고와 내러티브적 사고의 조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그토록 무관심하고 실천하지 않는지 되묻고 싶다. 두뇌 기반 학습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들이 왜 좌뇌 중심 교육에만 몰두하려 하는지 되묻고 싶다.
고른 두뇌의 발달, 고른 사고의 발달을 주장하는 것을 왜 교과이기주의로 몰고 가는가? 한 마디로 말해, 교과이기주의 논리는 교과 간의 자중지란을 통해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려는 유치한 술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또, 미래형 교육과정은 지금의 일제고사 제도와 결합하여 우리의 교육 현장을 더욱 황폐화시킬 것이 분명하다. 지금 초등학교에선 학생들이 방학도 없이 학교에 나와 국영수사과 문제풀이에 여념이 없다. 누가 그들을 이렇게 만들었는가? 학습 부담 줄인다며 과목 줄이는 체 하고, 일제고사로 목을 조여 오는데 어느 학교에서 국영수 위주의 주지 교과교육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미 방학까지 빼앗긴 불쌍한 우리 아이들이다.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을 괴롭히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우리의 반대 논리를 교과이기주의로 몰고 가지 말라!
끝으로 연구진과 정부의 이중적인 태도이다. 미래형 교육과정을 입안하는 사람들은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의 인문학 위기에 동조하면서도 정작 윤리와 한문, 역사를 탄압한다. 윤리가 사회과에 흡수되면 당연히 통일교육 부분은 지금보다 축소될 수밖에 없다. 남북을 대치 상황으로 몰고 가더니 이제는 아예 통일교육도 포기하려는 모양이다. 사회 교과에는 일반사회(공민 영역), 역사, 지리, 윤리가 공존하게 되고, 제한된 시수 속에서 서로 살아남기 위해 무모하게 경쟁하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선 민주시민교육, 경제교육, 세계교육, 역사교육, 다문화교육, 도덕교육 어느 하나 제대로 이루어지기가 힘들 것이다.
인성교육을 강조한다면서 도덕과를 왜 그리도 축소하려 하는지? 창의성을 강조한다면서 왜 음악과 미술은 합치려 하고 괴롭히는지? 양성평등을 강조하면서 가정 교과는 왜 그리 못살게 구는지? 이젠 감성도 인성도 결여된 기계 인간으로 우리의 아이들을 주조하려 하는 것인지? 미래형 교육과정이 코드와 입맛에 맞는 사람들끼리 연구하여 발표한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향후 이 나라의 교육의 근간이자 방향이 되는 것이기에 이토록 분개하고 반대하는 것이다.
보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시간을 갖고 해결해야 할 중대한 사안을 그들은 6개월에 졸속하게 연구를 마치고 올해 안에 확정ㆍ고시하여 왜 그리도 서둘러 시행하려 하는지 진지하게 묻고 싶다. 아무리 ‘밀어붙이기 행정’에 탁월한 사람들이라고 하지만 이건 해도 너무한 것이다. 왜냐면 이로 인해 죄 없는 우리의 아이들이 가장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을 데리고 교육개혁 운운하면서, 사교육비 줄인다면서 그 잘난 교육 실험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러기에 미래형 교육과정은 이제 밀실에서 나와서 공개적 토론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미디어를 장악하면서 현란한 미사여구와 조작된 설문 조사 결과로 마치 국민의 70%가 찬성하고 있는 것처럼 보도하는 작태 또한 너무 유치하다. 1,000명 전화 인터뷰 결과를 가지고 국민의 소리라고 우겨대고 있다. 우리에겐 알 권리가 있다. 더 이상 국민을 무지몽매한 사람들로 여겨서는 안 된다. 국민의 눈을 가리고 국민을 속이고 우롱하려는 미래형 교육과정은 이제 국민 앞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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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러분의 비판적인 의견으로 내용을 더 보완하여 대국민 홍보용으로 인터넷을 통해 더욱 확산해 나가려고 합니다. 논리가 부족한 부분, 설명이 더 필요한 부분 등 여러분의 의견을 달아 주기 바랍니다.
대체적으로 무난하게 보입니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건, 행동과 함께 논리 개발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반론이 쉽지 않은 논리 개발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반론으로 교과이기주의를 제시할 수 있다는 제 염려에 대한 대응도 담겨져 있습니다. 교과 간의 자중지란.. 정말 대자보나 현수막 등 일차적인 게시물로라도 홍보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중요한 이야기는 거의 담긴듯 해요 ^^ 너무 수고하셨겠네요~ 화이팅~!
교과이기주의는 어느 교과에나 존재합니다. 국영수 선생님들께 당신들 수업이 너무 과중하니 좀 줄여줄테니까 1-2시간씩 줄여 전인교과에 넘기는 것이 어떠냐고 물어보면 "좋다"라고 할 선생님 얼마나 계실까요? 적은 시간을 확보하고 있는 교과에서 제대로 교육이 될 수 있도록 주당 1시간짜리는 최소 2시간이 되게 해달라는 주장을 계속해 왔지만 완전 묵살당했습니다. 또한 없애려고 하는 교과를 지키려고 하는 노력을 교과이기주의라고 험담하는 것은 논리를 벗어나 비난에 가까운 언어폭력입니다 .
미래형 교육과정은 요즘 언론에 주목 받지 못해서 대중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거 같아요. 대중들에게 어필할 계기가 필요한데.. 그런데 비판도 좋지만 비판 후 획기적인 '대안'도 준비하면 더 좋지 않을까요?
솔직이 말해 획기적인 대안은 지금 좀 마련하기가 어렵고 시간을 갖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우선 2007 개정 교육과정의 실행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 외에는 우리 손에 주어진 대안이 없답니다. 안타깝기도 합니다. 2007 개정 교육과정 실행에 대해서는 교육학자들도 동의하는 자가 많기에 그쪽이 현실적으로 타당한 전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 생각도 같습니다. 도덕을 작전상 부각시키려 했던 것은 매일 교과부에서 아고라에서 교과별 반대 서명 통계를 만들어 보고하기에 지난 주 급속하게 실행한 것이고, 미래형 교육과정에 대한 전면적 반대 논리를 만들어 펼치면서 그 안에서 도덕을 강조하는 것이 도덕 교과에 대한 대중적 반대 여론을 희석시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맞아요. 지금은 '미래형교육과정' 자체에 대한 반대에 전력을 기울여야 하고, '도덕교과의 정당성' 주장은 미래형교육과정 반대 논리 속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그게 효과적인 투쟁방법일 것 같습니다.
대통령 교육공약사항과 미래형교육과정, 이주호 차관의 교육철학과 미래형교육과정을 깊이 연관지어 연구하고 비판해 나가야 올바른 공격지점을 정할 수있을 것입니다.
정말 천번 만번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맞습니다. 일단은 미래형 교육과정 자체를 고시하지 못하게 하는 게 최우선일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합니다. 열심히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