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8 장. 知其雄(지기웅) - 내가 아이의 웃음을 갖고 있을 때
- 백서본 72장 여운 이준호 풀어씀
28. 知其雄, 守其雌, 爲天下谿。爲天下谿, 常德不離, 復歸於嬰兒。知其白, 守其黑, 爲天下式。爲天下式, 常德不忒, 復歸於無極。知其榮, 守其辱, 爲天下谷。爲天下谷, 常德乃足, 復歸於樸。樸散則爲器, 聖人用之, 則爲官長。故大制不割。
해석
그(其) 장엄함을(雄) 드러내고(知) 그(其) 부드러움을(雌) 지키니(守), 천하의(天下) 헛됨을(谿) 다스리게(爲) 된다. 천하의(天下) 헛됨을(谿) 길들이니(爲), 늘(常) 은덕이(德) 떠나지 아니하며(不離), 갓난아이의(嬰兒) 마음으로 되돌아 간다(復歸於).그(其) 밝음을(白) 드러내고(知), 그(其) 어둠을(黑) 다스리니(守), 천하를(天下) 다스리는(爲) 법도가(式) 된다. 천하를(天下) 다스리는(爲) 법도가(式) 정해져, 늘(常) 은덕이 베풀어짐을(德) 의심하지 아니하니(不忒), 천하의(天下) 시작점(於無極)으로 되돌아간다(復歸). 그(其) 영화로움을(榮) 드러내고(知), 능욕의 자리를(其辱) 지키니(守), 천하를(天下) 다스리는(爲) 물길이 된다(谷). 천하를(天下) 다스리는(爲) 물길이(谷) 되니, 늘(常) 은덕이 베풀어짐(德)에 골짜기에 은덕이 가득하니(乃足), 천하의 근본으로(於樸) 되돌아간다(復歸).근본을(樸) 다져(散) 세상의 본보기를(則) 담는 도구로 사용한다(爲器). 성인은(聖人) 이를 제대로 사용함으로써(用之), 세상의 본보기로(則) 다스리니(爲) 오래 통치할 수 있는 것이다(官長). 도리에(故) 맞는 위대한 제도로(大制) 자리하니 사라지지 않는다(不割).
영어 번역 - 제임스 레게(1815~1897)
Who knows his manhood's strength, Yet still his female feebleness maintains; As to one channel flow the many drains, All come to him, yea, all beneath the sky. Thus he the constant excellence retains; The simple child again, free from all stains. Who knows how white attracts, Yet always keeps himself within black's shade, The pattern of humility displayed, Displayed in view of all beneath the sky; He in the unchanging excellence arrayed, Endless return to man's first state has made. Who knows how glory shines, Yet loves disgrace, nor e'er for it is pale; Behold his presence in a spacious vale, To which men come from all beneath the sky. The unchanging excellence completes its tale; The simple infant man in him we hail. The unwrought material, when divided and distributed, forms vessels. The sage, when employed, becomes the Head of all the Officers (of government); and in his greatest regulations he employs no violent measures.
知其雄(지기웅), 守其雌(수기자), 爲天下谿(위천하계)。
그(其) 장엄함을(雄) 드러내고(知) 그(其) 부드러움을(雌) 지키니(守), 천하의(天下) 헛됨을(谿) 다스리게(爲) 된다.
知(알지) - 알다, 알리다, 나타나다, 맡다, 주관하다, 사귀다, 친구, 짝, 슬기, 지혜, 앎.
其(그 기) - 그, 그것.
雄(수컷 웅) - 수컷, 두목, 씩씩하다, 용감하다, 이기다, 승리하다, 뛰어나다, 웅장(장엄)하다.
守(지킬 수) - 지키다, 다스리다, 머무르다, 기다리다, 거두다, 청하다, 정조, 지조, 절개.
雌(암컷 자) - 암컷, 암새, 약하다, 쇠약하다, 패배하다, 지다.
爲(위할 위) - 하다, 위하다, 다스리다, 되다, 생각하다, 길들이다, 삼다, 속하다.
天(하늘 천) - 하늘, 하느님, 임금, 제왕, 천자.
下(아래 하) - 아래, 밑, 뒤, 끝, 임금, 귀인의 거처, 부하, 천민, 열등, 낮추다, 못하다.
谿(시내 계/혜) - 시내, 시냇물, 산골짜기, 텅 비다, 헛되다, 다투다, 송장 메뚜기.
생물학을 공부하면서 나를 흥분시켰던 단어가 상보적(相補的)이라는 말이다. 자연이 품은 만물은 서로 보완관계에 있다고 한다. 그러나 경제학을 공부하면서 뭐 이런 인위적이고 작위적 학문이 있나 싶었다. 모든 게 경쟁이다. 시장도 완전경쟁시장이어야만 완벽하다고 한다. 그 시작의 전제가 인간은 이기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물학은 이타심과 도덕심이 자연선택이 인간 진화 과정에서 이기적 유전자가 선택한 생존전략이라고 가르친다. 남녀는 음양의 조화처럼 서로 배려하고 협력하는 존재이다. 자연이 선택한 유성생식인 자웅(雌雄)은 유전자의 다양성을 위해 출현했다. 암수의 섹스 행위는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는 것이다. 벌거벗은 내 몸을 유일하게 허락한다는 존재가 사랑하는 사람이다. 자연이 선사한 위대한 행위를 일부 진보라고 주장하는 철부지들이 남녀 문제로 자주 공론화시켜 대립을 부추기고 갈등을 조성한다. 이타심과 도덕심은 고도의 공감 능력이다. 상대의 감정을 읽고 상대의 표정을 읽는다. 읽을 줄 안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알아낸 정보를 통해 올바르게 실천하는 능력이다. 내 욕구가 우선이 아니라 상대의 욕구가 우선이다. 부족하면 채워 주고 넘치면 닦아주면 될 일이다. 계곡은 높은 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모든 것들을 담아낸다. 부딪히고 깨지고 섞이고 흩어진다. 그렇게 담아낸 것을 모아 강과 바다로 흘러 내려보낸다. “그(其) 장엄함을(雄) 드러내고(知) 그(其) 부드러움을(雌) 지키니(守), 천하의(天下) 헛됨을(谿) 다스리게(爲) 된다.” 계곡에서 받아주었기에 인간이 사는 땅에 흐르는 강이 평화롭다. 대립과 갈등은 몰이해와 이기심 그리고 탐욕심에서 발단된다. 경제학에서는 사회악의 문제인 이를 ‘무임승차자의 딜레마’라 한다.
爲天下谿(위천하계), 常德不離(상덕불리), 復歸於嬰兒(복귀어영아)
천하의(天下) 헛됨을(谿) 길들이니(爲), 늘(常) 은덕이(德) 떠나지 아니하며(不離), 갓난아이의(嬰兒) 마음으로 되돌아 간다(復歸於).
爲(위할 위) - 하다, 위하다, 다스리다, 되다, 생각하다, 길들이다, 삼다, 속하다.
谿(시내 계/혜) - 시내, 시냇물, 산골짜기, 텅 비다, 공허하다, 헛되다, 다투다, 송장 메뚜기.
常(항상 상) - 항상, 늘, 언제나, 늘 행하다, 숭상하다, 항구하다, 일정하다, 떳떳하다.
德(클 덕) - 크다, 여기다, 베풀다, 고맙게 생각하다, 오르다, 덕, 도덕, 은덕, 은혜, 선행.
不(아니 불/부) - 아니다, 못하다, 없다, 말라, 불통.
離(떠날 리/여/곡) - 떠나다, 떼어놓다, 갈라지다, 분할하다, 잃다, 근심, 붙다.
復(회복 복/부) - 회복하다, 돌아가다, 돌려보내다, 고하다, 갚다, 겹치다, 복명, 다시, 거듭.
歸(돌아갈 귀) - 돌아가다, 돌려보내다, 따르다, 마치다, 맞다, 모이다, 자수하다, 죽다.
於(어조사 어/오) - 어조사(~에,~에서), 기대다, 의지하다, 따르다, 존재하다, 아!
嬰(어린아이 영) - 어린아이, 갓난아이, 두르다, 목에 걸다, 잇다, 연약하다.
兒(아이 아) - 아이, 아기, 젓먹이, 어리다, 연약하다.
시내 계(谿)의 뜻에는 텅 비다, 공허하다, ‘헛되다’라는 뜻도 함유하고 있어 천하가 인간들이 추구하는 헛됨을 길들이니(爲) 언제나 은덕이 떠나지 않는다. 인간 세상이 가진 문제의 본질은 탐욕심이다. 탐욕=헛됨이다. 탐욕을 노자는 작위(作爲)로 보았다. 현대사회에서 과학의 힘으로 행해지는 자연과 역행하는 모든 것을 말한다. 유전자를 조작하고 과도한 화석연료의 사용하고,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를 무단 방류하려 하고, 지구 대기로 끊임없이 위성을 쏘아 올린다. 정도가 사라진 세상이다. 결국 맹목적으로 행해진 인간의 탐욕은 인간을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몰아내는 재앙으로 되돌아왔다. 인간의 끝없는 탐욕을 다스리지 못하면 은덕은 사라지고 멸종만 남는다. 인간의 탐욕과 헛됨을 다스려야 인간에게 평화가 오고 갓난아이 같은 순수함 웃음을 갖게 되는 것이다. 내가 아이의 웃음을 갖고 있을 때 세상은 더욱 살만해지는 것이다.
知其白(지기백), 守其黑(수기흑), 爲天下式(위천하식)。
그(其) 밝음을(白) 드러내고(知), 그(其) 어둠을(黑) 다스리니(守), 천하를(天下) 다스리는(爲) 법도가(式) 된다.
白(흰 백) - 희다, 깨끗하다, 분명하다, 진솔하다, 밝다, 빛나다, 비다, 없다.
黑(검을 흑) - 검다, 거메지다, 나쁘다, 고약하다, 흑색, 밤, 저녁, 은밀한, 비밀.
式(법 식) - 법, 제도, 의식, 정도, 형상, 본받다, 삼가다, 쓰다.
守(지킬 수) - 지키다, 다스리다, 머무르다, 기다리다, 거두다, 청하다, 정조, 지조, 절개.
나는 20만 년 전에 인류가 획득한 이타심과 도덕심이 인간의 본성이라 믿고 있다. 본능은 그 이전에 획득한 마음이다. 서양철학은 인간의 본능(本能)과 본성(本性)을 구분하지 않았다. 본능(本能)과 본성(本性)을 합쳐 인간 본성(Human Nature)이라 뭉뚱그려 표현한다. 그러나 인간의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오래된 공통 조상과 공유하는 선천적 동물적 본능과 인간 고유의 본성을 구분해야 한다. 밝음은 白이다. 희고 깨끗한 인간 고유의 마음 이게 바로 이타심과 도덕심을 획득한 인간 본성이다. 어둠은 黑이다. 나쁘고 고약하고 은밀한 인간과 동물의 선천적인 특징이다. 인간의 본성은 지난 200만 년 동안 폭발적으로 진화한 신피질(Neo Cortex)에 그 비밀이 숨겨져 있다. 침팬지와 인간의 뇌 용적의 차이는 1,000cc 정도이다. 1,000cc의 차이가 바로 신피질이다. 영장류 학자들이 침팬지와 인간의 행동을 비교 연구한다면 최근의 뇌과학은 침팬지와 인간의 뇌를 비교 연구한다. 분자생물학과 유전학은 어떤 유전자에 의해 신피질의 기능이 어떤 식으로 확장되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었는지를 연구한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미국 듀크대학교 연구진은 인간 대뇌피질의 팽창에 영향을 준 다른 유전인자를 찾아내어 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체 정보를 대상으로 뇌의 발생 초기 단계에 주로 뇌 조직에서 발현하는, ‘인핸서(enhancer)’라는 ‘유전자 전사 조절인자’가 두 종 사이에서 어떻게 다른지 차이를 비교 분석했다. 침팬지와 인간 사이에서 서로 다른 인핸서 100여 개를 찾아냈으며, 다시 이 가운데 6개(HARE 1~HARE 6으로 명명, HARE : Human-Accelerated Regulatory Enhancer)를 추려냈다. 이어 연구진은 침팬지와 인간의 서로 다른 유전인자들이 쥐의 배아에서 각각 발현하도록 해 뇌 발생의 차이를 관찰하는 실험을 수행했다. 이 실험에서 ‘침팬지 HARE 5’를 발현시킨 쥐보다 ‘인간 HARE 5’가 발현된 쥐의 대뇌가 12% 더 크게 성장한 것으로 관찰되었다. HARE 5로 명명한 ‘인핸서’ 유전인자가 침팬지와 인간종의 대뇌 크기 차이에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이번 연구가 부분적 이해일 뿐이라며 인간 뇌의 독특함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더 유력한 다른 후보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뇌 발생 단계에서 인간다움을 만드는 유전물질에 관한 연구들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의 연구는 인간 뇌는 신피질이 진화하면서 기존의 오래된 조상들의 뇌와 상호작용하여 인간의 도덕심, 이타심, 언어능력 그리고 정교한 행동 그리고 복잡한 감정이 진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其) 밝음을(白) 드러내고(知), 그(其) 어둠을(黑) 다스리니(守), 본능이 인간의 본성인 이타심과 도덕심을 만나 희고 밝은 마음을 알게 되었다. 검고 고약하고 은밀한 동물적 본능을 다스리니 천하를(天下) 다스리는(爲) 법도가(式) 된다.” 인내와 절제는 인간 고유의 고차원적 정신 기능이다. 인간의 조건이 갖춰졌다.
爲天下式(위천하식), 常德不忒(상덕불특), 復歸於無極(복귀어무극)。
천하를(天下) 다스리는(爲) 법도가(式) 정해져, 늘(常) 은덕이 베풀어짐을(德) 의심하지 아니하니(不忒), 천하의(天下) 시작점(於無極)으로 되돌아간다(復歸).
忒(틀릴 특) - 틀리다, 어긋나다, 의심하다, 변하다, 새롭게 고쳐지다, 사악하다, 몹시.
極(다할 그) - 다하다, 극진하다, 지극하다, 이르다, 세차다, 엄하다, 죽이다, 바로 잡다
復(회복 복/부) - 회복하다, 돌아가다, 돌려보내다, 고하다, 갚다, 겹치다, 복명, 다시, 거듭.
歸(돌아갈 귀) - 돌아가다, 돌려보내다, 따르다, 마치다, 맞다, 모이다, 자수하다, 죽다.
於(어조사 어/오) - 어조사(~에,~에서), 기대다, 의지하다, 따르다, 존재하다, 아!.
인간의 도덕심과 이타심이 인간의 조건으로 정해졌다. 약육강식이 지배하던 초원의 질서에서 서로 돕고 배려하고 협력하는 사피엔스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나만 잘살겠다고 서로 으르렁거리던 공통 조상들과는 다르게 평화적이고 수평적 관계의 질서를 확립했다. “그러므로 천하를(天下) 다스리는(爲) 법도가(式) 정해져, 늘(常) 은덕이 베풀어짐을(德) 의심하지 아니한다(不忒).” 이타심과 도덕심이 가진 최고의 덕목은 배려와 양보 그리고 가장 중요한 희생(Sacrifice)정신이다.
예수가 지금까지 종교로서 추앙받는 이유가 바로 인류를 위하여 자신의 목숨을 바친 희생정신 때문이다. 그러할 수 있었기에 “천하의(天下) 시작점(於無極)으로 되돌아간다(復歸).” 우주의 시작은 물질과 에너지의 협력이다. 한 점에서 시작한 우주 만물이 인간의 선한 본성을 획득함으로써 우주의 시작과 우리의 기원을 찾는 우주상 단 하나뿐인 고등 생명체가 완성된 것이다. 인간의 천성은 그래서 고귀하다. 고귀하기에 이를 이용해 먹는 악마들을 골라내야 한다. 인간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악용해 자신의 이익으로 삼는 무임승차자들을 교화시키고 응징해야 한다.
知其榮(지기영), 守其辱(수기욕), 爲天下谷(위천하곡)。
그(其) 영화로움을(榮) 드러내고(知), 능욕의 자리를(其辱) 지키니(守), 천하를(天下) 다스리는(爲) 물길이 된다(谷).
榮(영예 영) - 영예, 영광, 영화, 명예, 피, 영광스럽다, 무성하다, 싱싱하다, 꽃이 피다.
守(지킬 수) - 지키다, 다스리다, 머무르다, 기다리다, 거두다, 청하다, 정조, 지조, 절개.
辱(욕될 욕) - 욕되다, 수치스럽다, 더럽히다, 무덥다, 황공하다, 거스르다, 풀을 베다, 일하다.
谷(골 곡) - 골, 골짜기, 깊은 굴, 경혈, 곡식, 곤궁, 키우다, 성장시키다.
정의(正義, Justice)는 무엇이 영화롭고 무엇이 수치스러운 일인지를 명료하게 하는 것이다. 동물과 인간의 핵심적인 차이는 죄책감과 수치심이다. 우리의 유전적 사촌들은 아무 데서나 성행위를 한다. 보노보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섹스를 즐긴다. 아담과 이브는 선악과를 따먹고 성기부터 가렸다.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이 영광스러운 것인지, 부끄럽고 욕되는 짓인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사실 이 글을 읽는 분들의 수준 정도가 되면 당연히 정의로운 분들일 것이다. 정의롭지 못하다면 내 글을 읽을 수가 없다고 확신한다. 양심이라는 도덕심과 수치심이 있기에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목적이 인간 행위에 대한 정확한 고찰에 있다. 인간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 사람의 흉내를 악한 짐승들에게서 우리의 안전을 지키고 지구에서 좀 더 오래 버텨보자는 것이다. 지구가 아무리 급격한 기후변화를 일으켜도 우리는 생을 다할 수 있다. 그러나 내 유전자를 물려받은 후손들에게는 미래가 없다. 인간을 정확하게 측정해야 한다. 인간이 힘의 질서로 만든 계급(階級, Class)은 사라졌지만, 인간성에 대한 핵심 본질인 인간에 대한 등급(等級, Grade)은 남아 있다. 노자와 공자의 핵심 사상은 바로 인간을 구별하여 차별하는 것이다. 도덕경은 인간의 본질인 도를 깨닫고 실천함으로써 내가 성인, 군자가 되는 것이다. 인간이 진화한 엄청난 뇌의 용량은 그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천하를(天下) 다스리는(爲) 물길이 된다(谷).”
爲天下谷(위천하곡), 常德乃足(상덕내족), 復歸於樸(복귀어박)。
천하를(天下) 다스리는(爲) 물길이(谷) 되니, 늘(常) 은덕이 베풀어짐(德)에 골짜기에 은덕이 가득하니(乃足), 천하의 근본으로(於樸) 되돌아간다(復歸).
乃(이에 내) - 이에, 곧, 그래서, 더구나.
足(발 족/주) - 발, 뿌리, 근본, 산기슭, 그치다, 머무르다, 가다, 넉넉하다, 채우다, 밟다.
樸(통나무 박/복) - 통나무, 근본, 바탕, 순박하다, 질박하다, 다듬다, 빽빽하다, 떡갈나무.
인간의 이타심과 도덕심으로 세상 사람 모두 성인과 군자가 되니 “천하를(天下) 다스리는(爲) 물길이(谷) 되었다.” 세상 사람 모두 내 가진 것 서로 나누려 한다. 양보와 배려가 일상이 되니 약자가 마음 놓고 살 수 있다. 갑질이 사라지고 가진 자들이 창고의 문을 열어 굶는 자가 사라진다. 국가는 기본소득으로 국민이 배곯지 아니하니 더욱 부강해진다. “늘(常) 은덕이 베풀어짐(德)에 골짜기에 은덕이 가득하니(乃足), 천하의 근본으로(於樸) 되돌아간다(復歸).”
서양의 정치학과 경제학은 노자의 가르침에 철저히 반대로만 해왔다. 극우 보수정당은 경쟁을 부추기고 보편 복지를 반대한다. 고전 경제학이 인간을 경제적 합리성에만 기초를 두고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호모 에코노미쿠스로 정의(定義)했기 때문이다. 가진 자는 더 가질 수 있도록 정부는 시장 규제를 최소화하라 한다. 자유란 나만 해 처먹을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고 지구가 멸망해도 부자들은 살아남는다. 가진 자는 선이고 가난한 자는 악이다. 힘이 정의고 힘을 통해 차별받고 차별하는 것이 마땅하다. 노자가 들으면 삼족을 멸할 소리이다.
樸散則爲器(박산칙위기), 聖人用之(성인용지), 則爲官長(칙위관장)。故大制不割(고대제불할)。
근본을(樸) 다져(散) 세상의 본보기를(則) 담는 도구로 사용한다(爲器). 성인은(聖人) 이를 제대로 사용함으로써(用之), 세상의 본보기로(則) 다스리니(爲) 오래 통치할 수 있는 것이다(官長). 도리에(故) 맞는 위대한 제도로(大制) 자리하니 사라지지 않는다(不割).
樸(통나무 박/복) - 통나무, 근본, 바탕, 순박하다, 질박하다, 다듬다, 빽빽하다, 떡갈나무.
散(흩어질 산) - 흩다, 흩어지다, 헤어지다, 다지다, 한가롭다, 내치다, 달아나다, 절룩거리다.
則(곧 즉/칙) - 법칙, 준칙, 이치, 본보기로 삼다, 곧, ~하면.
爲(위할 위) - 하다, 위하다, 다스리다, 되다, 생각하다, 길들이다, 삼다, 속하다.
器(그릇 기) - 그릇, 접시, 도구, 기관, 그릇으로 쓰다, 담다, 존중하다, 개가 짖다.
聖(성인 성) - 성인, 천자, 슬기, 지혜로운 자, 거룩하다, 성스럽다, 뛰어나다.
人(사람 인) - 사람, 너, 타인.
用(쓸 용) - 쓰다, 부리다, 일하다, 다스리다, 나무통, 용도, 작용, 재물, 비용, 그릇, 도구.
之(갈지) - 가다, 도착하다, 끼치다, 어조사, ~의, 에, 이에, 을, 그리고, 만일.
官(벼슬 관) - 벼슬, 벼슬자리, 마을, 관청.
長(길 장) - 길다, 어른, 많다, 자라다, 나아가다, 처음, 늘.
故(연고 고) - 연고, 사유, 까닭, 도리, 사리, 예, 옛일.
大(큰 대) - 크다, 심하다, 높다, 훌륭하다, 하늘, 존경.
制(지을 제) - 절제하다, 억제하다, 금하다, 짓다, 만들다, 맡다, 바로잡다, 법도, 규정.
割(벨 할) - 베다, 자르다, 끊다, 나누다, 가르다, 빼앗다, 재앙, 불행.
“근본을(樸) 다져(散) 세상의 본보기를(則) 담는 도구로 사용한다(爲器).”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가 양극단으로 흐르는 것은 해방 이후 단추를 잘못 채워서이다. 미군정이 친일파 처단을 막았기 때문이다. 천황폐하 만세를 외치던 죽어 마땅한 놈들이 미국 만세와 반공주의를 앞세워 다시 기득권을 잡았다. 우리는 근본을 제대로 다지지 못했다. 처벌받아야 마땅한 것들이 훈장을 받고 재벌이 되었다.
“성인은(聖人) 이를 제대로 사용함으로써(用之), 세상의 본보기로(則) 다스리니(爲) 오래 통치할 수 있는 것이다(官長).” 해방 후 독립운동가들이 나라를 다스렸다면 지금처럼 한국 사회가 양극단으로 흐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친일 부역 언론이 득세하지 않았더라면 정의를 바로 세우고, 인면수심의 짐승들이 잘못한 것을 펜과 마이크로 야단치고 못 하도록 평판과 여론을 만들었을 것이다. 몰상식이 상식이 되고 갑질이 일상화되지 않았을 것이다. 학살을 저지른 놈은 천수를 다하고 학살자의 총칼을 맞고 쓰러진 사람들은 아직도 빨갱이로 몰려고 하는 짐승들을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 본보기를 잘 못 세웠기에 그 고통은 도덕심과 이타심을 진화시킨 인간의 몫이다.
“도리에(故) 맞는 위대한 제도로(大制) 자리하니 사라지지 않는다(不割).” 나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본다. 전 세계 어떤 나라도 바이러스를 다스리지 못했다. 전 세계가 대한민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국민의 자발적 협력에 놀랐다. 나는 그 이유를 이기적인 짐승들보다 도덕적이고 이타적인 국민이 더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는 섬나라 일본과 다르게 의병들이 지켜온 나라이다. 이름 없는 의병들이 나라와 민족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전 국민이 예수인 나라이다. 오로지 소수의 영악한 침팬지가 예수를 팔아먹고 있다.
한글비교역주 참고 문헌
남회근 노자타설(老子他說) 상·하 – 번역 설순남
남회근(Nan Huai-Chin, 南懷瑾, 1918~2012) 선생을 소개한다. 본문에는 [남 : ~ ]으로 표기되었다. 부·키 출판사에서 2012년 초판 출판되었다. 1987년 남회근 선생의 『노자타설(老子他說) 상·하』본으로 ‘남회근 저작선 5’의 시리즈물이다.
남회근 선생은 중국의 승려, 종교학자, 작가이다. 현대 중국에서 존경받는 영적 스승인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중국 불교 부흥의 주요 세력으로 여겨졌다. 1918년 절강성 온주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서당 교육울 받으며 사서오경을 읽었다. 17세에 중국 항주 국술원에 들어가 각 문파 고수들로부터 무예를 배우는 한편 문학, 서예, 의약, 천문 등을 익혔다.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사천(四川)으로 내려가 장개석이 교장으로 있던 중앙군관학교에서 교관을 맡으며 사회복지학을 공부하였다. 교관으로 일하던 시절 선생에게 영향을 준 스승 원환선(袁換仙, 1887~1966)을 만나 삶의 일대 전환을 맞는다.
1942년 25세에 원환선이 만든 ‘유마정사’에 합류하여 수석 제자가 되었고, 스승을 따라 근대 중국 불교계 중흥조로 알려진 허운(虛雲, 1840~1959) 선사(先師)의 가르침을 배웠다. 불법을 더 깊이 공부하기 위해 중국 불교 성지 아미산에서 폐관 수행하면서 대장경을 독파하였고, 이후 티베트로 가서 여러 종파 스승으로부터 밀교의 정수를 전수 받고 수행경지를 인증받았다. 1947년 고향으로 돌아가 절강성 성립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던 문연각 사고전서와 백과사전인 고금도서집성을 열람하고, 이후 여산 천지사 곁에 오두막을 짓고 수행에 전념하였다. 전쟁이 끝난 후 1949년 봄 대만으로 건너가 문화대학, 보인대학 등과 사회단체에서 강의하면서 수련과 저술에 몰두하였다.
1985년 미국으로 건너가 동서학원을 창립하였고, 1988년 홍콩을 거주지를 옮겨 칠 일간 참선을 행하는 선칠 모임을 이끌며 교화사업을 하였다. 1950년대 대만으로 건너간 후부터 일반인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유불도가 경전을 강의하며 수많은 제자를 길렀고,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40여 권이 넘는 책을 출간하여 동서양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선생의 강의는 유불도를 비롯한 동양사상과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 깊은 수행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엄중한 가르침, 철저히 현실에 기초한 삶의 자세, 사람을 끌어당기는 유머를 두루 갖춘 것으로 정평이 있다. 2006년 이후 중국 강소성 오강시에 태호대학당을 만들어 교육사업에 힘을 쏟다가 2012년 9월 29일 9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부키 – 2013년 1월 8일 초판
번역 - 설순남
서울대학교 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북경사회과학원에서 방문학자 자격으로 수학했으며 서울대학교, 가톨릭대학교, 성결대학교 등에서 강의하였다. 저서로 『황준헌 시선』이 있고, 옮긴 책으로 『대학 강의』 『맹자와 공손추』 『노자타설』 『맹자와 양혜왕』 『약사경 강의』 등이 있다.
2. 장치청 『도덕경 완전해석』 - 번역 오수현
두 번째로 소개할 장치청(張其成장기성, Zhang-Qicheng, 1959~) 교수로 본문에는 [장 : ~ ]으로 표기되었다. 중국 고전 연구의 권위자이자 역학과 중의학 분야의 석학이자 대중적인 양생 전문가로도 유명하다. 북경중역국학원 원장과 북경중의약대학 경영대학원 원장으로 있으면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북경대학·청화대학 특별 초빙교수로 강의하고 있으며, 중국 관영 방송 CCTV, 북경 TV 등에서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학문의 대중화 작업에도 힘쓰고 있다.
국가급 무형문화 유산 명의 ‘북송의 장일첩(張一帖, 1130~1200)’ 가문의 제15대 계승자로, 훈고학의 대가 베이징중의학대학 교수 첸차오천(錢超塵, 1036~2022)과 역학의 대가 베이징대학 철학과 주보쿤(朱伯崑, 1923~) 교수에게 사사했다. 1992년 중국 최초로 『역학대사전』, 『역경응용대백과』 등을 편찬했고, 《역도주간》을 창간하여 유교, 도교, 불교, 의학과의 융합적인 차원에서 ‘역(易)’에 접근하고자 했다. 2003년부터 북경대학에서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고전 강의를 시작했으며, 멘토제 서원을 세워 ‘중국학의 지혜를 적용한 경영모델’ ‘오행을 통한 인재관리 시스템’을 제시했다. 국가급 석사 교재 『중국전통문화개론』을 편찬하는 등 현재까지도 국학 5대 경전 『주역』, 『논어』, 『도덕경』, 『육조단경』,『황제내경』을 강연하는 ‘고전멘토’로 활동 중이다. 2009년에는 “현대 국학의 선두 주자” 중 하나로 선정되어 “국학 연구의 일인자”로 칭송받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주역 완전 해석』,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 『논어 완전 해석』, 『육조단경 완전 해석』, 『황제내경 완전 해석』, 『역경 양생 대도』, 『유가 양생대도』, 『불가 양생대도』, 『도가 양생대도』, 『주역 인생 지혜』 등 다수가 있다. (yes 24 작가소개)
판미동 - 2022년 2월 7일 1판 1쇄 찍음
옮긴이 - 오수현
숙명여대 중어중문과를 졸업하고, 중국 산동과기 직업전문대학 한국어과 교사, ㈜효성, KELLEY ASSOCIATES를 거쳐 현재는 바른번역 소속 출판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주역 완전해석』,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 『자치통감: 천년의 이치를 담아낸 제왕의 책』, 『주역에서 경영을 만나다』, 『나의 최소주의 생활』, 『나는 왜 작은 일에도 상처받을까』, 『시의 격려』, 『세포가 팽팽해지면 병은 저절로 낫습니다』, 『오늘, 뺄셈』, 『중국은 무엇으로 세계를 움직이는가』, 『비즈니스 삼국지』 , 『똑똑한 리더의 공자 지혜』, 『똑똑한 리더의 노자 지혜』 외에도 다수가 있다.
3. 주춘재 『만화 도덕경』 - 번역 박영재
세 번째로 소개할 분은 저우춘차이(周春才 1957- ) 선생이다. 본문에는 [주 : ~]
1957년 중국 베이징에서 출생한 화가이자 작가로 오랫동안 중국문화의 연구와 대중화에 전념해왔다. 서양 문화와 비교를 통해 과학과 철학을 포함한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새롭고 참신한 해석을 전개해 내외의 주목을 모았다. 만화를 넘어서는 풍부한 내용과 생동감 있는 작품 이미지로 광범위한 전문가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십여 개의 언어로 작품이 번역 출판되었다. 대표작으로는 《예기 : 모두들 알지만 아무도 안 본 사서오경》, 《만화 주역》, 《만화 논어》, 《만화 노자》, 《만화 장자》, 《화설 황제내경》 등이 있다. (yes 24 작가소개)
가갸날 - 2021년 8월 10일 초판
번역 박영재
고려대학교와 타이완 정치대학교 동아시아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하였다.
4. 러시아 최초의 완역본 『톨스토이가 번역한 노자 도덕경』 - 최재목 역주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러시아어: Лев Николаевич Толстой, 영어: Lev Nikolayevitch Tolstoy, 1828~1910) 러시아 소설가이자 시인, 개혁가, 사상가이다. 본문에는 [톨 : ~ ]로 표기. 러시아의 소설가이자 시인이자 사상가이다.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대문호로 손꼽힌다.
1828년 9월 9일, 러시아 남부의 야스나야 폴랴나에서 톨스토이 백작 집안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2살과 9살 때 각각 모친과 부친을 여의고, 이후 고모를 후견인으로 성장했다. 어린 시절에는 집에서 교육을 받았고, 16세가 되던 1844년에 까잔 대학교 동양어 대학 아랍·터키어과에 입학하였으나 사교계를 출입하며 방탕한 생활을 일삼다 곧 자퇴해 1847년 고향으로 돌아갔다. 진보적인 지주로서 새로운 농업 경영과 농노 계몽을 위해 일하려 했으나 실패로 끝나고 이후 3년간 방탕하게 생활했다. 1851년 맏형이 있는 카프카스에서 군인으로 복무했다.
1852년 문학지 [동시대인]에 처녀작인 자전소설 중편 「유년 시절」을 발표하여 투르게네프로부터 문학성을 인정받기도 하였다. 1853년에는 『소년 시절』을, 1856년에는 『청년 시절』을 썼다. 1853년 크림전쟁이 발발하여 전쟁에 참여했다. 당시 전쟁 경험은 훗날 그의 비폭력주의에 영향을 끼쳤다. 크림전쟁에 참전한 경험을 토대로 『세바스토폴 이야기』(1855~1856)를 써서 작가로서의 명성을 확고히 했다.
이듬해 잡지 『소브레멘니크』에 익명으로 연재를 시작하면서 작가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작품 집필과 함께 농업 경영에 힘을 쏟는 한편, 농민의 열악한 교육 상태에 관심을 갖게 되어 학교를 세우고 1861년 교육 잡지 [야스나야 폴랴나]를 간행했다. 1862년 결혼한 후 문학에 전념해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등 대작을 집필, 작가로서의 명성을 누렸다. 1859년에 고향인 야스나야 폴랴나에 농민학교를 세우는 등 농촌 계몽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였으며 농민학교를 세웠다.
34세가 되던 1862년에 소피야 안드레예브나와 결혼하여 슬하에 모두 13명의 자녀를 두었다. 볼가스텝 지역에 있는 영지를 경영하며 농민들을 위한 교육사업을 계속해 나갔다. 1869년 5년에 걸쳐 집필한 대표작 『전쟁과 평화』를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었다. 1873년에는 『안나 카레니나』의 집필을 시작해 1877년에 완성했으며, 1880년대는 톨스토이가 가장 왕성한 창작활동을 했던 시기로 알려져 있는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크로이체르 소나타』, 『이반 일리이치의 죽음』 등의 작품이 쓰인 시기도 바로 이때이다.
그러나 이 무렵 삶에 대한 회의에 시달리며 정신적 위기를 겪었다. 그리하여 1880년 이후 원시 기독교 사상에 몰두하면서 사유재산 제도와 러시아 정교에 비판을 가하고 『교의신학 비판』, 『고백』 등을 통해 ‘톨스토이즘’이라 불리는 자신의 사상을 체계화했다. 사십대 후반 정신적 위기를 겪으며 삶과 죽음 그리고 종교 문제를 천착하면서 작품세계의 분수령이 되는 『참회록』(1879)을 내놓았고, 정치, 사회, 종교, 사상적 문제들에 관해 계속해서 저술하고 활동했다. 또한 술과 담배를 끊고 손수 밭일을 하는 등 금욕적인 생활을 지향하며, 빈민 구제 활동도 했다. 1899년 종교적인 전향 이후의 대표작 『부활』을 완성했고, 중편 『이반 일리치의 죽음』(1886)과 『크로이처 소나타』(1889)를 통해 깊은 문학적 성취를 보여주었으며, 말년까지도 『예술이란 무엇인가』(1898)와 『부활』(1899) 등을 발표하며 세계적인 작가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수익은 당국의 탄압을 받던 두호보르 교도를 캐나다로 이주시키는 데 쓰였다. 그 자신은 백작의 지위를 가진 귀족이었으나, 『바보 이반과 그의 두 형제 이야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에게 땅이 많이 필요한가?』, 『세 가지 질문』 등의 집필을 통해 러시아 귀족들이 너무 많은 재산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다수의 민중들이 가난하게 살고 있음을 비판하는 문학 활동을 하여, 러시아 귀족들의 압력으로 『참회록』과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의 출판 금지를 당했다.
하지만 독자들은 필사본이나 등사본으로 책을 만들어서 몰래 읽었고, 유럽, 미국, 아시아에 있는 출판사들이 그의 작품을 출판하여 외국에서는 그의 작품이 유명한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극단적인 도덕가가 되어 1880년 이후에 낸 일련의 저술에서 국가와 교회를 부정하고, 육체의 나약함과 사유재산을 비난하는 의견을 발표했다. 저작물에서 개인의 이득을 취하는 것이 부도덕하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저작권을 포기하는 선언을 했고(1891), 1899년 종교적인 전향 이후의 대표작 『부활』을 완성했다. 이 작품은 러시아에서 출간되자마자 독일, 영국, 프랑스 등에서도 번역되었으며, 출판으로 인한 수익은 당국의 탄압을 받던 두호보르 교도를 캐나다로 이주시키는 데 쓰였다.
1901년 『부활』에 러시아 정교를 모독하는 표현이 들어 있다는 이유로 종무원(宗務院)으로부터 파문을 당했다. 노년에 접어들어서도 왕성한 집필 활동을 통해 『이반 일리이치의 죽음』(1886), 『크로이처 소나타』(1889), 『예술이란 무엇인가』(1897), 『부활』(1899) 등을 계속해서 발표했다. 사유재산과 저작권 포기 문제로 시작된 아내와의 불화 등으로 고민하던 중 1910년 집을 떠나 폐렴을 앓다가 현재 톨스토이 역이 되어 있는 아스타포보 역장의 관사에서 82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임종 때 아내를 보기를 거부한 톨스토이의 마지막 말은 “진리를…… 나는 영원히 사랑한다…… 왜 사람들은……”이었다.
귀족의 아들이었으나 왜곡된 사상과 이질적인 현실에 회의를 느껴 실천하는 지식인의 삶을 추구했다. 그는 고귀한 인생 성찰을 통해 러시아 문학과 정치, 종교관에 놀라운 영향을 끼쳤고, 인간 내면과 삶의 참 진리를 담은 수많은 걸작을 남겨 지금까지도 러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대문호로 존경받고 있다. 인간과 진리를 사랑했던 대문호 톨스토이. 그는 세계 문학의 역사를 바꾼 걸작들을 남긴 소설가이자 인도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 사상에까지 영향을 준 ‘무소유, 무저항’의 철학을 남긴 사상가였다. 톨스토이의 작품만이 지닌 문체와 서사적 힘은 지금 보아도 여전하다. 특히 소설 속 아름다운 풍경 묘사와 이야기의 서사성, 섬세한 인물 심리 묘사 등이 돋보이며, 오늘날까지도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 문호로 인정받고 있다. (yes 24 작가소개)
그러나 그가 『노자, 도덕경』에 관심이 많았고, 또한 최초로 러시아어 완역서『노자, 도덕경』을 남겼다는 것을 아는 이들은 거의 없다. 톨스토이는 말년에 부처와 불교, 노자와 공자에 심취하였다. 특히 그는 『노자, 도덕경』의 ‘도道’와 ‘무위(無爲)’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무위사상은 바로 그의 무저항, 박애, 비폭력 평화주의와 공명하는 것이었다.
톨스토이는 러시아어로 된 『노자, 도덕경』 완역본을 희망한지라 여러 차례 번역을 시도하였다. 마침 모스코바 대학에 유학 와 있던 일본인 고니시 마스터로를, 그의 지도교수인 그로트(톨스토이 친구)를 통해서 만나, 1892년 11월부터 1893년 3월에 걸쳐서 『노자, 도덕경』의 러시아 역을 완성한다. 이것이 러시아 최초 완역 『노자 도덕경』이다. (본문 중)
21세기문화원 - 2021년 1월 20일 1쇄 인쇄
역주 -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 일본 츠쿠바筑波대학원에서 문학석사·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동안 하버드대 · 도쿄대 · 베이징대 · 라이덴대 등에서 연구하였다.
‘한국양명학회장’ 및 ‘한국일본사상사학회장’을 지냈다. 전공은 동아시아 양명학 비교(동아시아사상사비교)이며, 저·역서와 감수한 책으로는 『톨스토이가 번역한 노자, 도덕경』, 『근대 일본의 양명학』, 『나는 나대로 살았다 어쩔래』(제8시집), 『풍수 환경학』, 『불교 도상학』 등 50여 권이 있다.
5. 『오강남 풀이 도덕경』
종교학자 오강남(1941~) 교수님이시다. 82세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고 계신 존경하는 스승이시기도 하다. 본문에는 [오 : ~ ]로 표기.
현재 캐나다 리자이나 대학교(University of Regina) 비교종교학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북미와 한국을 오가며 집필과 강연을 하고 있다. 더불어 ‘종교너머, 아하!’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캐나다 맥매스터(McMaster) 대학교에서 「화엄華嚴 법계연기法界緣起 사상에 관한 연구」로 종교학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그동안 북미 여러 대학과 서울대·서강대 등에서 객원교수, 북미한인종교학회 회장, 미국종교학회(AAR) 한국종교분과 공동의장을 역임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노장사상을 풀이한 『도덕경』, 『장자』, 종교의 이해와 분석을 담은 『예수는 없다』, 『세계종교 둘러보기』 『불교, 이웃 종교로 읽다』, 『종교 너머, 아하!』가 있으며, 최근 인생과 종교에서의 깨달음을 담은 『움켜쥔 손을 펴라』, 『오강남의 그리스도교 이야기』를 펴냈다. 번역서로서는 『종교다원주의와 세계종교』, 『살아계신 붓다, 살아계신 그리스도』, 『귀향』, 『예언자』, 『예수 하버드에 오다』, 등이 있다.
현암사 – 개정판 2010년 3월 15일
6. 도올 김용옥 역주 『노자가 옳았다』
도올 김용옥(金容沃, 1948~)선생은 대한민국의 철학자, 종교학자, 사상가, 한의사, 대학 교수이다. 본관은 광산. 호는 도올(檮杌)이다. 본문 [김 : ]으로 표시
도올 김용옥 선생은 천안 대흥동에서 광제의원을 운영한 집안의 6남매 중 막내로 자랐다. 초등학교를 천안에서 졸업하고, 보성중·고등학교에서 수학하였다. 고려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하였고, 한국신학대학교 신학과에서 수학한 후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였다. 1972년 9월 중화민국으로 가서 국립 타이완 대학 철학연구소에서 2년간 수학하면서 〈노자 "자연" 철학에서의 "무위" 의 기능(老子「自然」哲學中「無爲」之功能)〉이라는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74년 일본으로 가서 1977년까지 도쿄 대학 대학원 중국철학과에서 수학하며 〈왕선산의 동론(王船山の動論)〉이라는 논문을 발표하며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1977년에 미국으로 가서 펜실베니아 대학교 동방학과 대학원과 하버드 대학교 동아시아어문학과 대학원에서 수학하였는데, 하버드에서 〈왕부지王夫之의 철학, The Philosophy of Wang Fu-zhi(1616~1692)〉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1990년에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한의학과에 입학하여 한의학사학위도 취득하였다.
대학교수, 철학자, 사상가, 언론인, 한의사, 연출가, 시나리오 작가, 희곡 작가, 극단의 단원 등 다양한 정체성으로 활동하였다. 동, 서양 철학과 종교사상까지 다양한 학문적 탐구와 저작 활동을 벌였다. 1982년 9월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철학과 부교수가 되고 1985년 9월에는 동 대학의 정교수가 되었다. 1986년 양심선언(‘한국의 오늘을 사는 한 지성인의 양심선언’)을 하며 고려대학교 교수직을 사퇴한 후 여러 대학에서 철학과 문학 등을 강의했다. 1988년 무렵부터 방송 강연에 출강하였다.
그는 문화계에서도 몇 가지 활동을 했다. 악서고회(樂書孤會)라는 모임을 만들어 국악을 콘템포러리 뮤직으로 승화시키는 다양한 기초작업을 하였다. (1984년 3월~1987년 12월). 한국의 전통음악을 이끄는 대표적 주자, 백대웅, 김혜숙, 박범훈, 송방송, 이성천, 권오성, 최종민, 이보형, 양승희 등이 참여했다. 이후 한대수와 록 콘서트를 가지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도도회(檮濤會)라는 모임을 만들어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한국화 교수들과 그 대학 출신 화가들(이종상, 김병종, 김호득, 장상의, 심현희, 장혜용, 이민주 등)과 정기적인 활동을 했다. (1988년 6월~1999년 6월)
영화와 연극 활동도 했는데 대중의 사랑을 받는 마당극으로 유명한 극단 ‘미추’를 손진책, 김성녀와 함께 창단(1986년 8월)하여 전통과 현대를 접목시키는 많은 연극 작업을 했다. 《시간의 그림자》, 《그 불》 등을 직접 연출하기도 했다. 1987년에는 잠시 영화인 심포지움을 만들어 유현목, 김수용, 임권택, 이장호, 김호선, 하명중, 정지영, 박광수, 이두용, 황기성 등과 활동했다. 이후 임권택의 《장군의 아들》, 《개벽》, 《취화선》의 대본을 썼고, 특히 《취화선》은 2002년 55회 깐느영화제 감독상을 획득하였으며 《개벽》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이덕화는 본인(김용옥)이 진행자로 활동 중인 KBS 2TV 《도올학당 수다승철》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취화선》과 《왕의 남자》의 자막은 직접 영역했다.
유기화학자 친형 김용준과 함께 신과학운동 세미나를 주도하고, 대우재단지원 과학사상연구회(科學思想硏究會)를 설립했다. (1984년 3월~1990년 2월) 한국의 대표적인 과학자, 과학사상가들(조순탁, 이성범, 장회익, 김두철, 서정선, 신중섭, 이봉재 등)이 참여했으며 이후 꾸준히 과학과 철학이라는 학술지를 출간했다.
1989년에는 한국사상사연구소(Korean Institute of Classical Studies)를 세워 한국고전 최초의 일자색인인 《삼국유사인득》을 출간했다. 이 작업은 후에 제자 김현 교수의 방대한 《조선왕조실록》 전체 한글번역 프로그램인 CD-ROM작업으로 이어져 한국학의 신기원을 세웠을 뿐 아니라, 한류의 원류인 사극 드라마들의 희곡작업의 근간을 이루었다.
1993년에는 도올서원을 세워 15기에 걸쳐 3,000여 명의 학생을 배출해 한학의 배경을 가진 우수한 인재들이 이 사회에서 활약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민족문화추진회의 한국고전국역사업을 지원하였고, 그 기관은 이후 한국고전번역원으로 승격되었다.
1989년에는 태권도철학세미나를 개최하여 무술의 본질과 태권도 문화의 세계화를 논하였다. 유병관, 양진방, 김영선, 김용범, 최의정, 임신자, 바비 클레이튼(Bobby Clayton), 스티븐 카프너(Steven D. Capener) 등이 참여했고 이 세미나의 결과물로 《태권도철학의 구성원리》를 집필, 출간했다. 이 작업의 정신과 성과는 이후 무주 태권도공원으로 이어졌다.
한의대 졸업 후 ‘도올한의원’을 개원하여 2년간 활동하기도 하였다. 또 언론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는데 중앙일보에는 《도올고함(檮杌孤喊)》이라는 칼럼을, 중앙선데이에는 《도올의 도마복음 이야기》(신발굴 성서자료)를 연재하였다. (위키피아)
통나무 – 2020년 10월 9일 출간
마지막으로 영어 번역본을 실었다. 아마도 그의 번역본을 영국의 위대한 철학자인 화이트헤드와 그의 제자인 노벨 문학상 수상자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 1872~1970)이 읽었다. 러셀은 1920년 북경대학에서 1년간 철학을 가르치기도 했다. 그리고 독일의 실존철학자 카를 야스퍼스(1883~1969), 마르틴 하이데거(1889~1976) 등이 읽었다. 아마 수많은 서양의 지식인들이 작은 분량의 동양고전을 접하고 충격에 휩싸였을 것이다.
청나라 말에 선교사로 왔다가 중국 고전의 깊은 뜻에 놀라 일부 청나라인들의 도움을 받아 중국 고전을 영문으로 번역한 제임스 레게의 영문본을 찾아 옮겨 보았다.
제임스 레게(James Legge, 1815~1897)는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난 영국의 언어학자, 선교사, 생물학자, 번역가이다. 그는 중국 고전 텍스트를 영어로 번역한 초기 번역가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Legge는 말라카와 홍콩에서 런던 선교사 협회 (1876-1897)의 대표로 봉사했으며 영국 옥스퍼드대학 최초의 중국학과 교수 (1875-1879)였다. Max Müller와 함께 그는 기념비적인 동양의 신성한 책 시리즈를 썼다. (위키피아)